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의 이름은 왜 잡지일까. 잡다한 이야기를 담아서일까. 거창하지 않지만 단단한 소서사(小敍事)를 통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치 창(窓)을 마주하듯 읽게 된다. 우리 이웃의 이야기지만 나의 이야기 같고, 내 이야기를 누군가 대신 읽는 것 같다.
기자는 오래 전부터 《참 소중한 당신》이란 월간지를 구독하고 있다. 가로 14.7cm x 18,8cm이니 손바닥보다 조금 크다. 전체 136쪽. 4000원. 이 잡지사 위치는 경기도 김포서 고촌읍 신곡리에 있다.
잡지 6월호 <별시장 마음가게> 코너에 유정민씨의 글을 읽는다.
<…최근 나는 습관 만들기로 데일리 루틴 챌린지를 하고 있다. 매일 매일 해야 할 루틴들을 만드는 것인데, 그 중 하나가 매일 해야 할 일인 투두리스트(To Do List)와 낫투두리스트(Not To Do List)를 작성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해야 할 일인 투두리스트에 초점을 기울였는데 지금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인 낫투두리스트에도 같이 관심을 기울인다. 이렇게 하게 된 것은 매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삶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그것은 가족과의 시간과 신앙생활, 그리고 논문인데, 박사 마지막 학기라 연구도 시작해야 하면서 이상하게 시작하지 못하는 모습과, 말로는 ‘나에게 가족과 신앙은 가치롭다’고 표현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모습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투두리스트와 낫투두리스트로 우선순위를 정해 놓고 생활의 중심을 잡으려는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이 잡지를 읽으며 1950년 6.25사변 당시 중공군 포로들이 지었다는 제주도 모슬포 성당을 처음 알게 된다. 제주여행을 가게되면 꼭 한번 들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공군 포로들이 지은 성당>이란 제목의 글에서, 36평 규모의 모슬포 성당 건물 유래가 적혀 있다.
<당시 성당 건축에 참여한 중공군 포로들은 전쟁으로 한국인들에게 피해를 준 죄과를 회개하는 마음으로 공사에 참여했다고 하여 ‘통회의 집’으로 불리게 되었다.>
현재 이 건물은 모슬포 성당의 교육관으로 지금도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당시엔 '통회의 집'으로 불리었는데 지금은 종교적 화해 차원에서 사랑하고 포용하자는 의미로 '사랑의 집'으로 이름을 새로 붙였다고 한다. 이 건물은 검은 현무암을 주재료로 벽면을 쌓아 올리고 함석지붕이 덮여 있다. 내리닫이 창은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다.
잡지를 넘기다가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의 글을 접했다. 40년 전 허 신부가 신학교를 졸업할 때 후배들이 마련해 준 <송별 음악회>에서 부제반 대표로서 답사를 한 송별사 원고였다.
허 신부는 40년 전 신학교 대성당에서 읽었던 빛바랜 송별사 원고를 공개하며 ‘나를 다시 오래전의 신학교로 데려가 주었다’고 썼다.
마지막 부분을 인용하면 이렇다.
<낙산을 떠나면서 이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여태까지 그래 왔듯이 수없이 많은 날에 회의가 물밀 듯이 밀려오고 자주 땅에 주저 앉고 싶을 것이다. 기쁨에 겨운 날보다는 살얼음을 걷는 날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때 우리는 아침마다 졸린 눈을 비비고 쳐다보았던 성당 입구의 거울에 선배들이 남겨 놓은 구절을 기억해 내고는 위로와 기쁨을 찾겠다. “우리는 끈기 있게 끝까지 견디어 낸 사람들을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40년 전 쓴 그는 이 송별사를 읽으며 중간에 몇 번이고 눈에 이슬이 맺히고 목소리가 떨려서 중단했다고 떠올렸다. 글을 읽으니 그때의 감동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잡지가 아니라면 이 오래된 원고를 어떻게 만날 수 있다는 말인가. 감사할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