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머리 대응’은 국제적 嘲笑의 대상이 될 뿐”이라며 정부에 대북지원 촉구
⊙ “金正日 逝去는 6·15시대 우리 民族 최대의 손실” (범민련 남측본부)
⊙ 범민련 남측본부 초대 의장 강희남, “살인마 리명박 내치라”는 유서 남기고 自殺
⊙ ‘김정은 체제’가 장기독재로 가면 영구분단될 수도
⊙ “金正日 逝去는 6·15시대 우리 民族 최대의 손실” (범민련 남측본부)
⊙ 범민련 남측본부 초대 의장 강희남, “살인마 리명박 내치라”는 유서 남기고 自殺
⊙ ‘김정은 체제’가 장기독재로 가면 영구분단될 수도

-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씨는 작년 12월 26일 조문차 방북해 김정은을 위로했다.
자칭 ‘진보언론’, 세습 외면하고 김정일 ‘조문’ 합창
1974년 김일성(金日成)의 후계자로 사실상 지명되고서 시작된 그의 집권기는 패륜적(悖倫的) 범행의 연속이었다. 김정일이 저지른 버마 아웅산 테러, KAL기 폭파, 금강산 박왕자씨 사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로 대한민국의 군·관·민 2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를 만들며 전쟁 협박을 일삼았고, 북한 주민 300만명을 굶겨 죽였다. 또 10여만 명의 탈북자가 먹고살기 위해 중국을 떠돌고 있을 때 호의호식하며 인민의 고통을 외면했다.
열거된 사실만 놓고 보더라도 김정일은 온갖 악행을 저지른 지상 최악의 독재자지만, 그의 죽음에 대한 반응은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진보언론’을 자처하는 좌파매체들은 친북(親北) 본색을 드러내며 김정일 사망 관련 ‘조문(弔文)’과 ‘대북정책 전환’을 합창했다. 12월 20일 《한겨레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한반도 안정이 최우선이다’라는 사설에서 김정일에 대해 “17년간 북(北)을 통치해 온 김 위원장은 경제위기와 자연재해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북한 체제를 재건하고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력투구했다”고 평가했다.
또 《한겨레신문》은 “현 정권 등장 이후 남북관계는 두 차례의 정상회담이 거둔 성과 이전으로 되돌아갔다”며 현 정부에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전가했다. 이어서 “17년 전 남북관계를 얼어붙게 만든 조문 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 오히려 이를 해빙의 기회로 만드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며 ‘조문’을 주장했다.
같은 날 《경향신문》도 <한반도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대응해야>라는 사설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우리가 이 기회를 남북 화해의 계기로 삼으려면 기본방향을 ‘한반도 안정’에 두고 결단력 있게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반도 안정을 위해 우리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것이다. 북한을 자극하는 것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안정을 해칠 뿐이다. (중략) 이명박 정부는 출범 이후 이따금 관계개선을 위해 북한과 접촉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북 억압정책과 전략부재 탓이다. 정부는 북한의 안정이 바로 한반도의 안정이라고 인식하고 북한의 새로운 체제가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직·간접적 방법으로 지원해야 한다.”
