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돈벌이식 공공일자리, 교육 수준 높은 베이비부머에겐 안 맞아
⊙ 한국 노인 10명 중 4명, 월 100만원 미만으로 생계 유지
⊙ 노인 돌봄, 개인이나 가족 차원에서 국가 차원의 문제로 넘어가
⊙ IMF 외환위기, 부동산 중심 자산 형성이 오늘날 노년 빈곤 불러
⊙ 노인 산업 육성 발표해 놓곤 2024년 육성 예산 전액 삭감
⊙ 한국 노인 10명 중 4명, 월 100만원 미만으로 생계 유지
⊙ 노인 돌봄, 개인이나 가족 차원에서 국가 차원의 문제로 넘어가
⊙ IMF 외환위기, 부동산 중심 자산 형성이 오늘날 노년 빈곤 불러
⊙ 노인 산업 육성 발표해 놓곤 2024년 육성 예산 전액 삭감

- 사진=뉴시스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데 일조했던 베이비붐 세대가 무인 주문 기계, 일명 키오스크(kiosk)를 마주하면 벌어지는 일이다. 디지털 기술 이용 방법에 익숙지 않아 겪는 불편함과 당황스러움에 발길을 돌린다.
1차 베이비붐 세대는 1955~1963년생, 2차 베이비붐 세대는 1964~1974년생을 통칭한다. 2023년을 기준으로 1차는 약 705만 명, 2차는 약 955만 명이다. 두 세대를 합하면 1700만 명인데 첫 1차 베이비붐 세대인 1955년생은 올해로 70세를 맞았다.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지난해부터 법정 은퇴 나이(60세)에 들어섰다. 한국은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 중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화 사회’를 맞이했다. 2070년이면 전체 인구 3765만 명(약 46.4%) 중 노인이 1747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강의 기적’의 이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세대’라는 찬사와 달리 한국 노인(65세 이상)은 다중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용어가 ▲노인 빈곤 ▲노인 자살 ▲만성질환 ▲사회적 고립 등이다.
한국의 노인이 겪는 상대적 빈곤율은 통계마다 차이가 있지만 40% 수준이다. OECD는 2020년 기준(2023년 발표) 한국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을 40.4%로 보고했다. 이는 OECD 평균(14.2%)보다 약 3배 높고, OECD 가입국(38개국) 중 최고 수준이다. 2023년 통계청에 따르면 노인의 가처분소득(개인 의사에 따라 쓸 수 있는 소득)을 기준으로 상대적 빈곤율은 38.2%였다.
상대적 빈곤율이란, 월평균 중위소득(1인 기준 약 200만원)의 절반에 이르는 소득을 받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홀어르신은 2020년 기준 상대적 빈곤율이 72%였다. 홀로 사는 노인 10명 중 7명은 100만원 미만으로 생계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2023년 한국 노인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40.6명이다. OECD 가입국 중 가장 많다. 하루 평균 10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80대 이상 노인 자살률은 10만 명당 60.6명이다. OECD 가입국의 노인 자살률은 20~28명 수준이다. OECD는 한국처럼 특정 연령대에 대한 비율은 공개하지 않는다.
2023년 통계청 지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기대 수명(출생 시 기대 여명)은 83.5년(남성 약 80.6년, 여성 약 86.4년)이다. 반면 질병이나 노화로 인한 질환 없이 건강하게 생활하는 기간을 나타내는 ‘건강 수명’은 약 72세다. 〈2023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중 만성질환을 1개 이상 앓고 있는 비율은 84%, 2개 이상은 약 55%, 3개 이상은 36%였다. 건강한 노인은 14%였다.
사회적 관계도 단절돼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홀어르신 중 32.6%는 대화할 상대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40.7%는 위기 상황에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노인이 겪는 어려움을 ▲‘압축적 근대화’의 부작용 ▲국가적(연금·복지 등)·개인적 차원(자산 등)의 준비 부족 ▲사회 문화의 변화 ▲부동산 중심의 자산 등 여러 원인이 얽혀 있다고 분석한다.
