孔柄淏
1960년 경남 통영 출생. 고려大 경제학과 졸업. 美 라이스대학원 경제학 박사. 자유기업원 원장,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저서 「10년법칙」, 「부자의 생각, 빈자의 생각」, 「공병호의 자기경영노트」, 「10년 후 한국」, 「10년 후 세계」 등 70여 권.
1960년 경남 통영 출생. 고려大 경제학과 졸업. 美 라이스대학원 경제학 박사. 자유기업원 원장,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저서 「10년법칙」, 「부자의 생각, 빈자의 생각」, 「공병호의 자기경영노트」, 「10년 후 한국」, 「10년 후 세계」 등 70여 권.
사르코지式 공무원 감축
『향후 10년간 10만여 명의 공무원을 감축하겠다』
집권 2년차를 맞이해서 公共(공공)부문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개혁案(안)의 중심 내용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연금 및 교육개혁에 맞선 철도운송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승리를 거두었지만, 이번에는 8개 공무원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어떻게 대처할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 정부개혁안요지는 『2012년까지 5년 동안 공무원 2명이 퇴직하면 1명만 충원하는 방식으로 10만 명을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자연감소분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공무원 수를 줄여 나가는 일이 이처럼 저항에 강하게 부딪히는데, 이미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 수를 줄이는 일은 얼마나 어려울까. 어느 나라에서든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金大中(김대중) 정부 때를 제외하면, 공무원의 수를 줄이지 못했다. 金大中 정부가 공무원 수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外換(외환)위기라는 극적인 위기상황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각 부처에 중앙정부 부처가 맡고 있는 경제규제 50件(건)당 그 부처의 공무원을 1%씩 감원하는 내용의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인수委는 규제를 담당하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기존 규제를 폐지하더라도 늘 새로운 규제가 생겨날 수밖에 없는 사실을 원천적으로 없애기 위해, 이처럼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공무원 감축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수委 案에 따르면, 각 부처는 부처통폐합에 따라서 중복 인원을 감원한 다음, 경제규제 50건당 1% 감축案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조치가 예정대로 시행된다면 1단계 부처 통폐합에서 6035명, 2단계 減員(감원)에서 810명의 중앙공무원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규제개혁위원회에 등록된 규제 건수가 가장 많은 중앙부처인 건교부의 경우는 총 규제건수가 692건이기 때문에 인수委 원안대로 50건당 1%룰을 적용하면 정원의 13%가 줄어들게 된다.
공무원 감축 없는 규제개혁은 공염불
문제는 이런 조치들을 기존의 부처들이 아무런 반발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당장 減員 대상이 되는 사람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救命(구명)을 꾀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부처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할 수 있다.
이런 조치들은 앞으로 다가오는 선거에서 노동조합의 힘을 빌리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정치인들이라면 선거를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무원 減員은 결국 龍頭蛇尾(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있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늘 해야 하는 일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때문에 실질적으로 규제를 담당하는 공무원 수를 줄이는 험한 일을 제쳐 두고, 규제개혁이란 그냥 말의 盛饌(성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규제권한을 쥐고 있는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그것을 내놓으라고 이야기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것이야말로 그들이 존재해야 할 중요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인수委가 인원감축과 규제감축을 연계시키기로 한 것은 「사람을 없애야 규제 완화나 철폐 효과가 제대로 나온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일 것이다.
규제는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경제 싱크탱크인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MGI)」는 「필수적 생산성: 글로벌 경제에서 富와 빈곤」, 「성장 동력: 글로벌 번영에 방해요소를 제거하는 길」(국내판 제목은 「성공하는 국가, 실패하는 국가 1, 2」)이라는 보고서를 펴냈다. 이 책은 유럽·미국·인도·터키·브라질 등의 사례를 중심으로 규제의 파급효과에 대한 실증적 분석을 보여주고 있다.
