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한국의 핵안보 프로젝트' 3, 4권 출간

핵위협의 일상화 속 ‘플랜B’ 논의…한국형 억제전략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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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위협이 상수로 굳어진 상황에서, 이를 전제로 한 대응 전략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학술서가 출간됐다. 국제 질서의 불안정이 겹치면서 기존 비핵화 중심 접근의 한계를 짚고, 보다 현실적인 선택지를 제시하려는 시도다.

한국핵안보전략포럼은 최근 『한국의 핵안보 프로젝트 4: 북한의 핵위협과 한국의 억제 전략』을 펴냈다. 이 책은 북핵 문제를 둘러싼 낙관과 비관을 동시에 경계하면서, 이미 구조화된 위협 속에서 한국이 어떤 억제 전략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묻는다.

책이 주목하는 배경은 급변하는 국제 환경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중동과 대만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핵 비확산 질서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은 북·중·러의 핵전력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외교 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안보 과제로 재편되고 있다.

저자들은 “선언이 아니라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비핵화라는 이상이 실패할 가능성까지 고려해 대응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 현실 정치의 책임이라는 주장인데, 이는 기존 정책 기조와 결을 달리하는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이재명 정부의 발언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인식이 공개적으로 언급되면서, 핵군축이나 억제 중심 전략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책은 이를 하나의 신호로 해석하면서, ‘플랜B’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한다.

구체적 내용은 보다 공격적이다. 북한의 핵전략이 기존의 방어적 억제에서 공세적 억제로 이동하고 있으며, 대남·대미·대러를 포괄하는 다층적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이는 단순한 군사력 증강을 넘어, 핵을 외교와 정치 수단으로 활용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일부 연구는 통념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추진할 경우 곧바로 강력한 경제제재를 받을 것이라는 기존 인식과 달리, 제재 여부는 민주주의 수준이나 미국과의 관계 등 정치적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담겼다. 이는 핵무장 논의를 단순한 금기에서 전략적 선택지로 끌어올리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책은 핵 문제를 기술이 아닌 정치의 영역으로 규정한다. 핵무장은 단순히 무기를 보유하는 문제가 아니라, 국제 압력과 국내 합의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합적 결단이며, 그 핵심에는 리더십이 놓여 있다는 것이다.

전략적 대안으로는 ‘신뢰 가능한 최소 억제력’이 제시된다. 핵과 재래식 전력을 결합한 통합 억제 구조를 구축하고, 2차 타격 능력과 생존성을 확보하는 방식인데, 이는 현실적으로 선택 가능한 범위 내에서 억지력을 극대화하려는 접근으로 읽힌다.

민방위 체계 역시 중요한 과제로 제시된다. 핵 위협이 실제 상황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고려할 때, 국가 차원의 방호 체계와 대응 훈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조직 개편과 제도 개선 필요성도 함께 언급된다.

앞서 출간된 『한국의 핵안보 프로젝트 3』는 이러한 논의를 더욱 확장한다. 핵전략과 지휘통제체계를 중심으로, 핵 보유를 가정했을 때 실제로 작동 가능한 전략 매뉴얼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미국의 확장억제 신뢰성이 구조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미중 군사력 격차 변화와 동맹 비용 증가 압력이 맞물리면서, 한국이 기존 안보 구조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권의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준비 없는 선택은 도박이지만, 준비된 선택은 전략이라는 것이다. 핵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이 책은 질문의 방향을 바꾼다. 핵을 가질 것인가가 아니라, 핵 위협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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