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金 杏 오픈 소사이어티 대표
辛貞錄 朝鮮日報 정치부 기자
尹楨淏 朝鮮日報 정치부 기자
裵振榮 月刊朝鮮 기자
사 회 金演光 月刊朝鮮 차장대우
정 리 吳東龍 月刊朝鮮 기자
金 杏 오픈 소사이어티 대표
辛貞錄 朝鮮日報 정치부 기자
尹楨淏 朝鮮日報 정치부 기자
裵振榮 月刊朝鮮 기자
사 회 金演光 月刊朝鮮 차장대우
정 리 吳東龍 月刊朝鮮 기자
국민경선이 盧風(노풍)의 씨앗
사회 盧武鉉 돌풍의 사회경제적 배경은 뭔가요. 盧후보를 지지하는 특정한 연령-지역-계층이 있는 건가요.
金杏 盧武鉉 후보 지지율이 50%를 넘어섰고, 지지가 全(전)계층에서 고르게 나옵니다. 연령-이념-계층-지역을 넘어섰어요. 우리 국민들은 「고도」를 기다리듯이, 이 정치판을 새롭게 바꿔줄 누군가를 기다려 왔습니다. 그 바람을 盧武鉉씨가 탈 줄은 아무도 몰랐던 거죠. 정치변화의 뜨거운 열망을 민주당이 先占(선점)한 겁니다.
裵振榮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노무현 팬 클럽)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盧風의 원인이 무엇이냐」는 설문에 대해, 노사모의 역할을 꼽은 사람은 10%대이고 80% 이상이 민주당의 「국민경선」을 꼽았습니다. 국민경선이 盧風 突發(돌발)의 계기가 됐다고 봐야죠.
金杏 맞아요. 민주당 경선은 엄청난 「블록 버스터」였습니다. 순서가 濟州(제주)에서 蔚山(울산) 全南(전남)으로 이어졌는데 이게 기가 막혔어요. 韓和甲 고문이 助演(조연)역할을 너무 잘했고요. 만일 민주당 경선이 수도권에서 시작했다면 이런 극적인 결과는 안 나왔을 거예요.
사회 한나라당 경선은 어떻게 보십니까.
金杏 한나라당 경선은 블록 버스터가 터지고 나서 뒤따라 만든 2부작 같아요. 민주당 경선을 뛰어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李會昌 후보가 55% 정도만 가져가도 되는데 무엇하러 그렇게 표를 싹쓸이하는지 모르겠어요. 흥행도 생각을 해야지.
사회 盧후보에 대한 55%의 지지가 情緖的(정서적) 지지입니까, 아니면 단단한 정치적 지지입니까.
金杏 저는 이미 정치적 지지로 전환됐다고 봐요. 사실 국민들이 「兩李(이회창, 이인제)」를 다 싫어했어요. 李후보는 개인 지지율이 18%를 넘어본 적이 없고, 李仁濟 후보는 13%를 넘어본 적이 없었어요. 국민들은 둘 다 싫었던 겁니다.
「누군가 이 판을 깨는 사람이 안 나타나나」 하는 기대가 朴槿惠(박근혜) 의원에게 모아졌어요. 朴의원은 가능성이 꽤 있었는데, 민주당 경선에서 「대박」이 터져 盧武鉉씨가 스타가 됐어요. 국민들은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를 바꾼 것이 아니고, 자신들이 지지할 새로운 후보를 찾고 있었던 거지요.
사회 盧風이 가능했던 민주당 당내의 역학구도가 궁급합니다. 『李仁濟 후보가 민주당 舊派의 지지를 받는다』는 얘기는 實體(실체)가 없었던 겁니까.
辛貞錄 舊派(구파)의 지지는 엄연히 존재했었지만, 그것이 의미가 없는 양상으로 국민경선이 진행돼 버린 거죠.
민주당 경선을 기획한 사람은 스필버그보다 뛰어난 감독
사회 李仁濟 후보를 떠받치던 黨內(당내) 세력, 지구당 위원장이 어떻게 하루 아침에 사라져 버릴 수가 있나요. 그래서 「陰謀論(음모론)」이 나오는 거죠.
