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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측근으로 알려진 K씨 이름, 백현동뿐 아니라 대장동 수사 과정서도 언급

親文 검찰, 정영학에 놀아났나?… 그의 배당금 640여억원은 어디로?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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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일당 중 한 명 2013~2014년경 K씨와 인연 있는 C씨 통해 대장동 사업 잘되도록 부탁
⊙ 검찰, K씨는 이재명 의원도 함부로 못 하는 성남에서 가장 영향력 센 로비스트 진술 확보
⊙ 이재명과 가까운 국회의원, 정치인 이름 확보했음에도 수사 안 한 親文 검찰
⊙ 親文 수사팀, 정영학 대장동 설계자임에도 제보자란 이유로 그의 말만 신뢰
⊙ 돈세탁 전문가로 알려진 정영학의 배당금 640여억원 행방엔 왜 관심 없나?
⊙ 윤석열 정부 들어서고 수사팀 교체… 재판장에서 졸았던 정영학의 여유 사라질 듯
  백현동 아파트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역할을 한 대가로 거액을 받은 의혹이 있는 K씨 이름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사건’ 수사 과정에서도 나온 것으로 《월간조선》 취재 결과 확인됐다. K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두 사건 모두 이재명 의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이라 더욱 주목된다.
 
  차근히 살펴보자.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아파트 개발 사업(백현동 사업) 의혹의 골자는 ‘용도변경 특혜’다. ‘아시아디벨로퍼’는 2015년 2월 한국식품연구원으로부터 부지(11만1265㎡)를 매입해 백현동 아파트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성남시는 2015년 4월 부지의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 지역으로 4단계 상향했다. 또 애초 전체 가구가 민간임대로 계획됐는데 2015년 11월 민간임대는 123가구(전체 가구의 10%)로 줄고 분양주택은 1110가구(90%)로 대폭 늘었다. 그 덕분에 시행사는 약 3000억원의 분양 수익을 냈다.
 
  김경률 회계사 등을 따르면 백현동 사업은 2020~2021년 투자 지분 대비 배당 수익률이 최고 20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현동 사업의 각종 인·허가는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성남시장 재임(2010~2018년) 시절 추진됐다. 이 의원은 용도변경 서류에 직접 서명했다.
 
 
  K씨, ‘이재명 성남시’ 용도변경 관여 대가로 70억 수수 의혹
 
2021년 11월 2일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가 경기 성남시 백현동의 이른바 ‘옹벽 아파트’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조선DB
  이런 상황에서 2015년 1월 아시아디벨로퍼에 영입된 K씨가 ‘이재명 성남시’의 용도변경에 관여한 대가로 7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씨가 아시아디벨로퍼에 들어간 지 8개월 만에 용도변경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연녹지의 용도변경을 이런 식으로 급격하게 추진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했다. 실제 산을 깎아 아파트 부지를 무리하게 조성하고 주변 옹벽 높이가 최대 50m까지 높아지면서 해당 아파트는 ‘옹벽 아파트’로 불리며 안전성 문제도 제기된 상태다. 이에 경찰은 지난 6월 15일 K씨와 아시아디벨로퍼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K씨는 2006년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맡았고, 2009년에는 민주당 분당갑 지역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이재명 의원이 정계에 입문하기 전 변호사를 하던 시절부터 사무장을 맡아 오랜 기간 곁을 지켜온 인물로 알려졌다. K씨는 이재명 의원이 성남시장이던 2014년 성남시와 군포시를 상대로 로비하고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확정받은 바 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K씨는 2015년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돼 수원지법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고, 이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K씨의 이름은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사건에서도 나온다. 검찰이 소위 ‘대장동 일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이름이 거론됐다는 것이다.
 
 
  대장동 일당 중 한 명 K씨에게 대장동 사업 잘될 수 있도록 부탁
 
백현동 아파트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역할을 한 대가로 거액을 받은 의혹이 있는 K씨 이름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사건’ 수사 과정에서도 나온 것으로 《월간조선》 취재 결과 확인됐다. 사진=성남의 뜰 홈페이지 캡처
  대장동 사업은 성남시가 100% 출자한 공기업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이 설립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성남의뜰’과 함께 분당 대장동 일대 92만㎡에 5903가구를 지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로비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초대형 부패 범죄로 보고 있다. 이 사업 역시 이재명 의원이 인·허가부터 주요 단계마다 직접 도장을 찍으며 사업을 진행한 최고, 최종 책임자다.
 
  《월간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대장동으로 수사를 받은 인물 중 K씨에 대해 진술한 사람은 “이재명 시장(현 국회의원)도 함부로 못 하고 시 국장들도 함부로 못 대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은 2013~ 2014년경 K씨와 인연이 있는 C씨를 통해 K씨에게 대장동 사업이 잘되도록 부탁했다고 한다.
 
