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리뷰] 서울대 최명 명예교수의 설거지론(論) ①

최근 인문교양서 《이 생각 저 생각》 펴내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서울대 최명 명예교수가 쓴 인문교양서 《이 생각 저 생각》(조선뉴스프레스 펴냄)가 최근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여러 화제(話題)들이 가득하다. 무애(无涯) 양주동(梁柱東)의 《문주반생기》(1960), 수주(樹州) 변영로(卞榮魯)의 《명정사십년》(1953) 등을 기본 텍스트로 삼아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평생 학자로 쌓아올린 지적(知的) 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유능한 독자라면 하룻밤 사이에 한 자리에 앉아 550쪽이 넘는 책을 다 읽을 수도 있을 만큼 흥미롭다.

 

sdsfff.jpg

 

《이 생각 저 생각》을 읽은 독자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책에 실린 최 교수의 설거지론이 흥미롭다며 자기도 당장 실천해 보겠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자신의 설거지 방법을 이순신 전법이라고 칭한다. “장군의 함자를 설거지와 연관시키는 것은 황송하다”면서도 “어려서 부르던 이순신 노래 중 ‘오는 대로 물리치신~’ 대목 때문에 그렇게 정했단다. 최 교수는 “설거지 거리가 나오면 나오는 대로 씻어 물리치는 것이 요점”이라고 귀띔했다.


다음은 최명 교수가 전하는 설거지 방법이다.


첫째, 설거지는 “먹고 난 후” 그릇을 씻어 치우는 일이다. 그러나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씻을 그릇이 나온다. 아내가 오이소박이를 담그든지 요리를 할 적에, 내가 옆에서 시중을 들다보면 양푼·양념그릇·도마·칼 따위를 씻어야 된다. 하나든 둘이든, 나오는 대로 주방세제(비누)로, 경우에 따라서는 소다(soda)로도 씻어 건조대에 일단 엎어놓는다. 식기세척기(dish washer)가 있으나, 단 한 번 쓴 일이 없다. 17년 전 반포에서 방배동으로 이사 올 적에 누군가가 준 캐스케이드(Cascade)란 상표의 커다란 가루비누통이 뜯지도 않은 채 어느 구석에 있다. 버리기도 무엇하고, 오래되어 이젠 누구에게 주기도 무엇해서 그냥 내버려두고 있다. 


01242020091003554872.jpg

사진=조선DB

 

둘째, 남은 음식을 보관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작은 그릇에 옮기고 큰 그릇은 씻는다. 다른 집에서도 보통 그럴 것이다. 그런데 그런 식의 보관법을 우리 집에서는 “지수식(式)”이라고 한다. 내가 사랑하는 명지대학교 이지수 교수가 그런 방식으로 남은 음식을 처리 보관한다는 말을 들은 후 생긴 말이다. 사기그릇, 글래스록(Glasslock), 코렐(Corelle) 같은 유리그릇에 보관할 것도 있지만, 만만한 것이 락앤락(Lock & Lock)이다. 집록(Ziploc)도 있다. 또 우리나라 제품으로 록스타(Rock Star)도 훌륭하고, 그보다 자주(JAJU)란 상표의 그릇이 일품이다. 그릇은 금속이나 뚜껑은 플라스틱이다. 지수식을 위한 작은 그릇 걱정은 없다.

 

KakaoTalk_20230214_174418967_14.jpg

《이 생각 저 생각》을 펴낸 최명 서울대 명예교수

 

셋째, 씻은 그릇이 마르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마른 수건으로 바로 닦아 원래 있던 자리에 갖다 둔다. 젖은 그릇은 건조대에 잠시 머물 뿐이다. 건조대가 비어 있어야 내 속이 편하다.


넷째, 냄비·밥솥·프라이팬 등은 안팎으로 말끔히 닦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쇠솔도 쓴다. 밥솥에 따라 다르겠으나, 우리 집에서 쓰는 쿠쿠(Cuckoo) 전기밥솥에는 뚜껑 아래 동그란 금속판이 달려 있다. 그것을 분리하여 앞뒤를 씻는다. 또 솟의 뒷면에는 작은 물받이가 있다. 그것도 매번 씻는다.


(계속)

  • 스크랩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많이 본 뉴스
  • 세계속 코이카'
  • 배진영의 '어제 오늘 내일'
  • 김태완 'Stand Up Daddy'
  • 권세진 ‘별별이슈’
  • 정혜연 ‘세상 속으로’
  • 박희석 ‘시시비비’
  • 이정현 ‘블루오션을 찾아서’
  • 박지현 ‘포켓 저널리즘’
  • 하주희 ‘블루칩’
  • 이경훈 현장으로’
  • 김광주의 뒤끝
  • 백재호의 레이더
  • 고기정의 特別靑春
  • 슬기로운 지방생활
  • 이상곤의 흐름
  • 서봉대의 되짚기
  • 국제상인 장상인의 세계, 세계인
  • 취재본부는 지금’
  • 조갑제 기자의 최신정보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