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계획서 변경하고 민간 출자사들도 책무 다해야 해결”
⊙ “최대 출자사인 코레일이 그에 걸맞은 역할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
⊙ “KTX 민영화 놓고 국토부와 갈등? 우리는 정부 정책 따를 뿐”
⊙ 철도 부지에 주택기금 외 별도 재정 없이 행복주택 20만 가구 건립 가능
⊙ 전년 대비 적자 1383억원 축소, 철도 사건 건수 8.1% 감소, KTX 고장 장애 23.4% 감소,
안전성과 KTX 정시 운행률 부문 세계 1위 등 성과
鄭昌永
⊙ 59세.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 모스크바 국립대 법률학 석사.
⊙ 제24회 행정고시 합격. 감사원 사무총장.
⊙ “최대 출자사인 코레일이 그에 걸맞은 역할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
⊙ “KTX 민영화 놓고 국토부와 갈등? 우리는 정부 정책 따를 뿐”
⊙ 철도 부지에 주택기금 외 별도 재정 없이 행복주택 20만 가구 건립 가능
⊙ 전년 대비 적자 1383억원 축소, 철도 사건 건수 8.1% 감소, KTX 고장 장애 23.4% 감소,
안전성과 KTX 정시 운행률 부문 세계 1위 등 성과
鄭昌永
⊙ 59세.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 모스크바 국립대 법률학 석사.
⊙ 제24회 행정고시 합격. 감사원 사무총장.
지난해 코레일은 전년에 비해 적자 1383억원을 축소했다. 4년 연속 10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경영성과는 정 사장 취임 후 고강도의 경영효율화 정책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해에는 KTX 수혜 지역 확대 등 업무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5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하기도 했다.
국가기간망으로서 철도의 안전성 확보 문제도 상당한 성과를 이루어냈다. 지난해 철도 사건 건수는 2011년 대비 8.1% 감소했고 KTX 고장 장애는 23.4% 감소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코레일은 2012년 6월 국제철도연맹이 발표한 경쟁력 수준 평가에서 안전성과 KTX 정시 운행률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국제철도연맹으로부터 ‘이노베이션 어워드(Innovation Award)’ 안전 분야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취임 이후 정 사장이 이루어낸 이런 성과는 작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용산 역세권 개발 사업에 가려져 있다. 코레일이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이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하반기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용산 철도 정비창 부지 개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본격화한 이 사업은 세계적인 부동산 경기의 급락, 삼성물산의 사업 철수, 사업 참여사 간 개발 방식을 둘러싼 이견 등이 이어지면서 ‘좌초 위기’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는 사업이 돼 있다. ‘좌초 위기’ 논란은 최근 용산역세권개발(주)의 부도를 막기 위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발행을 놓고도 벌어졌다.
코레일에 돈만 달라는 민간 참여사들
정 사장을 만난 2월 7일은 용산 역세권 개발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의 이사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용산 역세권 개발 사업의 자산관리 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주)의 부도를 막기 위해 ABCP 발행과 전환사채(CB) 발행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애초 용산 역세권 개발과 관련한 질문은 인터뷰 후반부에서 다루기로 코레일 실무진과 약속했었지만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질문을 시작했다.
—용산 역세권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한 차원을 넘어 ‘좌초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습니까.
차분하게 앉아 질문을 기다리던 정 사장이 약간은 격앙된 목소리로 답했다. 그는 민간 참여사들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로서는 저희가 이 사업을 주도하거나 능동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없는 입장입니다. 최근 자산관리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주)이 3월 12일쯤 부도가 날 수도 있다는 보도들이 연이어 나왔습니다. 사업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사업이 무산될지도 모른다고 예상하는 사람들(용산사업 민간 출자사들을 지칭)이 한다는 행동이 저희한테 돈 달라는 소리밖에 없습니다. 사업이 무산될 경우 청산을 했을 때 받을 돈을 미리 달라는 식이죠. (코레일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민간 투자사들이 사업성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하면서 해야 하는 소리들이에요. 코레일 사장으로서 저는 민간 투자사들이 요구하는 돈을 줄 권한이 없습니다. 새롭게 사업성을 검토하고 그것이 가능하다 싶으면 코레일 이사회에 올리고 정부를 설득하는 노력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코레일 사장으로서 현 상황에서는 민간 투자사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얘기인가요.
