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日英 才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
기사의 要旨
「月刊朝鮮」 5월호 「新春 금융권 大人事 추적, 湖南인맥이 要職 석권」 題下(제하)의 기사는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기사는 금융계 고위인사의 出身地(출신지)를 분석하면서 분석대상을 호남출신이 상대적으로 많은 일부 금융기관으로 限定(한정), 마치 호남 출신이 금융계를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더욱이 이 기사는 「금융권 大人事 추적」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은행에서도 일부인 12개 은행만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뿐만 아니라 증권 투신 보험 등 제2금융권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치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기사는 금융권 인사의 실체에 접근하기보다 실상을 誤導(오도)한 측면이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기사가 언급한 문제들의 실상을 밝혀보고자 한다.
이 기사의 요지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12개 은행장 중 절반인 6개 은행장이 호남 출신. ▲12개 은행 임원 1백13명의 출신지는 서울·경기 29%, 영남 24%, 호남 22%, 충청 17%(정권 교체 이전 호남은 9%) ▲이들 은행의 부서장 3백92명 출신지는 서울·경기 43%, 영남 25%, 호남 20%, 충청 9%. ▲금융감독기관 고위직 31%가 호남, 영남은 22%. ▲주요은행 綜企(종기)부장 인사부장 자금부장 등 要職에 호남 출신 대거 진출. ▲일부 집권여당 인사들 일부 은행인사에 관여.
이 기사의 첫 번째 문제점은 분석대상 선정이 그릇됐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은행은 보통 ▲특수은행 6개(산은, 기업, 수출입은, 농·축·수협) ▲시중은행 11개(조흥, 한빛, 서울, 제일, 국민, 주택, 외환, 신한, 한미, 하나, 평화) ▲지방은행 8개(대구, 부산, 광주, 제주, 전북, 강원, 경남, 충북)로 분류된다.
「월간조선」기사는 이 가운데 ▲시중은행 8개(서울 제일 평화은행 제외) ▲특수은행 3개(농·축·수협 제외) ▲한국은행 등 12개 은행만을 분석대상으로 했다.
대체로 해당지역 출신이 은행장을 맡는 게 관례인 지방은행을 출신지역 분석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서울은행과 제일은행을 「외국계 은행에 팔렸다」는 이유(사실 매각교섭이 끝난 것도 아니다)로, 평화은행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분석대상에서 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공교롭게도 이들 은행의 행장은 모두 「非(비) 호남」 출신이다. 특수은행으로 분류되는 농협 수협 축협을 뺀 것도 자연스럽다고 볼 수 없다.
이렇게 분석대상을 임의로 限定(한정)하면서도 정작 일반은행이 아니라 통화신용과 發券(발권)업무를 맡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분석대상에 포함했다. 선진국에서도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은 일반적인 은행의 범주에 넣지 않는다.
통계분석이 신뢰를 받기 위한 기초는 표본(샘플) 선정의 공정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부분을 확대 해석하거나 전체를 대표할 수 없는 샘플을 선택해 분석할 경우 신뢰성은 크게 훼손된다. 보기에 따라서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사실을 왜곡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도 있다.
금융계 인사분석을 한다면서 은행 12개로 대상을 한정하고 보니 전체 금융권 인사의 특징적 모습이 사실과 다르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통계를 이용한 사실왜곡이 되고 말았다.
은행장 및 임원의 출신지 분석
그러면 실제로 우리나라 은행장과 임원의 출신지 분포는 어떠할까.