辛貞錄 현장을 쭉 지켜본 기자로서, 『陰謀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을 정밀하게 봐야 합니다. 작년 말부터 지난 2월까지 여론조사에서 盧후보의 지지율은 하락 추세에 있었어요. 李會昌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10%대로 벌어졌고, 이 무렵 盧후보는 실책을 연발했어요.
「개혁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弱體(약체)후보들을 지나치게 압박한 것이 그 하나입니다. 金槿泰(김근태) 후보쪽에서 『노무현이는 이상한 사람』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어요. 다른 하나는 盧후보가 權魯甲(권노갑) 고문에게 지원을 요청한 것입니다. 盧武鉉 후보가 걸어온 길을 보았을 때, 그것이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해도 잘 부합이 안 되는 부분이죠.
그리고 盧후보에게는 적극적인 득표 요인이 없었어요. 盧후보에 대한 지지는 두 개의 정치 이벤트를 통해 폭발했습니다. 한나라당 朴槿惠(박근혜) 의원이 2월28일 탈당했고, 3월5일 李會昌(이회창) 총재의 「빌라 게이트」가 터졌습니다. 민주당 경선은 3월9일 시작됐습니다. 3월9일 濟州, 3월10일 蔚山까지만 해도 「李仁濟 大勢論(이인제 대세론)」이 약간 흔들리는 정도였습니다. 3월13일 SBS와 문화일보의 여론조사에서 최초로 盧후보가 李會昌씨를 누르는 逆轉(역전)이 일어났습니다. 이 결과가 光州 競選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盧武鉉이면 李會昌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光州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겁니다.
사회 朴槿惠 의원의 脫黨이 정치개혁, 새로운 대안에 대한 희망을 촉발시킨 걸로 봐야 하나요.
金杏 朴槿惠 의원이 「바꾸자」는 性感帶(성감대)를 건드린 거죠. 李會昌·李仁濟 두 사람의 지지율이 10%대이고, 李仁濟가 뒤지는 상황이 2년 가까이 계속된다면, 정권측에서는 고민하지 않았겠어요. 질 게 뻔할 후보를 내세우겠습니까? 내가 金大中 대통령이라면 代案을 찾았을 거예요.
光州 경선을 전후해 방송 3社가 경쟁적으로 여론조사를 보도했어요. 여론조사는 엄청난 「밴드 웨건(여러 사람이 올라타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다 줘요. 방송 3社가 아침저녁으로 『盧후보가 李會昌씨를 앞선다』고 보도하니 상승효과가 생긴 겁니다. 거기서 게임이 끝났어요. 방송사의 경쟁적인 여론조사 보도가 盧武鉉 지지를 불러 일으켰어요. 1997년 신한국당 경선 때 李仁濟를 띄워올린 건 신문사들의 여론조사 보도였어요.
사회 李仁濟 후보측은 『盧風을 불러일으킨 「보이지 않는 손」이 느껴진다』고 합니다.자기를 지원해줘야 할 지구당 위원장들이 競選에서 일제히 손을 놓았다는 겁니다. 아무리 국민 競選이지만 지구당 위원장의 대의원 장악력은 대단하지 않습니까.
辛貞錄 음모론이 확산된데는 濟州 상황이 큰 요인이에요. 李후보는 濟州에서 네 표차로 2등을 했는데 그 결정적 이유가 聯靑(연청)이라는 거죠. 競選 전날 聯靑 초대 의장인 文喜相(문희상)의원이 濟州에 가서 聯靑 간부들을 모아놓고 『韓和甲(한화갑) 후보를 도와달라』고 이야기했어요. 60표쯤 되는 聯靑 표가 李仁濟 지지였는데, 그 중 절반 가까이가 韓和甲 후보쪽으로 이동했습니다. 聯靑이 제주 競選의 결과를 바꾸었다는 李仁濟 후보의 주장에 일리가 있지만, 그 자체가 기획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일단 韓和甲을 제주에서 1등을 만들고, 光州에서 盧武鉉을 띄운다」 이런 시나리오를 갖고 달려든 건 아니라는 거죠.