“코레일 입장은 무조건 돈만 빌려주겠다는 게 아닙니다. 사업성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생각입니다. 코레일은 공기업, 국민의 기업으로서 국민의 돈을 맡고 있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사장인 제가 할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위임받은 권한 내에서 접근하겠다는 말입니다.”
—최근 민간 참여사 가운데 최대 주주인 롯데관광개발이 용산 역세권 개발 사업에서 1조6000억원의 흑자가 기대된다는 사업계획서를 내놓았는데요.
“솔직히 저로서도 무슨 근거로 그런 수익이 발생한다고 하는지 궁금합니다. 객관적 근거도 없는 광고성 홍보야말로 사업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 사업계획은 부동산 경기가 최고조였던 2007년 상황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준공 전 분양률 100%를 가정해 약 2조7000억원의 흑자를 낼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그 후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시장상황은 급변한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애초 사업계획서에서 예상한 분양 매출 33조원 중 10%만 실패해도 사업은 적자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삼성물산이 2010년 8월 사업 주관사를 포기할 때 내놓은 사업성 검토 보고서에서도 2조7000억 흑자에서 4조6000억 적자가 우려된다고 한 바 있습니다.”
자금 조달 책임 민간 참여사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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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역세권 개발 사업이 2016년 완공됐을 때의 가상도. 그러나 사업 추진 난항으로 사업계획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2007년 10월 사업 공모 당시 재무적 투자자인 우리은행, 삼성생명, 국민연금, 미래에셋 등이 15조원 규모의 PF 대출 의향서를 제출했지만 현재까지 재무적 투자자들의 대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코레일이 2차 사업협약 변경을 하면서 랜드마크 빌딩을 4조2000억원에 매입할 때 민간 투자사들도 코레일 매입금액의 3배에 해당하는 시설물을 선매입하기로 했지만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코레일 측이 민간 투자사들의 불성실을 상징하는 일로 언급하는 사례다.
한마디로 민간 참여사들이 전환사채 인수나 시설물 매입 등 추가 출자에는 나 몰라라 하고 코레일의 신용공여 등에 민 사업에 의존하려 한다는 불만인 것이다.
정 사장은 “서울시가 추진하던 113 층짜리 상암 DMC 랜드마크 빌딩 프로젝트가 사업비 조달 실패로 사업이 중단되는 등 공모형 PF 사업의 현실은 암담 그 자체”라면서 “용산개발 면적의 5분의 1에 불과한 일본 롯본기힐스가 10년 이상 걸려 완성됐는데 100만 평이 넘는 용산개발을 4년 안에 다 하겠다는 사업계획 자체가 무리”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호황기에 만들어진 사업계획을 수정해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업계획을 어떻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봅니까.
“불안한 사업구조 자체부터 바꿔야겠죠. 우리 코레일이 최대 출자사임에도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용산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 이사회 의장을 맡지 못하게 하는 등 민간 출자사들에 유리하게 체결된 사업협약 및 주주협약상의 독소조항은 두고두고 코레일의 발목을 잡으며 개발사업의 불안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코레일이 최대 출자사로서의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봅니다.”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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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레일은 지난해 12월 12일 철도안전관리 개선 공로로 국제철도연맹으로부터 ‘안전분야특별상’을 수상했다. |
—용산개발 문제만 생각하면 화가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화가 많이 났다기보다도…”
정 사장은 잠시 말을 멈추고 긴 숨을 내쉬었다.
“저는 우리 코레일이 최대 출자사이면서도 어떻게 협약이 그렇게 맺어졌는지 솔직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돈을 그렇게 대주었으면 칼자루는 우리가 쥐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건 사업계획조차 변경할 수 없습니다. 민간 참여사들이 왜 코레일을 상대로 그렇게 행동하는지도 모르겠고요. 사업협약서대로라면 돈은 민간이 대고 사업관리만 코레일이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만약 지금처럼 사업이 위기를 겪을 때마다 코레일이 늘 돈을 대줘야 하는 것이라면 적어도 우리가 사업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 주인이 없는 회사라고 돈을 막 빼가도 된다는 건가요? 공기업의 주인이 누구입니까? 우리에게 사업의 주도권이 없다는 게 화가 납니다.”
—사업이 위기에 빠져도 현 구조하에서는 코레일의 금전적 지원은 기대할 수 없겠네요.
