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 대한 국힘 윤리위의 '당원권 정지 1년'에 대해 입장 발표를 하기 전 한동훈 전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에게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해 친한(친한동훈)계를 당에서 몰아내는 ‘친한계 폐족(廢族)’이 본격화되고 있다. 2월 중순까지 국민의힘이 친한계에 내린 징계는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배현진 의원 당원권 정지 1년 등 3건이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징계는 강한 순서대로 제명-탈당 권유-당원권 정지-경고 네 단계다.
배현진 징계 사유는
한 전 대표는 지인과 가족이 당원게시판에 당에 대한 비판글을 쓰거나 공유했다는 이유로, 김 전 최고위원은 방송 등에서 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문제는 배 의원 징계 사유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13일 배 의원에 대해 “본인의 SNS 계정에 일반인 미성년 아동의 사진을 게시해 큰 논란이 된 사안과 관련하여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 윤리규칙 제4조 제1항의 제2·6·7호의 위반을 이유로 당원권 정지 1년에 처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은 명예훼손(2호), 불쾌감·혐오감 유발(6호), 당의 명예 실추 및 국민 정서 반함(7호)다. 윤리위는 이것이 “중대한 미성년 아동 인권 침해”라고 했다.
그러나 배 의원이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반대 성명을 주도한 사실, 서울시당위원장으로서 고성국씨 징계를 추진한 사실 두 가지 때문에 당 지도부에게 ‘괘씸죄’에 걸렸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SNS 문제가 당원권 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을 사안이냐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이 고의적으로 징계 사유를 왜곡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만약 SNS 문제가 선거 직전에 심각하게 불거져 다 잡은 승기를 놓칠 정도였다면 중징계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중징계 처분은 이해하기 힘들다. 숙청대상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스스로 탈당하라는 경고를 한 것 같다.”
문제는 공천권
배 의원 징계는 단순한 친한계 징계가 아니라 6.3 지방선거 공천권과 관련이 있다. 배 의원은 국민의힘 서울시당 위원장으로, 서울시당은 서울지역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 후보 공천을 담당한다. 시도지사 등 광역단체장은 중앙당에서 공천하지만 그 외는 각 시도당에서 공천하기 때문에 각 시도당의 위원장이 사실상 공천권을 갖는다. 배 의원은 당원권 정지로 인해 의원직은 유지하지만 서울시당 위원장 유지 여부는 당헌당규에 따라 추후 결정된다.
배 의원은 13일 징계 직후 한동훈 전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징계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배 의원의 얘기다. “장동혁 지도부는 중앙윤리위 뒤에 숨어 서울 공천권을 강탈하는 비겁하고 교활한 선택을 했다. 무소불위인 듯 보이는 권력으로 당원권을 잠시 정지시킬 수는 있지만 준엄한 민심을 견디기 힘들 것이고, 서울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겠다.”
뿐만아니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이 추진중인 공천 관련 당헌당규 개정도 논란이 되고 있다. 중앙당 공천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인구 50만명 이상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를 중앙당 공관위가 공천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는 것이다. 기존에 각 시·도당 공관위가 경선 또는 공천을 하게 돼 있는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를 중앙당이 직접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조항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50만 이상’ 기준에 서울 강남ㆍ송파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강남병 당협위원장 고동진 의원, 송파갑·을·병 당협위원장은 각각 박정훈·배현진 의원, 김근식 위원장으로 모두 친한계다. 이들의 공천권을 뺏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친한계 찍어내기?
한 전 대표는 더이상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다. 따라서 국민의힘 친한계의 앞날에도 관심이 쏠린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가 대표 시절 영입했거나 공천을 결정한 초선 의원들이 중심이다. 초선 비례대표인 한지아 진종오 안상훈 유용원 의원, 지역구 초선 의원인 고동진 박정훈 우재준 의원, 재선 이상으로 정치경력이 있으면서 친한계에 합류한 배현진 박정하 의원 등이 있다. 이밖에 원외 인사로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의원, 윤희석 전 대변인, 박상수 전 대변인 등이 친한계다.
한 전 대표와 김 전 최고위원, 배 의원이 중징계를 받으면서 친한계 인사들 역시 ‘찍어내기’ 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장동혁 지도부는 친한계 유력 인사들은 압박하고 친한계 당원 민심은 회유하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212개 당원협의회 감찰 결과 ‘교체 권고’ 판정을 받은 37명에게 교체 권고 결정을 내렸는데, 이 중 상당수가 친한계였다. 그러나 장 대표는 이들 37명에 유임 결정을 내렸다. 정면 충돌은 피한 셈이다. 다만 친한계 의원들이강하게 반발에 나선데다 소장파 의원들도 일부 동조하고 있어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친한계와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의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배 의원 징계 후 입장문을 내고 모든 징계 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선거를 앞두고 통합해야 할 당이 계속 마이너스정치'를 하는 것은 스스로 패배의 길을 택하는 자해행위”라고 지적했다. 입장문에는 고동진 권영진 김건 김성원 김소희 김용태 김재섭 김형동, 박정하 박정훈 서범수 송석준 신성범 안상훈 엄태영 우재준 유용원 이성권 정연욱 조은희 진종오 최형두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