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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기업인

지산그룹 韓周植 회장의 따뜻한 기부 약속

“기부는 돈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

글 : 김성동  월간조선 기자  ksd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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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전원 1억원 이상 기부해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경기 1호 기부
⊙ 대학 입학하자마자 독서실 사업으로 성공… PC통신 부동산 전문가 거쳐 물류 사업 뛰어들어
⊙ “대규모 물류창고는 온라인 유통망에 있어 필수 요소, 성장세 이어질 것”
⊙ “돈이 중심인 세상에서 돈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야말로 참다운 자본주의자의 행보”
⊙ 생전에 모은 전 재산, 불우한 이웃과 사회에 환원할 계획
⊙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억원 기부 약정

韓周植
1947년생. 건국대 졸업 / ㈜코리아2000 대표, 산업자원부(이노넷) 기업애로 해소전문 상담역 / 보건복지부장관·육군참모총장·기획재정부장관·국무총리상 등 표창 / 現 지산그룹 회장
사진=지산그룹
  돈을 벌 줄 아는 기업인은 많아도 제대로 쓸 줄 아는 기업인은 드물다.
 
  한주식(韓周植·76) 지산(地山)그룹 회장은 돈을 제대로 쓸 줄 아는 기업인이다. 그의 ‘돈 제대로 쓰기’는 기부를 통해 이루어진다. 지산그룹은 매출 5000억원 규모의 중견 기업이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회사지만, 물류센터 건설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업이다. 300여 명이라는 직원 숫자로만 보면 작아 보이지만 매출 규모를 보면 제법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한 회장은 직원 1인당 매출 순익 규모로는 국내 최고라고 자부한다.
 
  최근 한 회장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억원을 기부했다. 그를 만나 기부의 기쁨과 돈에 관한 철학, 경영철학을 들어봤다. 이야기 중 간간이 나오는 지산그룹에 대한 자랑은 그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경기도 1호 가족 아너 소사이어티’
 
지난 5월 2일 열린 10억 기부금 약정식 모습. 한주식 회장은 기부자맞춤기금 경기 1호다. 사진=지산그룹
  ― 아내, 아들, 딸 등 가족 전원이 1억원 이상씩을 경기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해 ‘경기도 1호 가족 아너 소사이어티’가 됐는데 기부는 무슨 계기로 언제부터 시작했는지요.
 
  “국내외 자선단체에서 기부행위를 선양하기 위해 통상 개인별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를 아너스클럽 회원으로 등재합니다. 저의 4인 가족 모두 개인별 1억원 이상 기부자로서 ‘아너 소사이어티’와 대한적십자사의 ‘레드크로스 아너스 클럽’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기부의 시작이 언제인가 하는 질문을 처음 받다 보니, 정말로 언제부터 했는지 더듬어보게 되는데… 아마도 대학 시절 독서실과 학원 운영으로 어린 나이에 큰돈을 벌다 보니 겁이 나서 시작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때는 이 돈을 내가 다 가져도 되나 싶기도 했었고, 또 어려운 처지에 힘들게 공부하는 동생 같은 학생들도 눈에 밟혔었거든요.”
 
  ― 기부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기부 총액은 대략 얼마나 됩니까.
 
  “처음에는 작게 시작한 기부 활동이 이후에는 뚜렷한 목적 없이 그냥 생활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누구에게, 얼마까지 기부한다는 계획 없이 생각나면 하고, 돈 들어오면 하고, 누군가 요청하면 하는 식으로 하다 보니, 연간 기부액이 얼마인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기부단체에 얼마를 했더라 하는 통계가 있지만, 사실상 집계되지 않는 기부금 또한 상당하거든요.”
 
  ― 예를 들면요.
 
