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임도 따라 걷는 가벼운 산행
부목재-대학산-진지리고개-임도 답사
가는 겨울이 아쉬워 배웅을 가기로 했다. 유난히도 춥고 눈도 많이 내린 겨울이었다. 산골짜기마다 겨울에 내린 눈이 상당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곧 녹아 버릴 잔설을 밟으러 조금 깊은 산을 찾아갔다. 깊기는 해도 쉽게 지난 겨울을 돌이켜 보면서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산을 찾아 나섰다.
강원도 홍천군 동면과 화촌면, 횡성군 갑천면을 잇는 길고 꼬불 꼬불한 임도가 나있다. 산악 자전거꾼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산길이다. 산중턱으로 난 임도를 따라 3,4시간 봄속의 겨울을 찾아 나섰다. 나이가 들면 다리부터 늙는다고 하는데 겨우내 움츠렸던 기지개도 펴고 무담없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산행이다. 홍천군 동면 노천리 부목재 마루턱에는 양쪽으로 두 개의 봉우리가 우뚝 서 있다. 오른쪽에 있는 것은 대학산(大學山, 876.4m)이고 왼쪽에 솟아 있는 산이 응봉산(鷹峰山, 868m)이다. 그런데 두산은 부목재를 사이에 두고 임도로 이어져 있다.
대학산 중턱에서 내려다 본 444번 지방도와 물골 일대.
예방 조치로 산 7,8부 능선을 따라 뚫은 임도는 평소에는 차가 다닐 수 없게 차단기로 가로 막아 놓았다. 2년전에 작고한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님은 흥겨운 자리게 가면 시치미를 뚝 떼고 자기는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 출신이라고 자랑을 한단다. 언제 어떻게 영국의 명문인 옥스퍼드 대학을 나왔느냐고 되물으면 학교 구경을 하느라고 뒷문으로 들어 갔다가 앞문으로 나왔으니 옥스퍼드를 졸업한 것이 아니냐고 매 주위 사람들을 웃기곤 했다. 정회장님의 농담처럼 홍천군내 임도를 따라 대학산에 오르다보면 힘들이지 않고 저절로 대학을 나오게 된다. 응봉산과 대학산 줄기를 잇는 부목재에서 응봉산 산행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 대학산 기슭의 임도를 따라 나섰다.
부목재에서 임도를 따라 들어선 대학산 가는 길. 큰골 고갯길로 접어들어 능선을 따라 정상을 오르는 것이 수월하다.
100만 실업인의 시대를 사는 요즈음 시내 기원과 인근의 산은 일 손을 놓은 '화려한 백수', 즉 화백(華白)들로 붐빈다. 영원한 화백이 어디 있을까 마는 잠시 쉬는 동안에 아무생각 없이 산에서 하루를 즐겁게 놀면 몸과 마음이 훨씬 가벼워진다. 자꾸 산을 오르다보면 어떤 깨달음도 얻게 되어 정신이 더욱 맑아진다. 혼자서도 좋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여럿이서 산행을 해도 좋을 것이다.
꼭 높은 산만 아니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작고 아름다운 산을 찾아가도 좋을 것이다. 홍천의 대학산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서울-양평-홍천가는 길이 직선화 되고 고갯길에 터널이 뚫리면서 훨씬 가까워 졌다. 소달구지 정도 다니던 비포장도로가 아스팔트로 포장되면서 대중교통 수단도 늘어 홍천군 군내에서도 오지 가운데 오지인 대학산의 산행이 수월해졌다.
