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인공지능’, ‘AI’ 간판 학과 늘지만 폐과는 더 늘어

“대학이 정부사업 수주 위해 ‘졸속’으로 융합학과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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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DB

살아남기 위해 대학들마다 기존 학과들을 폐과시키고 새롭게 학과를 융합시키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예컨대 최근 몇 년 사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과 같은 단어가 들어간 학과가 눈에 띄게 늘었다.


그러나 졸속으로 융합학과를 만들었다가 아예 폐과시키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융합학과 증가율은 둔화되는 반면 폐과되는 학과의 증가율이 커지고 있다.

 

결국, 신설 학과의 비전을 보고 입학한 학생들만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대학이 시대조류에 편승하거나 정부사업 수주를 위해 졸속으로 융합학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이 최근 펴낸 고등교육현안 정책자문 자료집에 실린 가천대 오대영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한국 대학의 융합교육 현황과 발전방안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


화면 캡처 2023-03-10 060518.jpg


2019~2022년에 전체 고등교육기관들이 개설한 융합학과의 이름은 총 1358.

이 중 ‘AI융합교육전공21개로 가장 많았다. 인공지능융합학과’, ‘AI융합학과’, ‘AI융합학부’, ‘인공지능융합교육전공등에서 보듯이 ‘AI’인공지능이 가장 인기 있는 단어였다.


반면 전문대에서는 ‘IT융합비즈니스’, ‘뷰티융합’, ‘스마트융합기계가 많았다. ‘AI’, ‘인공지능보다는 전공분야와 융합 단어를 합친 학과 이름이 더 인기 있었다. 전문대는 실용중심 교육을 중시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었다.


일반대학, 전문대학, 사이버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에서 개설된 융합학과의 수는 2019903, 20201170, 20211309, 20221392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전년대비 증가율을 보면 202029.6%, 202111.9%, 20226.3% 등으로 융합학과 증가율이 주춤한 상태다.


놀랍게도 학과 이름만 바꿨다가 폐과되는 비율도 크게 늘고 있다. 융합학과 설립 과열 붐이 일면서 혼돈 현상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개설 융합학과 증가율은 둔화하고, 폐과되는 융합학과의 증가율은 커져서 융합학과 거품이 걷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대학, 전문대에서도 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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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과되는 융합학과 숫자는 2019337, 2020398, 2021542, 2022722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폐과 수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202018.1%, 202136.2%, 202233.2%로 증가했다.


전년도 개설학과 대비 다음해 폐과된 학과의 수를 따진 폐과율은 202044.1%, 202146.3%, 202255.2%로 매년 증가했다.

 

간판만 내걸었을 뿐실제 내용은 융합교육 아냐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개설되는 융합학과의 증가율은 둔화되는 반면 폐과되는 학과의 증가율이 커지는 현상은 졸속으로 만들어지는 융합학과가 많고, 실패할 확률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천대 오대용 교수는 이런 분석을 내놓는다.

 

외형적으로만 융합교육 간판을 내걸었을 뿐, 실제 교육내용은 융합교육이 아닌 경우로 보인다. 대학이 치밀하게 준비해서 만들기 보다는 학생모집, 학교홍보 등을 위해 시대 조류에 편승하거나 정부사업 수주, 외부 평가 등 외부적 요인을 위해 졸속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또 학과간, 대학간 장벽이 커서 융합교육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것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학의 행정, 재정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아서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대학 입학 전까지 주입식, 암기식 교육을 받아서, 스스로 융합적인 교육을 설계하고 융합교과를 수용할 수 있는 학습역량과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점도 작용한다.


해외대학 융합교육 모델을 적극 벤치마킹 필요


오대영 교수는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한다.


정부와 대학 차원의 지속적인 재정적, 정책적 지원과 융합연구에 대한 개방적, 능동적, 탄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오래 전부터 대학에서 융합교육을 발전시켜온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정부와 대학들의 융합교육 정책과 모델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는 대학 졸업생의 절반 가까이가 융합 전공에서 배출될 정도로 융합교육이 일반화되어 있다. 이는 일본 연구력의 기반이다.


일본 정부는 2015년부터 중요한 대학교육 정책으로 문이과 융합교육을 강조하기 시작해 많은 국립대에서 문이과 융합학과, 학부가 만들어지고 있다.

국내 대학도 융합교육을 대학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적극 수용하고, 교육목표에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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