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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포커스

롯데의 활발한 해외 공략

인구 절벽으로 인한 내수 위기 해외 진출로 돌파구 찾는다

글 : 김광주  월간조선 기자  kj96100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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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회장, “저성장 기조 속 해외 사업은 불가피한 선택”
⊙ 철저한 현지화와 차별화 전략 통해 성공적으로 안착
⊙ ‘1세대 글로벌 창업가’인 신격호 창업주의 글로벌 개척 정신 계승
베트남에 입점한 롯데마트의 15번째 매장인 빈점.
  국회 예산정책처가 2023년 12월 발간한 〈중·장기 재정 현안 분석 ‘인구 위기 대응전략’〉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저출산이 이어지면 한국의 총인구수는 17년 후인 2040년 4916만 명으로 처음으로 5000만 명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2022년 538만 명이었던 학령인구(6~17세)는 2040년 268만 명으로 50.3% 급감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40년대부터는 0%대 초저성장이 뉴노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통계청이 밝힌 수치들도 국내 초저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2023년 합계 출산율이 지난해(0.78명)보다 더 떨어진 0.72명가량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선행지표인 혼인 건수 감소도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9월 혼인 건수는 1만2941건으로 2022년 같은 달보다 1807건(12.3%) 줄었다. 2022년 8월(6.8%) 반등하기 시작해 2023년 6월(7.8%)까지 4월(-8.4%)을 제외하면 꾸준히 증가율을 보이다가 7월(-5.3%)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다.
 
 
  롯데마트, ‘맞춤형 현지화 전략’+‘K브랜드 상품 소싱’
 
  신동빈 롯데 회장은 국내 경제 저성장 시대를 우려하며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7월 사장단회의인 ‘2023년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글로벌 경제 블록화, 고금리·물가상승, 기술 발전 가속화 등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경영 환경을 열거한 후 “불확실한 미래에서 확실한 것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해외 사업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며 동남아시아 같은 신성장 시장과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도 함께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2022년부터 롯데의 해외 진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롯데마트 베트남의 2022년 매출액은 326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3%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00억원으로 흑자 전환 했다. 롯데마트의 2023년 상반기 영업이익 290억원 중 해외 사업 영업이익은 250억원에 달한다.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 48개점, 베트남 16개점 등 총 64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쇼핑 인도네시아 사업도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022년 인도네시아 법인 총매출은 1조803억원으로 9745억원을 기록했던 2021년보다 11% 성장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모두 인구 및 경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롯데마트는 국가별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롯데는 베트남이 중산층의 비율이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현지에 경쟁력 있는 유통업체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에 주목, 2008년 호찌민시 남사이공점 오픈을 시작으로 15년간 베트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철저한 현지화와 차별화 전략을 통해 성공적으로 안착했을 뿐 아니라,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입지를 넓히며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베트남 사업은 우수한 PB상품 경쟁력, K-푸드 구색 강화, 점포 기반 온라인 그로서리 강화를 중심으로 현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는 베트남에 불고 있는 K-푸드 열풍에 따라 매장에서 직접 조리해서 판매하는 델리카 코너에 떡볶이, 김밥, 양념치킨 등 한국 음식 구색을 강화하고, 베트남에서 재배되지 않는 한국 과일을 직소싱 판매하는 등 차별화를 통해 현지 경쟁력을 높였다.
 
 
  인도네시아, 도·소매 점포 병행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50호 세르퐁점 한국 딸기 매장.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인구(약 2억7000만 명)에 식료품 소비 비중이 높아 그로서리 유통 채널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롯데는 베트남과 동일한 2008년에 처음으로 현지 진출했다. 현지 마크로(Makro) 19개점 인수를 통해 사업을 시작한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의 지역 특색을 반영한 도매형 매장 36곳과 현지 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한 한국식 소매형 매장 12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도·소매 점포 병행 이유는 인도네시아가 1만7000개 이상의 섬들로 구성되어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자카르타 같은 대도시엔 일반 소매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하이퍼마켓과 기업형 슈퍼 등이 활성화되어 있는 반면, 이외 지역에서의 현대적인 쇼핑 시설은 도매 매장 형태가 주를 이룬다. 도매 매장에서 다량의 상품 구매 후 이를 섬이나 지방 마을 등에서 재판매하는 소매 구조가 현지에 정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마트는 대도시와 고속도로 지선상에 도매점과 소매점을 적절히 배치해 늘려가며 물류 거점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웰푸드의 인도 첸나이 공장. 롯데웰푸드는 300억원을 투자해 인도 첸나이에 초코파이 제3라인을 증설했다.
  롯데웰푸드는 이미 해외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3년 여러 차례 실적 발표 자료를 통해 글로벌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간 인도와 카자흐스탄 등 성장세가 높은 신흥 시장을 노렸다면 2024년에는 선진 시장을 함께 공략하는 방안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해외 시장 개척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최근 내놓은 3분기 실적 발표 자료를 보면 해외 시장 개척과 관련해 ‘수출 확대를 통한 내수 성장 부담 완화’를 목표로 세운 모습이 확인된다. 롯데칠성음료는 2023년 12% 수준이었던 해외 사업 비중을 올해 21%로 끌어올리고 내년에는 38%까지 확대하겠다는 로드맵도 세워놓고 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도 동남아 중심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1998년 베트남에 첫 매장을 오픈하고 2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매출은 1000억원을 넘었으며 4년 내 매장 400호점 운영과 연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미얀마 41호점, 캄보디아에 4호점, 라오스 6호점, 몽골 4호점을 운영 중이다.
 