<산행 길잡이>
머지 않아서 그늘진 임도에 쌓인 눈도 4월에 들어서면 다 녹고 봄이 오는 길목 산비탈에 늘어선 두릅나무도 새싹을 틔울 것이다. 북사면 임도 곳곳에는 겨우내 쌓인 눈이 그대로 남아 발목이 빠지지만 봄을 일리는 박새소리는 드높기만 하다. 봄날 임도 따라 하루 종일 걷기. 부담없이 산중턱을 걸으면서 즐겁게 하루를 놀면 어떨까. 힘이 솟구치면 정상을 올라갔다 내려오고 아니면 정상 주위로 난 임도를 따라 한바퀴 돌아내려와도 좋다. 친구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힘찬 새생명의 고동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대학산의 임도는 해발 600m가 넘는 부목재에서 시작한다. 95년에 완공된 임도는 홍천군 서석면 솔재에서 시작하여 대학산 맞은편 응봉산 기슭을 돌아 대학산으로 넘어 온다.대학산을 한바퀴 돈 임도는 발교산(998.4m)를 돌아 횡성군 청일면으로 넘어간다.
부목재에서 시작하는 대학산 산행은 임도를 따리 4km쯤 걷는다. 차가 다닐 수 있는 평탄한 길이다. 작년에 난 산사태로 길이 막힌 곳이 한군데 있으나 산행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다. 맞은편으로 응봉산 중턱을 꾸불꾸불 돌아가는 임도가 건너다 보인다. 발아래로 서석으로 가는 444번 지방도를 따라 드믄드믄 자리잡은 농가들도 내려다 보인다.
봄을 손꼽아 기다리는 풀벌레 고치.
아직 주위의 크고 작은 산들은 흰 눈을 뒤짚어 쓰고 있다. 눈 녹은 물이 흐르는 물소리가 요란한 큰골에 접어들면 임도를 벗어나 안부를 향한 계곡길로 들어선다. 임도를 따라 더 가다가 대학산 능선으로 올라 붙을 수도 있다. 그러나 444번 국도가 포장되기 전 버스가 안 다니던 때까지만 해도 큰골에 사는 아이들이 노천초등학교 화방분교까지 걸어서 다녔던 길이다. 10분 정도 걸어서 올라선 고개마루에는 가랫골로 내려가는 큰골 아이들의 통학로가 지금도 선명하다.
고개에서 대학산 정상으로 오르는 능선길은 조금 힘이 든다. 아름드리 참나무들이 빽빽한 능선길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늘어서 있다. 양지바른 남쪽 기슭에는 낙엽이 수북한데 북사면은 눈이 그대로 남아 있어 봄과 겨울이 능선에서 경계를 이루고 있다.
20여 분 숨을 몰아 쉬면서 오른다. 오를수록 동쪽에 펼쳐진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수리봉(959.6m)을 비롯해 9백m대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을 다 올라가서 바위지대를 지나면 거대한 바위에 걸쳐져 있는 천연의 구름다리를 건넌다. 발밑은 깊이가 2m, 길이가 10m쯤 되는 굴이 나 있다.
정상 못미처 암봉 틈에 입을 벌리고 있는 호랑이 굴.
구름다리를 지나면 노송지대. 그리고 정상이다. 정상에 아직 표지석이 나 표지판이 없다. 오대산 두루봉(1421.9m)에서 비로봉(1563.4m)-계방산(1577.4m)-운두령-운무산(980.3m)-수리봉(959.9m)-대학산-응곡산(603.7m)-오음산(930.4m)-용문산(1157m)-유명산(864m)-소구니산(660.4m)을 거처 양수리에서 경기도 양평 양수리에서 끝나는 한중지맥을 종주했다는 산.가.사.(산으로 가는 사람들)팀의 표지기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는줄 알았는데 많은 등산인들이 이곳 대학산을 찾아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오르다보니 눈길에 러셀이 되어 있는 것만 봐도 얼마전 눈이 많이 온 후에 한떼의 등산인들이 대학산을 찾아왔다간 것이다. 큰골로 올라왔다가 대학산을 오른 다음 화방으로 내려간듯하다.