금융감독원 조사자료에 따르면 지방은행을 제외한 우리나라 17개 은행(시중은행 11개, 특수은행 6개) 은행장(농·축·수협은 회장)의 출신지는 ▲서울 2(하나, 평화) ▲영남 5(한빛 제일 기업 농협 수협) ▲호남 5(조흥 주택 한미 수출입 축협) ▲충청 5(서울 국민 외환 신한 산업)로 우연의 결과이겠지만 비교적 지역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월간조선」은 「12개 은행 중 6개 은행장이 호남 출신」이라고 해 마치 호남출신이 우리나라 은행장의 절반을 장악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17개 은행장 중 영호남 각각 5명씩」이라는 기사와 「12개 은행장 중 호남이 6명」이라는 기사가 독자에게 줄 메시지와 영향은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17개 은행 임원 1백57명의 출신지를 봐도 ▲서울·경기 34%(53명) ▲영남 22%(34명) ▲호남 19%(31명) ▲충청 17%(27명)로 서울, 영남의 우세 속에 어느 정도 지역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도 이 기사는 「정권교체 이전 호남은 9%였다」며 호남 출신이 늘었다는 사실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제2금융권의 「湖南 약세」 외면
이 기사의 두 번째 문제점으로는 최근 비중이 크게 높아진 證券(증권) 投信(투신) 保險(보험) 등 제2금융권 인사에 대해 전혀 언급치 않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제2금융권의 경우 「호남인맥 요직 석권」이 아니라 「호남·충청 弱勢(약세) 현상」이 여전히 뚜렷하기 때문이다.
먼저 증권·투신사 사장 53명의 출신지는 ▲서울·경기 38%(20명) ▲영남 23%(12명) ▲호남 15%(8명) ▲충청 11%(6명)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1백20개 보험사(生保·損保) 사장의 출신지는 ▲서울·경기 37%(44명) ▲영남 23%(27명) ▲충청 13%(16명) ▲호남 13% (15명)로 나타났다. 서울·경기와 영남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증권·투신사 임원 2백62명의 출신지에서도 이 추세는 다를 바 없어 ▲서울·경기 35%(93명) ▲영남 24%(62명) ▲호남 17%(44명) ▲충청 17%(45명)의 분포를 보였다.
또 보험사 임원 2백99명의 출신지는 ▲서울·경기 37%(111명) ▲영남 31%(92명) ▲호남 13%(40명) ▲ 충청 11%(32명)로 서울·경기와 영남의 우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제2금융권까지를 망라해 인사현황을 살펴볼 경우 과연 「호남 인맥 요직 석권」이라는 표현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이 기사는 분석대상 일부 은행의 종합기획·인사·자금 부장을 호남 출신이 맡고 있는 점을 들어 「호남 출신의 요직 진출이 급증했다」고 쓰고 있다. 이 또한 부분적 현상을 지나치게 과장해 일방적인 해석으로 객관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이 기사는 은행의 「3대 要職 부서장」으로 綜企·인사·자금부장을 들고 있다.
보는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은행에서 요직 부서장이라 함은 임원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을 말하며 綜企·여신기획·국제금융의 3부서가 꼽힌다.
17개 시중·특수은행 綜企·여신기획·국제금융부장의 출신지를 보면 ▲서울·경기 47%(24명) ▲영남·호남이 각각 18%(9명) ▲충청 12%(6명)로 돼 있다.
이 기사에서 언급한 자금부 인사부를 분석대상으로 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 기사는 또 ▲조흥 국민 주택은행의 綜企부장 ▲기업 한빛 주택 외환 조흥은행의 자금부장 ▲산업 한미 외환은행의 인사부장이 호남 출신임을 밝히고 「주요은행 인사부장의 호남 출신 기용은 과거의 잣대로 보면 『파격』에 해당한다」고 썼다.
과거에 별로 없었던 일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표현은 틀리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설마 특정지역 출신에게는 요직 부서장 기용을 안해온 그같은 관행이 잘 된 일이었다는 지적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앞에서의 분석으로 잘 드러났지만 만일 호남인사의 요직 부서 기용이 종전보다 다소라도 늘었다면 이는 능력에 상관없이 특정지역 출신은 요직에 등용치 않던 과거의 관행이 일부 달라졌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랫동안 편중인사로 숨 한 번 제대로 못쉬고 전전긍긍해야 했던 사람들의 아픔을 생각해 보자. 민족화합의 차원에서도 이같은 편중인사의 시정 움직임은 환영할 일일지언정 「호남 인사 요직 석권」이라는 식으로 독자를 오도해야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인사 「外壓」 단언할 수 있나?
이 기사는 정부(권력)가 은행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있다. 한 은행 고위인사의 말을 빌어 『대통령 주변의 일부 집권여당 인사들이 일부 은행장 인사에 관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며 특정인을 좋은 자리에 앉히라는 압력은 나도 받았다』라는 부분이 그것이다.