사설 <조의 표명, 남북관계 개선 계기 될 수 있다>에서는 “김 위원장의 사망에 정중하고도 격식을 갖춘 정부 차원의 조의 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남한 정부가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에 예의를 갖춘 조의를 표명함으로써 남쪽에 대한 북쪽의 뿌리 깊은 불신과 의구심을 일정하게 씻어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매체도 예외는 아니다. 12월 19일 《오마이뉴스》는 <김정일 사망, 이명박의 2가지 길>이라는 분석에서 “이명박 정부가 김 위원장의 사망에 조의를 표하고 조문단을 보낸다면 국내 일각에서의 반발은 있겠지만,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와 새로운 전기 마련에 기여할 수도 있다”면서 “MB 정부와 여당이 또다시 ‘북풍’에 기대어 정치적 탈출구를 모색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것이 남은 임기 동안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와 민족, 그리고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종북매체 《자주민보》에 김정은을 찬양하는 대담이 올라왔다. 대담자는 미국 LA에서 《민족통신》을 발행하는 노길남과 김철주사범대 교수 정기풍이다. 노길남은 2010년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가 선정한 ‘친북반국가인사 100인’에 포함된 인물로 대표적인 종북주의자이다. 노길남은 지난해 12월 30일 북한 정기풍과 김정은에 대해 얘기했고, 《자주민보》는 이 내용을 올리면서 ‘세계 역사를 뒤바꿀 김정은 대장의 사상과 영도력’이라는 ‘찬양’을 덧붙였다. 다음은 핵심적인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런 글도 인터넷이 가능한 곳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을 정도로 개방된 곳임을 새삼 확인했다. 김정은 대장의 사상이론, 영도력 모두 완벽 정기풍 교수는 이번 대담에서 김정은 대장의 사상·이론·활동 특징 세 가지를 언급했다. 하나가 백과전서적이며 아주 독창적이라는 특징인데, 특히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이 이룩한 사상 이론적 업적들을 전면적으로, 과학 이론적으로 체계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백과전서적이며 독창적이라는 특징을 제일 먼저 지적하였다. 두 번째 특징은 사상 이론 연구에 최첨단 과학기술의 성과를 집약화하고 있는 점이다. 세 번째는 사상 이론 자체가 인민성으로 일관되어 있다는 특징이다. 이 말의 의미를 잘 분석해 보면 현재 포스트모더니즘과 신자유주의를 앞세워 세계를 지배하려다가 정치, 사상, 경제, 국방 모든 분야에서 심각한 위기를 초래한 미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 유럽 등 신자유주의 이후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나라들까지 포함하여 세계는 정말 강력한 상대를 만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게임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 세계는 김정은 대장이 의도한 사상, 경제 시스템으로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물론 필자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상에 대해 아는 것이 미천하기 짝이 없다. 그 미천한 지식만으로도 김정은 대장이 두 선대 지도자의 사상을 얼마나 철저히 연구하고 발전시켰는지 미루어 짐작은 간다.⊙ |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逝去’로 표현
같은 날 《미디어오늘》은 <우물쭈물 MB정부, 대북관계 주도권 놓쳤다>는 제하의 ‘분석’을 통해 현 정부의 ‘조문 정국’ 대응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 글은 “김 위원장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로드맵을 작성했던 인물로 남측에서 그런 점을 인정한다면 조의를 표하고 조문단 파견 제의와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라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정부에 반국가단체 수괴의 죽음을 슬퍼하고 머리를 숙이라는 얘기다.
현 정부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은 북한의 식량난을 모르쇠로 일관했고, 미국의 대북식량 지원도 말리는 식이었다”며 “같은 민족이요, 언젠가 한식구가 될 상대에 대해 너무 지나친 행동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어서 “21세기에 냉전시대의 곰팡이 냄새 나는 조치나 앞세우는 ‘돌머리 대응’으로는 국제적인 조소의 대상이 될 뿐”이라며 대북지원을 촉구했다.
이런 주장을 한 곳은 이들만이 아니다. 우리 정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야당들도 김정일의 죽음에 대해 ‘급서’ 혹은 ‘서거’라면서 조의를 표했다. ‘민주통합당’은 12월 19일 오후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서에 조의를 표한다”고 발표했다. ‘통합진보당’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거 소식에 애도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손학규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김정일 위원장이 급작스레 유명을 달리한 데 조의를 표한다”고 했고, 같은 당 정동영 의원도 트위터에서 “비핵화 평화의 파트너를 잃어버린 데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 급서 발표 24시간이 지나기 전에 조문단 파견을 결정해야 한다” “안 보내는 게 이상한 것 아닌가?”라고 썼다.
