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이 뭔지 모르는 사람 많다

  • 이상흔 월간조선 기자 hanal@chosun.com
  • 업데이트 2003-04-0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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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식당에서 삼겹살을 먹다가 건네 편에 앉은 사람보고『거기, 나물좀 건네 주세요』하고 말했습니다. 제 말을 들은 여자 분은 제가 좀 건네 달라는 나물 바구니는 주지 않고 식탁 위에서 무엇인가 열심이 찾았습니다. 저는 또 다시 『나물 바구니 거기 옆에 있잖아요』했습니다. 그러자 여자 분은 순간적으로 웃음을 터트리며 하는 말이 『호호호, 이게 나물이에요?. 야채지... 나물과 야채도 몰라서 어떻게 기자하겠어요』하는 것입니다. 옆에 앉아 있던 다른 여자 분들도 『시골서 자랐다면서 나물이 뭔지도 몰라요』하며 덩달아 구박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제가 말을 배우면서부터 지금까지 알고 있던 나물에 대한 개념이 서울에 오니 바뀌었나하며 갑자기 어리둥절 해 졌습니다. 마침 그 자리에 고향이 같은 경상도 분이 많아서 『이 바구니에 담긴 것이 나물 아니에요?』하고 응원을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전부다 하는 말이 『그건 야채죠』하며 제 편을 드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바구니에는 상추가 가장 많았고 그 외 깻잎 등 삽겹살 쌈을 싸 먹는 각종 채소가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한 사람씩 나물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대부분은 상추와 배추는 야채에 포함되지 나물에 포함 안 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양념으로 무친 것만 나물이라는 분도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취나물 등 산나물 등이 자기가 아는 나물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럼 『무우청, 시래기 등은 나물이냐?』고 물었습니다. 대답은 『아니』란 것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은 무엇이 나물이라고 생각하시는 지요. 먼저 국어사전에 나온 정의를 보겠습니다. --인터넷 검색 국어사전-- 나물[명사] 1.식용할 수 있는 나뭇잎이나 풀을 통틀어 이르는 말, 또는 그것을 무친 반찬. 2.채소를 여러 가지 양념으로 무친 반찬. 채(菜). 나물은 몇몇의 특정 채소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산과 들에서 나는 먹는 풀은 전부 나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상추, 배추, 무청, 취나물, 콩나물 심지어 양배추, 말린 무 잎인 시래기, 고사리도 나물입니다. 무, 감자, 고구마 등 뿌리 식물(고구마는 줄기 식물이지만 편의상)과 상추, 배추 등 각종 잎식물, 오이, 토마토 같은 열매 식물 등은 채소(혹은 야채:야채는 일본에서 온 단어)에 포함됩니다. 국어 사전 등에도 야채와 채소 이 둘은 구분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나물은 채소 속에 포함 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물 속에는 채소에 포함 시킬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나물은 대체로 거의 모든 잎 채소를 일컫는 다고 생각하면 좀 편하지만 사실 나물은 좀 더 복잡합니다. 먼저 산에서 나는 산나물이 있습니다. 산에서 나는 먹을 수 있는 온갖 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상추, 배추 같은 기르는 나물이 있습니다. 콩나물처럼 이상한 나물도 있습니다. 무치거나 버무려야 나물이 되는 것도 있습니다. 고추 잎은 그냥은 못 먹습니다. 그러나 삶아서 양념에 무치거나 버무려서 먹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들면 나물이 됩니다. 나무가 나물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릅나무는 나무에 속합니다. 그러나 두릅나무 잎을 따서 무치는 순간 나물이 됩니다. 박이나 수박, 호박은 과일가게 가면 있습니다. 그러나 어린 박 껍질 안쪽 부분은 생채로 얇게 치면 나물이 됩니다. 그렇다고 무를 생채로 만든다고 나물이 라고는 잘 하지 않습니다. 그냥 무우 생채가 됩니다. 무우 잎(무우청)은 무우에서 떨어져나오는 순간 나물이 됩니다. 어떤 단어의 개념이 자꾸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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