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전은 지진해일에 파도의 처오름까지 합산해 ‘가능 최고 해수위(海水位)’를 산정했고, 원전 부지는 최고 해수위보다 최소 2m 이상 차이가 있는 곳에 마련하고 있다
⊙ 한국의 가압경수로(PWR), 일본의 비등경수로(BWR)와 달리 전원 끊겨도 자연순환 냉각 가능
⊙ 비등경수로에 비해 원자로 건물 부피가 커 수소폭발과 증기폭발 등의 충격에도 유리
⊙ ‘사용후 연료 저장조’는 내진설계가 돼 있는 건물에 위치, 지진에 의한 손상 우려 없어
⊙ 노심용융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원자로 건물은 최소 24시간까지 기능 유지
鄭仁洙
⊙ 59세. 경상대 토목공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자과정 수료.
⊙ 한전 영광원자력본부 토목부장, 한수원 울진원자력본부 토건부소장, 한수원 사업기술처
구조기술실장, 한수원 방사성폐기물사업본부 방폐물기술처장, 한수원 사업본부 건설기술처장 역임.
⊙ 現 한국수력원자력 건설본부장(전무).
⊙ 한국의 가압경수로(PWR), 일본의 비등경수로(BWR)와 달리 전원 끊겨도 자연순환 냉각 가능
⊙ 비등경수로에 비해 원자로 건물 부피가 커 수소폭발과 증기폭발 등의 충격에도 유리
⊙ ‘사용후 연료 저장조’는 내진설계가 돼 있는 건물에 위치, 지진에 의한 손상 우려 없어
⊙ 노심용융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원자로 건물은 최소 24시간까지 기능 유지
鄭仁洙
⊙ 59세. 경상대 토목공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자과정 수료.
⊙ 한전 영광원자력본부 토목부장, 한수원 울진원자력본부 토건부소장, 한수원 사업기술처
구조기술실장, 한수원 방사성폐기물사업본부 방폐물기술처장, 한수원 사업본부 건설기술처장 역임.
⊙ 現 한국수력원자력 건설본부장(전무).

- 밤낮없이 건설 중인 원전 신고리 3, 4호기 건설 현장.
원전 안전의 최종 목표는 원전 시설에서 누출되는 방사성(放射性) 물질로부터 인간과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원전 설계는 발생 가능한 모든 사건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다. 물론 국내 원전 설계도 이 같은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원전에 적용하는 발생 가능한 사건으로는 ‘예측 가능 사건’과 ‘설계기준 사고’, ‘설계기준 초과사고’가 있다. ‘예측 가능 사건’은 사고가 발생되더라도 원전 정상운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을 말하고, ‘설계기준 사고’는 운전기간 중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나, 만일에 대비한 사고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원전은 안전하게 정지하도록 설계된다.
‘설계기준 초과사고’는 설계기준 사고보다도 발생 확률이 훨씬 낮은 것으로, 설계기준 초과사고의 발생빈도는 원전 운전기준 1만 년 이상에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말한다. 이러한 설계기준 초과사고에도 원전은 방사능(放射能) 물질 외부 유출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사고예방, 사고확대 방지, 누출 방지 등의 심층 방어개념을 적용해 설계하고 있다.
가압경수로(PWR)와 비등경수로(BWR)
![]() |
| 2010년 7월 15일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신고리 3호기 건설현장에 1400메가와트급 대용량의 원자로가 국내 최초로 설치됐다. 연간 110억 킬로와트의 전기를 생산하는 신고리 3호기는 울산시 전력소비의 연 6개월분을 생산할 수 있다. |
방사능을 함유한 유체(流體)가 순환하는 1차 회로, 방사능을 함유하지 않은 증기로 외부 터빈을 돌리기 위한 증기 순환 2차 회로로 구성된다. 예컨대, 가압경수로에는 1차 측과 2차 측을 분리하는 증기발생기라는 장치가 있고, 비등경수로에는 1, 2차 측을 분리하는 증기발생기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후쿠시마(福島) 원전과 같은 비등경수로에서는 방사성을 띤 증기가 터빈발전기에 직접 공급되지만, 가압경수로에서는 증기발생기의 2차 측 증기가 터빈발전기에 공급된다. 가압경수로는 또 증기발생기에 터빈 구동형 보조급수펌프를 이용한 냉각수 공급이 가능해 전원공급이 완전히 끊겨 냉각재펌프가 작동을 멈추더라도 자연순환 냉각으로 원자로 냉각이 가능해진다.
