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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상파울루 日記 15] 너무나도 힘들었던 수크레 행 버스

김승열  한송온라인리걸앤컨설팅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IP ART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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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수크레 전경.

볼리비아 수크레 행 버스를 탔다. 남미에서 탄 버스 중 최악이다. 내릴 수도 없고 난감하다. 버스에 오르자 잠이 쏟아졌다. 얼마나 달렸을까. 추워서 잠이 깼다. 새벽 2시 30분. 핸드폰 배터리도 꺼져 간다. 휴대폰은 출국할 때 해외 로밍을 했으나 현지 제휴 통신회사가 없어 작동이 안 된다. 당황스럽다. 옆 사람에게 물어 보니 수크레까지 앞으로 3시간은 더 가야 한단다.

새벽 5시가 가까이 되자 ‘수크레(SUCRE)’라는 이정표가 눈에 띈다. 30분 정도를 더 가자 수크레 버스터미널이다. 그나마 터미널 건물이라도 있어 다행이다. 어제 좀 과식을 해서인지 유료 화장실에 갔다. 화장실 변기에 뚜껑이 없다.
 
모든 것이 열악하다. 우유니는 인상적이었지만 나머지는 열악하게 느껴진다. 볼리비아에 더는 머무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밀려온다. 원래는 산타크루즈로 가서 아순시온에 갈 생각이었으나 갑자기 회의가 든다. 

그래서 바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서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이과수~파라과이 아순시온을 방문하고 다시 상파울루로 가는 경로를 심각하게 고민해 본다. 아니면 다른 제2의 대안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제 먹은 맥주 탓인지 머리가 너무 아프다. 숙취인지 모르겠지만 컨디션 회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느낀다.

파라과이 아순시온으로 가기 위하여서는 산타크로즈로 가야 한다. 우유니에서 산타크로즈로 가는 버스 편이 없다. 그래서 우유니에서 볼리비아의 헌법상 수도인 수크레로 가는 버스를 탄 것이다. 터미널 주변에 환전소를 찾았다. 또 와이파이가 가능한 식당이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둘 다 여의치 않다. 터미널 내에 유일하게 환전하는 곳이 있었는데 100달러만 환전을 해 준다. 20달러 지폐는 환전이 안 된다.

수크레에서 산타크루즈로 가는 버스편을 알아보니 150~190볼이 필요한데 수중에 130볼 밖에 없다. 할 수 없이 시내에 들어가 환전하기로 한다. 시내로 가는 버스요금은 1.50볼. 생각보다 시내가 가깝다. 환전소에 들어가니 그곳도 100달러짜리 환전만 가능하단다. 다른 곳을 알아보니 환전은 가능한데 환전 비율이 좋지 않다.

환전을 한 뒤 다시 터미널로 가서 산타크로즈로 가는 버스표를 샀다. 저녁 7시에 출발해 이튿날 아침 9시에 도착하는 편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버스편은 단 1곳의 버스회사만 제공하는데 당일 버스편이 없단다.

예상외로 아름다운 모습의 수크네
 
버스표를 구입한 후에 다운타운으로 왔다. 시내는 생각보다 잘 꾸며져 있었다. 건물도 아기자기하게 예쁘다. 오늘은 2월 28일. 아순시온을 거쳐 몬테비데오~상파울루로 가는 일정이 가능할 것 같으면서도 좀 애매하다.
 
시내에서 한국식당이 보였다. 점심은 한국음식으로 시도해야겠다. 일단 센트로 공원 앞 호텔 커피점에서 조식을 주문하였다.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다. 조식에 25볼. 간단히 양치질과 세수도 하고 면도도 하고 식당에 앉으니 살 것 같다.

모처럼 블랙커피를 음미하며 밀린 컴퓨터 작업을 천천히 해야겠다. 수크레 시내는 그리 크지 아니하여 간단히 걸으면서 보면 충분할 것 같다. 건물은 과거 양식인데 내부는 비교적 현대적으로 잘 꾸며져 있다. 건물이 아름답고 벽은 온통 하얀색(지붕은 붉은색)이다. 그래서 ‘흰색 도시’라 불리는 모양이다. 