  C씨는 성남시 공무원들을 상대하는 로비스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K씨는 성남시에서 가장 영향력이 센 로비스트라고 알고 있다”며 “‘허가방’이라 말할 수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가권자 이재명 없이 성남시의 ‘허가방’이라는 K는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재명 의원 측은 “K씨와 이 의원은 사이가 멀어져 연락도 안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 측은 극구 부인하지만, 이 의원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K씨가 백현동에 이어 대장동 사건에도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 의원으로서는 난처한 처지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 의원 본인과 민주당이 주장하는 ‘정치보복’ 프레임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의원은 6월 15일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을 향해 “정치보복과 사법살인 기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고 했다”며 “이 말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고스란히 전하고 싶다”고 했다.
 
  ‘나꼼수’ 출신 방송인 김용민씨는 이재명 의원을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비교하며 옹호하기도 했다.
 
  김씨는 “테러에 옥살이에 체포에 망명까지 가는 길이 가시밭길이었지만 김대중은 물러서지 않았다”라며 “우리 사회 기득권 체계에 도전한 이재명의 운명이 이러하다. 기득권 카르텔, 당적만 다를 뿐 실상은 청군 백군 나눈 것에 불과한 자들과 그들에 도전한 ‘화전민의 아들’ ‘변방사또’ ‘비주류 중의 비주류’의 대결구도가 그러하다”라고 했다.
 
  이들의 주장이 이치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사실 정치보복 수사는 혐의가 뚜렷하지 않은 사건을 억지로 꿰맞춰 보복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장동, 백현동 사건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윤석열 정부가 아닌 문재인 정권에서 시작된 사건이다.
 
 
  문재인 정권 검찰, 이재명 봐주기 의혹 제기되는 이유
 
2014년 6월 29일 자 ‘정영학 녹취록’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014년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 김용 성남시의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의형제’를 맺었다고 하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됐는데도 정 전 실장만 잠깐 불러 조사했다. 사진=조선DB
  문재인 정권의 검찰은 이재명 의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대장동, 백현동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다. 특히 대장동 사건의 경우, 이 의원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2022년 4월 29일 법정에서 공개된 이른바 ‘정영학 녹음 파일’에 “이 모든 각본을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구속 기소), 이재명, 최윤길(전 성남시의회 의장·구속 기소) 세 사람이 처음부터 각본 짜서 진행한 것이라고 하더라”라는 남욱씨의 발언이 담겼음에도 말이다.
 
  이 발언은 대장동 개발을 민관 합동 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는 데 있어 유동규씨와 이재명 전 지사, 최윤길 전 의장 간에 모종의 협의가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정영학 녹음 파일은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증거다. K씨는 물론, 측근들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2014년 6월 29일 자 ‘정영학 녹취록’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014년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 김용 성남시의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의형제’를 맺었다고 하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됐는데도 2022년 1월 13일 정 전 실장만 잠깐 불러 조사했다. 그 조사도 2021년 9월 대장동 전담 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한 지 107일 만이었다.
 
  정진상 전 실장 소환 조사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107일 만의 뒷북 조사로, 정 전 실장에게 면죄부를 주는 요식 절차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수사팀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월 8일까지 정 전 실장의 조사를 세 차례 시도했지만, 그가 ‘선거 일정’ 등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해 모두 무산됐다.
 
  정 전 실장은 성남시 재직 시절 5년여간 7000건이 넘는 성남시 문서에 결재한 인물이다. 성남시 안팎에서는 “시장에게 올라가는 보고를 모두 검토하는 일종의 문고리 역할을 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정진상 전 실장이 성남시에서 맡았던 ‘정책실장’은 6급 별정직 자리였지만 성남시 행정 대부분에 관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정 전 실장은 이재명 의원이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부터 2018년 3월까지 5년 3개월 동안 총 7249건의 성남시 문서를 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이 시장에 당선됐던 2010년 6월부터 2012년까지는 문서 전산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은 정진상, 김용 두 사람에 대해 각각 ‘이재명 경기지사의 오른팔’ ‘이 지사의 측근’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또 녹음 파일에는 대장동 일당이 더불어민주당 중진인 A 의원의 전 보좌관 이모씨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내용도 있다. 이 역시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씨 역시 수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정권 검찰이 민주당 대선 후보를 노골적으로 봐주려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성남시 산하기관 간부에 불과한 유동규씨가 김만배, 남욱 등과 벌인 단독 범죄라는 터무니없는 수사로 불법을 덮으려 했다는 것이다. 이사이 이 의원은 대선 패배 석 달도 안 돼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됐다. 정치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 불체포 특권이라는 방탄복을 입고 검찰 수사를 피하려 다급하게 움직인 것이란 의심의 눈초리가 짙다.
 