‘6·15’의 산파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나 국회 차원에서 북한에 조문사절단도 과감하게 보내자”고 했다. ‘보수’정당이라는 한나라당 의원들도 조의를 표명했다. 원희룡 의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조의를 표합니다. 정부도 정중하고 예의 갖춘 조의 표명이 필요하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작스런 사망에 대해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 등 만행과는 별개로, 조의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汎民南 소속 3人, “조문 가겠다”며 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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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문’을 요구한 범민남은 북한 통전부의 대남공작 전위기구로 우리 사법부에 의해 ‘이적단체’로 판시됐다. |
조문이란 죽음을 슬퍼하고 상(喪)을 당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것이다. 김정일은 생전에 우리에게 무력도발, 테러, 민간인납치 등의 위해(危害)만을 끼친 장본인이다. 국민적 정서나 국가적 입장에서 그의 죽음에 조의를 표하거나 조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를 이끈다는 정치인들이나 일부 매체가 이런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를 잃었기 때문일까. 종북세력들의 언행은 더욱 거침이 없었다. 2007년 9월 대선을 앞두고 좌파단체의 회의체로 결성된 한국진보연대는 “북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거에 동포의 심정으로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 26일 북한에 보낸 조전에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등 조국통일의 확고한 이정표를 만들어 내신 김정일 국방위원장님의 역사적 발걸음은 각계 민중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평했다.
진보연대는 2008년 광우병국민대책회의를 주도한 곳으로 이적(利敵)단체인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실천연대), 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연방통추), 한국청년단체협의회(한청),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남측본부 등을 비롯한 36개 단체가 참가 및 참관단체로 구성돼 있다. 대표 인물로는 오종렬, 한상렬씨 등이 있다.
범민련 남측본부(이하 범민남)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서거하셨다는 비보(悲報)를 오늘 접하고 참으로 슬픈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통일애국민중의 이름으로 재차 가장 큰 슬픈 마음을 담아 삼가 애도를 표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12월 27일 범민남은 북한의 초청장을 첨부해 조문단 9명의 방북신청서를 통일부에 제출했지만 승인받지 못하자, 김정일의 영결식이 있던 다음날 경기도 파주시 ‘통일의 관문’ 앞에서 “북(北)으로 조문을 가겠다”며 소란을 피웠다. 이어서 같은 날 <범민련 북측본부 성원들께>라는 조사를 내면서 종북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다음은 조사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님께서는 피눈물의 사선(死線)을 넘나들며, 꿈속에서조차 오매불망 통일조국의 자주와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민족의 제단에 청춘도 여생도 아낌없이 다 바쳐 왔습니다.(중략) 김정일 국방위원장님의 급작스런 서거는 6·15시대 우리 민족 최대의 손실이며, 비운의 민족사를 낙관과 행복으로 전변시키는 데서 결코 겪어서는 안 될 민족적 비보입니다. (중략) 북녘 동포들의 새로운 지도자 조선노동당 군사위원회 김정은 부위원장께서 조국통일 3대 헌장과 6·15, 10·4공동선언의 민족적 유훈을 이어 받아, 선대의 귀감대로 민족공동의 이익을 앞세워 민족대단결의 역사적인 길에서 조국통일의 문을 활짝 열 것이라는 데 대해 아낌없는 동포적 신뢰와 지지를 보냅니다.”
“살인마 리명박” 유서쓰고 자살한 강희남에 민주당은 애도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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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권 타도’를 외치며 자살한 범민남 초대 의장 강희남씨는 1994년 “북에 조문 간다. 길 비켜라”는 글을 들고 월북을 시도했었다. |
