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권의 책

정의의 원천 (우징숑 지음 | 이호선 옮김 | 도서출판 리원)

법이란 무엇인가

  •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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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에서 법조인 출신은 61명(20.3%)으로 역대 최다(最多)다. 그럼에도 이번 국회의 경우 당파적 이해에 따라 마구잡이식으로 법(法)을 만드는 일이 부쩍 늘었다. 국회가 만들었다고 해서 다 법이 아니며, 그 실질적 내용이 법의 정신, 정의(正義)의 관념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은 《법학통론》에도 나오는 얘기다. 하지만 법조인 출신 정치인들이 오히려 ‘입법독재(立法獨裁)’에 부역(附逆)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세태 속에서 ‘법이란 과연 무엇인지, 인간이라면 어떤 분별력을 갖고 살아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들에게 시원한 샘물 같은 책이 나왔다. 중화민국 출신의 세계적인 법학자이자 철학자인 저자 우징숑(吳經熊·1899~1986년)은 영미(英美) 보통법(普通法) 및 자연법(自然法) 사상을 바탕으로 ‘법이란 무엇인가’ ‘법의 본질은 무엇이며 법의 목적은 무엇인가?’ 등을 탐구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브랙턴·저베인·코크 등 영국의 보통법 학자들이나 홈스·프랭크퍼터·카도조 같은 전설적인 미국 연방대법관들은 물론, 토마스 아퀴나스, 기독교, 토머스 모어, 셰익스피어, 노자(老子), 공자(孔子), 맹자(孟子) 등을 자유로이 넘나든다. 지적(知的)인 자극을 넘어서 영적(靈的)·문학적 감수성까지 자극하는 책이다. 저자는 “법이나 판결이 정의로운지 여부는 그것이 진리에 입각해 있는가, 선한 삶을 향한 것인가, 그리고 그 실행의 모습이 목적에 자연스럽게 부합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번역한 이호선 국민대 법대 학장은 “지금 우리 사회에는 법치주의 위기를 경고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고, 그 정도는 날로 심해지고 있다”면서 “그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형식적 입법, 기계적 사법 해석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자잘해진 법률가들에게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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