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어떡하죠? 지구가 아프다는데....”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지구건강연구소’ 소장을 만나다
  • 장상인 JSI 미디어 대표
  • 업데이트 2026-04-1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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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문제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다. 건강을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흡연·과음·스트레스 등 건강에 해로운 상황을 줄여야 한다.

 

그래서인지 건강을 위한 노력이 과거와 달리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건강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지구를 파괴하고 있는 중동의 사태만 봐도 그렇다.

 

건강한 지구, 건강한 내일을 만든다?’

 

 지난 9일 연세대 지구건강연구소 소장(所長)인 노진원 교수를 만났다. 장소는 광진구에 있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었다. 명함 교환과 함께 바로 인터뷰에 돌입했다. 먼저 지구 건강 용어의 기원에 대한 질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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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노진원 지구건강연구소장>

 

― 지구 환경, 기후 변화 등은 대체로 이해가 갑니다만 지구 건강은 다소 생소합니다. 어떻게 해서 생겨났나요?

“2015‘Rockefeller Foundation-Lancet Commission’지구 건강을 하나의 학문과 정책 개념으로 공식화하고, 세계적으로 확산시켰습니다. 지구 건강(Planetary Health) 용어의 기원입니다. 이에 대한 레퍼런스도 확실하게 있습니다. ”

 

그렇군요. 지구도 건강해야하니까요. ‘지구건강연구소의 설립이 국내 최초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문을 열게 되었나요?

저희 연구소는 2025113일 정식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시작은 그리 거창하지 않았어요. 김록호(68) 교수님 주도로 2022WHO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전문가들과 학자들이 모여 기후변화와 건강에 대한 책을 읽던 작은 모임이 그 뿌리입니다. 다시 말하면, 기후변화가 더 이상 환경 문제에 그치지 않고, 인류의 생존과 건강 형평성을 위협하는 핵심 과제라는 데 깊이 공감했던 것입니다. 이에 초학제적 융합과 글로벌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보건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하고자 연구소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지구 건강이라는 개념에 아직은 다소 낯설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먼저 간단히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구 건강(Planetary Health)인간의 건강과 지구 환경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개념입니다. 기후 변화,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등이 결국 인간의 건강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제는 환경건강을 따로 볼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구건강연구소는 기존의 환경 보건 연구소들과는 무엇이 다른가요?

저희 연구소는 지구 환경 변화가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교육, 그리고 시민 참여 활동까지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단순한 연구기관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인식과 행동 변화를 이끄는 플랫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기존 연구소들이 주로 이론적 연구나 특정 환경 요인에 집중했다면, 저희는 연구와 실행의 통합을 지향합니다. 특히 한국이 가진 강점인 IT, AI, 빅데이터 기술을 헬스케어와 융합하여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솔루션을 제시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단순히 문제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 개발과 실천을 연결해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실행 중심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최근 특별히 중요하게 보고 있는 이슈는 무엇인가요?기후 변화로 인한 건강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폭염·미세먼지·감염병 확산 등은 이미 우리 일상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문제들이 더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예방과 대응 체계를 동시에 고민해야 합니다.”

 

 지구건강연구소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직으로 구성돼 있나요?

현재 저를 포함해 의학, 간호학, 경영학, 데이터사이언스,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임교원 13명이 공동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연구 분야는 다음과 같이 크게 네 가지 핵심 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 정책/거버넌스: 글로벌 보건 정책 연구

· 환경/윤리: 기후변화와 건강 연구

· 건강/돌봄: 취약계층 건강증진 연구

· 빅데이터/AI: 글로벌 디지털 헬스 연구

 

등입니다더불어 지구건강아트센터, 위성인공지능센터, ODA센터 등 총 27개의 전문 센터를 통해 구체적이고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조직도를 보니 아트센터위성인공지능센터라는 독특한 이름이 눈에 띕니다. 지구건강연구소에 예술과 인공위성이 왜 필요하나요?