정오가 되자 오전에 본 한국식당엘 갔다. 문이 굳게 잠겨 있다. 점심시간이 끝났다는 것이다. 시계를 보니 오후 2시 40여분. 버스표 예매 및 환전 때문에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시간을 지체하고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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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크레 버스 터미널 모습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불가피한 일정변경
 
할 수 없이 다시 호텔로 가서 밀린 일을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가 모국에서 심각한 모양이다. 한국인 입국을 제한는 국가가 70여 개국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혹시나 해서 그 명단을 보았다. 파라과이가 포함돼 있었다. 외무부의 해외 안전여행 사이트를 들어가서 봤더니 더 놀라운 사실이 발표되었다. 파라과이에서 황열병이 심각하여 사망자 등이 속출하여 여행 자제를 요망한다는 것이다.
 
어제 만난 페루 여행객도 산타크루즈가 아마존 지역에 속한다고 했다. 혹시 산타크루즈는 괜찮은지 인터넷으로 확인해 보았다. 볼리비아 정부의 비자정책에 의하면 ‘산타크루즈 지역으로 가는 경우 비록 경유라고 하더라도 황열병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금 파라과이는 황열병이 심각하다고 하니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여러 방안이 있었다.
 
1. 먼저 무리가 되어도 기존의 일정을 진행하는 방법.
2. 라파즈로 가서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방법.
3. 우회해서 이과수를 거쳐 상파울루로 가는 방법.
4. 칠레를 좀 더 둘러보고 바로 비행기로 상파울루로 가거나 바로 한국으로 가는 방법 등등..

상당히 고민하다가 비교적 무난한 방법을 취하기로 했다. 가능하면 우회해서 이과수로 가되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 결정까지 시간이 좀 걸렸지만 산타크로즈는 가지 않기로 했으니 버스예약을 취소하고 다시 우유니로 가서 비야손(Villazon)과 아르헨티나 살타를 거쳐 이과수 폭포로 가는 긴 여정을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수크레 터미널로 가니 오후 5시 20분. 환불을 요청하고 다시 우유니로 가는 버스티켓을 끊었다. 그런데 터미널 직원 말이 “오후 5시 이전이면 모를까 이후는 환불이 어렵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다른 손님이 있으면 이를 파는 방법이 어떻겠느냐”고 하였다. 달리 방법이 없어서 수용하였다. 그리고 가격은 할인하여 팔아달라고 부탁햇다.

오후 6시가 한참을 지나서 겨우 승객 한 사람을 찾아서 이를 130볼(190볼로 구입)에 팔고 이 금액은 건질 수 있었다. 감사의 의미로 그 직원에게 10볼을 건네주었다.
 
우유니로 가는 버스는 저녁 9시에 출발하는 버스이다. 막차 버스 시간을 물어보니 밤10시다. 여유가 생겨 수크네 시내로 나아갔다.
 
그나마 위안이 된 수크레 한국식당
 
낮에 못 갔던 한국 식당에 다시 찾아갔다. 3층 건물이었는데 손님들로 가득하다. 신기한 것은 한국인은 없고 현지인들로 가득하다. 한국인 여성이 식당을 운영하는데 너무 바빠 보였다. 25볼 하는 김치라면을 시켰다. 얼큰한 국물이 먹고 싶었다.

김치라면 맛이 좋다. "밥도 드시겠느냐"고 하여 좋다고 하니 가득 담아 준다. 모처럼 라면에 밥 말아 정신없이 먹었다. 배도 고팠지만 맛이 좋다. 현지인들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공기밥까지 합쳐 30볼을 건네니 잔돈을 주길래 “밥도 먹었으니 그 값”이라면서 식당을 나왔다. 3층 식당 창가에 혼자 앉아 바깥의 경치를 보면서 밥을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모처럼 제대로 식사를 하니 만족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그저 라면인데도 행복감이 밀려왔다. 천천히 시내구경을 하다가 터미널로 갔다. 버스는 어제 탄 만족스럽지 못한 버스다. 그런데 좀 적응이 된 것 같다. 자리에 앉자 말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깨니 버스가 정차해 있다. “여기가 우유니”란다.  다행이다. 덕분에 잠을 잘 잤다.

입력 : 2020.03.20

조회 :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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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의 지식재산과 문화예술

⊙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KAIST 겸직 교수 ⊙ 55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 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역임. 現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대한중재인협회 수석 부협회장(PRESIDENT EL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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