금융계 인사에 대한 「권력의 외압」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은행 인사에 절대로 개입하지 말라. 나도 한 군데도 말하지 않겠다』는 대통령님의 말씀이 측근 친인척에 이르기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반면에 일부 인사들이 은행 인사에 관여했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 은행 인사의 獨立性(독립성)이 과거 어떤 정권에 비해서도 괄목할 만큼 伸張(신장)됐다는 것이 다수의 평가라고 본다. 주택은행장 등 『인사청탁을 하는 임직원의 명단을 공개하고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언하는 은행장이 여럿 나타나지 않았는가.
「호남인맥의 금융계 요직 석권」이 사실이 아닌 것처럼 적어도 『새 정권 출범 이후 「권력의 은행 인사 외압」이 눈에 띄게 있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본다.
이 기사는 일부 은행관계자들의 입을 빌어 ▲「과거 일부 시중은행의 경우 호남출신 임원이 全無한 경우도 있었다」 ▲「금융기관 요직 임명시 호남 출신에게는 능력을 검증받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50년간의 차별을 감안할 때 호남 출신의 진출을 비난할 일만도 아니다」라는 의견도 전하고 있다.
이것이 꼭 옳은 견해라는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수혜자의 입장에 섰던 계층과 지역일수록 보다 관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금융권 인사에서 특정지역 인사들이 지나치게 득세했을 때 반대로 줄기차게 소외되고 무시당한 지역 사람들의 심정이 어떠했을지를 혜량하는 자세가 바람직하지 않을까.
지역주의의 발호와 불균형은 지역감정을 증폭하고 나라를 여러 갈래로 찢어놓을 뿐이다.
특히 지난날 지역차별이 정말 극심할 때 언론은 침묵을 지키다가 이제는 없는 사실까지 들춰내고 과장해 지역차별이 있는 양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호남인맥 금융권 요직 석권」 기사는 이런 점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사실에 입각하고 왜곡 없는 진실한 비판은 언론의 귀중한 권리인 동시에 무거운 責務(책무)이기도 하다.●
「月刊朝鮮」 5월호 「新春 금융권 大人事 추적, 湖南인맥이 要職 석권」 題下(제하)의 기사는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기사는 금융계 고위인사의 出身地(출신지)를 분석하면서 분석대상을 호남출신이 상대적으로 많은 일부 금융기관으로 限定(한정), 마치 호남 출신이 금융계를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더욱이 이 기사는 「금융권 大人事 추적」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은행에서도 일부인 12개 은행만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뿐만 아니라 증권 투신 보험 등 제2금융권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치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기사는 금융권 인사의 실체에 접근하기보다 실상을 誤導(오도)한 측면이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기사가 언급한 문제들의 실상을 밝혀보고자 한다.
이 기사의 요지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12개 은행장 중 절반인 6개 은행장이 호남 출신. ▲12개 은행 임원 1백13명의 출신지는 서울·경기 29%, 영남 24%, 호남 22%, 충청 17%(정권 교체 이전 호남은 9%) ▲이들 은행의 부서장 3백92명 출신지는 서울·경기 43%, 영남 25%, 호남 20%, 충청 9%. ▲금융감독기관 고위직 31%가 호남, 영남은 22%. ▲주요은행 綜企(종기)부장 인사부장 자금부장 등 要職에 호남 출신 대거 진출. ▲일부 집권여당 인사들 일부 은행인사에 관여.
이 기사의 첫 번째 문제점은 분석대상 선정이 그릇됐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은행은 보통 ▲특수은행 6개(산은, 기업, 수출입은, 농·축·수협) ▲시중은행 11개(조흥, 한빛, 서울, 제일, 국민, 주택, 외환, 신한, 한미, 하나, 평화) ▲지방은행 8개(대구, 부산, 광주, 제주, 전북, 강원, 경남, 충북)로 분류된다.
「월간조선」기사는 이 가운데 ▲시중은행 8개(서울 제일 평화은행 제외) ▲특수은행 3개(농·축·수협 제외) ▲한국은행 등 12개 은행만을 분석대상으로 했다.
