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지지자들, 反이재명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이준석을 뽑는 것… 단일화하면 이재명 지지할 수도”(유재일)
⊙ “단일화하더라도 이재명 이기기 어렵기 때문에 단일화 어려울 것”(최병묵)
⊙ “이준석은 어차피 국힘에서 정치 해야 할 사람… 국민의 35%는 보수”
⊙ “단일화하더라도 이재명 이기기 어렵기 때문에 단일화 어려울 것”(최병묵)
⊙ “이준석은 어차피 국힘에서 정치 해야 할 사람… 국민의 35%는 보수”
일부에서는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정치권의 단일화는 단골 메뉴가 아니냐고 한다. 1997년에 선거일을 47일 앞두고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과 자유민주연합 김종필의 ‘DJP연합’, 2002년 대선을 41일 앞두고 성사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과 국민통합21 정몽준의 단일화를 기억해서다. 2012년 대선에서도 민주통합당 문재인과 무소속 안철수는 안철수의 일방적 사퇴로 본의 아니게 단일화가 이뤄졌다. 2022년에는 국민의힘 윤석열과 국민의당 안철수가 손을 잡았다.
“과거 단일화와는 양상 완전히 달라”
정치권의 한 관계자의 얘기다.
“21대 대선의 국힘 단일화는 과거의 단일화와 양상이 완전히 다릅니다. 과거의 단일화는 상대방 후보를 넘어설 것이 분명하거나 적어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될 때 이뤄졌습니다. 또 단일화를 하는 쌍방이 약속을 주고받는 형태였죠. DJP연합 때는 김대중이 김종필에게 내각제 개헌을 약속했고, 김종필에 책임총리를 맡기기로 했습니다. 2002년 노무현 당선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가 드라마였습니다. 대선이 치러지기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하던 이회창에게 ‘노무현-정몽준 연합’이 맞섰는데, 애초 예상대로라면 정몽준이 이회창의 파트너가 됐어야 하지만 이변 끝에 노무현과 단일화가 됐습니다. 당시에 정몽준이 양보한 공이 워낙 컸기 때문에 노무현이 집권할 경우에 주요 부처 인사권 등을 가져갈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정몽준이 선거 전날 심야에 노무현 지지 철회를 선언하면서 물 건너갔습니다.”
― 한 상대에 대해 나머지 둘이 합쳐서 이길 만한 상황일 때만 단일화가 성립된다는 얘기군요.
“그게 아니면 단일화를 굳이 해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지금 상황이 과거와 다른 것은 맞습니다. 윤석열 계엄 이후에 ‘만일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이라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국힘은 어느 누가 나오든지 간에 이재명에게 게임이 되지 않았습니다. 국힘에서 거론되는 사람들의 지지율을 다 합해도 이재명의 절반이 될까 말까였습니다. 심지어 국힘 내에 이재명의 대항마가 될 뚜렷한 후보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단일화에 끌려 다닌 이유는 반(反)이재명, 그러니까 여론조사에 답하지 않은 무당파(無黨派)·응답 없음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국힘으로서는 ‘반이재명 연대를 편다면’ ‘무당층을 모두 우리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의 함정에 빠지게 됐고, 무엇이든 해봐야 한다는 절박감에 처음부터 끝까지 단일화에 빠졌습니다.”
12·3사태 이후의 여론조사 결과다.
2024년 12월 18일(이하 공개 시점 기준) ‘차기 대권 주자 적합도’는 이재명 48%, 한동훈 8%, 홍준표 7%, 오세훈 5.7%, 원희룡 4.8%, 안철수 28%다(《스트레이스 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 이재명 대 범(汎)여권 전체의 지지율은 48% 대 28.3%다.
“이준석 자체만 봤을 때 상당한 선전”
2025년 3월 6일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이재명 43.7%, 김문수 18.2%, 한동훈 7.4%, 오세훈 5.4%, 홍준표 5%, 나경원 2.1%다(《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 이재명 대 범여권 전체는 43.7% 대 38.1%다.