“사업자금은 코레일이 대고 이익은 민간 출자사들이 가져가는 사업구조의 개편 없이 코레일만 일방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더 이상 어렵다고 봅니다. 그동안 코레일이 협약사항을 충분히 준수해 왔듯이 민간 출자사들도 자본금 증자, 시설물 선매입 등 협약 내용을 이행한다면 코레일도 사업 성공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기존처럼 민간 출자사들이 책무는 이행하지 않은 채 코레일의 희생만을 요구한다면 코레일 경영진 입장에서도 법적 책임 등 여러 가지 부담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도 더 이상의 양보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치킨 게임’을 한다고?
—민간 출자사 중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롯데관광개발과 코레일이 사업 추진을 놓고 ‘치킨 게임’에 가까운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비치고 있는데 민간 출자사들과의 협조가 잘될까요.
정 사장은 언론의 ‘주도권 싸움’이라는 표현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그는 고개를 크게 좌우로 저었다.
“주도권 싸움, 치킨 게임이라는 말은 국민들께 사업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혼선을 빚게 하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점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그렇게 표현하면 안 되죠. 그런 일부 보도로 인해 우리 코레일이 마치 우리의 이익만을 위해 기존 사업 시행자로부터 사업권을 뺏으려는 기업으로 일반에 비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레일은 용산 역세권 사업부지를 매각하고 토지대금 6조3594억원을 받지 못한 채권자이면서 동시에 사업의 25% 지분을 가지고 있는 최대 출자자입니다. 그런 코레일이 사업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드림허브에 대해 사업계획서 변경, 자본금 증자, 용산역세권개발(주) 지분 인수 등을 협의한 걸 가지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싸움을 벌였다는 것은 무리한 표현입니다. 이 사업이 현재의 사업구조로 진행될 경우 공공이익의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민의 재산을 책임지고 있는 코레일이 민간 출자사들을 상대로 국민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문제 있는 일 아닌가요?”
—민간 출자사들과의 협조 문제는요.
“용산 역세권 개발 사업은 현재 민간 PF 사업으로서 사업주체는 민간 출자사임이 분명한 사실입니다. 모든 출자사가 기득권을 버리고 협약서 정신에 입각해서 흑자사업구도로의 전환을 위한 공동 노력이 전제돼야 사업 진행이 가능할 겁니다.”
—드림허브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롯데관광개발 김기병(金基炳) 회장이나 용산역세권개발(주) 박해춘(朴海春) 회장과는 따로 만나서 이 문제를 논의한 적 있습니까.
“김 회장과는 전화 통화를 한 적이 두어 번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사업이 김 회장과 저 정창영의 개인 사업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민간 기업인 롯데관광개발은 어떤지 몰라도 코레일 같은 경우 이런 큰 사안은 사장인 저 개인 혼자서 결정하는 일이 아닙니다. 전략회의나 이사회 또는 정부 승인을 통해서 일이 결정되고 집행됩니다. 민간 투자사들이 내놓는 안도 당연히 그런 절차를 밟아야 하고요. 단둘이 개인적인 만남을 갖는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용산역세권개발(주)은 드림허브에서 결정된 일을 집행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곳의 박 회장이 저와 카운터 파트너가 될 수는 없는 일이죠.”
—공공개발로 전환할 생각은 없습니까.
“공공개발로 전환하려면 추가 출자도 필요하고 추가 출자를 결정하려면 이사회 의결과 정부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공공개발로 가더라도 공익성과 함께 수익 문제를 검토해 봐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가야 한다면 많은 자문을 구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철도의 경쟁과 독점의 장점 깊이 생각해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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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레일이 마련한 열차 내 자전거 칸에서 자전거를 끌고 하차하는 승객들. |
“철도역사 환수, 철도 관제권 이양, 코레일이 사고를 많이 낸다,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 등등의 이야기가 나올 때는 갈등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는 국토해양부의 산하기관입니다. 갈등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KTX 민영화와 관련해 국토해양부와 코레일이 갈등을 빚고 있다는 표현은 옳지 않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정부 산하기관으로서 정부가 어떤 정책 결정을 내리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정책을 산하기관이 반대해서 따르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코레일 사장으로서 KTX 민영화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요.