비등경수로는 원자로 자체가 증기발생기 기능을 하는 타입으로, 원자로 건물이 차단되고 교류전원이 끊기면 증기발생기가 없어 자연순환 냉각이 이뤄질 수 없다.
가압경수로 원전의 ‘사용후 연료 저장조’는 내진설계가 되어 있는 건물에 위치, 지진에 의한 손상 우려가 없다. 또 접근이 용이하고 비상시 외부에서 대체전력, 소방차 등으로 냉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압경수로 원전의 원자로 건물은 라이너 플레이트(강판)와 1.2m 두께의 콘크리트로 이루어져 견고하며 부피가 커 상대적으로 장시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비등경수로에 비해 원자로 건물 부피가 커 수소폭발과 증기폭발 등의 충격에도 유리하다.
우리나라와 같은 가압경수로인 미국의 스리마일 아일랜드(TMI) 원전에서도 1979년 원자로냉각재 상실과 열제거 실패로 노심용융과 같은 중대사고가 발생했지만, 원자로 건물은 구조적으로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 결과, 발전소 주변 거주자 약 200만명이 0.01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피폭(被爆)된 정도였다. 미국 규제기관에서는 비상대응 절차 강화, 발전소 종사자 교육훈련 강화, 인적오류 방지를 위한 최적 발전소 설계, 기기 신뢰도 증진과 발전소 규제활동 강화 등 많은 안전성 증진방안을 원전에 추가로 적용했으며, 국내 원전에도 이러한 추가 요건들을 적용했다.
![]() |
| 가압경수형 원자로 구조. |
原電부지, 최고 海水位보다 2m 높은 곳에 마련
일본의 대지진은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을 발생시키는 지질구조 형태인 이른바 ‘섭입대(攝入帶)’ 지역에서 일어난 것이다. ‘섭입대’ 지역이란 지각판(地殼板)이 대륙판이나 다른 해양판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구역을 말한다. 일본에서 일어난 규모의 대형 쓰나미가 일어나기 위해선 이러한 ‘섭입대’ 지역에서의 지진이 발생해야만 한다.
반면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지각판(유라시아 대륙)은 다른 지각판에 비해 안정화돼 있고, 지각판이 만나는 접점과 멀기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규모의 쓰나미 발생확률은 매우 낮다.
우리나라 원전은 해일(海溢) 등 외부 홍수에 대비해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준에 따라 설계됐다. 최대 가능 지진해일에 파도의 처오름까지 합산해 ‘가능 최고 해수위(海水位)’를 산정했고, 원전 부지는 최고 해수위보다 최소 2m 이상 차이가 있는 곳에 마련하고 있다. 지진해일을 가정할 경우, 유발 지진의 규모는 100년 발생 지진빈도보다 더 큰 지진발생을 가정한 것이다.
내진설계 측면에서 현재 가동 중인 국내 원전(21기)은 0.2g(규모 6.5 이상의 直下地震에 해당)의 최대 지반가속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추가로 건설하는 원전모델(APR1400)은 0.3g(규모 7.0 이상의 직하지진에 해당)의 지진동(地震動·지진으로 일어나는 지면의 진동)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 기준이 상향 조정돼 있다.