정상에서 하산길은 서쪽 능선을 타고 내려간다. 첫번째로 갈림길에서 왼쪽 능선길은 화방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444번 국도로 내려서려면 오른쪽 능선길로 내려서야한다. 내려오다 보면 또 한번의 갈림길에서 망설이게 된다. 오른쪽 능선길로 접어든다. 홍천의 '좋은 친구들' 모임에서 갈안내 표지를 달아 놔서 헷갈릴 염려는 없다.
임도를 벗어나 정상으로 오르는 능선길에는 봄과 겨울이 공존하고 있다.
칼날 같은 능선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곧게 자란 적송과 굵은 참나무 숲을 지난다. 낙엽이 깔린 내리막길에서 발을 조심스레 떼어야 한다. 봄이 왔건만 낙엽속은 얼음판이다. 뽀죽한 580m봉을 오르는 것을 끝으로 곧바로 진지리고개로 내려선다. 산기슭을 돌아온 4개의 임도가 이곳에서 다 만난다. 임도 사거리다. 사거리라기보다 초등학교 운동장만한 광장이다. 여기서 화방재로 내려가는 임도도 있고 대학산 남쪽 기슭을 돌아서 횡성쪽으로 가는 임도도 시작된다. 부목재에서 시작된 대학산 북쪽 기슭을 도는 임도도 만난다. 그리고 노천리 찻길로 내려가는 임도가 계곡을 따라 간다. 15분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바로 큰길이 나온다.
부목재에서 정상까지 2시간 30분, 정상에서 물골 찻길까지 1시간 30분, 4시간쯤 걸리는 산행 코스다. 대학산 정상을 오르고 내려오는 4km 구간이 힘도 들고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나머지는 임도라서 누구나 편히 힘들지는 않고 걸을 수 있다. 대학산 정상을 오르지 않고 임도만 따라서 진지리고개를 거처 큰길로 내려서도 된다.
이곳을 찾아가려면 5월 중순까지 산불방지 기간이어서 사전에 입산 신고를 해야 한다. 홍천지방 산림관리청 전화 033-433-7704. FAX 033-432-0244. 인원과 목적, 장소를 명시해서 FAX로 신청을 하면 된다. 신록이 움트는 봄, 주위 산들을 둘러보고 곧 피어날 두릅이며 취나물등 산나물을 뜯으며 걷는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교통편>
대학산 기슭까지 가는 버스가 많지 않다. 홍천서 출발하는 대한교통 시내 버스를 타고 가다가 물골이나 부목재 고개마루에서 내린다. 홍천발 동면-물골-부목재-서석면행 버스는 1일 3회 (06:20, 12:30, 17:20) 있고 물골까지만 오는 버스는 2회(08:10, 11:50) 더 있다. (50분 소요. 요금 1,840원). 하산지점에서 뒤돌아 나오는 버스를 기다렸다 탄다.
화방재쪽으로 내려오거나 이 쪽에서 대학산을 오를 경우 홍천 발 동면 경유 좌운행 시내 버스를 타고 가다 노천2리 페교된 노천초교 화방분교 앞에서 내린다. 홍천에서 40분쯤 걸린다. 홍천에서 1일 6회( 07:10, 09:30, 10:30, 13:00, 15:50, 18:00) 출발하고, 좌운에서 홍천으로 들어오는 버스는 06:20, 08:40, 10:30, 13:00, 15:50, 18:00에 출발한다.
서울서 승용차로 출발하면 홍천에 도착해서 읍내로 들어가지 말고 연봉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외각도로를 탄다. 4차선 도로를 타고 약 3km가면 444번 지방도로 빠지는 나들목으로 빠져나가 서석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이후 성수천을 끼고 동면 노천리에 도달하면 서석과 횡성으로 갈리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서석 방면으로 죄회전하면 부목재로, 회성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화방재로 간다. 홍천에서 30분쯤 걸린다.