1988년 도입돼 1999년 전 국민으로 확대된 국민연금 제도는 현재 노인 세대가 은퇴 소득을 축적할 시간을 주지 못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는 당시 중장년층이었던 지금의 노인 세대의 소득 기반과 민간 저축을 붕괴시키는 계기가 됐다. 또 대가족 중심이었던 가족 부양 체계가 핵가족화로 해체됐으나 이를 대체할 공적 안전망은 미성숙했다.
부동산 보유 빈곤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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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들의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하는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노인들은 모여 앉아 장기나 바둑을 두며 시간을 보낸다. 사진=뉴시스 |
현재 국민연금의 명목 소득대체율 40%는 40년 가입을 전제로 한 수치다. 현재 노인 세대에게 40년 가입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월평균 연금 수급액은 약 60만원으로 1인 가구 최저생계비(약 125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연금 수급자 중 절반 이상은 월 25만~50만원 사이의 금액을 받고 있다.
한국은 고령 사회(전체 인구 중 노인이 15% 이상)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데 7년(영국 50년, 미국 15년)이 걸렸다. 이 때문에 법과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할 시간이 부족했다. 초고령 사회는 인구 구조 변화를 불러 생산연령 인구(15~64세)의 부양 부담으로 이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돌봄 수요는 증가한다. 문제는 돌봄에는 비용이 따른다는 점이다. 경제적 여력이 있어 노후를 안정적으로 대비해 온 이들에겐 돌봄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노후 대비가 부족한 이들은 공적 돌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세대 간 디지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앞서 소개한 무인 주문 기계는 한 사례에 불과하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노인 세대 간의 정보 격차는 사회적·경제적 격차로 이어진다. 디지털 기기 이용에 익숙한 이들은 손쉽게 ‘민생 지원금’을 신청하고 카드로 간편 결제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세대는 직접 동사무소를 방문해야만 했다. 노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과 비교할 때 약 70%에 그친다(▲2019년 64.3% ▲2021년 69.1% ▲2023년 70.7%).
과거 대가족 중심으로 가족 단위에서 이뤄졌던 돌봄은 점차 공공 영역으로 이동했다. 노인 돌봄은 개인이나 가족 차원의 책임을 넘어 국가 차원의 지원 체계로 넘어가고 있다. 동시에 노인을 대상으로 한 민간 실버산업도 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고령 사회를 맞아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살던 곳에서 노후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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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버이날을 맞아 요양병원에 입원한 어머니에게 카네이션을 전달하는 딸. 사진=뉴시스 |
부산대 생활과학연구소 오지영 연구교수는 “누구나 익숙한 동네에서 익숙한 사람들 사이에서 노후를 맞이하고 싶어 한다. AIP는 익숙한 곳에서 노후를 보낸다는 개념을 넘어 어르신들의 삶의 만족도, 자존감, 독립감, 정신적 안정감, 유대감과 깊이 연결된다”며 “시설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보다 훨씬 정서적으로 건강한 상태에서 사회적으로 고립이 되지 않고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자긍심 있는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AIP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재가 노인 복지 서비스(방문 요양)의 질이 높아야 한다. 재가 노인 복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노인은 2019년 5만3831명에서 2023년 12만5048명으로 늘었다. 재가노인복지시설(방문 요양업체)은 같은 기간 4821개소에서 1만5896개소로 약 3.3배 늘었다.
한국의 고령 친화 도시
세계보건기구(WHO)는 2007년부터 ‘고령 친화 도시(Age-Friendly City)’를 제시해 왔다. 핵심 개념은 ‘활기찬 노년(Active Ageing)’이며, ▲외부 공간 및 건물 ▲교통 ▲주거 ▲사회적 참여 ▲존중 및 사회 통합 ▲시민 참여 및 고용 ▲의사소통 및 정보 ▲지역사회 지원 및 보건 서비스 등 8가지를 평가한다.
한국에선 서울특별시(2013년)를 시작으로 부산광역시, 수원시, 정읍시, 제주특별자치도 등이 참여했다.