“정부가 철도산업에서 경쟁의 장점과 독점의 장점을 다 생각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철도는 원래 적자가 나는 사업입니다. 보편적 복지라는 개념을 적용해 보다 싼 금액으로 복지를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좀 더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업끼리 경쟁을 붙일 것인지 이런 것에 대해서 정부가 결정을 해줘야 합니다. 우리는 그 결정에 따를 뿐이죠.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하고 국회에서 결정되는 정책에 대해 정부 산하기관인 우리가 찬성한다, 반대한다 하는 것은 우스운 이야기입니다.”
—KTX 민영화 추진 이면에는 KTX 사업이 흑자를 내면서 이 사업에 참여하려는 민간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던데요.
“정부가 결정하는 정책에 민간기업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200년 철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철도경쟁체제 상황이 왜 좋지 않은지, 선로만 국가가 관리하는 프랑스의 사례는 어떤지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철도는 계속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KTX 흑자밖에 없는 겁니까.
“일반 철도 가운데 적자가 가장 크게 나는 곳이 경부선입니다. 1조원 적자 중 8000억원 적자가 경부선에서 발생합니다. 승객이 없기 때문이죠. 대신 경부선을 이용하는 장거리 손님이 KTX로 넘어옴으로써 보완관계가 되는 것이죠. 물론 적자 요인 가운데는 경영상의 문제도 있겠죠. 방만경영을 없애기 위해 인력감축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을 해오고 있습니다.”
노조와 임단협 올해도 잘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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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영 사장은 취임 후 안전을 강조해 왔다. 수도권 철도차량정비단을 방문한 정 사장이 철도차량을 직접 살펴보고 있다. |
“철도부지 상부와 유휴 철도부지를 활용해 행복주택을 건설하면 주택공급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토지수용비를 절감할 수 있고, 통근이나 혼잡, 환경 등 사회적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게 듭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정차량기지 상부에 공공임대 아파트를 건립한 적이 있고, 프랑스와 일본, 홍콩에도 사례가 있습니다. 현재 철도부지를 고려할 때 국민주택기금 외 별도 재정 투입 없이 약 20만 가구, 재정을 투입할 경우 최대 100만 호까지도 가능합니다. 철도부지에 임대주택을 만들면 서울의 경우 40% 이하, 수도권의 경우 50% 수준에서 임대료를 책정할 수 있지요. 새 정부가 출범하고, 세부적인 추진계획이 마련되면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저렴하면서 편안한 단지’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용산 역세권 개발 사업, KTX 민영화 문제 등 ‘골치 아픈’ 현안에서 벗어나자 정창영 사장은 차분하게 답변하기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에서는 성공한 CEO로서의 자신감도 배어나왔다.
—강성으로 알려진 철도노조와 3년 연속 임단협이 무사히 체결됐는데 올해도 큰 갈등 없이 임단협 협상이 잘 마무리될 것 같습니까.
“그렇게 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노조 간부들을 만나면 농담 삼아 ‘노조 챙기느라 내가 잘리게 생겼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노조와 스킨십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우리 코레일은 인건비 비중이 큰 조직입니다. 노조원들이 자발적으로 일해 주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해와 소통 없이 그들의 협조를 끌어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올해도 잘될 겁니다.”
—사장 취임 1주년이 막 지났는데 지난 1년 동안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어떤 겁니까.
“안전에 대한 성과죠. 새 정부가 행정안전부의 명칭을 안전행정부로 바꾸려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의 안전은 정부와 공공기관의 최소한의 책무입니다. 지난해 철도 사건 건수는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직원 사망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KTX 산천은 운행 거리가 19.4% 증가했는데도 고장 건수는 오히려 42% 감소했습니다. 이 같은 안전성 개선 결과에 힘입어 KTX 브랜드 가치는 2011년 80위에서 26위로 54계단이나 뛰어올랐습니다.”
—철도 운행과 관련해 안전성 검증을 따로 받았는지요.
“그럼요. 국제공인기관에서 받았습니다. 지난해 9월 영국의 로이드 레지스터사에 철도안전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진단을 의뢰했습니다. 이 회사는 철도운행 안전성 검증 국제공인기관입니다. 3개월간에 걸쳐 진단을 받았는데 우리 철도 운행이 국제 사례에 부합한 안전관리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특히 고속차량 시설에서는 유럽보다 뛰어난 수준이라는 검증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국제철도연맹으로부터 이노베이션 어워드 안전 분야 특별상을 수상했는데요.