<주변 가볼만한 곳>
수타사(壽陀寺)와 수타사 계곡
동면 소재지에서 4km 떨어진 공작산(878m)의 기슭의 수타사는 1천300년전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된 오래된 절이다. 처음 일월사(日月寺)로 했다가 이조시대 세조 2년(1497년)에 현 위치에 절을 다시 짓고 수타사(水墮寺)로 이름을 바궜다.
수타사 입구
지금의 수타(壽陀)로 이름을 바꾼 것은 1878년의 일이다. 지방문화재 17호인 대적광전(大寂光殿)은 단층으로 처마가 2중으로 되어 있는 팔작지붕이다. 내부는 정면 상부에 닷집이 있고 밖에는 청기와 2장이 용마루에 얹혀 있다. 수타사에는 세조가 된 수양대군이 지은 한글로 쓴 석가의 일대기인 월인석보(月印釋譜)와 석가의 공덕을 기린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가 보관되어 있다. 월인석보는 최초의 한글 서적인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와 함께 귀중한 한글 서적이다. 24권이 만들어졌다고는 하나 남아 있는 것은 15권뿐이다. (지방문화재 제18호).
수타사를 끼고 흐르는 수타사-동면 노천리 8km 계곡은 물이 맑고 곳곳의 깊은 소는 신비롭다. 이곳에서 천연기념물인 원앙새가 산다.
<맛 있는 집>
물골가든(033-433-5986-7) 아구찜
대학산 줄기과 응암산 줄기 사이로 뻗어 나간 부목재 고개 마루턱 조금 못미치는 곳에 외따로 떨어져 있는 물골가든은 강원도 대표 메뉴인 막국수뿐만 아니라 주인인 산악인 최정식씨가 손수 재배한 콩으로 만든 고소한 손두부도 맛볼 수 있다.
물골가든 아구찜.
어디 그뿐인가 이렇게 깊은 산꼴에서 아구찜이나 아구탕, 곷게탕까지 먹을 수 있다니 놀랍기도 하다. 안주인이 서울에 살 때 유명한 아구와 꽃게 요리집에서 근무하면서 터득한 요리법으로 만들어 내 놓는다. 3,4인이 들 수 있는 아구찜(탕)은 30,000원, 집에서 기른 닭 백숙은 25,000원, 손두부 한접시에 5,000원, 막국수 3,000원, 순두부 백반 1인분에 5,000원, 산채비빔밥 4,000원. 미리 주문을 해놓으면 친절하고 푸짐하게 대접을 받는다. 여럿이 갈 때 예약을 하고 차편을 부탁하면 홍천까지 마중나오고, 하산지점에서 차를 불러도 와준다. 큰방들과 홀이 있어 친구들끼리 하루밤을 묵는 1박 2일 산행도 가능하다.
대학산 중턱에서 내려다 본 444번 지방도와 물골 일대.
예방 조치로 산 7,8부 능선을 따라 뚫은 임도는 평소에는 차가 다닐 수 없게 차단기로 가로 막아 놓았다. 2년전에 작고한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님은 흥겨운 자리게 가면 시치미를 뚝 떼고 자기는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 출신이라고 자랑을 한단다. 언제 어떻게 영국의 명문인 옥스퍼드 대학을 나왔느냐고 되물으면 학교 구경을 하느라고 뒷문으로 들어 갔다가 앞문으로 나왔으니 옥스퍼드를 졸업한 것이 아니냐고 매 주위 사람들을 웃기곤 했다. 정회장님의 농담처럼 홍천군내 임도를 따라 대학산에 오르다보면 힘들이지 않고 저절로 대학을 나오게 된다. 응봉산과 대학산 줄기를 잇는 부목재에서 응봉산 산행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 대학산 기슭의 임도를 따라 나섰다.
부목재에서 임도를 따라 들어선 대학산 가는 길. 큰골 고갯길로 접어들어 능선을 따라 정상을 오르는 것이 수월하다.
