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1심에서 낱낱이 드러났다

송철호·황운하·청와대 비서관 등 줄줄이 실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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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9일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의 1심 재판에서 2018년 울산시장 선거 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에 관여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실형(實刑)을 선고받았다. 사진=조선DB

전직 울산시장 송철호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년 앞둔 2017920일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만나 식사를 했다. 이후 울산 경찰은 송철호의 사조직이 되어경쟁 후보였던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황운하는 수사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낸 기존 수사팀을 좌천시켰다. 그 자리엔 송철호의 측근 송병기와 유착 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경찰들을 발령냈다. 송병기는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의 비위 정보를 수집했다. 지역에서 오랜 기간 공직에 있었던 송병기는 후배 공무원들이 자신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한다는 점을 이용해 선거에 필요한 자료도 받았다. 송철호가 울산시장에 당선되자 그는 경제부시장에 오른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었던 당시 청와대는 감찰 권한도 없는 지방자치단체장(당시 김기현 울산시장)에 대한 첩보를 수집하고 정당한 권한인 것 마냥 경찰청에 이첩했다. 지역의 경찰과 공무원,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부정 선거였다.

 

문재인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1심 판결에서 재판부가 인정한 내용이다. 지난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1-3형사부(부장판사 김미경·허정무·김정곤)는 송철호 전 울산시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에게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로 각각 징역 26개월과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각각 징역 26개월과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울산시청 등 행정 기관 자료를 유출한 울산시 공무원들에게도 벌금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청탁(請託) 수사를 주도했던 전직 청와대 인사들에게도 징역형의 실형과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문해주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에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청탁했다고 판단했다. 또 이들이 문해주 당시 청와대 행정관에게도 울산광역시장 비리개요라는 문건을 보내며 수사를 청탁했다고 봤다.

 

문해주 행정관은 자신에게 직무상의 권한이 없는데도 이 문건을 보완해 지방자치단체장(울산광역시장 김기현) 비리 의혹이라는 첩보서를 만들어 백원우 청와대 비서관에게 보고했다. 백원우 비서관은 이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전달하면서 수사 진행을 요청했다. 박 비서관은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수사 첩보 이첩이 자신의 업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면서도 해당 첩보서를 경찰청에 넘겼다. 이에 따라 울산지방경찰청이 김기현 당시 시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재판부는 이를 순차 공모라고 봤다. 실제로 백원우 비서관과 박형철 비서관은 해당 수사 진행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았다.

 

재판부는 송철호 전 시장과 송병기 전 부시장이 수사를 받고 있는 김기현 당시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등 선거 운동에 이용했다고 인정했다.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자신의 의도대로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시키기 위해 인사권을 남용했다는 점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황운하는 울산시의 경찰사무를 총괄하는 울산지방경찰청장, 피고인 백원우, 박형철, 문해주는 청와대 비서관 또는 행정관이라는 공권력의 정점에 있는 지위를 악용했다고 판단했다. 송철호 전 울산시장, 송병기 전 부시장에 대해선 특정 정당과 후보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조직적으로 청탁 수사에 나서 상대 후보를 공격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방법으로 선거에 개입함으로써 유권자의 선택과 결정을 왜곡시키려 하였다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선거제도와 국민들의 참정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한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판단했다. 경찰 조직과 대통령비서실의 공적 기능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사적으로 이용하여 국민들의 투표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려 한 피고인들의 선거개입 행위에 대하여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송철호, 송병기, 황운하, 백원우, 박형철에 대해 책임을 미루는 등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다며 이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 다만 실형이 선고된 이들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법정 구속하진 않았다.

 

한편 송철호 전 울산시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은 기소된 지 310개월 만에 내려졌다.

 

=김광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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