서울시는 ‘건강하고 활기찬 100세 도시’를 목표로 ‘9988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서울형 돌봄 시설’을 확충해 의료·요양·주거·식사·정서 등 5개 영역에 대한 24시간 상시 돌봄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노인을 위한 맞춤형 주택 2만3000호도 민관 협력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3세대 분리형’은 자녀·손자와 물리적 공간은 분리하되 가족 간 유대는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2016년부터 고령 친화 도시를 조성해 온 부산시는 초고령 사회에 대비해 지역사회 차원에서 노인과 모든 세대가 함께 지낼 수 있는 대안을 찾고자 동(洞)별 특화 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고령화라는 추세에 따라 첨단 기술을 노인 돌봄에 적용하는 고령 친화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외국에서는 실버경제(silver economy)라고도 한다. 국내 고령 친화 산업 규모는 2020년 72조원에서 2030년에는 168조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2022). 브루킹스 연구소는 2030년에 이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주요 소비층이 된다고 분석했다.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 일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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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방촌의 모습. 폭염 속에서 선풍기와 부채만으로 여름을 보낸다. 사진=뉴시스 |
글로벌 실버산업 선도국인 일본은 센서, 로봇 등 물리적 돌봄(Physical Care) 시스템이 고도로 발달했지만, 고령화로 인한 외로움, 사회적 고립과 같은 정서적 문제에 대응할 확장 가능한 수단이 부족했다. 네이버는 클로바 케어콜을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시에 수출했다. 이 서비스의 핵심 기술은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로, 과거의 대화 내용을 기억하고 맥락을 이해, 자연스럽고 공감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클로바 케어콜은 고령자에게 실질적인 정서적 유대감을 제공함으로써 일본의 하드웨어 중심 접근 방식이 채우지 못했던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웠다. 현지 고령자와 지자체 담당자 모두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얻었으며, 서비스 지역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미래가 기대되는 고령 친화 기술로는 돌봄 로봇이 있다. AIP를 위해선 꼭 필요한 부문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일상을 유지하는 활동이 어려운 이들에게 신체적·정신적 도움을 제공하는 기기다. 노인의 이승(移乘)과 배설 보조 등을 지원한다. 정부는 제3차 장기 요양 기본 계획에 따라 돌봄 로봇 9종 개발에 270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2024년에는 ‘고령 친화 산업 육성 사업’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한국의 고령 친화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와 AI·소프트웨어 역량이라는 강점과 불안정한 정부 정책, 하드웨어·제조업 경쟁력 부족, 내수 시장 부족이라는 약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사회문제에는 치매가 있다. 치매는 개인은 물론 가족, 공동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가정 차원에서는 치매를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202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중 추정 치매 유병률은 10.3%(약 84만 명)였다. 2025년에는 15.9%(약 302만 명)로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2011년 ‘치매관리법’을 제정했다. 2017년 ‘치매 국가책임제 추진 계획’을 발표했고 전국 256개 시·군·구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를 설치·운영해 치매 조기 검진과 1:1 사례 관리를 제공해 왔다. 치매안심센터의 2021년 서비스 누적 건수는 치매 조기 선별 검사 약 607만 건, 맞춤형 사례 관리 약 13만 명이었다.
老老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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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한 노인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선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노인이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노인 고용률은 2019년 32.9%에서 2023년 37.3%로 늘었다. 하지만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노인은 전체의 6.7%이며 아예 신청한 적도 없는 노인은 83.8%였다.
노인 일자리 사업 중 주목받는 사업은 ‘노노케어(老老-Care)’다. 홀어르신, 조손가정 노인, 경증 치매 노인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돌봄 취약 노인의 가정을 방문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사업은 지역사회 노인 간의 ‘느슨한 유대’를 만드는 게 목적이다. 2022년 기준 돌봄 제공 노인 6만2000명, 돌봄 수급 노인 9만 명이 참여했다. 돌봄 제공 노인 중 80% 이상이 여성이며 평균 연령은 75.9세였다. 80세 이상 노인 비중도 2021년에는 31.7%였다.
12개월 동안 활동하는데 월 30시간 이상 근무해야 한다. 급여는 1인 월 27만원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설문 조사에 따르면, 향후 계속해서 이용을 희망하는 비율이 ‘노노케어’ 참여자, 수혜자 모두 90% 이상이었다.