100만 실업인의 시대를 사는 요즈음 시내 기원과 인근의 산은 일 손을 놓은 '화려한 백수', 즉 화백(華白)들로 붐빈다. 영원한 화백이 어디 있을까 마는 잠시 쉬는 동안에 아무생각 없이 산에서 하루를 즐겁게 놀면 몸과 마음이 훨씬 가벼워진다. 자꾸 산을 오르다보면 어떤 깨달음도 얻게 되어 정신이 더욱 맑아진다. 혼자서도 좋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여럿이서 산행을 해도 좋을 것이다.
꼭 높은 산만 아니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작고 아름다운 산을 찾아가도 좋을 것이다. 홍천의 대학산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서울-양평-홍천가는 길이 직선화 되고 고갯길에 터널이 뚫리면서 훨씬 가까워 졌다. 소달구지 정도 다니던 비포장도로가 아스팔트로 포장되면서 대중교통 수단도 늘어 홍천군 군내에서도 오지 가운데 오지인 대학산의 산행이 수월해졌다.
<산행 길잡이>
머지 않아서 그늘진 임도에 쌓인 눈도 4월에 들어서면 다 녹고 봄이 오는 길목 산비탈에 늘어선 두릅나무도 새싹을 틔울 것이다. 북사면 임도 곳곳에는 겨우내 쌓인 눈이 그대로 남아 발목이 빠지지만 봄을 일리는 박새소리는 드높기만 하다. 봄날 임도 따라 하루 종일 걷기. 부담없이 산중턱을 걸으면서 즐겁게 하루를 놀면 어떨까. 힘이 솟구치면 정상을 올라갔다 내려오고 아니면 정상 주위로 난 임도를 따라 한바퀴 돌아내려와도 좋다. 친구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힘찬 새생명의 고동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대학산의 임도는 해발 600m가 넘는 부목재에서 시작한다. 95년에 완공된 임도는 홍천군 서석면 솔재에서 시작하여 대학산 맞은편 응봉산 기슭을 돌아 대학산으로 넘어 온다.대학산을 한바퀴 돈 임도는 발교산(998.4m)를 돌아 횡성군 청일면으로 넘어간다.
부목재에서 시작하는 대학산 산행은 임도를 따리 4km쯤 걷는다. 차가 다닐 수 있는 평탄한 길이다. 작년에 난 산사태로 길이 막힌 곳이 한군데 있으나 산행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다. 맞은편으로 응봉산 중턱을 꾸불꾸불 돌아가는 임도가 건너다 보인다. 발아래로 서석으로 가는 444번 지방도를 따라 드믄드믄 자리잡은 농가들도 내려다 보인다.
봄을 손꼽아 기다리는 풀벌레 고치.
아직 주위의 크고 작은 산들은 흰 눈을 뒤짚어 쓰고 있다. 눈 녹은 물이 흐르는 물소리가 요란한 큰골에 접어들면 임도를 벗어나 안부를 향한 계곡길로 들어선다. 임도를 따라 더 가다가 대학산 능선으로 올라 붙을 수도 있다. 그러나 444번 국도가 포장되기 전 버스가 안 다니던 때까지만 해도 큰골에 사는 아이들이 노천초등학교 화방분교까지 걸어서 다녔던 길이다. 10분 정도 걸어서 올라선 고개마루에는 가랫골로 내려가는 큰골 아이들의 통학로가 지금도 선명하다.
고개에서 대학산 정상으로 오르는 능선길은 조금 힘이 든다. 아름드리 참나무들이 빽빽한 능선길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늘어서 있다. 양지바른 남쪽 기슭에는 낙엽이 수북한데 북사면은 눈이 그대로 남아 있어 봄과 겨울이 능선에서 경계를 이루고 있다.
20여 분 숨을 몰아 쉬면서 오른다. 오를수록 동쪽에 펼쳐진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수리봉(959.6m)을 비롯해 9백m대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을 다 올라가서 바위지대를 지나면 거대한 바위에 걸쳐져 있는 천연의 구름다리를 건넌다. 발밑은 깊이가 2m, 길이가 10m쯤 되는 굴이 나 있다.
