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방부가 작성한 국군사관학교 창설 추진팀 관련 문건 〈국군사관학교 설립 전담 자율기구 신설계획 보고〉. 사진=임종득 의원실
국방부가 육·해·공군, 각군 사관학교 구성원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지난 4월 중순부터 ‘국군사관학교(국군사관대) 창설 추진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추진팀’과 관련한 문건을 작성해 지난 4월 16일 국방부 장관과 차관의 결재를 받았다.
국방부가 작성한 문건 〈국군사관학교 설립 전담 자율기구 신설계획 보고(이하 신설계획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자율기구 제도’를 활용, 정책기획관실 내 1개 팀을 설치, ▲국군사관학교 창설 로드맵·근거 법령 수립 ▲교과과정 설계 및 교육·선발 체계 구축 ▲시설 사업 추진 ▲군 내외 협력 총괄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자율기구 제도는 긴급 현안 대응을 위해 부처 자율로 최장 1년간 설치·운영 가능한 과장급 임시 조직이다.
신설계획 보고에 따르면, 국군사관학교 창설 추진팀은 4급 공무원을 팀장으로 정원 7명(4급 팀장 1명, 4~5급 1명, 5급 3명, 6급 2명)으로 구성되며 파견(4명, 중령 2명, 군무원 5급 1명, KIDA 연구원 2명) 인력을 지원받는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지난 4월 22일 ‘자율기구 국군사관학교창설추진팀 설치·운영 훈령’도 제정했다.
4월 16일 국방장관·차관 창설 추진팀 결재… 다음날 “의견 수렴해 추진하겠다”
국군사관학교 창설 추진팀의 존재가 알려지기 전만 해도 이두희(육사 46기) 국방차관은 지난 4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이슈 진단 정책포럼’에 참석해 “국방부는 다양한 제안과 비판을 경청하고 사회적 공감 속에서 합리적 정책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임종득 의원실이 확보한 국방부 문건에 따르면, 국방부는 여론 수렴 없이 기존 사관학교를 통폐합해 국군사관학교 신설을 추진하고 있었던 셈이다.
지난 5월 6일 국방부로부터 국군사관학교 창설과 관련한 대면 보고를 받은 임종득 의원은 “그간 국방부는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 결과와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통합사관학교(국군사관학교)를 추진하겠다고 밝혀왔으나 이날(지난 5월 6일) 국방부 관계자들의 설명은 달랐다”고 했다.
국방부, 연구 용역 마치지도 않은 상태에서 창설팀 조직
앞서 KIDA는 2025년 9월부터 정책 연구 용역(과제) 〈사관학교 통합 추진 방안〉을 진행해 왔다. 이 연구는 4월 30일 종료돼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으로 알려졌다. 임 의원의 설명대로라면 국방부는 연구 용역도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국군사관학교 창설 추진 조직을 만들었다.
현 정부는 지난 대선에서 ‘군 교육기관 단계적 통합’을 공약으로 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능을 한 국정기획위원회는 ‘이재명 정부 123대 국정과제’에서 “육·해·공군 합동성 강화-군 교육기관의 단계적 통합 추진 및 장교 양성체계 혁신”을 명시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관학교 통합은 12·3 계엄에 연루된 일부 육사 출신에 대한 보복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 때문에 사관학교 출신들은 “국군사관학교는 ‘육사 폐교’와 ‘육사 이전’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임종득, “국방부, 결론 정해놓고 의견 듣는 척 포장”
임종득 의원은 “국방부에서는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국군사관학교를) 추진해야 한다’, ‘우선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합만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며 “국군사관학교 창설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의견 수렴은 명분이었고 KIDA 정책 연구 과제는 절차를 포장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사관학교 통합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조직 이름은 ‘검토팀’이 아니라 ‘창설 추진팀’이다. 결론은 정해놓고 국민에게는 의견을 듣는 척했다”며 “공식 자료를 요구하자 돌아온 것은 공개된 내용을 요약한 1장짜리 보고서뿐이었다. 훈령 제정 과정과 절차를 물어도 책임자들은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국방부는 생도들에게도 국방부의 방향과 입장을 제대로 설명한 적이 없다고 사실상 시인했다. 육사·해사·공사의 독립성과 정체성을 믿고 입학한 생도들과 학부모로서는 명백한 기만이다. 더구나 한국국방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의견 수렴 과정 역시 공정성과 객관성 논란으로 얼룩져 있다”며 “국방부 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원회에서 통합을 권고했던 위원(KIDA 소속)이 KIDA 연구과제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 결론을 정해놓고 연구를 하는 것이냐”고 했다.
임종득 의원은 “대한민국 장교 양성체계는 국가안보의 근간이자 백년대계(百年大計)”라며 “정부는 불과 몇 개월 만에 그 뿌리를 흔드는 무모한 실험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사관학교와 생도들은 정권의 실험 대상이 아니다. 장교 양성체계는 졸속 행정으로 뒤엎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며 “사관학교 통합 추진의 절차적 위법성, 의견 수렴 왜곡, 연구용역의 공정성 문제를 끝까지 검증하고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3월 이전부터 창설 조직팀 준비
국방부의 신설계획 보고 문건이 작성된 시점으로 볼 때 기획조정실에서 국군사관학교 창설에 필요한 조직을 이미 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4월 22일 제정된 ‘국군사관학교창설추진팀 설치·운영 훈령’은 이미 3월 이전부터 국군사관대를 준비해왔다고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