사회 李仁濟 후보의 시각을 떠나, 민주당의 입장에 서서 본다면 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는 건 당연한 정치적 선택이라고 봐야겠죠.
辛貞錄 정치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뭔가 바꾸어야 한다는 커다란 욕구가 있었는데, 여론조사에서 盧武鉉을 통해 그런 변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순간 지지가 폭발한 것이죠.
李會昌은 保守 대연합에 관심없다
사회 민주당 서울·경기 競選(경선)은 어떻게 끝날 것 같습니까?
辛貞錄 서울은 盧武鉉에게 압도적인 지지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선은 끝났다고 봐야죠.
사회 李仁濟 후보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요즘 보면 李후보가 보수세력의 리더가 된 느낌이에요. 그가 보수대연합에 가세하지 않을까요.
尹楨淏 李會昌씨가 保守(보수)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中道(중도)에요. 정확하게 표현하면 「中道 改革」입니다. 保守는 다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하니까 약간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지만 보수대연합에 적극적이지 않아요. 보수표라는 게 어차피 盧후보에게 갈 표는 아니잖아요. 그 표는 다 차지한다는 가정 하에 李會昌 후보는 젊은 표와 진보세력을 껴안을 수 있게 가운데에서 약간 왼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싶어요.
사회 민주당 競選을 두고 일부 언론에서 「정치혁명」이라고 하는데, 초반에는 투표율이 80%를 넘다가 요즘 50%로 내려갔는데, 이유가 뭔가요.
辛貞錄 판세가 굳어져 굳이 나올 필요를 못 느끼는 거죠. 중도사퇴한 韓和甲·金重權(김중권)씨가 등록시켰던 사람들도 나올 필요를 못 느낄 것이고요.
사회 한나라당에서는 金大中 정부의 失政, DJ 아들 3형제의 비리를 집중 공략하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계산이죠.
金杏 金大中 대통령 주변에서 비리가 계속 터지는데도 盧후보의 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반면 李仁濟 후보의 지지율은 DJ 失政의 직접적 영향권 아래에 있습니다.「李仁濟는 DJ가 만든 사람」이란 인상이 유권자들에게 강하지만 盧후보는 그렇지 않아요. DJ의 지지도가 지금도 26%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합니다.
사회 그렇더라도 金大中 대통령의 아들이 사법처리되는 상황이 오면 盧후보도 金大中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겠죠.
辛貞錄 노사모 홈페이지에 가면 盧武鉉을 좋아하는 이유가 나열되어 있는데, 첫머리에 나오는 것이 「원칙과 상식」입니다. 盧후보가 걸어온 길이 거기에 상당히 부합된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盧후보의 입장은 『金大中 대통령의 정책은 부분적으로 수정이 되어야 되지만, 기본적으로는 계승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金대통령이 경제를 살렸고, 복지 정책의 틀을 만들었고, 남북화해의 기반을 다졌다는 인식인데, 그런 부분들은 DJ와 차별화하지 않을 겁니다.
한나라당 大選전략, 「盧武鉉은 金大中의 계승자. 정권교체할 거냐, 안할 거냐」
尹楨淏 한나라당은 盧武鉉 후보가 金大中 정책의 계승자를 자부하고 나올 걸로 짐작하고 있어요. 한나라당 大選 전략의 골간은 「DJ의 失政」을 공격하면서, 정권교체에 포인트를 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권교체를 할 사람은 李會昌밖에 없다고 호소하는 거죠. 거기에 정책적인 문제로 가면 의약분업, 교육문제 등 국민이 불만을 갖는 요인이 적지 않습니다. 「盧武鉉은 金大中의 계승자다. 정권교체할 거냐 안할 거냐」 이게 한나라당의 선거 캐치프레이즈가 될 거예요.
