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 주한 일본대사의 후임에 다카노 도시유키(高野紀元·58) 외무성 政務(정무) 심의관이 내정됐다. 다카노 대사 내정자는 2003년 초 서울에 부임할 예정이다.
외무성 정무 심의관은 총리의 외국 순방에 반드시 동행하는, 외무성의 주요직책이다. 직급은 우리나라의 차관보급이지만, 내각 책임제인 일본에서 직업 외교관 가운데서는 사실상 최고 직위라 할 수 있다.
다카노 대사는 외무성內에서 손꼽히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도쿄(東京)대학 교양학부를 졸업하고 1967년 외무성에 들어와 유엔국 군축과장, 外相(외상) 비서관, 아시아 대양주국 北東亞(북동아) 과장, 駐美(주미) 대사관 참사관, 인사과장, 아주국·북미국 참사관, 駐韓(주한) 대사관 公使(공사), 북미국장, 국제정보국장 등 요직을 두루 섭렵했다.
다카노 대사는 국제안보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갖고 있다. 북미국장 재임시절인 1997년 9월 당시 일본 외교와 동북아시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던 美·日 방위협력지침(이른바 「가이드라인」) 개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가이드라인이란, 주변 사태 발생시 미군의 역할을 지원할 수 있는 자위대의 역할과 행동반경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어서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제2차 세계대전 패배의 멍에를 넘어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것이지만 다른 주변국, 즉 한국이나 중국 등에 있어서는 「제국주의적 침략 의도의 부활」을 담고 있는 민감한 사안이었다.
그렇지만 다카노 내정자는 한국과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밀어붙여 개정하는 데 성공했다. 역설적이게도 이 때문에 그는 외무성 최고의 요직이라는 북미국장에서 경질돼 閑職(한직)인 외무성 연수소장으로 밀려나는 「아픔」도 맛봐야 했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서 좌절하지 않았다. 1999년 국제정보국장으로 돌아온 다카노 내정자는 각종 국제정세의 취합·분석을 통해 명쾌한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을 마련하는 등 再起에 성공했다. 2001년 현직에 돌아오면서 그가 첫 삽을 뜬 사안이 바로 9·11 미국 테러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이후의 아프간 복구지원을 위한 발 빠른 틈새 확보였다.
그래서 나온 것이 미국과 공동으로 「아프간 再建(재건)을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한 것이다. 결국 아프간 재건 사업에서 일본은 미국과 비슷한 입지를 확보하며, 국제 안보협의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외교가는 분석한다.
다카노 내정자는 한반도 근무 경험이 있다. 서울에서 공사로 1년간 근무했다. 任晟準(임성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兪炳宇(유병우) 오사카 총영사 등과는 흉금을 털어 놓고 얘기를 나누는 사이라고 한다. 『1년간의 한국 근무 당시 정부 관리뿐 아니라 정계, 경제계, 문화계, 학계 인사들과도 많이 접촉했다』는 게 駐韓 일본 대사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3월22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를 수행해 방한, 金大中(김대중)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의 단독 頂上회담에 任晟準 수석과 둘이서 배석했다. 지난 9월17일 고이즈미 역사적인 평양방문 및 金正日(김정일)과의 頂上회담 성사를 위해 1년 전부터 막후에서 역할을 했다고 한다. 日北 頂上회담 후 서울을 방문해 金대통령과 金恒經(김항경) 외교통상부 차관(장관 대리)을 만나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결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다카노 내정자는 2001년 10월 당시 韓·日 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던 꽁치 분쟁과 관련, 일본이 조업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던 산리쿠(山陸) 해역과 일본 연안 35해리 이내 수역에서의 조업허가를 요청한 한국 정부의 뜻을 일부 수용하고, 대신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문제로 인한 한국의 對日 제재조치를 완화하는 실리를 챙겼다.
