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에서의 가을산책

  • 글·사진 : 서경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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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 약사전. 약사여래불상을 봉안한 사찰로, 약사여래불은 중생의 질병을 고쳐 주고, 목숨을 연장해 주며, 일체의 재앙을 소멸시키고 의식을 구족하게 해 주는 부처다. 대개 병이 있는 환자나 그의 가족들이 많이 찾는 기도 도량이다.
가을이라 바람이 좋아 무작정 달려간 바다. 고개를 들어 보니 저 멀리 한려수도(閑麗水道)가 파란 하늘과 맞닿아 천지가 경계를 잃은 듯 파랗다. 산은 아직 덜 여문 떫은 감처럼 푸르뎅뎅하지만, 땅에는 곡식이 누렇게 익었고 하늘은 파랗고 높아 가을이 한창임을 전한다. 지난 10월, 바닷바람을 맞으며 경남 고성을 다녀왔다.
 
   고성은 북쪽으로는 진주, 동북쪽으로는 창원, 동남쪽으로는 통영, 남쪽은 남해의 한려수도와 접하고 있다. 고성 시내에서 이십분 정도만 벗어나면 어디로든 향할 수 있는 사통팔달(四通八達)의 도시다.
 
  경상남도 고성 상리면 무이산(청량산·548.5m) 자락의 문수암(文殊庵)에 오르니 한려수도가 한눈에 펼쳐진다. 한려수도는 경남 통영시 한산도에서 사천·남해 등을 거쳐 전라남도 여수에 이르는 남해안 물길로, 쪽빛 바다와 작은 섬들이 어우러져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고성 문수암은 남해 보리암, 여수 향일암과 더불어 한려수도를 내려다볼 수 있고 해넘이가 아름다운 산사로 손꼽힌다. 예전에 전두환 대통령이 하야하고 이곳에 머무르려 했다가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백담사에 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탁 트인 바다를 보고 있으려니 왜 이곳으로 오려 했는지 짐작이 간다.
 
  문수암 기왓장 너머로 때마침 구름이 걷히며 한줄기 빛이 저 멀리 금동좌불상에 와 닿는다. 문수암에서 약 2km 떨어진 해동제일기도 도량인 약사전(藥師殿)에 있는 약사여래불(藥師如來佛) 좌상(坐像)이다. 이 일대에는 문수암과 보현암, 약사전이 있어 사찰 여행코스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구불거리는 산간도로를 따라 내려오니 고즈넉한 돌담길이 있는 하일면 학동마을에 닿는다. 이 마을은 전주최씨 안렴사공파(全州崔氏 按廉使公派)의 집성촌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황토를 이용해 납작돌을 촘촘히 쌓아 올린 돌담길이 소담하게 자리한다. 330년 전 마을이 들어서면서 생겨난 담으로 주변의 대숲이 어우러져 예스러움을 더한다.⊙
 
학동마을의 중심부에 있는 아름드리 나무 한 그루는 나그네의 땀을 식히기에 충분한 그늘을 선물한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조용한 농촌 마을에 있으니 마음도 차분해진다.

학동마을의 전주최씨 매사(梅史) 고택. 조선 말기, 일제 초기에 조성된 부농 가옥으로 담과 축대를 모두 판석(板石)과 점토를 사용해 쌓았다.

오후 햇살을 받은 들꽃이 고운 색을 뽐내는 고성 학동마을.

학동마을 전주최씨 매사 고택의 사랑방. 사방으로 탁 트인 공간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시니 이보다 더 여유로울 수 없다.

학동마을 고택의 뒷마당에 탐스러운 감이 열렸다.

‘S’ 자의 구불거리는 산간도로를 따라 문수암으로 향하는 길.

신라시대 화랑들이 수 련장으로 이용했다는 무 이산(548.5m) 자락에 세워진 문수암.

문수암에서 가장 전망 좋은 곳에 청담 스님 사리탑이 있다. 청담 스님의 사리는 스님이 출가한 고성 옥천사와, 수행한 문수암과, 열반한 도선사에 있다.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는 약사전의 약사여래불 좌상.

문수암의 주 불전 옆으로 이름과 소원이 빼곡히 적힌 기와가 쌓여 있다. 문수암은 쌍계사의 말사로 신라 의상 조사가 창건했다.

약사전에서 바라본 보현암.

고성 문수암 초입에 세워진 목장승의 머리와 몸에 신도들의 소원이 담긴 작은 돌멩이가 쌓여 있다.

약사전 기와에 매달린 용머리가 마치 저 바다로 향해 헤엄치는 듯하다.

고성읍의 초입에 있는 송학동 고분군(사적 제119호). 소가야의 왕족과 장군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 7기가 있다. 돌무덤 방을 만들고서 흙을 쌓아 구릉처럼 만든 가야 고유의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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