국내 원전은 심층방어 개념을 도입, 5중 방호설비로 구성돼 있다. 방사성 물질의 누출방지를 위한 제1방호벽(연료 펠릿), 지르코늄 합금으로 구성된 방사성 물질 밀폐를 위한 제2방호벽(연료 피복관), 핵연료 손상 시에도 방사성 물질 외부누출 방지를 위한 제3방호벽(원자로 용기), 원자로 건물 내벽에 두꺼운 강철판을 보강한 제4방호벽(원자로 건물 내벽), 120cm 두께의 강화콘크리트와 강철심으로 된 제5방호벽(원자로 건물 외벽)으로 구성된다.
특히 모든 전원이 차단된 사고 때도 원자로 건물 내부 가압에 의한 원자로 건물 손상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들이 마련돼 있다. 외부에서 소방차를 이용, 원자로 건물 내부에 냉각수를 공급하는 중대사고 전용 비상원자로 건물 보조 살수계통이 설치돼 있는 것이다. 핵연료 피복재의 손상으로 수소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전원이 필요하지 않은 피동형 수소제거설비가 설치돼 있어 폭발 등으로 인한 원자로 건물 파손을 방지할 수 있다.
노심용융 발생해도 원전 건물 24시간까지 ‘거뜬’
![]() |
| 지난 3월 18일, 소방차가 폭발 위험이 있는 후쿠시마 원전 3호기에 소방호스를 이용, 물을 뿌리고 있다. |
국내 원전의 전원(電源) 계통설계는 단일 고장사고를 기준으로 설계됐고, 한 계열에서 고장이 나더라도 다른 계열에서 동등한 전력을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전기 계통이 전기적·물리적 2계열로 분리돼 있는 것이다.
정상운전 중에는 터빈발전기로부터 생산된 전력을 쓰고, 안전정지를 필요로 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발전소 내부전원촣발전소 외부전원촣비상디젤발전기 순서로 활용된다. 비상디젤발전기를 활용할 수 없는 발전소 내 정전사고가 발생하면 배터리와 대체교류 디젤발전기로부터 비상전원을 공급받을 수 있다.
원전의 전원이 끊겨 노심용융(爐心鎔融)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원자로 건물은 최소 24시간까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원자로 건물은 살수(撒水)를 통해 냉각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외부에서 물을 끌어들여 소방차를 이용해 원전건물을 비상 냉각시킬 수도 있다.
원자로 노심용융으로 발생되는 수소(水素)를 제어하기 위해 전원이 필요 없는 피동형 수소재결합기와 수소점화기를 설치해 원자로 건물 내부의 수소농도 증가에 의한 건물 손상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원자로 내부 노심손상이 발생한 경우, 원자로 용기를 침수(浸水)시켜 원자로 용기 외벽 냉각을 통해 원자로 용기의 파손을 막도록 설계한다. 원자로 용기가 파손될 경우, 노심용융물을 원자로 안에서 냉각시킬 수 있도록 충분한 바닥면적을 확보하도록 원자로 공동(空洞) 침수계통을 설계한다. 이러한 설계를 통해 국내 원전은 어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원자로 건물을 보호, 대량의 방사성 물질을 누출시키지 않도록 하고 있다.
비상전원 시설 침수되지 않도록 방안 마련 중
전(全) 세계적인 강진 발생으로 원전의 내진 규정은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이러한 설계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강진(强震)에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 설비를 도입하거나 기존 설비 보강, 확률론적 방법을 기반으로 지진 위험도를 평가하는 등 다각적인 기술개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처럼 모든 전원이 끊겨 원자로 노심이 녹아버리는 ‘중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비상 디젤발전기 건물과 대체교류전원(AAC) 디젤발전기 건물이 침수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또한 쓰나미에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에 이동형 대체교류전원(AAC) 발전기 등을 이용,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도 수립 중이다.
국내 원전은 100년 주기의 강진에 의한 해일 발생을 고려, 부지 높이를 선정하고 있으며, 일본과 같은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지진과 해일에 의한 침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건물별 침수방지 설계도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처럼 수소폭발로 원자로 건물이 붕괴돼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누출되는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현재 신규원전과 일부 가동 중인 원전에 설치돼 있는, 전원이 필요치 않은 피동 촉매형 수소재결합기를 모든 원전으로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