범민남 초대 의장 강희남씨는 김정일 독재정권을 예찬한 골수 종북(從北)주의자다. 강씨는 2004년 작성한 칼럼에서 “북조선이 약하고 가난한 나라로 보이지만 그들이 세계 최강 아메리카와 맞대결을 벌이는 것은 정신력에 의한 것”이라며 “그것은 김일성 수령의 영생주의이며 또 김정일 위원장의 선군정치 리념”이라고 했다. 또 “남조선과 달리 북조선은 핵(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권국가로 유지해 가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북핵을 두둔했다. 2005년 5월에는 “6·25 당시 맥아더가 들어오지 않았다면 우리는 양키의 식민지 지배를 받지 않고 살 수 있었다”며 ‘양키추방공동대책위’를 조직해 ‘맥아더동상 철거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현재 범민남 의장 이규재씨를 포함한 간부 3명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남북교류협력을 가장해 방북 또는 북한주민 접촉 승인을 받아 금강산과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들을 만나 지령을 받고 국내로 돌아와 행동으로 옮겼다. 이들은 2003년 2월부터 2009년 2월까지 무려 6년 동안 전화나 이메일, 웹사이트 등을 통해 북한 통전부로부터 ‘투쟁지침’을 받고, ‘반미투쟁동향’을 보고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강희남씨는 이규재씨 등이 체포된 2009년 6월 “제2의 6월 민중항쟁으로 살인마 리명박을 내치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민주당은 강씨의 자살에 대해 “평생을 우리 민족의 통일과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온 흰돌 강희남 목사가 영원히 떠났다”며 “우리는 당신이 못다 이룬 뜻을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2월 22일 이규재씨 등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 징역과 자격정지를 선고하고서 법정구속했다. 북한은 범민련 북측본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와의 합법적인 접촉을 ‘이적’으로 몰아 그들에게 악형을 들씌웠다”며 “괴뢰패당의 파쇼적 탄압책동은 민족의 대(大)국상에 대한 무례, 무도한 전대미문의 특대형 반인륜적 범죄”라고 반발했다. 이어서 “부당하게 체포구속한 범민련 남측본부 성원들을 비롯한 통일애국 인사들을 당장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韓大聯, “최소한의 人倫 저버린 李明博 정부”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은 같은 달 23일 “우리는 평화통일을 바라는 민족의 염원, 화해와 공존이라는 세기사적 흐름에 맞게 남과 북이 합의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지지한다”며 “한반도 평화통일의 동반자인 북의 최고 지도자이자, 남과 북이 합의한 통일의 이정표 6·15, 10·4선언의 선언자인 김 위원장의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대학생들은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을 실현하고, 자주적이고 당당한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맹세했다. 29일에는 “통일부가 한대련 소속 24명의 방북조문 신청을 불허했다”며 아래와 같이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평화통일과 남북 공동번영을 염원하는 온 국민의 바람을 외면하고 끝끝내 조문이라고 하는 최소한의 인륜을 저버린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규탄한다. 이명박 정권이 막고 있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대학생이 앞장서서 열겠다.”
한대련은 2008년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참여했고, 작년에는 반값등록금 촛불집회를 주도했다. 한·미FTA에 대해서는 “제2의 을사조약”이라며 무효화를 주장했다.
한노총과 민노총으로 구성된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노동본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거 소식을 접한 남측 양대 노총과 모든 노동자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애도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역시 김정일의 사망을 ‘서거(逝去)’라고 표현하며 “정부와 민간 차원의 진심 어린 조의 표명과 조문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화해를 실현하는 전환적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살핀 것처럼 종북세력에게 김정일은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 ‘위대한 장군님’이었다. 영도자(領導者)의 공백은 조직 노선에 혼란을 가져온다. “김정일 사후 종북세력이 공황(恐惶) 상태에 빠졌다”는 진단도 무리가 아니라는 얘기다. 북한 통일전선부 대남심리전 담당이었던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는 “현재 종북주의자들이 대북관계에서 매우 혼란스러워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전망했다.
“북한은 김일성이 죽었을 때 이념의 기둥이 무너졌고, 김정일이 죽었을 때는 유일지도 권력의 기둥이 허물어진 겁니다. 후계체제의 실체란 속 빈 강정이며, 김정은은 20대 고아(孤兒)일 뿐입니다. 종북세력들은 미래가 불안한 김정은 개인에서 북한 체제로 추종 대상을 바꿀 것입니다. 또 향후 지배구조가 ‘1인 독재’에서 ‘집단지도체제’로 변화할 때 북한 내 각 분파(分派)와 접촉하며 활로를 찾으려 할 것이므로 큰 혼란이 생길 겁니다.”
