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10월 7일 이순진(오른쪽)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김용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경호처장에 김용현 전 합참작전본부장이 유력 거론되고 있다. 김 전 본부장은 육군 3성 장군 출신으로 전역 후 국민의힘 선대본부에서 국방정책위원장을 맡아 국가안보 공약을 기획했다. 윤 당선인의 충암고 1년 선배다.
20대 대선 전 대한민국 안보의 간판인 이순진 전 합참의장으로부터 김 전 본부장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전 의장은 "김용현 장군이랑 합참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 일을 상당히 잘했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 전 의장이 합참의장일 때 김 전 본부장은 합참작전본부장이었다. 사실 김 전 본부장은 이 전 의장을 '윤석열 캠프'의 국방 정책 책임자로 영입하려 했다고 한다. "선배님의 힘이 꼭 필요하다"고 부탁한 것이다.
이에 이 전 의장은 "후배의 앞길을 막을 수 없다"며 "외곽에서 돕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기간 두 사람 간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지난 2월 3일 지상파 방송 3사 합동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윤석열 당선인한테 RE100(Renewable Energy 100%) 캠페인과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윤 당선인은 “그게 뭐죠?”라고 되물었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의 명칭이다. 그린 택소노미는 지속 가능한 금융 녹색 분류체계를 뜻한다.
여권은 이를 공격 소재로 활용했다. 이 전 의장은 이 토론회를 보고 화가 났다고 한다. 세세한 부분을 몰랐다고 무식한 것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 전 의장은 김 전 본부장에게 "다음 토론회 때 (윤 당선인이) 국방과 관련 세세한 질문을 이 후보에 많이 하게 하라"고 전했다.
이 전 의장은 군인으로서 안보에는 좌우가 따로 없다는 신념을 잘 지켜온 인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모두에게 인정 받은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박근혜 정권 당시 합참의장 인사청문회 때 당시 국회 국방위원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5·16은 군사 쿠데타라는 것이 역사적으로 정립됐다” “군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혁명이라는 자세로 어떻게 군을 지휘하겠나”라며 이 전 의장을 몰아붙였다.
이 전 의장은 이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는 건 부적절하다” “역사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며 맞서다 야당 위원들이 청문회를 계속할 수 없다며 반발하자 마지못해 “(5·16을 군사정변이라고 한) 대법원판결을 인정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청문회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5·16에 대해 끝까지 신념을 지킨 이 전 의장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소신을 굽히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도 이 전 의장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 전역할 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전역식에 참석해 축사했다. 군 합참의장 이·취임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처음이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이 전 의장을 ‘작은 거인, 순진 형님’이라고 칭하면서 “우리는 작은 거인 이순진 장군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키가 작은 편인 이 전 의장이 현역 지휘관 시절 부하들에게 ‘순진 형님’ ‘작은 거인’ 같은 별칭으로 불린 것을 언급한 것이다.
사실 문 대통령은 이 전 의장을 차기 국방부 장관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순진 국방장관'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전 의장이 막판에 '낙마'한 데엔 몇 가지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김관진 전 안보실장의 재판 참석 문제라는 평가가 가장 설득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2020년 6월 25일 이 전 의장은 서울고법에서 열린 김관진 전 실장의 사이버사 댓글 공작 지시 및 정치 관여 혐의 결심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재판 참관은 뜻밖의 행동으로 받아들여졌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김관진 전 실장이 현 정부 들어 대표적인 적폐 수사대상 군 출신 인사여서 차기 국방장관 후보로 계속 거론돼온 사람으로선 쉽지 않은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장은 평소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의 한 사람으로 김 전 실장을 꼽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도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김 전 실장과 식사를 하는 등 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2심 판결이 있었던 22일에도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고등법원은 김 전 실장에게 유죄(2년 4개월)를 선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 전 의장의 국방부 장관 방침을 계속 밀어붙였으나, 특정 지역의 참모들이 "이 전 의장은 박근혜 정부 때 합참의장을 한 사람"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한편 경호처장 유력한 김용현 전 본부장은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이전하는 방안 등을 연구하는 태스크포스(TF)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본부장은 영관급 때 청와대 경비를 책임지는 수방사 예하 경비단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윤 당선인 측 인사는 “김 전 본부장은 수도 방어와 청와대 경비 업무 경력이 풍부해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한 경호 사항을 집중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