이 보고서는 이렇게 강조한다.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끌어올리기 원하는 국가라면 그 해답을 생산성 향상에서 찾아야 한다. 이는 어떤 명분으로든 경쟁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찾아내서 제거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방해물 가운데 으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잠재적 특수 이익집단을 위해서 만들어진 복잡한 규제이다. 해답은 규제개혁을 생산자의 편에 서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편에 서라는 것이다』
이 보고서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잘못된 규제가 개발도상국을 위시한 全세계 국가의 생산성과 경제성장을 제한하는 주원인이다. 일례로 유해한 규정만 철폐하면 인도는 노동생산성을 61%, 브라질은 43% 증가시킬 수 있다. 러시아는 더욱 효과적인 규제(주로 공정한 경쟁을 보호하는)가 거대한 자본투자 없이 경제성장률을 최대 8%까지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45개국에 관한 최근 연구에서 세계은행은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지출되는 행정비용이 富國(부국) 기업들에 비해 貧國(빈국) 기업들에서 3배가 더 많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규제는 유럽 경제성장의 걸림돌
이 보고서에서 나타난 규제와 생산성, 즉 경제성장과의 관계에 대한 사례를 살펴보자.
2000년부터 미국과 유럽 사이의 생산성 격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게 된다. 20세기 후반까지 프랑스와 독일은 미국과의 생산성 격차가 점진적으로 줄어들면서 상당히 고무된 입장이었다. 2000년부터 시작된 생산성 격차의 확대는 유럽인들로 하여금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도록 만들었다. MGI 연구는 대표적으로 독일의 금융업과 프랑스의 식품소매 분야를 예로 든다.
1990년대 말까지 독일 금융업의 생산성은 미국의 74%에 지나지 않았다. 그 중요한 원인은 복잡한 규제로 인한 독일 금융업內의 경쟁 미비에서 찾을 수 있다.
프랑스의 식품소매 분야는 생산성 면에서 미국에 비해서 크게 뒤처지고 있는데, 그 이유 역시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 때문이다. 프랑스의 「토지구획법」은 이미 시장에 진출해 있는 기존기업을 보호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기업의 신규 진입을 막게 된다. 결과적으로 생산성의 격차는 결국 소비자의 몫으로 전가된다.
미용실로부터 소매상점, 회계사, 엔지니어 등에 이르기까지 서비스 산업의 비중은 유럽 GDP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 경제의 회생은 서비스 분야의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기존 서비스 산업의 보호를 위한 규제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은 소매상점의 영업시간을 법으로 제한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호텔 규모에 따라 직종별로 일정 수의 직원을 채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유럽 전역의 작은 상점들은 낮은 생산성과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稅制(세제) 혜택과 토지구획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각종 立地(입지) 규제는 유럽 低성장의 큰 원인이다. 부족한 토지, 높은 가격, 立地에 대한 각종 규제 때문에 유럽 기업들은 사업 확장과 신규 사업 진출에 애로를 겪고 있다. 「까르푸」나 「이케아」 처럼 선진기업들이 대규모 신규 점포지를 확보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은 유럽 전체 소매 분야의 생산성·고용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MGI 보고서는 스웨덴에 대해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 스웨덴은 경제위기를 경험한 이후 생산성이 꾸준히 향상되어 왔다. 1990년대 10년간 스웨덴 민간 부문의 생산성 성장률은 연간 3.3%로 총생산성 증가율 2.4%를 훨씬 웃돌았다.
이 같은 차이는 스웨덴 경제에서 30%를 차지하는 公共부문의 낮은 생산성 때문이다.
해외로부터 극심한 경쟁 압력을 받는 스웨덴의 자동차 산업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특히 스웨덴의 트럭 제조 분야는 1995년을 기준으로 MGI의 연구 대상 기업들 가운데 가장 높은 생산성 향상을 기록했다. 2003년 스웨덴 자동차 분야(트럭과 자동차)는 총생산성과 신규 일자리 창출면에서 세계 제1위를 기록했다.
스웨덴 公共부문의 低생산성과 자동차 산업 등 민간부문의 高생산성은 시장이 규제로부터 해방될 경우, 어떤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도, 규제개혁時 10% 경제성장 가능
규제의 부정적 효과는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중국과 더불어 신흥시장의 대표주자로 통하는 인도의 경우, 제품 시장에 대한 다양한 규제와 부동산 시장의 왜곡, 그리고 과도한 국영기업의 존재가 경제성장률을 연간 4% 이상 낮추고 있는 것으로 推計(추계)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1.3%는 부동산 시장의 왜곡으로 인한 결과이다.