“종북세력, 혈통 승계 대신 혁명 전통 승계로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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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22일 서울대에 김정일 분향소가 설치됐지만, 학교 측에 의해 즉각 철거됐다. 검은 옷을 입은 여성이 주도자 박선아씨다. |
치안정책연구소 유동열 선임연구관은 “종북세력들이 일사불란하게 ‘김정은’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혼란’은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북한과 김일성은 분리할 수 없습니다. 종북세력이 충성하는 대상은 북한체제가 아니라 김씨 일가입니다. 그럼에도 종북세력은 김정은을 ‘혈통 승계’가 아닌 ‘혁명전통 계승’에 따른 후계자라며 선전하고, ‘북한 인민들이 선택한 수령유일 독재체제는 서방(西方)의 독재와 다르다’며 세습을 합리화시켰습니다. 이 문제는 2010년에 마무리된 사안입니다. 이번에 밀입북한 황혜로가 종북세력의 대표 격으로 김정은에게 충성맹세문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황혜로는 친북단체 ‘자주통일과 민주주의를 위한 코리아연대’의 공동대표로 작년 12월 24일 김정일 조문을 위해 무단방북했다. 그는 1999년 한총련 대표로 ‘8·15 범민족 통일대축전’에 참가하려고 입북해 징역을 살았다. 검찰은 황씨를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죄에 해당한다고 판단, 이달 3일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같은 날 황씨는 평양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나와 “조문을 이유로 국가정보원 또는 검찰이 탄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이탈리아 로마로 향했다.
과거 반미(反美)구국청년학생동맹 교육팀장으로 활동했던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대표는 “1994년 김일성이 죽었을 때 예측하지 못한 일이 닥친 상황이라 막연한 불안감은 있었다”며 “김일성의 빈자리를 김정일이 대신해 ‘공황’ 상태라고 표현할 만큼은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는 “이번에도 다른 조건은 그대로인 채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바뀐 것이고, 정치강령을 수정해야 할 상황은 오지 않았기 때문에 큰 동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내부 여건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일성 사망 당시의 대학가는 북한 체제를 옹호하거나 김일성 사망을 애도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26개 대학에 현수막 22개와 대자보 14개가 붙었다. 전남대에는 분향소까지 설치됐다. 하지만 김정일의 경우 분향소 설치 시도는 즉각 제지당해 무산됐다. 좌파정권 10년 동안 ‘6·15’ ‘10·4’ 등의 작업이 이뤄졌고, 현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한 ‘호(好)조건’에도 종북세력의 ‘커밍아웃’은 전통 기반인 대학가에서조차 거센 질타를 받았다.
유 연구관은 “종북세력의 세가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줄었지만, 소수라고 무시하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좌익은 혁명을 배후조종하는 전위세력, 참여하는 추종세력, 동조하는 부동세력으로 나뉩니다. 우리나라는 전위 3만명, 추종 30만~50만명, 부동 300만~500만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전위세력 규모가 총 인구의 0.1%도 안된다고 무의미한 건 아닙니다. 볼셰비키는 정예요원 100명이 노농병(勞農兵)을 의식화시켜 인구 1억5000만명이던 러시아에서 혁명에 성공했습니다.”
유 연구관에 따르면 종북세력은 김정은과 운명공동체가 됐다. 김정은 체제가 붕괴하면 자신들의 정치사회적 생명도 끝나기 때문이다. 북한과 관계를 끊더라도 북한 붕괴나 급변사태 중에 ‘대남공작 기밀문서’가 유출돼 과거의 이적행위가 공개될 경우 ‘좌파집권 플랜’은 공상(空想)이 된다. 정치적 생명은 물론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그들이 ‘김정은호’가 침몰할까봐 전전긍긍하는 까닭이다.
유동열 연구관은 “김정은 체제는 지탱력이 약해 불안정한 상태”라며 “안착(安着) 여부는 유훈(遺訓)통치 기간인 향후 3년이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 기간이 지나 본격적인 ‘김정은 체제’를 열게 되면 장기독재로 가게 돼 영구(永久)분단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향후 3년이 김정은 체제 안착 여부 결정
세종연구소 오경섭 연구위원은 “김정은 체제의 위기는 김정은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지도자라는 점”이라며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문제는 김정은이 2009년 1월 후계자로 내정되고 나서 불과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는 겁니다. 어리고 정치적 경험이 일천하고 권력투쟁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리더십도 검증되지 않았고요. 기업도 물려받고서 경영을 못해 망한 곳이 얼마나 많습니까. 따라서 김정은 체제가 불안정하다는 것이고, 이는 권력투쟁의 발생 가능성이 큼을 의미합니다. 김정일 장례 기간부터 향후 3년간은 군부에 의한 쿠데타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군 내부, 당과 군, 후견세력끼리 내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의 운명은 지도부의 반란 여부에 달렸다. 바꿔 말하면 김정은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지도자로 확실히 자리 매김하고, 당과 군이 불만을 갖지 않도록 기득권을 지켜 줘야 한다는 얘기다. 종북세력이 ‘조문’과 ‘대북정책 전환’을 한목소리로 요구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명박 정부가 조문을 거절할 경우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놓쳤다”는 여론몰이를 할 수 있다. 조문이 성사됐을 때는 남한 사회에서 ‘친북’과 ‘반북(反北)’ 구도로 분열을 조장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고, 북한 내부적으로 김정은 우상화 선전에 활용할 수 있다. ‘대북정책 전환’은 무너져 가는 북한에 ‘제2의 햇볕정책’이라는 생명선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장진성 대표는 “북한의 한 해 계획은 신년(新年)공동사설을 보면 알 수 있다”면서 다음과 같은 분석을 내놨다.