이 때문에 가끔은 한국 정부 관리들로부터 『너무 계산적이지 않느냐』는 비판섞인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다카노 대사 내정자는 1994년 美·北 제네바합의 이후 1995년 경수로를 북한에 제공하는 협의를 벌이는 과정에서 당시 토머스 허바드(Hubbard)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現 주한 미국 대사)와 함께 일한 적도 있다. 이로써 주한 美·日 대사는 한국통으로 채워지게 됐다는 외교街의 평가가 나온다. ●
외무성 정무 심의관은 총리의 외국 순방에 반드시 동행하는, 외무성의 주요직책이다. 직급은 우리나라의 차관보급이지만, 내각 책임제인 일본에서 직업 외교관 가운데서는 사실상 최고 직위라 할 수 있다.
다카노 대사는 외무성內에서 손꼽히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도쿄(東京)대학 교양학부를 졸업하고 1967년 외무성에 들어와 유엔국 군축과장, 外相(외상) 비서관, 아시아 대양주국 北東亞(북동아) 과장, 駐美(주미) 대사관 참사관, 인사과장, 아주국·북미국 참사관, 駐韓(주한) 대사관 公使(공사), 북미국장, 국제정보국장 등 요직을 두루 섭렵했다.
다카노 대사는 국제안보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갖고 있다. 북미국장 재임시절인 1997년 9월 당시 일본 외교와 동북아시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던 美·日 방위협력지침(이른바 「가이드라인」) 개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가이드라인이란, 주변 사태 발생시 미군의 역할을 지원할 수 있는 자위대의 역할과 행동반경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어서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제2차 세계대전 패배의 멍에를 넘어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것이지만 다른 주변국, 즉 한국이나 중국 등에 있어서는 「제국주의적 침략 의도의 부활」을 담고 있는 민감한 사안이었다.
그렇지만 다카노 내정자는 한국과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밀어붙여 개정하는 데 성공했다. 역설적이게도 이 때문에 그는 외무성 최고의 요직이라는 북미국장에서 경질돼 閑職(한직)인 외무성 연수소장으로 밀려나는 「아픔」도 맛봐야 했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서 좌절하지 않았다. 1999년 국제정보국장으로 돌아온 다카노 내정자는 각종 국제정세의 취합·분석을 통해 명쾌한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을 마련하는 등 再起에 성공했다. 2001년 현직에 돌아오면서 그가 첫 삽을 뜬 사안이 바로 9·11 미국 테러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이후의 아프간 복구지원을 위한 발 빠른 틈새 확보였다.
그래서 나온 것이 미국과 공동으로 「아프간 再建(재건)을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한 것이다. 결국 아프간 재건 사업에서 일본은 미국과 비슷한 입지를 확보하며, 국제 안보협의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외교가는 분석한다.
다카노 내정자는 한반도 근무 경험이 있다. 서울에서 공사로 1년간 근무했다. 任晟準(임성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兪炳宇(유병우) 오사카 총영사 등과는 흉금을 털어 놓고 얘기를 나누는 사이라고 한다. 『1년간의 한국 근무 당시 정부 관리뿐 아니라 정계, 경제계, 문화계, 학계 인사들과도 많이 접촉했다』는 게 駐韓 일본 대사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3월22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를 수행해 방한, 金大中(김대중)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의 단독 頂上회담에 任晟準 수석과 둘이서 배석했다. 지난 9월17일 고이즈미 역사적인 평양방문 및 金正日(김정일)과의 頂上회담 성사를 위해 1년 전부터 막후에서 역할을 했다고 한다. 日北 頂上회담 후 서울을 방문해 金대통령과 金恒經(김항경) 외교통상부 차관(장관 대리)을 만나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결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다카노 내정자는 2001년 10월 당시 韓·日 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던 꽁치 분쟁과 관련, 일본이 조업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던 산리쿠(山陸) 해역과 일본 연안 35해리 이내 수역에서의 조업허가를 요청한 한국 정부의 뜻을 일부 수용하고, 대신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문제로 인한 한국의 對日 제재조치를 완화하는 실리를 챙겼다.
이 때문에 가끔은 한국 정부 관리들로부터 『너무 계산적이지 않느냐』는 비판섞인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다카노 대사 내정자는 1994년 美·北 제네바합의 이후 1995년 경수로를 북한에 제공하는 협의를 벌이는 과정에서 당시 토머스 허바드(Hubbard)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現 주한 미국 대사)와 함께 일한 적도 있다. 이로써 주한 美·日 대사는 한국통으로 채워지게 됐다는 외교街의 평가가 나온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