MGI는 인도가 이런 걸림돌을 제거할 경우 중국과 같은 10%대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예컨대 인도의 각 산업분야에 존재하는 제품 시장에 대한 과도한 규제들은 경제성장률을 연간 2.3% 씩 낮추고 있다.
규제 철폐가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인도의 자동차 산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1991년 인도 정부는 인도로 들어오는 해외 자동차 기업의 認許可(인허가)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유치산업보호론을 주장하던 사람들은 『해외 다국적 기업의 진출이 인도 자동차 산업의 기반을 허물어뜨리고 말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해외 자동차 기업에 대해 문을 열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래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인도 자동차 기업들은 경쟁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싸고 품질 좋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타타그룹을 비롯한 일부 회사들은 급성장했으며, 최근에는 超低價(초저가) 자동차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인도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고용은 11% 정도 증가했다.
또 다른 인도의 대표적인 규제로는 토지 분야를 들 수 있다. MGI 보고서에 의하면, 불분명한 토지소유권, 非생산적인 토지 관련 세금 제도, 그리고 경직된 토지구획법과 임대차법으로 인한 토지 시장의 왜곡은 인도의 경제성장률을 연간 1.3% 정도 낮추고 있다.
MGI 보고서는 정부 부문의 생산성 향상에 대해서 재미있는 비유를 들고 있다. 1993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의 반도체 산업에서 일어난 생산성 향상은 연간 75% 정도에 달한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면 公共분야와 민간분야의 생산성은 대략 같은 속도로 증가하다가 1987년부터 큰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민간분야의 생산성은 평균적으로 1987년부터 1995년까지 연간1.5%, 그리고 그 이후에는 연간 3%로 증가했다. 하지만 公共분야의 생산성은 거의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MGI 보고서는 미국의 公共분야가 민간분야의 생산성 수준의 반 정도를 따라잡을 수 있다면 10년 후 정부의 생산성은 5~15% 향상되어 연간 1040억~3120억 달러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公共부문의 생산성 향상을 해결하기 위해 MGI 보고서는 公共부문의 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 즉 조직의 再설계, 전략적 조달 그리고 운영 再설계를 제시하고 있다.
조직 개편 없이 公共부문 개혁 없다
盧武鉉(노무현) 정권은 집권 기간 기존의 틀 내에서 다양한 혁신운동을 전개해 왔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조직의 再설계 없이 실질적인 公共부문의 개혁이 가능할까?
이 점에서는 논쟁 끝에 실시된 독일 연방 고용기관의 조직 재편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기관은 인력을 기존의 1100명에서 400명으로 축소하는 획기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그리고 운영상의 책임을 10개 지역별 분과에 분산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그 결과 과거에 비해서 고객들의 대기시간은 이전의 절반으로 줄었고, 상담시간은 2배로 늘어났다. 고객의 만족도가 눈에 띄게 향상되었음은 물론이다.
李明博 정부는 조직의 再설계 없이는 규제개혁을 통한 획기적인 성장률 提高(제고)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람을 내보내는 일은 힘이 든다. 누구도 그런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중앙부처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 공무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난다. 이에 비례해서 公共부문의 영역은 늘어난다.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경험하면서 약간의 조정이 이루어지지만 그것은 잠깐이다. 금방 원래보다 더 공무원과 公共부문이 늘어난다. 언제나 公共부문을 늘려야 할 명분은 쉽게 찾을 수 있고, 재임 기간 선심을 써야 할 사람들은 많기 때문이다. 인수委의 의욕적인 조치 역시 이해당사자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게 되면 문서상으로 사람을 줄이는 정도에서 머물고 말 가능성이 있다.
「작은 정부」는 최고 지도자와 그를 보필하는 사람들의 강한 신념과 확신이 없으면 실천에 옮기기 힘들다. 정권의 입장에서 볼 때, 너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이고, 收支(수지)를 따져 보면 남는 것은 별로 없다.