 
  前 정부 검찰, 정영학 설계 장기판에서 놀아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지적을 받는 친(親)문재인 정권 때의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수사팀’은 대거 교체됐다. 대장동 사건 수사는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4차장 지휘 아래 강백신 부장검사가 이끄는 반부패수사3부 중심으로 재개될 전망이다. 고형곤 차장과 강백신 부장 모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팀 출신이다.
 
  수사가 재개되면 이 의원의 배임 의혹부터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이 대장동 일당 등으로부터 불법적인 자금을 수수했는지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대장동 사건은 ‘정영학 녹음 파일’을 토대로 수사가 진행됐다. 그런데 이 파일 속 내용이 객관적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녹취’ 내용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이란 국정 기조를 잘 이해하고 실천할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 새로 바뀐 대장동 수사팀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해야 그늘에 가려져 있던 진실을 밝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만배, 남욱씨 등은 정영학씨를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로 꼽는다. 2009년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부터 2021년 사건이 터지기 직전까지 12년 넘게 대장동 사업을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한 인물이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회계사 정영학씨란 주장이다.
 
  외관상 5581만원을 투자해 644억원을 벌어들인 화천대유(성남시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에 투자한 자산관리회사(AMC)) 주주로서 녹취록 제출을 통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대장동 사업 관련 모든 기관에 측근들을 심어놓고 막후에서 활동했다는 것이다.
 
  “정영학은 대장동 사업의 실무에 관한 것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총괄한 인물이다. 정영학은 로비를 통해 건설사 배제, 대표사의 자산 규모, PF 실적 등을 공모지침서에 반영하도록 해서 대형 은행들만 사업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현재 구속 기소)을 잡고 있으면서 로비도 했었다.”(대장동 사업 핵심 관계자)
 
  이에 문재인 정권의 검찰이 정영학이 설계한 장기판에서 놀아났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정영학씨에게 집행유예를 약속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설도 돈다.
 
 
  얼마나 여유 있으면 재판장에서 졸기까지 한 정영학
 
‘과잉’이란 비판이 나올 정도의 보호를 받는 정영학씨의 재판받는 태도는 구속된 사람들과 상반된다. 기자가 대장동 재판을 참관했을 때 정영학씨는 졸고 있었다. 정씨가 27차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영학씨는 대장동 일당 4인방 중 유일하게 구속을 면했다. 검찰은 정씨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는 것을 고려해 불구속했으며,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의 적용대상이기도 하다고 밝혔는데 그가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의 대상이냐는 것을 두고 논란이 있다.
 
  이 법은 내부신고자를 철저히 보호해 보복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이유로 법의 적용 범위를 ‘범죄신고자나 그 친족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로 한정했는데 정영학씨가 누군가로부터 위협을 받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어쨌든 ‘과잉’이란 비판이 나올 정도의 보호를 받는 정씨의 재판받는 태도는 구속된 사람들과 상반된다. 기자가 대장동 재판을 참관했을 때 정영학씨는 졸고 있었다. 재판 때마다 졸지는 않겠지만 긴장한 표정과 꼿꼿한 자세로 재판받는 남욱, 정민용 등과는 달랐다. 대장동 사업에 관여했던 관계자는 “자신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준 여유”라며 “그렇지 않다면 생사가 달린 재판에서 졸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정영학, ‘동업자 저승사자’”
 
  정영학씨에 대해 주목해야 할 점은 두 가지다. 첫째, 이른바 ‘정영학 녹음 파일’을 만들게 된 계기다. 정씨는 “잘못하면 하지도 않은 일로 크게 책임질 것 같아 녹음했다”라고도 설명했다.
 
  “내가 이 사업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고 그게 어떻게 보면 온갖 상황이 저 때문에 발생했다고 할까 봐 두려움을 느꼈다. 스트레스를 견디면서 몸이 어려웠고, 김만배 회장 주변에 정치인들이나 고위 법조인들처럼 높은 분들이 많아서 두려워서 그랬다.”
 
  그러나 함께 대장동 사업을 해온 사람들의 견해는 다르다. 살기 위해 자신의 잘못을 동업자에게 뒤집어씌우려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만들고 검찰에 제공했다는 것이다.
 

  실제 정영학씨는 2015년 수원지검의 대장동 비리 사건 수사 당시 막다른 상황에 몰리자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은 뺀 ‘제보 메모장’을 사무실 책상에 남겨둔 적이 있다. 당시 다른 동업자들은 구속됐지만, 정영학 회계사는 검찰의 칼끝을 피했다.
 
