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대통령들의 정보기관 보고서 취향]
<대통령의 「情報 입맛」도 제각각>
정보기관에 대한 盧武鉉(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의지가 확고해 보입니다. 특히 국정원에 대해서는 「特別」할 정도입니다. 盧대통령은 민주당 大選(대선) 후보시절은 물론 당선자 신분 때도 『국정원 보고서는 한 줄도 보지도 읽지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盧대통령은 검찰인사 파동 당시 「평검사와의 대화」에서도 이 같은 말을 했습니다.
盧武鉉 대통령이 국정원 보고서를 직접 보지는 않지만 국정원은 여전히 청와대에 보고서를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보고절차와 내용이 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국정원 보고서는 수석비서관들이 참고한다고 합니다. 盧武鉉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기자간담회에서 『정책상황실이나 국정상황실쪽에서 보고서를 우선 순위와 중요도에 따라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국정상황실 등이 국정원 보고서는 물론 관계기관 정보를 일차로 스크린 한 뒤 청와대 해당부서에 회람ㆍ배포를 하거나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절차를 거친다는 것입니다. 盧대통령이 국정원 보고서를 직접 보지는 않지만 사실상 비서진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고를 받고 있는 셈입니다.
국정원 보고서의 내용은 「정치사찰 성격」을 탈피하고 있다고 합니다. 청와대는 이런 종류의 보고서를 요구하지도 받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국정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정치정보 외의 경제ㆍ남북관계ㆍ해외정보가 강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국정원뿐만 아니라 경찰청 보고서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경찰 정보요원들의 업무가 정치분석ㆍ전망에서 査正(사정) 정보 수집으로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한 관계자의 말입니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정치동향 수집에서 정치인 非違(비위) 사실을 수집하는 쪽으로 업무 중심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아무튼 盧武鉉 대통령의 정보보고서 취향이 과거와는 좀 달라지고있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전직 대통령들의 정보기관 보고서의 취향은 어땠을까요?
전직 대통령 A씨는 정치인들의 뒷얘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특히 여자문제를 유난히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의 말입니다.
『전직 대통령 A씨는 글자가 많은 것을 싫어했습니다. 청와대에 올라가는 보고서는 보통 한 페이지에 15포인트의 크기글자로 스무 줄 정도로 작성돼 왔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소화해야 할 보고서가 많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페이지에 들어가는 내용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한 페이지에 5~6줄로 대폭 축소해서 보고서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할 정도라면 아무리 별 것 아닌 사안이라도 기본적인 내용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를 다섯 줄 정도로 압축시키다 보니 고생 좀 했죠.
아무튼 이 분은 독특했습니다. 정치인 누가 어디서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눴다는 것은 물론 구체적인 정치 현안에 대한 뒷얘기를 좋아했습니다. 배경을 중요시 했던 거죠. 또 「정치인 누구누구가 어떤 여자랑 이런 저런 관계가 있다」는 식의 보고서도 유난히 좋아했던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누구랑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에 우리는 관심을 많이 가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정치인들의 전화 통화 내용을 살짝 들어보기 위한 「도청」 유혹을 받아왔습니다』
<여자문제는 보고서의 특종 거리>
전직 대통령 B씨는 A씨와는 달리 엄청난 보고서를 요구했답니다. 정보기관장이 청와대에 보고를 할 때 가져가는 보고서가 대단했답니다. 테마 별로 요약보고서는 물론 첨부자료로 400쪽 분량의 보고서를 별도로 만들어야 가져갔다는 것입니다.
한 관계자의 말입니다.
『우리는 그런 보고서를 흔히 「大作(대작)」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분은 평소 多讀(다독)을 해서인지 웬만한 보고서로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였습니다. 특정 사안에 대해 보고할 경우 관련 자료를 별도로 만들어야 했고 이게 400 페이지를 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요약보고서는 당연히 준비해야했구요』
이 관계자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 B씨도 여자문제에 연루된 정치인 관련 보고서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런 보고서를 드러내놓고 주문하지는 않았지만 여자문제로 고민하는 정치인의 동향은 꾸준히 올라갔습니다. 여자 문제를 좋아했던 특정 전직 대통령의 수준은 아니지만 이 분도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정보 수요자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우리는 늘 판단합니다. 따라서 통치권자의 취향에 따라 요원들의 활동 반경이 달라지고 보고서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사람마다 관심 대상이 다르듯 정보보고서의 경우 대통령도 「입맛」이 서로 다른 것 같네요.
盧武鉉 대통령의 「입맛」은 일단 正道(정도)를 지향하고 있는 듯 해 보입니다. 그러나 얼마 전 국회에서 발생했던 「사건」은 盧대통령이 유념해봐야 할 듯 합니다. 민주당은 3월 하순께 당 개혁방안과 이라크戰 파병에 대해 의원총회를 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 행정관이 의원총회에 참석, 메모를 하다 당 관계자들에게 「적발」된 적이 있습니다. 청와대 직원이 의원총회에 「몰래」 참석해 회의상황을 살펴볼 이유가 도대체 뭐냐며 민주당측은 청와대에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물론 해당 직원은 『국회에 볼 일이 있어 갔다고 우연히 (회의에)참석했다』고 해명했다고 합니다.
이런 일이 있자 한나라당측에서는 『우리 당의 의원총회에도 청와대 직원이 참석한 것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습니다.
정보기관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일에 대해 깊은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습니다.
『기존 정보기관이 올리는 보고서를 못 믿겠다는 말 아닙니까. 그러니까 청와대가 직접 정보를 수집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아주 위험한 일입니다. 정보기관의 생리상 특정세력에 불리한 정보만을 수집하는 일은 내부적으로 어렵게 돼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되고 있는 거죠. 그러나 청와대가 직접 정보를 수집하면 대통령의 취향에만 맞는 정보만을 골라서 수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투입(input)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산출(output)은 볼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게 될 까봐 걱정이 앞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