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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린 카리코·드루 와이스먼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코로나19 지옥에서 인류를 구하다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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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 Niklas Elmehed © Nobel Prize Outreach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지난 10월 2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ó·68) 독일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Drew Weissman·64)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를 선정했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을 개발한 공로다. 헝가리 출신의 카리코 부사장은 13번째 여성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되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으로 말미암아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었는데 그 배경에 두 과학자의 연구 성과가 있었다.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10억 명 넘게 접종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1976년 헝가리의 세게드대 생명과학대를 졸업한 카리코 박사는 mRNA를 연구하기 위해 1984년 미국 템플대로 향했다. 옛 소련이 붕괴되기 전 헝가리는 공산주의 국가였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서방국가로 가기가 어려워 망명까지 각오해야 하던 시절이었다. 타던 승용차를 급히 암시장에 내다 팔아 마련한 돈(한화 120만원 정도)을 딸의 인형 속에 감추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러나 연구 성과는 금방 나타나지 않았다. 잇따른 실패로 연구비가 끊기고 논문 게재가 거절되었다. 앞이 캄캄했다. 1995년에는 암 진단까지 받았다.
 
  카리코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이라는 공자의 말씀처럼, 1997년 이직한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면역학 전문가인 와이스먼 교수를 만났다.
 
  온라인 논문 게재가 없던 시절, 논문을 복사하다 복사기가 고장이 났다. 말썽이 난 복사기 앞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눴고 그 ‘우연’이 mRNA 공동 연구로 이어졌다.
 
  그렇지만 mRNA가 백신 연구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mRNA는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세포의 단백질 생산공장인 리보솜에 ‘전달’하는 유전물질을 말한다. ‘m’은 전달(messenger)이란 뜻. 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 정보를 가진 설계도 역할을 한다. 인체 내에 mRNA를 직접 주입(전달)하면 이 유전 정보에 따라 세포는 바이러스의 항원 단백질을 생산해 면역체계의 반응을 유도한다. 결국 2005년 mRNA를 통해 항원 단백질 생성과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면역》에 발표했고 이후 수많은 논문이 발표되었다. 두 사람의 공동 논문이 33편에 이른다고 한다.
 

  2020년 1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유행을 공식 선언한 이후 mRNA 백신이 신속하게 개발된 것은 두 사람의 연구 성과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재 mRNA로 대응이 가능한 ‘예방 질병’은 코로나바이러스와 독감, 말라리아가 있고 ‘치료 질병’은 암, C형 간염, HIV 등이다. 향후 mRNA 연구자들 사이에 가장 큰 관심을 끄는 분야가 암 치료다. 암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의 mRNA 정보를 암 환자에게서 채취해 면역 세포에 넣은 뒤, 다시 환자 몸에 넣어주면 면역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아직은 더 밝혀야 할 미지(未知)의 영역이다. 카리코와 와이스먼이 건넨 암 정복의 바통은 누가 이어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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