李明博 정부가 초기에는 정부개혁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더라도, 중간에 강한 반발에 부딪히게 되면 이를 뚫고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한번의 公共부문 명패 바꾸기와 CI 등과 같은 화장술에 그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래서 나는 李明博 정부의 정부개혁과 규제개혁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로 그 앞날을 지켜보려 한다. ●
집권 2년차를 맞이해서 公共(공공)부문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개혁案(안)의 중심 내용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연금 및 교육개혁에 맞선 철도운송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승리를 거두었지만, 이번에는 8개 공무원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어떻게 대처할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 정부개혁안요지는 『2012년까지 5년 동안 공무원 2명이 퇴직하면 1명만 충원하는 방식으로 10만 명을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자연감소분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공무원 수를 줄여 나가는 일이 이처럼 저항에 강하게 부딪히는데, 이미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 수를 줄이는 일은 얼마나 어려울까. 어느 나라에서든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金大中(김대중) 정부 때를 제외하면, 공무원의 수를 줄이지 못했다. 金大中 정부가 공무원 수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外換(외환)위기라는 극적인 위기상황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각 부처에 중앙정부 부처가 맡고 있는 경제규제 50件(건)당 그 부처의 공무원을 1%씩 감원하는 내용의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인수委는 규제를 담당하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기존 규제를 폐지하더라도 늘 새로운 규제가 생겨날 수밖에 없는 사실을 원천적으로 없애기 위해, 이처럼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공무원 감축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수委 案에 따르면, 각 부처는 부처통폐합에 따라서 중복 인원을 감원한 다음, 경제규제 50건당 1% 감축案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조치가 예정대로 시행된다면 1단계 부처 통폐합에서 6035명, 2단계 減員(감원)에서 810명의 중앙공무원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규제개혁위원회에 등록된 규제 건수가 가장 많은 중앙부처인 건교부의 경우는 총 규제건수가 692건이기 때문에 인수委 원안대로 50건당 1%룰을 적용하면 정원의 13%가 줄어들게 된다.
공무원 감축 없는 규제개혁은 공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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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委의 정부조직법 개편案이 발표된 지난 1월16일 공무원들이 정부중앙청사 로비를 지나고 있다. |
이런 조치들은 앞으로 다가오는 선거에서 노동조합의 힘을 빌리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정치인들이라면 선거를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무원 減員은 결국 龍頭蛇尾(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있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늘 해야 하는 일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때문에 실질적으로 규제를 담당하는 공무원 수를 줄이는 험한 일을 제쳐 두고, 규제개혁이란 그냥 말의 盛饌(성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규제권한을 쥐고 있는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그것을 내놓으라고 이야기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것이야말로 그들이 존재해야 할 중요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인수委가 인원감축과 규제감축을 연계시키기로 한 것은 「사람을 없애야 규제 완화나 철폐 효과가 제대로 나온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일 것이다.
규제는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경제 싱크탱크인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MGI)」는 「필수적 생산성: 글로벌 경제에서 富와 빈곤」, 「성장 동력: 글로벌 번영에 방해요소를 제거하는 길」(국내판 제목은 「성공하는 국가, 실패하는 국가 1, 2」)이라는 보고서를 펴냈다. 이 책은 유럽·미국·인도·터키·브라질 등의 사례를 중심으로 규제의 파급효과에 대한 실증적 분석을 보여주고 있다.
