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 2020년 주목해야 할 20인

‘내일’이 촉망되는 첼리스트 문태국

2019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4위… ‘파블로 카잘스’를 꿈꾸다

  •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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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문태국. 1994년 경기도 수원 출생. 스물다섯의 그가 수원시 홍보대사가 되었다는 사실이 많은 것을 함축한다. 아버지는 클라리넷, 어머니는 피아노 전공자다. 음악가 집안에서 만 4세 무렵 활을 잡았다. 첫 리사이틀 데뷔는 열 살인 2004년 금호 영재독주회.
 
  수원 일월초등학교를 마치고 열세 살 때인 2007년 유학을 떠났다. 한국에서는 양영림, 줄리어드 예비학교에서는 클라라 김에게 첼로를 사사했다. 줄리어드 예비학교와 보스턴의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모두 전액 장학생으로 공부를 마쳤다. 현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서 랄프 커쉬바움(Ralph Kirshbaum)에게 사사하고 있다.
 
  일찌감치 각종 콩쿠르에서 두각을 보였다. 신동(神童)의 길을 차근차근 밟았다 (크고 무거운 악기인 첼로는 어린 나이에 시작하기에 꽤나 버겁다. 신동 첼리스트는 거의 드물다). 2006년 제15회 성정전국음악콩쿠르 최연소 대상, 2011년 제3회 앙드레 나바라 국제 첼로콩쿠르 1등, 2014년 파블로 카잘스 국제 첼로콩쿠르 1등을 비롯해 수많은 콩쿠르를 거쳤다.
 
  2015년 제2회 SK케미칼 ‘그리움(G.rium) 아티스트 상’, 이듬해엔 세계적인 첼리스트 ‘야노스 슈타커’의 이름을 딴 재단이 30세 이하 젊은 첼리스트에게 수여하는 제1회 ‘야노스 스타커상’ 을 받았다. 2019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쇼팽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도전, 4위를 차지했다. 자신의 콩쿠르 도전을 그는 이렇게 말한다.
 
  “콩쿠르들을 통해 느낀 것도 많지만 사실 아직 제 음악은 물론 저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온 길이 직선처럼 느껴지지만, 심사숙고하듯 돌다리를 두드리며 연주자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이런 말도 했다.
 
  “모든 콩쿠르 무대를 연주처럼 생각했어요. 어떻게 하면 우승할까라는 생각보다 한 걸음 한 걸음 연주자로서 성장하려고 걸어갔던 것 같아요. ‘내가 가진 음악을 마음껏 무대에서 보여주자’라는 생각이 심사위원들에게 좋게 다가가면 좋겠지만, 아니라 할지라도 어쩔 수 없어요.”
 
  그에게 가장 영향을 준 이는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1876~1973)다. 2014년 카잘스 이름을 내건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니까. 카잘스는 ‘현악기의 왕자’라 일컬어지는 인물로 대개의 현대 첼로 주법이 그를 통해 세련된 옷으로 갈아입었다.
 
  2018년 2월, 워너 뮤직 인터내셔널 레이블로 데뷔 앨범 〈첼로의 노래〉를 발매했다. 음반에는 ‘오마주 투 파블로 카잘스’라는 문구가 써 있다. 번역하자면 ‘카잘스에게 경의를 표한다’. 문태국은 이 음반을 통해 파블로 카잘스를 ‘노래’하고 싶었다.
 
  그동안 우리나라 연주자들이 인터내셔널 계약으로 음반을 발매하는 것은 사실 흔치 않았다. 피아니스트와 바이올리니스트가 대부분이었다. 첼리스트가 워너 본사와 계약해 음반을 발매한 것은 1996년 장한나 이후 23년 만이었다.
 
  지난 몇 년간 문태국은 다양한 무대에 올랐다. 협연과 실내악, 그리고 듀오 리사이틀까지 수많은 연주를 소화했다. 무대 위 노하우도 생겼다. 이제는 ‘깊이’와 마주하려 한다. 2020년은 이전의 문태국과 다른 ‘깊이’의 해로 기억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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