  “가령 동네의 누가 아픈데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한다면 병원비를 주고, 어떤 집이 너무도 오래돼 사는 데 불편하다는 얘기가 들리면 찾아서 집 개·보수를 해주고 하는 식의 기부도 하고 있거든요. 또 때마다 우리 사업체가 소재하고 있는 인근 마을 주민이나 좋은 일 하는 단체들이 요청하면 대부분 기부하는 편입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직접 하는 기부’
 
  ―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10억원 기부 약정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한 목적이나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의 열매에서 한국형 기부자 맞춤 기금이라는 프로그램을 제게 제안을 했고, 선뜻 수락을 했는데, 제가 경기도 1호 기부자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일이든 첫발을 딛는 사람이 있으면 두 번째, 세 번째도 곧바로 생겨난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제 기부가 저만의 단일 행위로 그치지 않고 이를 널리 확산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거든요.”
 
  ― 남의 기부에는 박수를 쳐도 자신이 기부하는 일에는 인색한 게 일반적인데 기부할 때 특별한 기쁨을 느끼는지요.
 
  “남의 기부에 박수 치는 사람들은 반드시 아셔야 합니다. 기부할 때의 기쁨은 이루 형언할 수 없다는 사실을요. 특히 기부를 받는 사람이 정말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이로써 모든 갈등, 예를 들어 ‘할까, 말까, 얼마 할까’ 하는 이런 갈등이 말끔히 해소될 것입니다. 기부 경험이 없는 분들은 막연히 제3자를 통한 기부보다는 필요한 사람에게 직접 하는 기부를 권해드립니다. 아마도 그때의 감동과 기쁨이 영원히 남아서 기부에 대한 거리낌이 사라지고, 이로써 어떠한 형태의 기부든 기꺼운 마음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직원들에게도 기부를 권하는지요.
 
  “직접적인 권유는 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솔선수범해 기부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제 뜻을 알고 따라오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이러한 제 뜻을 알고 많은 직원이 저의 기부 행렬에 알게 모르게 동참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주식 회장이 기부를 생활화할 때까지의 삶을 들여다볼 차례다.
 
  한주식 회장은 1947년 2월 경상북도 경주시 사방면의 작은 마을에서 5형제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중학교 1학년 무렵 그는 우물물을 잘못 마시고 장티푸스를 앓게 되었다. 장례까지 치르고 마지막으로 산에 묻히기 바로 직전에 깨어났는데 그 후유증으로 청각의 일부를 잃었다고 한다.
 
  ― 청각 장애로 서울대 수의학과 입학이 좌절됐다고 들었습니다.
 
  “올해 일흔여섯인데, 제가 대학에 진학하던 시절에는 그런 일들이 종종 발생하곤 했었죠. 요즘 같으면 차별의 문제로 큰 사회적 논란거리가 되었을 텐데…(웃음) 사실상 그 당시는 보청기가 나오기 전이었고, 듣는 능력에 다소 문제가 있었으니 그다지 억울하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동물의 울음소리나 내부 장기의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 미비해 저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듯합니다. 요즘 같으면 진학설명회나 입시지도 등을 통해 저에게 알맞은 학과가 추천되었을 텐데 세상 물정 모르는 시골 촌놈이 겪어야 했던 아픈 경험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학 입학하자마자 독서실 사업 시작해 성공
 
  ― 대학에 다니면서 독서실 등의 사업을 성공시키셨는데 독서실 사업을 할 계기가 따로 있었는지요.
 
  “건국대학교 본고사를 치를 때의 일입니다. 지리도 익히고 시험공부도 할 겸 해서 고사일 한 달 전쯤에 미리 서울로 올라와 독서실을 구하러 다녔습니다. 거의 모든 독서실이 만원이라 도저히 자리를 잡지 못했죠. 그런데 마지막으로 들렀던 독서실의 총무가 ‘어느 고등학교에서 왔냐’고 물어서 ‘경고 출신’이라고 대답했더니 ‘아이고! 경기고 출신인데, 내가 얼른 자리를 내주지’ 하며 없다던 자리를 마련해주더군요. 저는 경주고등학교라 경고라고 했는데…(웃음) 없던 자리도 생겼겠다, 특별히 거짓말한 것도 아니라 냉큼 자리를 차지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 대학 본고사를 보러 와서 사업에 눈을 뜨게 된 거군요.
 