정상 못미처 암봉 틈에 입을 벌리고 있는 호랑이 굴.
구름다리를 지나면 노송지대. 그리고 정상이다. 정상에 아직 표지석이 나 표지판이 없다. 오대산 두루봉(1421.9m)에서 비로봉(1563.4m)-계방산(1577.4m)-운두령-운무산(980.3m)-수리봉(959.9m)-대학산-응곡산(603.7m)-오음산(930.4m)-용문산(1157m)-유명산(864m)-소구니산(660.4m)을 거처 양수리에서 경기도 양평 양수리에서 끝나는 한중지맥을 종주했다는 산.가.사.(산으로 가는 사람들)팀의 표지기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는줄 알았는데 많은 등산인들이 이곳 대학산을 찾아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오르다보니 눈길에 러셀이 되어 있는 것만 봐도 얼마전 눈이 많이 온 후에 한떼의 등산인들이 대학산을 찾아왔다간 것이다. 큰골로 올라왔다가 대학산을 오른 다음 화방으로 내려간듯하다.
정상에서 하산길은 서쪽 능선을 타고 내려간다. 첫번째로 갈림길에서 왼쪽 능선길은 화방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444번 국도로 내려서려면 오른쪽 능선길로 내려서야한다. 내려오다 보면 또 한번의 갈림길에서 망설이게 된다. 오른쪽 능선길로 접어든다. 홍천의 '좋은 친구들' 모임에서 갈안내 표지를 달아 놔서 헷갈릴 염려는 없다.
임도를 벗어나 정상으로 오르는 능선길에는 봄과 겨울이 공존하고 있다.
칼날 같은 능선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곧게 자란 적송과 굵은 참나무 숲을 지난다. 낙엽이 깔린 내리막길에서 발을 조심스레 떼어야 한다. 봄이 왔건만 낙엽속은 얼음판이다. 뽀죽한 580m봉을 오르는 것을 끝으로 곧바로 진지리고개로 내려선다. 산기슭을 돌아온 4개의 임도가 이곳에서 다 만난다. 임도 사거리다. 사거리라기보다 초등학교 운동장만한 광장이다. 여기서 화방재로 내려가는 임도도 있고 대학산 남쪽 기슭을 돌아서 횡성쪽으로 가는 임도도 시작된다. 부목재에서 시작된 대학산 북쪽 기슭을 도는 임도도 만난다. 그리고 노천리 찻길로 내려가는 임도가 계곡을 따라 간다. 15분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바로 큰길이 나온다.
부목재에서 정상까지 2시간 30분, 정상에서 물골 찻길까지 1시간 30분, 4시간쯤 걸리는 산행 코스다. 대학산 정상을 오르고 내려오는 4km 구간이 힘도 들고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나머지는 임도라서 누구나 편히 힘들지는 않고 걸을 수 있다. 대학산 정상을 오르지 않고 임도만 따라서 진지리고개를 거처 큰길로 내려서도 된다.
이곳을 찾아가려면 5월 중순까지 산불방지 기간이어서 사전에 입산 신고를 해야 한다. 홍천지방 산림관리청 전화 033-433-7704. FAX 033-432-0244. 인원과 목적, 장소를 명시해서 FAX로 신청을 하면 된다. 신록이 움트는 봄, 주위 산들을 둘러보고 곧 피어날 두릅이며 취나물등 산나물을 뜯으며 걷는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교통편>
대학산 기슭까지 가는 버스가 많지 않다. 홍천서 출발하는 대한교통 시내 버스를 타고 가다가 물골이나 부목재 고개마루에서 내린다. 홍천발 동면-물골-부목재-서석면행 버스는 1일 3회 (06:20, 12:30, 17:20) 있고 물골까지만 오는 버스는 2회(08:10, 11:50) 더 있다. (50분 소요. 요금 1,840원). 하산지점에서 뒤돌아 나오는 버스를 기다렸다 탄다.
