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추적

문선명 사후 통일교에 무슨 일이…

후계자 불투명, 축구대회 폐지, 잇단 구조조정설…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현재 통일교의 실권자는 故 문선명 총재의 아들 아닌 부인 한학자 총재
⊙ 후계자 지명 동영상 공개 후 통일교 측이 ‘유일한 후계자’라던 7남(문형진), 활동범위 축소된 이유는
⊙ 3남 문현진, 국내외에서 평화운동에 전념
⊙ 통일그룹, 축구단·리조트·대북사업 등 구조조정說
⊙ 통일교의 ‘알짜’ 청심 장악한 김효남-한현수 母子, 새로운 실권자로 떠올라
지난 9월 16일 청심월드평화센터에서 열린 통일교 문선명 총재 장례식.
  지난 9월 3일 문선명 통일교 교주의 사망 이후 통일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전에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계구도, 즉 ‘4남 기업(통일그룹 및 재단), 7남 종교(통일교회)’가 흔들리는 조짐이 명백하다. 향후 진로에 대해 누구도 뚜렷하게 내놓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현재 총재직은 고(故) 문선명 총재의 부인인 한학자씨가 사실상 수행하고 있다. 한학자씨는 문 총재 사후 4남인 문국진 통일그룹 회장 겸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 유지재단(이하 통일재단 이사장)에 재단 이사장직 사임을 요구했고, 이어 7남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세계 각국 통일교 총괄 회장)을 돌연 미국 회장(미국 지역 통일교 담당)으로 발령냈다.
 
  기존 미국 회장이었던 딸 문인진씨는 신도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 해임됐다. 3남 문현진 UCI 회장은 국내외 재정기반을 다져나가며 해외활동에 한층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녀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통일그룹은 일부 사업을 매각 및 정리하는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창시자 사망 이후 통일교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국제축구대회 폐지 등 구조조정 나서
 
  가장 먼저 변화가 감지되는 것은 4남 문국진 회장이 이끌고 있는 통일그룹과 통일재단이다. 문국진씨는 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날 뻔했다가 다시 자리를 보전하게 됐다. 지난 10월 중순 통일재단 공식 페이스북에 영어로 게재된 문국진씨에 대한 내용은 이렇다.
 
  <국진님(문국진 이사장)이 참어머님(한학자 총재)에게 재단 이사회 투표를 통해 (자신을) 통일재단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새로운 지도자들에게 재단을 넘기겠다는 참어머님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했다. 국진님이 (스스로) 사임하는 것이 아니지만, 이사회가 그에게 물러나라고 결정을 내리면 그는 이사회의 결정에 저항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발표했다.
 
  국진님은 자기가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일주일 이내에 이러한 절차들을 진행하라고 시켰다. 국진님은 자기가 8년 동안 통일재단에서 일하는 동안 드린 그들의 지원과 협조에 감사하다는 표시를 했고, 국진님이 떠난 이후 교회와 그 산하 조직들이 발전하길 바란다고 했다.>
 
  요약하면 문국진씨가 어머니 한학자 총재의 뜻에 따라 이사장직을 그만두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10월 24일 열린 통일재단 이사회는 문국진씨가 이사장직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통일교 한 소식통은 “국진씨가 이사회 개최 직전에 스스로 퇴진하지 않는 것으로 마음을 바꾸자 한 총재가 부담을 느껴 무리수를 두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국진씨는 당분간 자리를 보전하고 실적을 보이기 위해 통일그룹 및 재단의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가장 먼저 구조조정 도마에 오른 것은 통일교가 오랫동안 진행해 왔던 축구 관련 사업이다. 통일교 측은 충남 일화 여자축구단을 오는 12월 해체하고, 국제 클럽대항전인 피스컵과 피스퀸컵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명문구단인 성남 일화만 제외하고 다른 축구 관련 사업은 중지한다는 것이다.
 
  피스컵은 문선명 총재가 ‘축구를 통해 세계 평화를 추구한다’는 목표로 직접 지시해 만든 사업으로, 세계 유수 클럽을 초대해 국내 클럽과 경기를 하는 행사다. 2003년 출범해 격년제로 열렸다. 피스퀸컵은 여자 클럽을 대상으로 한 대회로 2006년부터 격년으로 열려왔다. 피스컵에는 이탈리아의 유벤투스, 스페인의 레알마드리드, 잉글랜드의 토트넘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클럽들이 참가해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아왔다.
 