  “네. 어렵게 독서실 자리를 구하고 보니, 독서실 사업이 무척 잘되는 걸 알게 됐죠. 입학하게 된 건국대에서 등록금 납부를 석 달간 유예해준다는 것을 알고서 집에서 보내준 등록금으로 학교 인근의 건물을 세내어 독서실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독서실이 번창해 석 달 후에 등록금 전액을 납부했고 웬만큼의 자금도 생겨 제2, 제3의 독서실을 개실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름 여러 아이디어가 생겨 다른 독서실들과 차별성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전략이 먹혀들어서 그 업계에서 제법 성공한 부류가 되었습니다.”
 
 
 
‘부동산 고수’가 되다

 
  독서실을 경영하면서 한 회장은 부동산 전문가로 변신한다.
 
  ― 전문가 이상의 부동산 전문가가 되었는데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요.
 
  “저는 지금도 저를 ‘돌팔이’라고 자칭하고 있습니다. 돌팔이란 ‘학위나 자격증이 없는 가운데 아는 척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제가 바로 거기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저는 부동산 관련 학과를 다니지 않아 관련 학위가 없고 사적인 학습으로 자격증을 따 소지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나름대로 설명하고 해석 또는 해설하는 부동산 관련 질의의 내용이 전문가 못지않은 아니 전문가를 뛰어넘는다고 의뢰인들이 칭찬하는 덕분에 관련 전문가 아닌 전문가가 되고 말았습니다.”
 
  ― 그래도 계기가 있었을 텐데요.
 
  “당시 처음 생겨 유행하기 시작했던 ‘천리안’과 ‘나우누리’ 같은 PC 통신에 질의응답 코너가 있었습니다. 익명의 질의자가 질의를 하면 저와 같은 답변자가 응답을 하는 구조였어요. 이때 제가 부동산 관련 답변을 해주곤 했는데 제 응답이 여러모로 쓸모가 있었는지 그 방면에서 꽤 유명해졌고, 이것으로 먹고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돈을 받고 컨설팅해주는 업체를 만들게 되었던 것이죠.”
 
  ― 부동산 중 특히 지금도 낯선 분야인 형질 변경 전문가의 길을 택하게 된 동기는요.
 
  “형질 변경은 워낙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의 토지가 존재해 법적인 규제나 행정지도(行政指導)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러다 보니 법을 옳게 해석하고, 토지의 사양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관련 법을 전공한 변호사나 대학교수 같은 부동산 관련 연구자들 또한 법적 문구에 예속돼 틀린 유권해석이나 잘못된 적용을 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죠. 이런 상황에 제가 척척 해결해주니까 의뢰인의 신뢰를 얻게 되었고, 이로써 뜻하지 않은 형질 전문가가 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부동산 지식 기반으로 물류 사업 뛰어들어
 
  이제는 한 회장의 경영철학에 대해 들어볼 차례다. 한 회장은 자신의 부동산 관련 지식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시작한다. 물류 사업 참여도 이렇게 이루어진 것이다.
 
  그는 버려지거나 쓸모없다고 판단되어 싼값에 거래되는 토지를 사들여 형질 변경과 주변 환경 개선을 통해 가치 있는 토지로 변화시켜, 그 토지에 건물을 짓고,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물류창고 사업을 확장해갔다. 또한 건물을 짓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재료인 PC(precast concrete)공장을 건립함으로써 토지 매입과 설계, 건설, 운영 등 물류창고의 처음과 끝의 모든 공정을 직접 총괄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 사업 영역의 수직계열화도 회장님의 아이디어인데 수직계열화의 장점을 설명해주시죠.
 