두 센터야말로 저희 연구소의 초학제적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핵심 부서입니다. 하나는 사람의 공감을 만들고, 하나는 데이터를 통해 보이지 않던 진실을 보여주려 합니다. 지구건강 아트센터는 지구 건강을 모든 사람이 느끼게 만드는 참여형 플랫폼입니다. 기존 환경 메시지는 전달은 되지만 행동으로 이어지기 어려웠습니다. 기후 위기에 대한 과학적 수치보다 한 점의 그림이나 영상이 사람들의 마음을 더 깊이 움직일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저희는 예술을 통해 개인이 직접 참여하고 표현하도록 했습니다.”

 

매년 415일을 지구건강아트데이로 정해

 

매년 415일을 지구건강아트데이로 지정하고 매년 예술축제를 계획하고 있고올 첫해에 ‘Planet in Heart: 지구를 그리다미술을 통한 참여형 캠페인을 진행 하고 있습니다.”

 

단순 전시가 아니라 참여형 구조라는 점이 인상적이군요.맞습니다. 중요한 것은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구를 표현해 보는 경험입니다. 특히 두근두근미술관 전시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자신이 표현한 그림을, 실제 미술관에서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경험이 강력한 인식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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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의료정보관리교육평가원과의 MOU 사진>

 

― 기업이나 기관과의 협력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지난 달 19일 있었던

한국보건의료정보관리교육평가원과의 MOU체결도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렇습니다. 지구건강은 한 기관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기업의 ESG 활동, 정부 정책, 시민 참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저희는 그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보건의료정보관리교육평가원과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은 디지털헬스 시대에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보건의료정보관리 분야에서 교육과 연구 협력을 강화하고, 의료데이터 기반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비전이 궁금합니다.

지구 건강 아트데이를 하나의 글로벌 문화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특히 한국에서 시작한 모델을 해외로 확산시켜, 내년에는 세계 여러 나라가 함께 참여하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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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지구의 이미지/ 사진출처: 야후재팬>


그렇다면 위성 AI 센터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보이지 않던 진실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했는데, 현재 지구의 절반 가까이는 접근이 어렵거나 경제적 이유로 인해 객관적인 토지피복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지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결국 인류 공동의 건강, Planetary Health를 위협하며, 장기적으로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희 위성 AI 센터는 고가의 데이터에 의존하기보다는 센티널과 같은 공개 위성 데이터, 공개된 AI 모델 (Satlas)을 기반으로, DMZ와 같은 접근 제한 지역·전쟁 지역·북한과 같은 데이터 부족 지역, Global South 국가들에서도 지구 상태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오는 5‘ISRS(International Symposium Remote Sensing)2026 Japan’에서 발표될 예정입니다. 이 논문이 학계에서 인정되면 매우 낮은 비용으로 Global South의 많은 지역 토지피복조사가 가능해지며, 결과적으로 지구건강 상태의 측정 및 이를 기반으로 개선 정책까지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UN 및 글로벌 NGO와 협력하여 전 지구 단위의 토지피복데이터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분석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렇다면 최근 김민석 총리와 차지호 의원이 유치한 ‘UN AI 허브와도 관련이 있겠네요?

네 맞습니다. ‘UN AI 허브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저희가 추진하고 있는 위성 AI 기반 지구건강 분석 역시 그 영역에 해당합니다. 특히, 데이터가 부족한 지역, 개발도상국, 접근이 어려운 지역을 대상으로 한 분석 기술은 UN이 추구하는 ‘AI for Good’ 방향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앞으로 ‘UN AI 허브와의 협력 기회가 마련된다면 저희 기술을 활용해 Global South 지역의 환경 상태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고, 정책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를 제공하며, 지구건강·기반의 글로벌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지구 전체의 건강을 위한 글로벌 공공 인프라 구축이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을 간단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구 건강은 남의 일이 아닙니다. 나와 가족의 문제이자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니까요.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어떡하죠? 지구가 아프다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인터뷰 장소를 나서자 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었다. 메마른 대지의 생명을 일깨우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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