대체로 해당지역 출신이 은행장을 맡는 게 관례인 지방은행을 출신지역 분석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서울은행과 제일은행을 「외국계 은행에 팔렸다」는 이유(사실 매각교섭이 끝난 것도 아니다)로, 평화은행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분석대상에서 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공교롭게도 이들 은행의 행장은 모두 「非(비) 호남」 출신이다. 특수은행으로 분류되는 농협 수협 축협을 뺀 것도 자연스럽다고 볼 수 없다.
이렇게 분석대상을 임의로 限定(한정)하면서도 정작 일반은행이 아니라 통화신용과 發券(발권)업무를 맡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분석대상에 포함했다. 선진국에서도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은 일반적인 은행의 범주에 넣지 않는다.
통계분석이 신뢰를 받기 위한 기초는 표본(샘플) 선정의 공정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부분을 확대 해석하거나 전체를 대표할 수 없는 샘플을 선택해 분석할 경우 신뢰성은 크게 훼손된다. 보기에 따라서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사실을 왜곡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도 있다.
금융계 인사분석을 한다면서 은행 12개로 대상을 한정하고 보니 전체 금융권 인사의 특징적 모습이 사실과 다르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통계를 이용한 사실왜곡이 되고 말았다.
은행장 및 임원의 출신지 분석
그러면 실제로 우리나라 은행장과 임원의 출신지 분포는 어떠할까.
금융감독원 조사자료에 따르면 지방은행을 제외한 우리나라 17개 은행(시중은행 11개, 특수은행 6개) 은행장(농·축·수협은 회장)의 출신지는 ▲서울 2(하나, 평화) ▲영남 5(한빛 제일 기업 농협 수협) ▲호남 5(조흥 주택 한미 수출입 축협) ▲충청 5(서울 국민 외환 신한 산업)로 우연의 결과이겠지만 비교적 지역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월간조선」은 「12개 은행 중 6개 은행장이 호남 출신」이라고 해 마치 호남출신이 우리나라 은행장의 절반을 장악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17개 은행장 중 영호남 각각 5명씩」이라는 기사와 「12개 은행장 중 호남이 6명」이라는 기사가 독자에게 줄 메시지와 영향은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17개 은행 임원 1백57명의 출신지를 봐도 ▲서울·경기 34%(53명) ▲영남 22%(34명) ▲호남 19%(31명) ▲충청 17%(27명)로 서울, 영남의 우세 속에 어느 정도 지역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도 이 기사는 「정권교체 이전 호남은 9%였다」며 호남 출신이 늘었다는 사실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제2금융권의 「湖南 약세」 외면
이 기사의 두 번째 문제점으로는 최근 비중이 크게 높아진 證券(증권) 投信(투신) 保險(보험) 등 제2금융권 인사에 대해 전혀 언급치 않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제2금융권의 경우 「호남인맥 요직 석권」이 아니라 「호남·충청 弱勢(약세) 현상」이 여전히 뚜렷하기 때문이다.
먼저 증권·투신사 사장 53명의 출신지는 ▲서울·경기 38%(20명) ▲영남 23%(12명) ▲호남 15%(8명) ▲충청 11%(6명)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1백20개 보험사(生保·損保) 사장의 출신지는 ▲서울·경기 37%(44명) ▲영남 23%(27명) ▲충청 13%(16명) ▲호남 13% (15명)로 나타났다. 서울·경기와 영남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증권·투신사 임원 2백62명의 출신지에서도 이 추세는 다를 바 없어 ▲서울·경기 35%(93명) ▲영남 24%(62명) ▲호남 17%(44명) ▲충청 17%(45명)의 분포를 보였다.
또 보험사 임원 2백99명의 출신지는 ▲서울·경기 37%(111명) ▲영남 31%(92명) ▲호남 13%(40명) ▲ 충청 11%(32명)로 서울·경기와 영남의 우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제2금융권까지를 망라해 인사현황을 살펴볼 경우 과연 「호남 인맥 요직 석권」이라는 표현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이 기사는 분석대상 일부 은행의 종합기획·인사·자금 부장을 호남 출신이 맡고 있는 점을 들어 「호남 출신의 요직 진출이 급증했다」고 쓰고 있다. 이 또한 부분적 현상을 지나치게 과장해 일방적인 해석으로 객관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이 기사는 은행의 「3대 要職 부서장」으로 綜企·인사·자금부장을 들고 있다.
