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권의 책

이한우의 노자 강의 (이한우 옮김 | 21세기북스 펴냄)

《노자》는 철학서가 아니라 제왕학 교과서다!

  •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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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조선》에 〈조선재상열전〉을 연재하고 있는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이 이번에는 노자의 《도덕경》 등반에 나섰다. 당초 저자로부터 이 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에는 ‘이번에는 좀 책이 얇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노자》 혹은 《도덕경》으로 알려진 책은 한자로 5000자 남짓한 짧은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지난 2월에 펴낸 《이한우의 논어강의》는 1344쪽에 달했었다. 저자도 “이번에는 그렇게 두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850쪽에 달하는 ‘벽돌책’이다. 책이 이렇게 두꺼워진 것은 왕필(王弼)의 주(註)를 비롯한 《도덕경》에 대한 고금의 해석들을 두루 소개하면서, ‘《도덕경》으로 《도덕경》을 푸는’ 해석론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해석과 다른 해석들도 많이 보인다. 예를 들어 《도덕경》의 유명한 첫 구절 “道可道, 非常道”를 대개는 “도를 도라고 할 수 있으면 상도가 아니다”라고 풀이한다(솔직히 뭔 소린지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도의 경우에 도라고 할 수 있다고 해서 (모두) 상도는 아니다”라고 풀이한다.
 

  구절 하나하나에 대한 새로운 풀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도덕경》을 보는 관점이다. 흔히 《도덕경》을 형이상학적인 도(道)에 대한 철학서나 삶의 지혜를 제시하는 잠언집 정도로 생각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제왕학(帝王學) 교과서’라고 본다. 저자는 “《도덕경》은 면밀히 읽어보면 제왕의 치술(治術)보다는 제왕의 심술(心術)에 관한 책”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구체적인 정치는 신하 몫이 된다”고 말한다. 이 경우 흔히 말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이란 뜬구름 잡는 방임주의 사상이 아니라 “임금이 무위(無爲)하면 신하는 유위(有爲)하게 되고, 그렇게 될 경우라야 백성은 자연(自然)스럽게 교화된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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