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

팔작지붕 휘영청 늘어진 전주 한옥마을

  • 글·사진 : 서경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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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 올라 내려다본 한옥마을에 팔작(八作)지붕이 우아한 선을 늘어뜨린다. 전주의 완산구 교동, 풍남동 한옥마을이다. 1930년대에 형성된 이곳 한옥촌은 을사늑약(乙巳勒約) 이후 대거 들어온 일본인들이 상권을 키우며 세력을 확장하자 이에 반발해 세운 마을이다. 일본인 주택과 대조되고 화산동의 양풍 선교사촌, 교회당과 어울려 기묘한 도시 색을 연출한다. 인구 2000여 명이 거주하는 이 일대에는 540여 동의 한옥이 있다. 마을에는 한옥생활체험관과 공예공방촌, 전통술박물관, 최명희문학관, 공예품전시관 등 다양한 우리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문화시설이 있다.
 
눈 쌓인 경기전. 조선을 건국한 태조 어진(御眞)을 모시기 위해 태종 10년(1410년)에 지은 건물이다.
  전주 한옥마을을 돌아보는 코스는 마을 초입의 전동성당에서 시작한다. 전동성당이 있는 곳은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과 권상연이 1791년 신해박해 때 처형당한 풍남문 자리다. 풍남문의 성벽을 헐어낸 돌로 성당 주춧돌을 세웠다고 한다. 순교자를 채색화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눈길을 끈다.
 
  전동성당 맞은편으로 조선 태조 어진(御眞)이 모셔진 경기전이 있다. 경기전의 맞은편 골목부터는 한옥이 줄줄이 이어져 있는데, 흙과 돌을 이용해 쌓은 토담 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노상에서 공예품을 전시, 판매하고 가야금 연주 등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골목길을 따라 공예품전시관과 공예공방촌, 학인당을 들러 한옥생활체험관에서 하루를 묵는 것이 보통의 코스다.
 
승암산 기슭, 절벽을 깎아 세운 누각, 한벽당.
  전주 한옥마을의 대표적인 건물인 학인당은 조선조 성리학자 조광조의 제자인 백인걸의 11세 손 인재 백낙중 선생이 1908년 완공한 최초 전통 한옥 국악공연장이다. 조선시대 전주는 판소리 고장으로 팔도의 내로라하는 소리꾼들이 많이 몰렸는데, 만석꾼인 백낙중 선생은 소리꾼들의 한마당인 전주대사습놀이의 명맥을 잇기 위해 학인당을 건립했다. 광복 이후에는 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한 정부요인들의 영빈관으로 사용됐다.
 
  한옥생활체험관은 조선시대 양반집을 연상케 한다. 옛 한옥에서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하룻밤 묵어갈 수 있다.
 
풍남문 순교지에 터를 세운 전동성당.
  마을을 벗어나 찾아가볼 만한 곳으로는 승암산 기슭의 한벽당이 있다. 전주 8경으로 꼽는 곳으로 호남의 명승으로 알려져 시인 묵객들이 쉴 새 없이 찾았던 곳이다.
 
  전주에는 먹을거리가 참 많다. 대표적인 전주비빔밥을 비롯해 콩나물국밥, 메기나 쏘가리 등의 잡고기를 넣어 끓인 매운탕, 오모가리탕이 인기있다. 전주에 가면 전주막걸리는 꼭 맛 볼 것을 추천한다. 막걸리 한 주전자를 주문하면 주인장이 재량껏 맛깔스런 안주로 상다리가 휠 만큼 진수성찬을 차려준다.⊙
 
경기전에 모신 태조 이성계 어진. 원본은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전주 한옥마을, 기와지붕 위에 올려진 눈사람이 정겹다.

만석꾼인 백낙중 선생이 소리꾼을 위해 세운 국악당인 학인당(사진=학인당 제공).

조선 말, 한국 전통 건축기술을 전승받아 지은 학인당. 당시의 상류층 주택 전형을 보여준다.

공예공방촌에 전시된 한지로 만든 태극무늬 부채

전주비빔밥은 전주에서 맛봐야 제맛. 갖은 나물을 올린 비빔밥의 모양과 색이 곱다.

전주 한옥마을은 해외 관광객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한국을 체험하고자 하는 외국인 대학생과 원어민교사, 재외동포,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이곳에서 전통혼례와 다도, 한지공예 등의 체험을 한다.

호남 최초의 로마네스크(로마 건축의 흐름을 이어받은 중세 유럽건축의 한 양식) 양식의 서양식 건물인 전동성당. 곡선미를 살려 웅장함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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