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8월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조선DB/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최교진(崔敎振) 세종시교육감을 신임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한 이유는 뭘까.
최 장관 후보자는 공주사대를 나온 현직 교사 출신이다. 대한민국 교육부 역사상 ‘진짜 교사 출신’ 장관 후보자로 평가받고 있지만 교사 경력은 길지 않다. 세 차례나 해직과 복직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육자라기보다 장외 정치인, 시민운동가에 가깝다. 현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 재단’ 공동대표이기도 하고 1980년대부터 다양한 사회시민운동에 앞장섰다.
충남민주운동청년연합 의장,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장,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집행위원장,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집행위원장, 열린우리당 대전시 창당준비위 상임위원장, 한국토지주택공사 감사, 노무현재단 세종·대전·충남지역위원회 공동대표 등 직함이 다양하고 화려하다면 화려하다. 사회단체 직함이 복잡한 것은 해직과 복직 사이에 다양한 사회운동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교진 후보자가 2012년 2월 세종시 교육감 후보로 나설 당시 문성근 당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직접 후보 사무실 개소식 축하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 문익환. 배우 문성근씨와도 인연
그가 제일 존경하는 인물은 문익환 목사다. 문 목사와의 인연은 1993년부터 ‘통일맞이 칠천만 겨레모임 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 시절부터 이어졌다고 한다. 세종교육감 후보자 시절, 세종지역 언론과의 인터뷰(2014년 6월 1일자)에서 한 말이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그림자만 스쳐도 가슴이 설레던 문익환 목사님이다. (중략) 감히 한 두 마디로 이야기하기에는 너무나 큰 사람이셨던 분, 헤아리기 어렵게 품이 넓고 역사 그 자체였던 목사님이시다. ‘한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을 삶으로 살았고, 나이에 상관없이 후배들을 온전한 동지로 대하셨으며, 젊은이보다도 더 젊은 생각을 실천하신 분이기에 나의 스승이다.">
최 후보자는 문익환 목사의 아들인 배우 문성근 씨와 각별한 사이다. 지난 2012년 2월 세종시 교육감 후보로 나설 당시 문성근 당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직접 후보 사무실 개소식 축하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2014년에는 세종시 조치원읍을 찾아와 최 후보자 지지를 호소한 일도 있다. 당시 문성근씨는 시민 참여형 정치 캠페인 단체인 ‘국민의 명령’ 대표였다.
2018년 8월 23일 오후 서울 청와대 앞에서 전국 교육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전교조 범외 노조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희연, 민병희(강원), 김지철(충남), 김승환(전북), 최교진(세종) 교육감.
공무원 도시의 진보 교육감... 3선 교육감 내리 당선
최 후보자는 2014년 이래 세종시 교육감에 내리 당선돼 3선 연임에 성공했다. 그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제외하고 3선에 성공한 교육감은 아직 없다.
세종시는 정부 부처 이전으로 인해 공무원 가정이 대거 정착한 도시다. 공무원 도시의 진보교육감 당선은 왠지 낯설다. 이런 선택을 한 시민들의 속마음은 뭘까.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와 고학력 인구 비율이 높아 진보적 교육 정책에 호응하는 경향이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자는 교육감 재직 중 다양한 공교육 정책을 폈는데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이 대표적이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 전국 최초로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늘려 결과적으로 학급 수를 늘렸다. 이는 세종시라는 신도시여서 가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신도시나 과밀 지역은 학교 부지 확보, 교실 증축, 교육 기자재 등 추가 예산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회에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를 명시한 법안들이 여러 차례 발의되었지만, 현실 여건 때문에 교육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최 후보자는 또 고교 평준화, 캠퍼스형 고등학교 설립, 혁신학교 도입 등 공교육 정책을 폈다. 과거 공주는 충남에서도 아산, 천안을 제외하고 비평준화 지역이었다. 공주고, 공주사대부고 출신들이 지역 유지 세력으로 자리잡아 학교 간 서열화가 심했다.
최 후보자는 2017년부터 고교평준화를 도입, 지역 학교 간 교육 격차를 줄여 나갔다. 중도일보(지난 3월 16일 자 보도)에 따르면 2025년도 SKY대(서울.연세.고려대) 진학률이 전년 대비 25%, 서울 8개 대학은 14.6%, 수도권 전체 대학은 20.3% 늘어나는 성과를 보여줬다고 한다.
다만 이런 성과는 세종시에 공무원 가정 자녀가 많다는 점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세종 인근 출신 학생들이 수도권에서 전학 온 학생들에게 긍정적 자극을 받았을 수 있다. 그렇다고 절대적이진 않다. 2018년 국회 교육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 공무원 자녀 64명 중 단 34%만 세종시 고교에 재학 중이었다.
공교육 외쳤지만 세종시 사교육 지표 실망스러워
그러나 세종시의 사교육 관련 주요 지표를 보면 실망스럽다. 최 후보자가 교육감이 된 후 사교육비가 줄어들었다고 보기 힘들다.
세종시의 경우 2022년 기준 사교육 참여율이 전국 3위(서울, 경기 다음. 세종시 수치 80.5%),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전국 4위(41만8000원. 서울, 경기, 대구 다음. 2020년 3위, 2021년 2위), 학원 수는 인구 1000명 당 2.4개소로 전국 2위(1431개소)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통령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최교진 교육감을 낙점한 이유는 뭘까.
이 대통령의 교육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해서는 지역 균형 발전과 교육 자치에 이해도가 높은 최 후보자가 적임자로 봤을 수 있다. 그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을 역임한 일이 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학교수보다 전교조 출신의 교육감이 교육부 관료들에게 덜 휘둘릴 수 있다(?)고 봤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지방대학 총장 출신의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교육부 마피아를 없애겠다”고 선언했지만, 교육부 관료들의 저항, 언론의 비판, 청와대의 미온적 태도로 불과 9개월 만에 중도 하차하고 말았다.
충청 홀대론도 작용해
또 이재명 1기 정부에서 충청권 인사가 배제됐다는 홀대론이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최 후보자는 충남 보령 출신이다.
이와 함께 교육혁신과 교육자치 운동을 해온 전현직 교육활동가들이 나서서 “국민주권정부에 걸맞은 교육부 장관”이라며 최 후보자를 앞장서 추천했었다.
대통령실은 선출직 경험이 풍부한, 교육부 관료들에게 비교적 자유로운 진보인사를 과감히 발탁해 인사청문회를 뚫은 뒤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비롯한 교육 개혁에 속도전을 내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