이 보고서는 이렇게 강조한다.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끌어올리기 원하는 국가라면 그 해답을 생산성 향상에서 찾아야 한다. 이는 어떤 명분으로든 경쟁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찾아내서 제거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방해물 가운데 으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잠재적 특수 이익집단을 위해서 만들어진 복잡한 규제이다. 해답은 규제개혁을 생산자의 편에 서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편에 서라는 것이다』
이 보고서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잘못된 규제가 개발도상국을 위시한 全세계 국가의 생산성과 경제성장을 제한하는 주원인이다. 일례로 유해한 규정만 철폐하면 인도는 노동생산성을 61%, 브라질은 43% 증가시킬 수 있다. 러시아는 더욱 효과적인 규제(주로 공정한 경쟁을 보호하는)가 거대한 자본투자 없이 경제성장률을 최대 8%까지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45개국에 관한 최근 연구에서 세계은행은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지출되는 행정비용이 富國(부국) 기업들에 비해 貧國(빈국) 기업들에서 3배가 더 많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규제는 유럽 경제성장의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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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개방 이후 인도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은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
2000년부터 미국과 유럽 사이의 생산성 격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게 된다. 20세기 후반까지 프랑스와 독일은 미국과의 생산성 격차가 점진적으로 줄어들면서 상당히 고무된 입장이었다. 2000년부터 시작된 생산성 격차의 확대는 유럽인들로 하여금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도록 만들었다. MGI 연구는 대표적으로 독일의 금융업과 프랑스의 식품소매 분야를 예로 든다.
1990년대 말까지 독일 금융업의 생산성은 미국의 74%에 지나지 않았다. 그 중요한 원인은 복잡한 규제로 인한 독일 금융업內의 경쟁 미비에서 찾을 수 있다.
프랑스의 식품소매 분야는 생산성 면에서 미국에 비해서 크게 뒤처지고 있는데, 그 이유 역시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 때문이다. 프랑스의 「토지구획법」은 이미 시장에 진출해 있는 기존기업을 보호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기업의 신규 진입을 막게 된다. 결과적으로 생산성의 격차는 결국 소비자의 몫으로 전가된다.
미용실로부터 소매상점, 회계사, 엔지니어 등에 이르기까지 서비스 산업의 비중은 유럽 GDP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 경제의 회생은 서비스 분야의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기존 서비스 산업의 보호를 위한 규제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은 소매상점의 영업시간을 법으로 제한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호텔 규모에 따라 직종별로 일정 수의 직원을 채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유럽 전역의 작은 상점들은 낮은 생산성과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稅制(세제) 혜택과 토지구획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각종 立地(입지) 규제는 유럽 低성장의 큰 원인이다. 부족한 토지, 높은 가격, 立地에 대한 각종 규제 때문에 유럽 기업들은 사업 확장과 신규 사업 진출에 애로를 겪고 있다. 「까르푸」나 「이케아」 처럼 선진기업들이 대규모 신규 점포지를 확보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은 유럽 전체 소매 분야의 생산성·고용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MGI 보고서는 스웨덴에 대해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 스웨덴은 경제위기를 경험한 이후 생산성이 꾸준히 향상되어 왔다. 1990년대 10년간 스웨덴 민간 부문의 생산성 성장률은 연간 3.3%로 총생산성 증가율 2.4%를 훨씬 웃돌았다.
이 같은 차이는 스웨덴 경제에서 30%를 차지하는 公共부문의 낮은 생산성 때문이다.
해외로부터 극심한 경쟁 압력을 받는 스웨덴의 자동차 산업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특히 스웨덴의 트럭 제조 분야는 1995년을 기준으로 MGI의 연구 대상 기업들 가운데 가장 높은 생산성 향상을 기록했다. 2003년 스웨덴 자동차 분야(트럭과 자동차)는 총생산성과 신규 일자리 창출면에서 세계 제1위를 기록했다.
스웨덴 公共부문의 低생산성과 자동차 산업 등 민간부문의 高생산성은 시장이 규제로부터 해방될 경우, 어떤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도, 규제개혁時 10% 경제성장 가능
규제의 부정적 효과는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중국과 더불어 신흥시장의 대표주자로 통하는 인도의 경우, 제품 시장에 대한 다양한 규제와 부동산 시장의 왜곡, 그리고 과도한 국영기업의 존재가 경제성장률을 연간 4% 이상 낮추고 있는 것으로 推計(추계)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1.3%는 부동산 시장의 왜곡으로 인한 결과이다.
MGI는 인도가 이런 걸림돌을 제거할 경우 중국과 같은 10%대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예컨대 인도의 각 산업분야에 존재하는 제품 시장에 대한 과도한 규제들은 경제성장률을 연간 2.3% 씩 낮추고 있다.