  “수직계열화는 문어발식 확장 경영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는 구조입니다. 즉 한 가지 업종에 관련된 일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수직으로 진행함으로써 그 일을 진행하는 비용과 시간 등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또 신규 아이디어를 적용하는 데 장애를 없애 전 계열사 직원의 의견을 고루 반영할 수 있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우리 지산그룹의 경우 물류창고를 짓는 데 있어서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는데 토지의 구매, 인허가, 토목설계, 건축설계, 건축시공, 건축자재, 완공 후 운영 등 물류창고를 개설하는 전 과정에 계열사를 두고 있습니다. 어떠한 토지가 필요한지, 그 토지에 적합한 설계는 어떤 것인지, 어떤 자재를 사용해야 안전하고 튼튼한 건물이 나올 수 있는지 등 모든 과정에서 위탁, 하청 절차가 없어 갑과 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의뢰를 받은 계열사가 의뢰인에게 당당히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펼 수 있고, 또 이러한 의견이 모여 많은 합리적인 아이디어들이 창출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물류센터 건설 중

 
남사물류터미널 앞에서 직원들과 이야기 중인 한주식 회장.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남사물류터미널은 국내 최대 저온창고다. 사진=지산그룹
  ― 국내 최대 규모의 물류창고를 짓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안성시 대덕면에 연면적 12만여 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짓고 있습니다. 현재 6만여 평 규모의 A동을 완공하여 다이소가 입점 중이고, 6만여 평 규모의 B동은 토목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안성창고는 기둥과 기둥의 간격을 넓게 하고 높은 층고에, 396개 독(dock)에 입체 램프를 통해 전 차량이 직접 접안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 최적의 적재 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완공되면 온갖 최첨단 시설과 최신 물류 환경을 완벽히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상온 물류창고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 다른 사업 추진 계획은 없습니까.
 
  “수도권과 중부 지역 200여만 평 규모의 사업용 부지에 첨단 시스템을 갖춘 최대 규모의 창고와 최첨단 스마트 PC 제조공장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기도 합니다.”
 
  ― 주말에는 지산그룹의 관련 공사 현장이나 물류센터를 직접 방문해 업무 상황을 파악하는 등의 시간을 보낸다던데 따로 쉴 시간은 있는지요.
 
  “제가 워커홀릭인 것 같습니다.(웃음) 일이 즐겁고 신나기 때문에 일 자체가 휴식과 여가선용입니다. 또 건설 현장의 특성상 주말에도 일하고 있는 우리 현장 직원들을 생각하면 쉰다는 것이 미안한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주말에는 현장과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의 애로사항과 고충을 듣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현재의 소비 패턴으로 볼 때 물류센터는 백화점이나 마트를 대체하는 새로운 쇼핑의 장’이라고 말한 것으로 아는데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현재 물류센터가 백화점이나 마트를 어느 선까지 대체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백화점과 마트는 물품을 현실 속에서 전시하고 이를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여 구매하는 오래된 방식입니다. 인터넷과 통신 수단이 발달하고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접촉에 대한 경각심이 극에 달해 있는 지금은 직접 고르고 사는 전통방식의 매매보다 온라인 유통이 대세입니다.
 
  당장 현실의 우리 사회만 보더라도, 과거에 물류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던 오프라인의 백화점과 마트는 그 수가 줄거나 정체되어 있고, 생소하던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의 온라인 시장이 우리 곁에 바싹 다가와 있습니다.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 기업이나 인터넷 기업들이 온라인 유통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도 현실이고요. 이마트의 ‘쓱’이나 네이버의 ‘네이버 쇼핑’같이요.”
 
  한 회장의 말이 이어졌다.
 
  “온라인 유통망에 있어 절대적인 필수 요소는 대규모 물류창고입니다. 향후 물류창고는 그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입니다. 다만 최근 물류창고의 과다 공급으로 인해 잠시 주춤거리는 것 또한 사실이고 수도권 인근의 창고부지 부족에 의해 조만간 공급이 한계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1인당 순익은 전국 1위일 것”
 
기부와 선행으로 국무총리 등으로부터 받은 감사패와 상패들(왼쪽). 지난해 4월 그동안의 기부 등 선행을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오른쪽). 사진=지산그룹
  ― 평일에는 모든 직원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고 일일이 확인을 한다 했는데 매출 5000억원이 넘는 기업의 오너로서 너무 벅찬 일 아닌가요. 일의 진행이 느려지는 단점은 없는지요.
 