4월 들어 이재명 대 범여권의 지지율에 본격적으로 이준석이 등장한다. 4월 21일에 발표한 가상 대결을 보면 이재명 54%, 국힘 20%, 이준석 6%다(《에너지경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
하지만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이후에 국힘 입장에서는 다소 희망적인 여론조사가 나왔다. 《아시아투데이》가 ‘한국여론평판연구소’에 의뢰해 발표한 5월 13일 결과에서 이재명 47%, 김문수 39%, 이준석 8%가 나왔다. 《오마이뉴스》가 ‘메타보이스’에 의뢰해 발표한 5월 14일 결과에서 이재명 47.5%, 김문수 36.1%, 이준석 8.7%가 나왔다. 《글로벌이코노믹》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5월 14일에 발표한 결과에서 이재명 49.5%, 김문수 38.2%, 이준석 5.7%가 나왔다. 5월 중순의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이 1위이기는 하지만 47% 대에 머물고 있고, 김문수가 조금 약진하는 모습이다.
이렇게 되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만일 김문수와 이준석이 연대한다면’이라는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미미하기는 하지만 이준석의 꾸준한 지지율이 ‘김문수+이준석’ 공식에 기름을 붓고 있다.
2024년 12·3 비상계엄 후인 12월 18일 ‘조원씨앤아이’가 전국 성인 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후보 지지율은 4%였다. 올해 4월 21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기 대선 주간 여론조사에서 이준석은 6.5%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 초까지 이준석의 대권 적합도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지만, 평균 5~7%를 꾸준히 보이고 있다.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일부는 미미한 지지율이라고 말하겠지만, 이준석 자체만 봤을 때는 상당한 선전(善戰)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5월 17일 현재 김문수와 이준석의 단일화는 요원해 보인다. 이준석은 5월 11일 부산시의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는 시작부터 0%, 끝까지 0%”라며 “극우에 경도된 김 후보와의 연대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치평론가들도 현 시점에서의 단일화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다.
정치평론가 유재일 씨는 “두 사람의 단일화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기본적으로 김문수와 이준석은 감정부터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단일화해서 지면 남는 것 없어”

“(둘 사이에) 직접적인 악(惡)감정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준석이 국힘 당대표 시절에 징계에 앞장섰던 유상범을 비롯한 당시 국힘 의원들이 그대로 김문수 캠프에 있지 않습니까. 이준석 입장에서는 당장의 단일화가 아니라 ‘청산해야 할 과거’가 있는 셈입니다. 이준석도 정치인이기 이전에 사람 아니겠습니까.”
― 김문수가 이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면요?
“김문수가 이준석에게 사과하면서 당사자(당시 국힘 윤리위원회 위원들)에게도 사과하라고 한다면 의미가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봅니다. 김문수가 당 장악력이 있다면 가능하죠. 하지만 현재로서 김문수가 장악력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또 단일화라는 것이 합당을 전제로 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자연스레 자신을 징계했던 의원들과 다시 정치를 같이 해야 할 텐데 과연 교통정리가 잘 될까요? 그리고 설령 (당시 징계에 적극적이었던 의원들이) 사과를 한다고 해도 이건 단일화의 조건은 될 수 없고 ‘대화의 전제조건’에 불과합니다.
이준석이 김문수와 한덕수의 단일화 해프닝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겠습니까? 말 그대로 토사구팽(兎死狗烹) 당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믿을 수 없는 상대에게 물건을 보내겠습니까? 단일화를 해도 패배하면 이준석에게 남는 것이 없습니다.”
― 굳이 단일화를 할 명분이 없는 데다, 해봐야 질 것을 알고 있다는 거군요.
“이준석 지지자들은 반(反)이재명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이준석을 뽑는 겁니다. 단일화를 하면 오히려 이준석 표가 이재명에게 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준석이 내세우는 세대교체에 전혀 맞는 전략이 아닙니다.”
황태순 전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대선에서 이준석이 대권을 가질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대선을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했다.
