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밥' 먹었다고 오세훈이 '이명박 분신'?

문재인, 이낙연, 박영선도 그럼 'MB 아바타란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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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른바 ‘문재인의 복심’이라고 하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림 한 장을 올렸다. 본인 의원실에서 제작한 카드뉴스였다. 


해당 카드뉴스에는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밥을 먹는 모습과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국밥을 먹는 사진이 게재돼 있다. 그러면서 “MB 아바타인가 HOXY(혹시)?”라는 문구를 적었다. 오 후보가 이 전 대통령의 ‘분신’이 아니냐는 논리인 셈이다. 


연간 최고 8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쓰는 국회의원과 그 보좌진이 ‘국밥’을 먹었다는 단순한 이유를 내세운 이 같은 주장은 ‘조세 저항 욕구’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비논리적’이다. 특히 윤건영 의원이 ‘문재인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으로 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이 정부의 ‘수준’이 어느 정도나 될지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정과 국정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실책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는 급속도로 발전했다. 시민의 삶도 달라졌다. 상세 내용을 구구절절 늘어놓을 필요 없이 대다수 서울시민이 이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업적으로 버스중앙차로제 대중교통 환승제 청계천 복원 등을 꼽는다. 심지어 이 전 대통령에게 적대적인 이들조차도 버스 중앙차선제나 대중교통 환승제에 대해서는 입을 닫는다. 


오세훈 후보를 ‘이명박의 분신’이라고 공격하려면, 먼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책을 비판해야 한다. 그런데 윤건영 의원실의 카드뉴스에는 그런 내용이 없기 때문에 ‘비논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국밥 먹는 장면을 연출했다는 이유만으로 오 후보를 ‘이명박 분신’이라고 암시하는 듯한 문구를 적은 것도 정말 실소가 나올 만한 대목이다. 그 같은 비약을 그대로 차용하면 더불어민주당 인사 중에도 ‘이명박 분신’ MB 아바타‘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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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6월 25일,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 소재 상가를 찾아 어묵을 먹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뉴시스

              

1.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기 전, 2007년 3월 6일 대전광역시 소재 중앙시장을 돌면서 어묵꼬치를 먹었다. 또 2008년 2월 3일, 대통령 당선인 신분일 때도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소재 원당시장을 찾아 어묵꼬치를 먹었다. 대통령 재임 때인 2009년 6월 25일에는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 골목상가를 찾아 어묵을 먹었다.  

 

문재인 어묵.jpg

       2016년 4월 20일, 광주광역시 서구 금호동을 찾은 문재인 당시 새민련 대표가 어묵을 먹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5년 4월 6일, 지금의 대통령인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인천 서구 강화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신동근 새민련 후보를 지원하면서 시장을 찾아 어묵을 먹었다. 종이컵에 담긴 국물까지 들이켰다. 같은 달 20일에는 광주광역시 서구 을 보궐선거에 나선 자당 후보를 지원하면서 또 어묵을 먹었다. 2016년 3월 31일에는 20대 총선 지원유세를 하면서 부산광역시 영도구 소재 봉래시장에서 어묵을 먹었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서는 서울시 성북구 장위동 소재 장위시장에서 또 어묵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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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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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2. 2007년 8월 23일,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서울시 종로구 소재 광장시장을 찾아 떡볶이를 먹었다. 2015년 11월 4일, 문재인 당시 새민련 대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명목으로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하는 과정에서 떡볶이를 먹었다. 

 

단순히 ‘국밥’을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오세훈 후보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분신(아바타)’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면, 이 같은 윤건영 의원 측의 논리가 정말 설득력 있다면 이 전 대통령처럼 시장을 찾아 어묵을 먹고 다닌, 떡볶이를 먹은 문재인 대통령은 뭔가. 윤건영 의원 측 주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에게도 “MB 아바타인가 HOXY(혹시)?”라고 물어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낙연 우상호 박영선 어묵.jpg

         사진=뉴시스

 

지난 1월 23일, 이낙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민생 현장을 점검하겠다는 명목으로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았다.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과 동행했다. 이들은 이날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어묵’을 먹었다. 그럼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였고, 더불어민주당의 소위 유력 대권 주자라고 하는 이낙연 의원도 ‘MB 아바타’인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이명박의 분신’인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이명박 분신’끼리 대결하는 것인가. 그렇게 영향력이 대단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그런데 왜 지금 '수감 생활'을 하고 있을까.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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