  “우리 지산그룹은 매출액에 비해 직원 수는 매우 적습니다. 또 매출에 비해 수익률은 다른 회사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 편이고요. 이로 인해 아마도 1인당 순익은 전국 1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본사 직원은 고작 100여 명이고, 이들의 보고를 일일이 듣는 것은 의외로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각 현장과 물류센터, 그리고 공장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돌아가며 방문하고 있고 이때 대면 보고를 받고 있습니다. 때에 따라 한두 달에 한 번 보고를 받는다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매일 보고를 받고 있으니 방문 보고와 크게 다르지 않겠네요.”
 
  ― 직원들에게 필요한 건의사항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운동이 끝난 이후의 짤막한 조회시간에 직원들에게 건의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업무 과정에서의 고충이나 실무에 필요한 시스템이나 보고체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건의를 받고 있습니다.”
 
  ― 어떤 건의들이 많은가요.
 
  “아무래도 사원 복지에 관한 내용들입니다. 작게는 운동복, 과일 등 생활용품을 사달라는 건의부터 크게는 복지시스템에 대한 건의까지 사원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내용들이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추진해’, 이 한마디면 됩니다.”
 
 
  전 직원 금연
 
  ― 직원 건강 증진을 직원 복지의 최고의 가치로 두고 여러 시책을 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직원들의 마라톤은 다시 시작됐습니까.
 
  “코로나19 이후 작년 가을에 마라톤 대회에 두 번 참가했고, 올봄에도 두 번 있었습니다. 통상 10km 마라톤으로 가볍게 달리지만, 경험이 많고 원하는 직원들은 하프코스나 풀코스를 달립니다. 우리 회사는 건강을 가장 우선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직원이 아무리 일을 잘하더라도 자신의 건강에 소홀하면 개인뿐 아니라 회사에도 불이익을 초래합니다. 반대로 업무 능력은 다소 부진해도 열심히 운동하여 자신의 체력을 제대로 관리하는 직원은 건강한 체력에 의해 향후 발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고요. 건강을 위한 운동과 금연이 입사 조건에 포함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 외부 마라톤 대회에 직원들이 참가한다는 뜻이었군요. 참가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습니까.
 
  “매년 2~3회 정도 참가하는데 회사에서 참가비를 대납하고, 소정의 운동비를 지급한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장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사정에 의한 불참자는 늘 있는 편으로 이들에게조차 참가를 강권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입사 당시부터 운동에 관심이 많은 상태이고, 또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회사 생활 과정에서 운동에 대해 많은 단련을 거쳤기에 마라톤 정도는 즐겁게 참여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기간 중에는 많은 직원이 우리끼리 자체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자고 건의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더불어 회사 내 전 직원이 금연을 선언하고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도 저희 회사의 자랑입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사재 출연”
 
지산그룹 직원들은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 성금을 모아 기부했다. 물론 한주식 회장도 동참했다. 사진=지산그룹
  ―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사재(私財)를 출연(出捐)한다고 들었습니다.
 
  “직원들은 곧 우리 지산그룹의 자산이기 때문에 직원 복지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개개 사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원의 복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그동안 부분적으로 진행하던 사원 복지를 제도화하여 공식적으로 실행할 계획입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조성하고 있고 현재는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회사 재산을 직원들을 위해 쓰기로 한 만큼 다른 회사들은 이를 위해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우리 회사는 저 개인이 회사 주식의 100%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저만 결심하면 곧바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사원들의 건강과 복지 양 측면에서 그 어떤 기업도 따라오지 못할 훌륭한 제도를 만들어 실행할 생각입니다.”
 
  ― 돈에 대한 철학은요.
 
