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존 배리(John Barry, 1933~2011)가 만든 현(絃)과 피아노가 어우러진 이 음악은 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영화〈Indecent Proposal〉
무척 느린 서사적인 음표로 우리의 감정을 끌어당긴다. 끌어 당겨서 어디로 끌고 간다.
마치 지금껏 한 번도 타지 못한 배에 실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낯선 대륙으로 옮겨 놓듯이, 혹은 둥근 잠수함에 태워 누구도 갈 수 없었던 해저 2.5만 리를 찾게 한다.

영화 속 로버트 레드포드와 데미 무어.
이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영화의 줄거리도 모르지만 로버트 레드포드, 데미 무어만으로 뭔가 익숙한 느낌이다. 사랑의 결말, 제안(유혹, 청혼)의 결말이 어떨지 궁금하다. 사랑은 어떻게 해서 찾아오고 떠나가는지, 비극적 종말이어도 어쩔 수 없다.

존 배리
음악을 들으며 영혼의 깊이라는 게 존재할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누구에게나 끈적끈적한 깊이가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 깊이를 존중해야 하고,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도.

영화 속 로버트 레드포드와 데미 무어.
임철우의 소설 《그 섬에 가고 싶다》(살림, 1991)에 나오는 한 문장이 떠오른다.
‘모든 인간은 별이다. 이젠 모두들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지만 그래서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고, 누구 하나 기억해 내려고조차 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건 여전한 진실이다.’
이 문장 속 ‘별’을 ‘강’으로 바꾸면 이 곡과 가장 가까운 문장이 될지 모른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어느 극의 주인공처럼 생겼다. 한두 번 만났을 것만 같다. 그들의 찢어진 눈매, 낮은 콧대, 비뚤어진 입매도 사랑스럽다. 음악이 가져다준 치유일지 모른다.
누가 착각에 빠져있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