화방재쪽으로 내려오거나 이 쪽에서 대학산을 오를 경우 홍천 발 동면 경유 좌운행 시내 버스를 타고 가다 노천2리 페교된 노천초교 화방분교 앞에서 내린다. 홍천에서 40분쯤 걸린다. 홍천에서 1일 6회( 07:10, 09:30, 10:30, 13:00, 15:50, 18:00) 출발하고, 좌운에서 홍천으로 들어오는 버스는 06:20, 08:40, 10:30, 13:00, 15:50, 18:00에 출발한다.
서울서 승용차로 출발하면 홍천에 도착해서 읍내로 들어가지 말고 연봉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외각도로를 탄다. 4차선 도로를 타고 약 3km가면 444번 지방도로 빠지는 나들목으로 빠져나가 서석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이후 성수천을 끼고 동면 노천리에 도달하면 서석과 횡성으로 갈리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서석 방면으로 죄회전하면 부목재로, 회성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화방재로 간다. 홍천에서 30분쯤 걸린다.
<주변 가볼만한 곳>
수타사(壽陀寺)와 수타사 계곡
동면 소재지에서 4km 떨어진 공작산(878m)의 기슭의 수타사는 1천300년전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된 오래된 절이다. 처음 일월사(日月寺)로 했다가 이조시대 세조 2년(1497년)에 현 위치에 절을 다시 짓고 수타사(水墮寺)로 이름을 바궜다.
수타사 입구
지금의 수타(壽陀)로 이름을 바꾼 것은 1878년의 일이다. 지방문화재 17호인 대적광전(大寂光殿)은 단층으로 처마가 2중으로 되어 있는 팔작지붕이다. 내부는 정면 상부에 닷집이 있고 밖에는 청기와 2장이 용마루에 얹혀 있다. 수타사에는 세조가 된 수양대군이 지은 한글로 쓴 석가의 일대기인 월인석보(月印釋譜)와 석가의 공덕을 기린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가 보관되어 있다. 월인석보는 최초의 한글 서적인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와 함께 귀중한 한글 서적이다. 24권이 만들어졌다고는 하나 남아 있는 것은 15권뿐이다. (지방문화재 제18호).
수타사를 끼고 흐르는 수타사-동면 노천리 8km 계곡은 물이 맑고 곳곳의 깊은 소는 신비롭다. 이곳에서 천연기념물인 원앙새가 산다.
<맛 있는 집>
물골가든(033-433-5986-7) 아구찜
대학산 줄기과 응암산 줄기 사이로 뻗어 나간 부목재 고개 마루턱 조금 못미치는 곳에 외따로 떨어져 있는 물골가든은 강원도 대표 메뉴인 막국수뿐만 아니라 주인인 산악인 최정식씨가 손수 재배한 콩으로 만든 고소한 손두부도 맛볼 수 있다.
물골가든 아구찜.
어디 그뿐인가 이렇게 깊은 산꼴에서 아구찜이나 아구탕, 곷게탕까지 먹을 수 있다니 놀랍기도 하다. 안주인이 서울에 살 때 유명한 아구와 꽃게 요리집에서 근무하면서 터득한 요리법으로 만들어 내 놓는다. 3,4인이 들 수 있는 아구찜(탕)은 30,000원, 집에서 기른 닭 백숙은 25,000원, 손두부 한접시에 5,000원, 막국수 3,000원, 순두부 백반 1인분에 5,000원, 산채비빔밥 4,000원. 미리 주문을 해놓으면 친절하고 푸짐하게 대접을 받는다. 여럿이 갈 때 예약을 하고 차편을 부탁하면 홍천까지 마중나오고, 하산지점에서 차를 불러도 와준다. 큰방들과 홀이 있어 친구들끼리 하루밤을 묵는 1박 2일 산행도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