  통일그룹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용평리조트와 북한에 공장을 두고 있는 평화자동차 매각설도 퍼지고 있다. 한 대북사업 관계자는 “중국 업체가 평화자동차 인수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북한 내 제조시설을 갖고 있는 평화자동차에 눈독을 들이고 있던 사람들이 문선명씨 사망 이후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고, 진척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재단은 현재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는 여의도 파크원 소송과 관련, 소송에 질 경우 400억원 이상의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일부 사업 매각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남 문형진, 본부교회 떠나 미국으로
 
현재 통일교는 고 문선명 총재의 부인 한학자 총재가 ‘참어머니’ 1인 지도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문선명의 종교적 후계자’인 7남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의 변화도 적지 않다. 문형진씨는 2010년 7월 문선명-한학자 부부가 “상속자는 문형진이며 그 외는 이단자이며 폭파자”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을 녹화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안팎에서 후계자로 불려왔다. 통일교 측은 이 영상과 ‘상속자는 문형진’이라는 문선명 총재의 친필 문건을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후계구도는 정해졌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문형진씨는 문선명 총재 사후 국내 통일교 조직에 대한 영향력을 상당부분 잃은 상태다. 통일교 본부교회인 용산 ‘천복궁’ 당회장(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났고 통일교 미국 회장에 임명됐다. 누나인 문인진 전 미국 회장이 최근 사적인 이유로 교단에서 물러나면서 그 자리를 문형진씨가 메우게 된 것이다.
 
  서울 용산 국립박물관 인근에 위치한 천복궁은 유력 통일교 인사들이 주일마다 예배를 보는 곳으로 통일교회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2007년 문형진씨가 천복궁 당회장으로 임명된 이후 일요일 예배는 형진씨가 집도(주관)해 왔다. 그러나 지난 9월 30일 문형진씨가 미국 회장으로, 통일재단 이사인 유정옥씨가 천복궁 당회장으로 임명됐고 일요일 예배 집도 권한은 유정옥 당회장에게 넘어갔다.
 
  한학자 총재는 인사 공문을 통해 “기존 천복궁 인원은 꼭 필요한 사람만 남고 나머지는 다른 보직으로 가라”고 지시했다. 문형진씨의 국내 기반이 대폭 축소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문형진씨의 약력 중 ‘하버드대 졸업’이 위조됐다는 학력 논쟁이 제기되면서 일단 세간의 관심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형진씨는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하버드대 철학과’를 졸업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하버드 대학(university 또는 college)이 아닌 하버드 익스텐션 스쿨(우리나라의 평생교육원과 유사)을 졸업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통일교와 통일재단 측은 이 같은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통일재단 대외협력국 안호열 국장은 “문국진 이사장의 위치에는 변화가 없으며 문형진 회장은 미국 교단 재정비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고, 그룹 계열사 매각설도 경쟁업체가 퍼뜨린 풍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안 국장은 문선명 총재 사후 통일교에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고 문선명 총재님과 그 가족은 사유재산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속문제도 없고, 성화(통일교에서 교주의 사망을 일컫는 용어) 직전 특별한 유언이 없었던 만큼 교회와 재단이 달라진 것도 없습니다. 신도들은 그동안 해왔듯 참어머님(한학자 총재) 중심으로 종교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3남 문현진, 국내 통일교와 별도 활동 선언
 
  장남과 차남의 사망으로 사실상 장자이며 애초부터 후계자로 지목됐지만 국내 통일교 관계자들과 갈등을 빚다가 국내 보직을 받지 못하고 미국에 거주하며 ‘비운의 후계자’로 불렸던 문선명 총재의 3남 문현진씨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미(美) UCI(Unification Church International) 사업 재정비와 함께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문현진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의 지분 60.02%(601만1739주)는 지난 10월 16일 1조250억원에 센트럴시티에 입주해 있던 신세계에 매각됐다. 그와 더불어 문현진씨와 관련이 있는 여의도 구(舊) 통일주차장에 공사 중인 초고층 복합센터 ‘파크원(Parc1)’은 2010년 통일재단이 이를 반환하라고 소송을 낸 이후 2년째 소송에 휘말려 있다. 파크원과 통일재단의 소송은 1심과 2심에서는 파크원 측이 승소했지만 통일재단이 상고에 나서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문현진씨는 국제평화기구인 GPF (Global Peace Festival) 재단을 설립해 미국, 브라질, 몽골, 필리핀, 아프리카 등지에서 평화운동을 벌이고 있다. GPF 활동의 일환으로 오는 11월 말에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각국 전직 대통령 등 정치인과 사회운동가 등을 초청해 GPC(Global Peace Convention)를 열 예정이다. 그는 남북통일 운동을 비롯해 국내 활동 폭도 넓히고 있으며, 2012년 문선명 총재 사망 직전 여의도에서 GPF 행사를 개최하고 통일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화해와 평화, 발전을 위해서는 종교를 초월한 초종교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부패한 국내 통일교 세력과 결별해 세계 평화운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국내의 통일교회 및 재단과 별개로 활동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한학자 총재, 통일교 모든 일 직접 챙겨
 