“이노베이션 어워드는 국제철도연맹이 지난해부터 세계 각국의 철도에 적용할 수 있는 혁신사례를 선정해서 주는 상입니다. 우리 코레일은 사전예방 안전관리체계 개발과 인적 오류 예방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 상을 수상했습니다.”
중부내륙권 관광열차 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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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3월 개통할 중부내륙 관광철도 노선도. |
중부내륙 관광벨트 구축이란 백두대간의 비경을 품고 있는 중부내륙의 명소를 관광전용 열차로 찾아갈 수 있게 하는 계획이다. 중앙선, 영동선, 태백선 등을 연계한 순환형 노선으로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 충북, 경북의 청정지역, 쉽게 말하면 오지만을 순환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만든 철도 노선이다. 철도 노선도를 살펴보다 중앙선, 영동선, 태백선이 순환으로 연결돼 있는 것을 발견한 정 사장이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이번에 새로운 관광열차를 개발했더군요.
“백두대간 순환관광열차와 개방형 협곡관광열차를 개발해 3월부터 운행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열차를 타는 것 자체가 체험과 관광이 되는 신개념 관광상품을 개발 중입니다. 생전에 한 번은 꼭 타봐야 할 관광열차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죠. 개발을 위해서 일본 JR규슈 관광열차 등 세계적인 관광열차를 벤치마킹했습니다.”
—중부내륙권에 주목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그동안 중부내륙권은 수려한 자연환경을 보유하고도 교통이 불편해 사람들이 많이 찾지 못했습니다. 근대화와 산업화의 대동맥 역할을 했던 중부내륙 철도를 명품 관광벨트로 구축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자는 것이지요. 중부내륙 지역은 레저, 스포츠 등 복합 관광벨트 최적지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해 관광사업을 확대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순환철도를 한 바퀴 도는 데 얼마나 걸립니까.
“현재는 4시간40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주 천천히 순환하게 되는데 기차를 타고 가다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내려서 그 지역을 관광하다가 다음 기차를 이용하는 식으로 운영하게 될 것입니다. 경치 못지않게 낭만과 여유도 주요 관광상품이 될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해양관광개발사업단도 출범시켰다면서요.
“경전선을 이용해 부산에서 순천까지 관광열차를 운행할 계획입니다. 중부내륙권 관광열차와 마찬가지로 바다를 바라보며 느리게 운행하게 될 겁니다. 제대로 된 관광열차를 만들기 위해 신차를 만들어볼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지난해 여수엑스포 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도 열차 증편, 연계 관광상품 운영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주말엔 운전대를 놓자’라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 성과는 있습니까.
“호응이 괜찮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중심의 여행문화에서 벗어나 철도 중심의 여가문화 정착으로 환경도 지키고 진정한 휴식도 즐기자는 취지에서 벌이고 있는 캠페인입니다. 또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대표 공기업으로서 친환경 이동수단인 자전거와 철도의 만남을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살리고 철도가 국민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열차 내 자전거 칸도 만들었습니다.”
내 몸무게가 늘어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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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7월 25일 오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철도 노조원 등이 KTX 민영화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정 사장 취임 후 우리 철도 기술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데요.
“선진국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기후협약에 대응하고 개발도상국은 국가 기간산업 발전을 위해 철도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철도기술을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지난해 해외사업단 운영을 시작하면서 일부 성과는 있었지만 아직은 기반 마련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는 114년 대한민국 철도 운영 기술 수출의 원년이 될 거라고 자신합니다. 파키스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아프리카 등에서 자국의 철도운영에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 진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아는데 어렵지 않겠나 하는 전문가들이 상당히 있던데요.
“브라질 측에서 입찰조건을 완화시켜 줬습니다.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브라질이 추진하고 있는 고속철도는 약 23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사업으로 세계 고속철도 기술의 각축장이 될 전망입니다. 열심히 해봐야지요.”
정 사장은 자신이 취임한 후 이룩한 여러 가지 경영성과를 언급한 후 “올해를 흑자경영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치며 이런 말을 했다.
“평일 저녁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운동할 시간이 없어서 경영성과가 좋아지는 만큼 제 몸무게도 늘어나니까 집에서 제 건강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정 사장은 “저녁 약속 시각에 늦겠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