  특히 미얀마는 베트남에 이은 제2의 롯데리아 진출 핵심 국가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선진 외식 시장이라 불리는 미국 진출 또한 모색 중이다. 2023년 5월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외식 산업 박람회인 NRA(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쇼에 국내 최초 햄버거 패티 굽는 푸드테크 로봇 개발 스타트업 에니아이(Aniai)사와 함께 공동 참여했다.
 
 
  L7호텔, 5성급으로 포지셔닝
 
상트페테르부르크 롯데호텔.
  롯데호텔앤리조트는 2010년 첫 해외 진출이었던 롯데호텔 모스크바 개관을 시작으로 해외 체인 호텔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해외 6개 국가에서 14개의 체인 호텔 및 리조트를 운영 중인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세계 주요 거점 도시에 지속해서 진출하여 이른 시일 안에 전 세계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아울러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성장성 높은 신흥 시장에 집중 진출하면서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4개, 러시아 4개, 베트남 3개, 일본 1개, 우즈베키스탄 1개, 미얀마 1개 등을 세웠다. 미국 뉴욕과 시애틀,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 진출했으며, 롯데뉴욕팰리스는 ‘2023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에서 2년 연속 5성 호텔에 선정됐다. 2023년 9월에는 L7호텔 브랜드 첫 해외 호텔인 ‘L7 바이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바이 롯데’를 오픈했다. 대인 서비스와 부대시설을 간소화한 4성급의 국내 L7호텔과는 달리 5성급 호텔로 포지셔닝했다.
 
  롯데면세점은 해외에서 공격적인 다점포 출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일본·베트남·미국·싱가포르 등 14개 해외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23년 9월 28일부터 창이공항 제2터미널 센트럴점 운영을 개시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허브공항인 창이공항 운영이 정상화될 경우 연간 매출 5000억원 정도가 기대된다.
 
  2022년 5월 호주 시드니시내점, 11월 베트남 다낭시내점 등 신규 시내점을 선보였고 2023년 6월에는 호주 멜버른공항점이 개점했다. 멜버른공항점은 약 3592㎡ 규모 매장을 2027년까지 5634㎡ 규모로 확대해 연매출 3000억원을 기대할 수 있는 매장으로 재단장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의 상반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40% 증가했다. 1·2분기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롯데월드는 2023년 8월 첫 해외 지점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하노이’를 오픈했다. 약 3400여 t의 수조를 보유한 하노이 최대 규모 아쿠아리움으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내에 위치하고 있다. 이글레이, 자이언트 그루퍼, 바다사자 등 약 400종 3만1000여 마리의 해양생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 100만 명에 이르는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
 
  롯데는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를 2016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을 해외 바이어와 연결하는 수출상담회와 상품 전시 행사가 열린다. 2022년부터 롯데지주와 유통 계열사가 참여하는 그룹 차원의 통합사업으로 확대됐다. 참여하는 국내 중소기업 수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30% 이상으로 늘었다. 2023년까지 총 16회 개최된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는 1122개사가 참가해 누적 상담건수 8513건, 수출 상담금액은 약 1조3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는 전담 조직을 통해 수출 유망 지역 선정 및 수출 상담회 개최, 환율 리스크 대응, 법률 및 물류 상담 등 해외 시장 안착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중소기업들에 인기다. 현지 유통업체 연결에 그치지 않고 수출에 따라 발생하는 제반 사항을 지원하기도 한다.
 

  기존 네트워크가 부족해 대기업, 유관 기관의 도움이 없으면 진출이 힘든 ‘신시장’과 사전 중소기업의 수출 희망 국가 설문 등으로 후보지를 설정한 후 KOTRA, 중소벤처기업부 대·중소기업농어업 협력재단 등 유관 기관들과 진출 국가 범위를 줄여나간다. 이후 사전 답사를 통해 현지 기관, 정부 관계자를 만나 행사 진행 가능성과 타당성 판단 후 최종 개최지를 결정한다. 2022년부터 단일 국가가 아닌 인접 국가까지 확대한 ‘권역별’ 상담회를 추진하고 있다.
 
 
  ‘L-CAMP JAPAN’
 
  롯데벤처스는 ‘1세대 글로벌 창업가’인 신격호 창업주의 글로벌 개척 정신을 계승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또한 운영 중이다. 2023년 10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한일 양국 롯데가 협력해 스타트업 육성에 함께 나서는 첫 번째 프로젝트 ‘L-CAMP JAPAN’ 현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총 11곳의 국내 스타트업이 일본 내 250여 개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네트워크를 보유한 First CVC 관계자를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진행했다.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와 일본 진출 지원 프로그램 설명회 등도 진행됐다.
 
  이 밖에도 롯데벤처스는 한국, 미국, 일본, 베트남 창업 생태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스타트업 크로스보더 플랫폼으로서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23년 11월부터 국내 스타트업의 미국 크로스보딩(해외 진출)을 돕는 ‘실리콘밸리 진출 프로그램 3기’가 모집을 시작했다. 2021년 베트남 최초로 외국계 벤처투자법인 설립 인가를 받은 베트남 법인을 통해 정부 기관, 현지 액셀러레이터 등과 협업을 이끌어내는 등 한국과 베트남 우수 스타트업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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