‘통일교 성지’이며 문선명 총재의 장례식이 열린 청심월드평화센터.
  한학자 총재는 문선명 총재 사후 교인들을 향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단독으로 총재직을 수행하는 한편 선문대 이사장직을 사임하고 교회 일과 선교에 전념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총재는 직접 교회와 재단 인사도 단행했고, 아들인 문형진 회장에 대한 미국 회장 임명과 문국진 이사장 사임 요구도 직접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의 난’으로 세간에 알려진 아들들의 후계 문제를 당분간 덮어두기 위한 조치란 의견도 있지만, 한학자 총재가 아들들보다 일명 통일교의 ‘훈모’인 김효남씨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일교는 문선명 총재의 어머니 김경계씨를 ‘충모(忠母)’, 한학자 총재의 어머니 홍순애씨를 ‘대모(大母)’라는 호칭으로 부르고 있는데 김효남씨는 홍순애씨의 영(靈)이 본인의 몸으로 재림했다고 주장하는 인물로 문선명 총재가 ‘훈모(訓母)’라는 호칭을 붙여줬다.
 
  영적 세계와 현실 세계가 서로 통한다고 믿는 통일교의 교리 덕분에 김효남씨는 경기도 청평 통일교 본부에서 통일교의 주 수입원인 조상해원식(일종의 제사)을 주도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특히 한 총재는 김씨를 친어머니 홍씨로 생각하며 극진히 모시고 있고, 문선명 총재 사후 한학자 총재가 실권을 갖게 되면서 김씨의 지위는 더욱 올라갔다고 한다.
 
  김씨의 가족들 역시 요직을 맡고 있다. 김씨의 남편인 김재봉씨는 강원도 파인리즈 리조트 회장으로 재직 중이며, 아들 한현수씨는 청심국제중·고로 유명한 (주)청심의 실질적인 CEO인 기획조정실장을 맡고 있다. 청심은 현재 회장·사장 없이 기획조정실장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구조다. 청심은 국제중·고 외에도 문화재단과 대규모의 청심평화월드센터, 병원, 실버타운, 강남의 유명 레스토랑(엘본 더 테이블) 등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2013년에는 호텔과 사립초등학교도 문을 열 예정이다.
 
  한현수 실장의 원래 이름은 김현수였지만 한학자 총재가 ‘내 어머니의 아들’이라며 본인의 동생으로 입적시켜 한씨 성을 갖게 됐다. 문 총재의 가족들이 개인 이름으로 사유재산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데 반해 김씨 가족들은 파인리즈와 청심의 지분을 상당부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세 후계구도는 없던 일, 1인 지도 체제 지속
 
  문선명 통일교 총재는 일각의 평가야 어쨌든 ‘세계적인 인물’이었고, 통일교를 만들고 이끌어나간 인물이었던 만큼 그의 사후 통일교가 어떤 길을 가게 될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더불어 통일교가 보유한 수많은 자산도 관심거리다.
 
  지금으로서는 통일교인들이 문 총재와 함께 ‘참어머니’로 모셨던 한학자 총재가 건재한 이상 2세 후계구도는 미뤄졌고 한 총재의 1인 지도 체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한학자 총재가 문선명 총재 같은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며, 적지 않은 자산과 지지자를 보유한 3남이 통일교와의 결별을 선언한 것도 부담이다. 현대의 신흥종교 중 성공한 종교로 평가받는 통일교가 교주 사후 그 교세를 얼마나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조회 : 26390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1911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프리미엄결제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도서출간 배너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