― 이준석이 10% 이상의 득표율을 가져갈 수 있을까요?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준석은 당선이 아니라 득표율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봅니다. 10% 이상만 득표해도 그는 성공적인 대선을 치르는 겁니다.”
― 이유는?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이 이겼죠. 당시에는 무조건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이명박만큼 큰 화제가 된 사람은 이회창이었습니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총득표율 15.7%를 기록해서 선거 비용도 전액 돌려받았고 정치인으로서 입지도 어느 정도 회복했습니다. 사실 이준석이 (국힘을) 탈당해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새출발일 겁니다. 그런 사람에게 단일화해서 대선을 좀 거들라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단일화를 했을 때 이준석이 얻을 것이 없습니다.”
― 최연소 총리라든가, 그래도 뭐라도 제안한다면?
“이준석이 총리 하고 싶어서 단일화할 사람은 아니죠. 이준석이 김문수와 단일화에 응하면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날 것이라고 봅니다. 국힘은 12·3 비상계엄에 책임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이준석은 계엄과 무관한 정치인입니다. 하지만 단일화를 하는 순간 ‘계엄의 그림자’에 갇히게 될 겁니다.”
선거 비용 보전 문제
송국건 정치평론가는 “단일화는 김문수가 아닌 이준석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데, 완주하는 게 이준석에게 이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현재 상황은 김문수는 단일화하겠다는 것이고 이준석은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당장 이준석이 단일화하지 않았다고 해서 대선에서 이재명에 패배할 경우에 그에게 비난이 쏟아질 확률도 낮아 보입니다. 이준석 입장에서는 완주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를 따져봐야 하는데 이득이 크지 않아 보입니다. 더구나 대선에서 10% 이상 득표할 경우에 선거 비용의 50%를, 15% 이상 득표하면 100%를 국가에서 보전(補塡)해 줍니다. 이준석은 개혁신당이 선거 비용을 보전받지 못하더라도(득표율 10% 미만) 당이 파산할 염려는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많이 부담이 될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문수와 단일화를 한다면 국힘이 (개혁신당의) 비용을 보전해 줘야 할 것인지, 개혁신당과 합당을 해야 할 것인지도 따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준석 입장에서 승산이 있는 단일화가 아닙니다.”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이준석은 현재로서 대선 완주 자체가 목표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가능성을 딱 두 가지 경우로 봤다. ‘이준석의 지지율이 김문수를 넘어설 때’와 ‘김문수+이준석 지지율의 합이 이재명 이상이 됐을 때’다. 최 평론가는 “이준석은 이제 막 40세로 앞으로도 꾸준히 정치를 할 사람이다. 이번 선거는 정치인 이준석을 견고하게 하는 하나의 과정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김문수와 단일화를 하더라도 이재명을 이기기 어렵기 때문에 단일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이준석, 민주당과 손잡을 가능성은 낮아”
유재일 정치평론가 역시 김문수-이준석의 단일화 조건을 (단일화해서) ‘이재명과 다퉈 승산이 있을 때’와 ‘박빙일 때’로 봤다. 그는 “과거 노무현-정몽준은 합치면 이길 가능성이 충분했다. 그런데 지금은 둘이 단일화를 해도 이재명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무조건 김문수로의 단일화를 외치는 시점에서 이준석이 응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김문수+이준석 지지율이 이재명과 팽팽할 것’을 전제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 유례 없이 근대화와 산업화를 함께 일군 국가입니다. 그리고 국힘은 누가 뭐래도 그 중심에 있던 정당입니다. 견고한 보수층 35%가 떠받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준석이 앞으로 정치를 하면서 민주당과 손잡을 가능성은 작습니다. 이준석의 아버지가 대구 출신이고, 자신이 떠났다고는 하지만 국힘에서 대표를 지냈습니다. 신당을 창당했지만 앞으로 정치 인생에서 신당으로 승부를 보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국힘과 합당을 하든지, 다시 돌아가서 그곳에서 정치 해야 할 사람입니다. 길게 볼 때 이준석이 단일화를 무작정 거부하기는 어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