“공동사설은 대남 부분에선 이명박 정부를 맹공격했지만 ‘올해를 6·15공동선언의 실천강령인 10·4선언 발표 5돌이 되는 해’로 부각시킨 것으로 봐선 우리 정부엔 매우 강경하고, 햇볕정책 계승세력엔 관대한 이중전략을 취하려는 것 같습니다. 이는 후계체제 안정을 위해 햇볕정책 계승세력의 집권을 적극적으로 밀고 대북지원을 받으려는 대남의존 심리를 드러낸 것입니다. 북한이 5년 만에 처음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 것도 대선을 앞두고 남남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혹시나 있을 수 있는 북침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도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 위원은 “지금 북한은 새로운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기 때문에 김정일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남관계는 김정일 시기와 마찬가지로 경색국면으로 갈 것이고 대남전략도 남조선사회주의 혁명역량을 강화하고 통일전선전술을 고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즉 북한은 최대한 변동을 주지 않고 안정화 작업을 펴지만, 우리의 총선과 대선 정국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친북정권’을 탄생시키겠다는 속셈이다.
“종북세력은 反한나라당 戰線 구축하고, 통합진보당 역할 확대 시도할 것”
북한은 대남전략에서 전통적으로 민주대연합 전술을 구사한다. 민주대연합 전술이란 보수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정치세력을 결집하고 ‘반(反)보수연합’을 형성해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 전술은 ‘민주 후보’를 당선시키고 권력투쟁을 거쳐 비(非)공산당 세력을 축출하는 방법이다.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대표도 “지하운동 조직이 있다면 민감한 ‘지도자’ 관련 문제에 대한 논리를 구축하고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강화하고 확대하는 작업을 먼저 할 것”이라며 종북세력의 활동방향에 대해 말했다.
“종북세력은 북한이 외부조건에 의해 붕괴하는 위험을 줄이려고 노력할 겁니다. 원칙주의에 입각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면서 유화적인 대북지원을 주장하고. 정치활동 측면에서는 반 한나라당 전선에서 통합진보당의 정치적 역할 확대와 위상 제고, 총선에서 의석 늘리기를 시도할 것입니다.”
이들의 말처럼 올해 총선·대선 국면에서 북한의 개입과 종북세력의 통일전선 구축 및 친북정권 수립을 위한 노력은 어느 때보다도 공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독재정권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종북세력도 자신들의 활동 근거인 북한을 살리기 위해 뛸 것이다.
유동열 연구관은 “빙산(氷山)처럼 큰 위기가 왔는데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빙산의 일각(一角)도 믿으려 하지 않는 게 문제”라며 “북한의 실체와 좌익의 전술·전략을 정확히 읽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통수권자가 ‘종북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들을 일제 척결하는 결단이 필요하지만, 좌익의 규모가 제거하기에는 너무 커 버렸다”고 토로했다. 유 연구관은 “믿을 곳은 군(軍)과 사법부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누가 나서겠느냐”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부에 기댈 수 없으면 민간이 해야 합니다. 좌익과의 사상전에서 저들을 분쇄할 수 있는 논리와 온라인 공간에 대한 우파적 접근법 개발이 필요합니다. 김정일이 죽었는데 어떻게 공개적으로 환영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까. 행동하는 우익, 사고하는 우익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자유시민운동을 통해 사회 분위기를 일신하고 정치권에 ‘표’로 압박을 넣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