문제는 위와 같은 공공 노인 일자리 사업이 ‘용돈벌이’ 수준에 그친다는 점이다. 이인실 전 통계청장은 “베이비붐 세대의 교육 및 소득 수준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됐기에 (공공이 제공하는 수준의 일자리는) 이들의 수준과 맞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베이비붐 세대는 주요 직장에서 평균 52.8세에 은퇴하지만, 희망 근로 나이는 73.3세로 20년 이상 격차가 나고 대부분은 평생 축적해 온 인적 자본을 활용하는 직무와는 거리가 먼, 저임금 단기 일자리에 종사하게 된다”고 했다.
노인 근로자의 34.6%는 단순노무직, 23.3%는 농림어업에 종사했다. 관리자·전문가는 5.8%에 불과하며 노인 소득은 40대 근로자의 절반 수준이었다.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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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양병원의 모습. 사진=조선DB |
이들은 고된 일과 함께 일부 환자에게는 폭언도 들어야 한다. 육체 노동과 감정 노동을 함께 해야 하는 직업이다. 문제는 요양보호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로 공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요양보호사 구인난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요양보호사에 대한 전문화 강화와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
이원필 건강돌봄시민행동 운영위원장은 “원활한 돌봄 인력 수급을 위해 장기 요양 인건비를 개혁해야 한다. 다양한 나이가 돌봄 제공 인력으로 유입되도록 수가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돌봄 인력난을 완화하기 위해 일부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를 활용하자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최저임금 적용 문제 등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 문제가 있다.
박창제 경북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노인 빈곤 방지를 위해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초연금 급여 수준을 조정해 국민연금 급여가 노후 소득의 적정 수준을 보장할 때까지 기초연금 급여액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후 적정 생활비 3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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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 속에서 노인들이 무료 급식을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뉴시스 |
1955년생인 정인용(남)씨는 서울에 거주한다. 15년 전 2억원을 대출받아 강북에 아파트를 샀는데, 지금은 8억원이 됐다. 그는 서울에서 시내버스 기사로 20년간 일했다. 매달 국민연금을 10여만원씩 10년 가까이 냈다. 여기에 일시금으로 3년 치를 추가로 내 지금은 24만원가량 국민연금을 받는다고 했다. 첫 연금을 수급할 땐 19만원이었다고 한다. 국민연금을 받은 지 10년이 넘었고, 국민연금에 자부담으로 낸 돈 이상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에 노령연금 약 30만원을 받는다. 이 둘을 합하면 50만원쯤 되는데 용돈이라고 생각한다. 정씨는 보습학원 통학 차량을 운전하며 약 150만원을 받는다.
“연금만으로는 생계를 꾸리기 힘들죠. 소일거리라도 하니 먹고는 삽니다. 주변에선 ‘서울에 아파트가 있으니 노후 준비는 끝났겠다’고들 말합니다. 아파트 빼곤 가진 게 없습니다. 건강도 크게 나쁘지 않아 아직까진 걱정이 없는데 앞으로가 문제죠. 지금 받는 연금 수준으론 어림도 없으니까요.”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만을 위한 연금 제도를 마련할 수도 없다.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젊은 층에서는 “어차피 우리 세대는 국민연금을 받지 못한다. 받지도 못할 돈인데 내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다. 젊은 층에 노인 세대에 대한 과도한 부양 의무를 강요하는 풍토는 노인 세대에 대한 반감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노인에 대한 혐오 표현이 대표적이다.
연령주의 극복해야
이를 예방하기 위해 노인 혐오와 연령주의, 세대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충남대 김주현 교수는 ‘노인네’ ‘틀딱’ ‘꼰대’와 같은 용어는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노인 차별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연령주의를 극복하고 노인이 사회에 통합되기 위해서는 사회 연대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노인만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닌 젊은이도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 전문가들은 연금개혁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이와 연계해 정년 연장 등 세대 간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근본적인 해결을 외면하고 땜질 처방만을 하다간 노인과 젊은이 모두가 살기 어려운 사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