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절·광명성절 기념식 없앨 가능성까지
⊙ 김씨 일가 신격화 대신 인간적 면모 부각
⊙ 對南 ‘두 국가론’… 국제사회엔 ‘정상국가’ 면모 과시
⊙ 김정은 母系의 정통성 문제, ‘장마당 세대’의 주류 등장 등으로 위기 느껴 통치 방식 바꿨을 것
⊙ 김씨 일가 신격화 대신 인간적 면모 부각
⊙ 對南 ‘두 국가론’… 국제사회엔 ‘정상국가’ 면모 과시
⊙ 김정은 母系의 정통성 문제, ‘장마당 세대’의 주류 등장 등으로 위기 느껴 통치 방식 바꿨을 것

- 지난해 10월 13일부터 《로동신문》에서 ‘주체’ 연호가 사라졌다.
소식통 A씨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북한이 공식 행사에서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한 점’ ‘《로동신문》에서 주체(主體) 연호(年號)가 사라진 점’과, 북한이 그동안 상영을 전면 금지해 온 전쟁영화 〈72시간〉을 방영한 것을 꼽았다.
‘김일성장군의 노래’ 대신 북한 ‘애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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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인민군 창건 75주년을 맞아 2023년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북한 ‘애국가’는 “아침은 빛나라 / 이 강산은 금에 자원도 가득한~”으로 시작하는데, 조선중앙TV 방송을 시작할 때 천리마상(像) 화면과 함께 잠깐 나오다 중단된다. 곧이어 나오는 ‘김일성장군의 노래’ ‘김정일장군의 노래’가 끝까지 풀(full)로 다 나오는 것과 대조적이다. A씨는 “북한 주민들이 북한 ‘애국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경우는 스포츠 국제대회에 우승해 국가(國歌)가 나올 때뿐”이라며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애국가’는 국가에 대한 충성 등의 의미지만 북한 주민들은 노래에 담긴 의미를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3월에 ‘조선예술’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메인 화면의 오른쪽 위에서 ‘김일성장군의 노래’ ‘김정일장군의 노래’를 삭제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23년 후반부터는 북한 열병식에서 두 장군의 노래를 연주하는 대신에, 여성 한 명이 북한 공화국 깃발을 배경으로 북한 ‘애국가’를 불렀다.
둘째, 《로동신문》 등에서 ‘주체’ 연호가 사라졌다. 북한은 1997년부터 김일성이 태어난 1912년을 원년(元年)으로 하는 주체 연호를 제정했다. 소식통 B씨는 “북한에서 주체 연호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다. 《로동신문》, 공식 문건과 도서, 영화, 미술작품 등 모든 곳에 주체 연호가 들어가던 것이 지난해 10월 13일부터 완전히 사라졌다”며 “김정은이 2023년 말에 선언한 ‘두 국가론’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2023년 12월에 ‘적대적 두 국가론’을 선언했다. 당 중앙위원회는 “남북관계가 더는 동족·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으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선언했다.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거치며 북한은 ‘조국통일 3대헌장’을 ‘민족 공동의 통일 강령’이라며 주요 계기마다 대내외적으로 선전해 왔다. 김정일은 2001년 8월에 평양에 높이 30미터, 폭 61.5미터의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을 세웠다. NK뉴스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해 1월에 이 탑을 철거할 것을 지시했고,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탑이 있던 자리에 잔해들만 남았다고 보도했다. 북한 소식통 B씨의 얘기다.
“김일성 일가의 백두 혈통 신격화의 두 가지 기둥은 항일(抗日)과 민족통일이다. 김정일은 평생 ‘비만 와도 남조선 인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는 교시를 내려 보냈고, 이 내용이 북한의 도서마다 적혀 있다. 그런데 김정은이 우리는 같은 민족이 아니며 두 국가라고 하는 점,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을 철거한 것은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과 비슷한 수준으로 파격적이다.”
“김일성은 神이 아니라 고뇌하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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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2017년 7월 1일 판문점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손을 맞잡고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소식통 A씨는 “이 모든 과정은 김정은이 더는 종전의 방식으로 북한 주민들을 통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며, 김정은이 국제사회에 정상적인 국가의 지도자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의 메시지는 ‘나는 신이 아니며, 국제사회가 우리를 종교라고 하는데 우리는 정상국가다’라는 것이다. 북한은 노동당이 마르크스·레닌주의에 따라 통치하는 정상국가이며, 그 아래 김일성주의·김정일주의가 있다는 식이다. 중국·쿠바 같은 정상적인 국가라고 강조하고 있다.”
― 왜 이런 변화가 왔나?
“시작은 문재인 정부 때라고 본다. 문재인 정부 이전에 국제사회 누구도 김정은을 상대하지 않았다. 중국 시진핑, 러시아 푸틴 모두 김정은을 무시했는데,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평창올림픽에 참석하고, 남북회담을 하고, 끝내 트럼프와 미북회담까지 했다. 고립무원이던 김정은이 문 대통령과 만나 돌파구를 얻었고, 그 과정에서 국제사회로부터 정상국가로 인정받으려면 그간의 통치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인식한 것 같다. 장마당 세대인 김정은은 주민 구성의 주류가 자신과 비슷한 장마당 세대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과거처럼 김씨 일가의 신격화가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더구나 김정은은 부계(父系)는 완벽하지만, 어머니인 고영희가 김정일과 정식 결혼한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모계(母系) 정통성을 두고 고민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혈통에 대한 인식, 북한의 세대 교체, 국제사회의 변화 등을 감안할 때 통치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인식했을 것이다.”
우상화하되 신격화하지 않는다
― 김일성, 김정일을 부정한다면 오히려 타격이 크지 않겠나.
“부정하는 게 아니다. 최근 《로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김일성이 썼던 모자를 쓰고, 외모를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다만, ‘우상화는 하되 과거처럼 신격화를 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드시고~’ 같은 허무맹랑한 얘기 대신에 〈72시간〉 영화에서처럼 김일성도 고뇌 있는 인간이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이다. 조만간 김일성·김정일 부자(父子)를 신격화했던 태양절·광명성절도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 그것이 ‘두 국가론’까지 이어진 것인가.
“김정일부터 김정은에 이르기까지 김씨 일가는 북한 주민들에게 ‘조국통일이라는 과업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김정은은 ‘남조선을 평정하겠다’는 말도 여러 번 했다. 6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완성했고,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만들었다. 북한 주민들은 ‘모든 준비가 됐는데 언제 남조선을 칠 것이냐. 우리는 언제까지 배곯아야 하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김정은으로서는 통일이 우리의 궁극적 목적이 아니라는 두 국가론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