  “돈이란 재화와 교환할 수 있는 증표이며 약속입니다. 일반적인 재화와 같이 한계효용의 법칙이 적용된다 생각하는데요, 물론 제 개인적인 궤변일 수 있습니다만 돈은 많이 가진 사람에게는 가치가 떨어지고, 적게 가진 사람에게는 가치가 상승한다고 했을 때 많이 가진 부자는 적게 가진 가난한 이에게 나눠서 돈의 가치를 높여야 하지 않을까요?(웃음) ‘자본주의’의 자본, 즉 돈이 중심인 세상에서는 돈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야말로 참다운 자본주의자의 행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기부 행위도 쉽지 않은 세상에서 전 재산의 사회 환원을 약속했는데 가족들의 동의는 받았습니까.
 
  “이러한 입장은 이미 제 가족들에게 오래전에 통보하여 흔쾌히 동의를 받았고, 또한 회사와 사회에 그간 누누이 선언했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사회와의 약속이 되었습니다. 저의 전 재산 사회 환원을 기쁜 마음으로, 저의 무(無)상속 선언을 마음으로부터 응원해준 제 처와 아이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특별한 취미가 있으신지요.
 
  “일이 곧 취미입니다. 취미라는 게 좋아서 즐겨 하는 것인데 일이 좋아서 즐기고 있으니 곧 취미라고 할 수 있지요. 또 일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일을 통해 돈을 벌고 돈을 벌어야 기부를 할 수 있으며, 기부를 하면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만들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취미입니까?”
 
  ― 그런 정신적인 취미 말고요.
 
  “또 하나의 취미는 운동입니다. 수십 년간 꾸준히 운동으로 몸을 단련시켜왔습니다. 이러한 운동이야말로 제가 일이라는 취미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자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운동을 통해 체력과 정신을 단련하지 않았다면 일이 고단함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그랬다면 오늘날의 지산은 없었겠죠.”
 
 
  “50년 뒤 대통령 출마”
 
  ― 개인적인 비전을 말씀해주시죠.
 
  “저는 향후 50년 뒤 대통령에 출마하려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 50~60년을 더 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제 말이 결코 웃고자 하는 말이 아닌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85세 남성의 기대수명이 100세라고 합니다. 저는 평소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서 잔병치레 하나 없는 건강 체질이기 때문에 140 또는 150세까지 너끈하리라고 생각합니다.”
 
  ― 오래 산다고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나요.
 
  “50년 뒤에 대통령 선거에 나가려면 지금부터 부지런히 지지자들을 모아야 하겠죠? 제가 지지자를 모으는 방식은 자선과 기부, 그리고 봉사입니다. 이런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면 제 주변에 행복해지는 사람들이 늘 것이고 이들이 곧 저에게 한 표를 행사하지 않을까요?(웃음)”
 
  기부 행위는 한주식 회장의 숙명인 것 같다. 스포츠에 대한 관심 때문인가. 최근에는 비인기 종목인 게이트볼 경기에 대한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 최근에 게이트볼 대회를 개최했다면서요.
 
  “지난 4월 19일 용인시 레스피아 축구장에서 선수와 임원 등 9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2023년 제1회 지산그룹 게이트볼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게이트볼 경기는 영국의 크리켓 경기에서 출발한 스포츠로 일본과 한국에 소개되면서 장비와 규칙을 간소화하고, 알기 쉽게 변형하여 연세 드신 분들이 체력단련과 여가선용을 위해 즐겨 하는 경기가 되었습니다.”
 
  ― 일반인에게는 아직 생소한 경기인데요.
 
  “게이트볼 경기가 아직 우리 사회에서 보편화되지 못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죠. 그 결과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지 못하고 대회 자체가 어렵게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대회에 참가하는 연세 드신 선수들이 회비까지 내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드신 역전의 노장들에게 드리는 자그마한 선물로 게이트볼 경기 대회를 만든 것입니다. 대회 참가비는 당연히 무료고, 참가하시는 모든 선수에게 푸짐한 선물을 드렸습니다. 게이트볼 대회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년 행사비를 증액해가며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입니다. 다른 시민 여러분도 게이트볼 경기에 대해 꾸준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한 회장의 인생 자체가 기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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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juk0moo    (2023-06-13) 찬성 : 0   반대 : 0
지산人 이라는게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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