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6년 5월 14일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사후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총파업 위기가 고조되면서 정부의 긴급조정권도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사옥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조선DB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내부에서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직원들을 향한 과도한 압박과 비난이 이어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16일 <월간조선>이 입수한 삼성전자 블라인드 내부 게시판 글에 따르면, 파업 불참자를 겨냥한 직‧간접적 신상 추정과 협박성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블라인드는 회사 인증을 거쳐야 가입할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로, 게시글 작성자들은 모두 현직 삼성전자 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블라인드 삼성전자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파업 불참자를 향한 협박성 글. 비속어는 흐림 처리 하였음. 사진=블라인드 갈무리
삼성전자 재직자 A씨는 “(파업 불참 팀원이) 요즘 밥도 교대로 먹는지 점심시간에도 빠르게 (자리에) 복귀하더라. 참 열심히 산다”며 “꼭 자녀상 복지 누리길 바란다”고 적었다. 자녀상 복지는 직원 자녀 사망 시 회사가 제공하는 경조사 지원 제도를 의미한다.
15일 블라인드 삼성전자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파업 불참자에 대한 글. 비속어는 흐림 처리 하였음. 사진=블라인드 삼성전자 게시판 갈무리
또 다른 재직자 B씨는 “우리 부서에서 유일하게 파업 참가 안 하는 놈은 유일하게 장가를 가지 못한 놈”이라며 “왜 (장가를) 못 갔는지 드디어 알겠다. 이기적이고 눈치가 없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나와 같은 부서 같다” “유일하게 혼자만 안 할 정도면 레벨이 높은 수준이다. 정말 폐급(능력이 형편없는 사람을 비하하는 은어)인 것 같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고, 파업 불참자의 신원을 특정하려는 듯한 반응도 잇따랐다.
사진=블라인드 삼성전자 게시판 갈무리.
파업 불참 의사를 밝힌 재직자 C씨는 “병원비 때문에 한 달 벌어서 한 달 쓰고 남으면 그대로 다 적자 인생”이라며 “(파업을) 하는 건 뭐라 안 하니 안 한다고 뭐라하지 말아줬으면 한다. 개인 선택이자 개인 사정”이라고 호소했다.
파업 불참 의사를 밝힌 C씨의 글에 달린 댓글. 사진=블라인드 삼성전자 게시판 갈무리
하지만 해당 글에도 “회사에 친구 없을 것” “이런 사람들이 적이지 누가 적이냐” “삼성전자 다니는데도 거지인 이유가 있다. (C씨가) 지능 이슈가 있는 것” 등의 비난 댓글이 줄지어 달렸다.
이영훈 법무법인 위온 변호사는 이 같은 행위가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까지 포함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자녀상’ 언급은 협박성 발언에 가까워 형사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의사 집단 사직 당시 의사·의대생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는 ‘전원 가능한 참의사 전공의 리스트’가 게시된 바 있다. 당시 사직하지 않은 전공의들의 소속 과와 잔류 인원으로 추정되는 정보가 상세히 올라왔었다”며 “해당 사건은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이번 사안 역시 유사한 유형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노조의 전면 파업이 임박하면서 사내 구성원 간 갈등이 격화하자, 사측도 내부 관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경영진은 16일 일선 부서장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쟁의행위 관련 현장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측은 파업 참여 여부는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 영역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그 과정에서 어떠한 압박이나 갈등도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고기정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