보는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은행에서 요직 부서장이라 함은 임원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을 말하며 綜企·여신기획·국제금융의 3부서가 꼽힌다.
17개 시중·특수은행 綜企·여신기획·국제금융부장의 출신지를 보면 ▲서울·경기 47%(24명) ▲영남·호남이 각각 18%(9명) ▲충청 12%(6명)로 돼 있다.
이 기사에서 언급한 자금부 인사부를 분석대상으로 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 기사는 또 ▲조흥 국민 주택은행의 綜企부장 ▲기업 한빛 주택 외환 조흥은행의 자금부장 ▲산업 한미 외환은행의 인사부장이 호남 출신임을 밝히고 「주요은행 인사부장의 호남 출신 기용은 과거의 잣대로 보면 『파격』에 해당한다」고 썼다.
과거에 별로 없었던 일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표현은 틀리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설마 특정지역 출신에게는 요직 부서장 기용을 안해온 그같은 관행이 잘 된 일이었다는 지적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앞에서의 분석으로 잘 드러났지만 만일 호남인사의 요직 부서 기용이 종전보다 다소라도 늘었다면 이는 능력에 상관없이 특정지역 출신은 요직에 등용치 않던 과거의 관행이 일부 달라졌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랫동안 편중인사로 숨 한 번 제대로 못쉬고 전전긍긍해야 했던 사람들의 아픔을 생각해 보자. 민족화합의 차원에서도 이같은 편중인사의 시정 움직임은 환영할 일일지언정 「호남 인사 요직 석권」이라는 식으로 독자를 오도해야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인사 「外壓」 단언할 수 있나?
이 기사는 정부(권력)가 은행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있다. 한 은행 고위인사의 말을 빌어 『대통령 주변의 일부 집권여당 인사들이 일부 은행장 인사에 관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며 특정인을 좋은 자리에 앉히라는 압력은 나도 받았다』라는 부분이 그것이다.
금융계 인사에 대한 「권력의 외압」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은행 인사에 절대로 개입하지 말라. 나도 한 군데도 말하지 않겠다』는 대통령님의 말씀이 측근 친인척에 이르기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반면에 일부 인사들이 은행 인사에 관여했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 은행 인사의 獨立性(독립성)이 과거 어떤 정권에 비해서도 괄목할 만큼 伸張(신장)됐다는 것이 다수의 평가라고 본다. 주택은행장 등 『인사청탁을 하는 임직원의 명단을 공개하고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언하는 은행장이 여럿 나타나지 않았는가.
「호남인맥의 금융계 요직 석권」이 사실이 아닌 것처럼 적어도 『새 정권 출범 이후 「권력의 은행 인사 외압」이 눈에 띄게 있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본다.
이 기사는 일부 은행관계자들의 입을 빌어 ▲「과거 일부 시중은행의 경우 호남출신 임원이 全無한 경우도 있었다」 ▲「금융기관 요직 임명시 호남 출신에게는 능력을 검증받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50년간의 차별을 감안할 때 호남 출신의 진출을 비난할 일만도 아니다」라는 의견도 전하고 있다.
이것이 꼭 옳은 견해라는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수혜자의 입장에 섰던 계층과 지역일수록 보다 관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금융권 인사에서 특정지역 인사들이 지나치게 득세했을 때 반대로 줄기차게 소외되고 무시당한 지역 사람들의 심정이 어떠했을지를 혜량하는 자세가 바람직하지 않을까.
지역주의의 발호와 불균형은 지역감정을 증폭하고 나라를 여러 갈래로 찢어놓을 뿐이다.
특히 지난날 지역차별이 정말 극심할 때 언론은 침묵을 지키다가 이제는 없는 사실까지 들춰내고 과장해 지역차별이 있는 양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호남인맥 금융권 요직 석권」 기사는 이런 점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사실에 입각하고 왜곡 없는 진실한 비판은 언론의 귀중한 권리인 동시에 무거운 責務(책무)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