  이 외에도 정씨는 여러 번 자신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놓은 뒤 소위 뒤통수치는 듯한 방식으로 동업자들이 구속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정영학씨와 도시개발사업을 했던 동업자들 사이에서 “정영학은 동업자 저승사자”로 불리는 이유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권의 검찰은 정영학씨의 진술만을 신뢰했다고 한다. 수사팀 보강으로 검사가 보충되고는 더욱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다른 피의자들의 불만은 컸다. 정씨가 자신에게는 유리하면서 책임을 모두 김만배, 남욱, 유동규 등에게 떠넘기는 진술을 했다는 주장이다. 검찰 조사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사람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600억 넘는 정영학 배당금은 어디에?
 
  두 번째는 정영학씨가 배당받은 600억 넘는 돈의 행방이다. 대장동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정영학은 배당금(644억원)을 깨끗이 세탁해놨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녹취를 다짐했던 순간부터, 자신의 배당금을 빼돌릴 계획을 짰을 것이란 예측이다. 실제 회계사인 정씨는 회삿돈을 복잡한 방법으로 현금화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한다.
 
  《월간조선》은 대장동 사건 초기 인터넷판(2021년 10월 1일 자)에 정씨가 화천대유 비자금 80여억원 조성을 주도했다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정씨가 2019년 말 화천대유 법인 돈 80여억원을 개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현금화했다는 게 당시 기사의 주 내용이다.
 
  정씨와 동업했던 사람들의 주장처럼 600억원이 넘는 그의 배당금의 행방은 알 수가 없다. 이미 세탁을 완료, 자신만이 아는 곳에 숨겨뒀을 수 있다. 검찰도 김만배, 남욱의 재산의 흐름에 대해서는 캐물었지만, 정씨의 배당금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자금에 대한 정영학씨의 꼼꼼함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최근 성남도시개발공사는 화천대유 측의 부당이득을 환수하기 위해 김만배씨 등이 보유한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요청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김만배씨의 소유로 알려진 성남시 운중동(판교) 타운하우스, 남욱씨 소유로 보이는 서울 강남 빌딩 및 강원 사업장 등 2건에 대해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김만배씨 건의 경우 법원은 “운중동 타운하우스에 대한 가처분 신청은 이유가 있다”며 “휴명은 해당 부동산의 매매, 전세권·저당권·임차권 설정 등의 처분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남욱씨의 경우도 1건은 처분하지 못하도록 했고, 1건은 담보제공 명령을 받았다. 법원은 금지 청구의 소가 제기된 경우 그로 인한 피고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피고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원고에게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반면 600억원을 배당받은 정영학씨에 대해서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부당이득 환수 조치 움직임이 없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문의했다. 이런 답이 돌아왔다.
 
  “김만배, 남욱씨의 경우 나름 클린(두 사람 소유였다는 게 쉽게 증명)한데 정영학씨 것은 그렇지 않다. 복잡하다. 우리가 수사기관이 아닌 만큼 실소유주를 밝혀내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도 정영학씨의 부당이득에 대해서도 환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동규씨도 마찬가지다.”
 
  정영학씨가 자신의 재산을 지키려 얼마나 촘촘한 계획을 세웠는지 짐작할 수 있는 발언이다. 실제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정영학씨의 돈세탁 능력은 탁월했다.
 
 
  정영학의 돈세탁 능력 보여주는 사례
 
  취재 결과 정영학씨는 아내 김씨 명의로 돼 있는 동천의 펜트하우스를 부동산개발업체 위례파트너3호에 매도했다. 위례파트너3호는 20억에 가까운 아파트 대금을 정영학씨에게 보냈다. 그런데 위례파트너3호는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세워진 회사로 정씨와 부인, 여동생이 각각 이사와 감사로 된 회사다.
 
  위례파트너3호는 2019년 10월 28일 이 아파트를 천화동인 5호(정영학 소유)에 매도했다. 천화동인은 화천대유 관계사다. 정씨는 사흘 뒤인 2019년 10월 31일 위례파트너3호를 청산했다. 아파트 매매대금과 위례파트너3호의 현금자산이 고스란히 정씨의 주머니로 들어간 것이다. 이런 재산이 한두 푼이 아닐 것이다. 기발한 돈세탁 기술이란 지적이다.
 
  윤석열 정부 검찰이 문재인 정권 때와 달리 정영학씨의 진술을 무조건 믿지 않고, 객관적으로 들여다본다면 대장동을 둘러싼 경천동지할 만한 증거 또는 증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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