규제 철폐가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인도의 자동차 산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1991년 인도 정부는 인도로 들어오는 해외 자동차 기업의 認許可(인허가)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유치산업보호론을 주장하던 사람들은 『해외 다국적 기업의 진출이 인도 자동차 산업의 기반을 허물어뜨리고 말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해외 자동차 기업에 대해 문을 열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래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인도 자동차 기업들은 경쟁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싸고 품질 좋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타타그룹을 비롯한 일부 회사들은 급성장했으며, 최근에는 超低價(초저가) 자동차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인도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고용은 11% 정도 증가했다.
또 다른 인도의 대표적인 규제로는 토지 분야를 들 수 있다. MGI 보고서에 의하면, 불분명한 토지소유권, 非생산적인 토지 관련 세금 제도, 그리고 경직된 토지구획법과 임대차법으로 인한 토지 시장의 왜곡은 인도의 경제성장률을 연간 1.3% 정도 낮추고 있다.
MGI 보고서는 정부 부문의 생산성 향상에 대해서 재미있는 비유를 들고 있다. 1993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의 반도체 산업에서 일어난 생산성 향상은 연간 75% 정도에 달한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면 公共분야와 민간분야의 생산성은 대략 같은 속도로 증가하다가 1987년부터 큰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민간분야의 생산성은 평균적으로 1987년부터 1995년까지 연간1.5%, 그리고 그 이후에는 연간 3%로 증가했다. 하지만 公共분야의 생산성은 거의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MGI 보고서는 미국의 公共분야가 민간분야의 생산성 수준의 반 정도를 따라잡을 수 있다면 10년 후 정부의 생산성은 5~15% 향상되어 연간 1040억~3120억 달러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公共부문의 생산성 향상을 해결하기 위해 MGI 보고서는 公共부문의 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 즉 조직의 再설계, 전략적 조달 그리고 운영 再설계를 제시하고 있다.
조직 개편 없이 公共부문 개혁 없다
盧武鉉(노무현) 정권은 집권 기간 기존의 틀 내에서 다양한 혁신운동을 전개해 왔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조직의 再설계 없이 실질적인 公共부문의 개혁이 가능할까?
이 점에서는 논쟁 끝에 실시된 독일 연방 고용기관의 조직 재편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기관은 인력을 기존의 1100명에서 400명으로 축소하는 획기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그리고 운영상의 책임을 10개 지역별 분과에 분산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그 결과 과거에 비해서 고객들의 대기시간은 이전의 절반으로 줄었고, 상담시간은 2배로 늘어났다. 고객의 만족도가 눈에 띄게 향상되었음은 물론이다.
李明博 정부는 조직의 再설계 없이는 규제개혁을 통한 획기적인 성장률 提高(제고)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람을 내보내는 일은 힘이 든다. 누구도 그런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중앙부처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 공무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난다. 이에 비례해서 公共부문의 영역은 늘어난다.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경험하면서 약간의 조정이 이루어지지만 그것은 잠깐이다. 금방 원래보다 더 공무원과 公共부문이 늘어난다. 언제나 公共부문을 늘려야 할 명분은 쉽게 찾을 수 있고, 재임 기간 선심을 써야 할 사람들은 많기 때문이다. 인수委의 의욕적인 조치 역시 이해당사자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게 되면 문서상으로 사람을 줄이는 정도에서 머물고 말 가능성이 있다.
「작은 정부」는 최고 지도자와 그를 보필하는 사람들의 강한 신념과 확신이 없으면 실천에 옮기기 힘들다. 정권의 입장에서 볼 때, 너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이고, 收支(수지)를 따져 보면 남는 것은 별로 없다.
李明博 정부가 초기에는 정부개혁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더라도, 중간에 강한 반발에 부딪히게 되면 이를 뚫고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한번의 公共부문 명패 바꾸기와 CI 등과 같은 화장술에 그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래서 나는 李明博 정부의 정부개혁과 규제개혁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로 그 앞날을 지켜보려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