金杏 우리 국민은 지역감정에 휘둘리면서도 지역통합을 원해요. 모순적이죠. 지역감정에 호소하든, 지역통합을 얘기하든 盧武鉉은 굉장히 좋은 후보입니다. 그런데 李會昌 후보는 본전(지역적 기반)이 없는 후보에요.
사회 6월의 지방선거가 지역구도를 복원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金杏 영남은 한나라당이, 호남은 민주당이 먹는 것이 지역구도입니다.민주당 競選이 4월27일 끝나면 盧武鉉의 인기가 폭발하고, 지방선거는 그로부터 한 달 뒤에 치르는 선거입니다. 「盧風」으로 치르는 선거죠. 지역구도가 확인되겠지만, 강화야 되겠어요?
辛貞錄 盧武鉉이 어떤 직책으로 지방선거를 지휘할지 모르겠지만 부산·경남·울산 세 군데에 전력을 기울일 겁니다. 광역단체를 얻지 못한다 해도 40% 정도의 득표율만 기록해도 盧후보로서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는거죠.
尹楨淏 경남의 경우 한나라당인 金爀珪(김혁규) 지사가 樂勝(낙승)할 걸로 예상됩니다. 蔚山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요. 한나라당은 釜山(부산)을 가장 경계하는데 黨力을 기울이면 盧風을 꺾을 수 있다고 낙관합니다. 한나라당은 忠北(충북)은 확실하고, 大田(대전)은 기대해 볼 만하다는 계산이에요. 현재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서울-인천-경기 광역 단체장 가운데 孫鶴圭(손학규) 의원이 나선 경기는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도면 한나라당이 大選까지 기세가 꺾이지 않고 갈 수 있지 않을까요.
盧武鉉은 정책 검증을 무사히 통과할까
裵振榮 盧武鉉씨가 후보로 확정되면 大選 때까지 정책과 이념을 검증받아야 합니다. 盧후보가 그걸 견뎌낼 수 있을까요. 저는 大選이 정책대결로 갈 걸로 봅니다.
金杏 우리 국민들은 이율배반적인 정치 속성을 갖고 있어요. 平等(평등)개념이 강한 반면, 南北(남북) 대치 상황이기 때문에 굉장히 보수적이에요.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IMF를 겪으면서 시장경제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확실하게 받았고, 거기에 적응도 됐어요.
이런 것들이 국민들의 머리에 「짬뽕」이 돼 있어요.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70%는 보수고, 30%가 진보예요. 정책을 놓고 조사해보면 다 보수인데, 조사가 끝나고 「당신은 보수냐 진보냐」고 물으면 대개 진보라고 해요.
이런 점은 盧후보에게 큰 부담이죠. 하지만 상대가 李會昌 후보라면 견뎌낼 거예요. 국민들이 李후보를 너무 싫어하니까요.
裵振榮 우리 국민들의 70%쯤이 보수적 정책 성향을 가지고 있고, 大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이라는 사람들이 60%쯤으로 나타납니다. 우리 유권자의 보수 성향, 정책 중시를 감안하면, 盧武鉉씨가 정책검증에서 덫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닙니까.
金杏 盧후보와 같은 정도의 개인적인 인기가 있으면서, 盧武鉉씨와 재벌개혁, 언론정책, 복지정책을 놓고 조목조목 따질 사람이 상대편에 있다면 그렇게 되겠죠. 李會昌씨는 개인 이미지가 너무 안좋아요.
辛貞錄 이번 大選이 극단적인 左右 대결로 가지는 않을 겁니다. 盧후보는 구체적인 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할 겁니다. 노사모나 盧武鉉 후보 개인 홈페이지에 가보면 거기에 실린 글들이 대단히 정서적입니다. 예를 들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만들자」는 식인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려면 무얼 해야 하는지, 어떤 일들이 이뤄져야 하는지 토론이 없어요. 盧후보는 경선 연설에서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걸 강조하고 있지만, 어떻게 평등한 사회를 만들지 얘기는 하지 않습니다.
사회 盧후보는 평등과 복지, 사회통합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左派的」이라고 분류할 수 있겠죠.
辛貞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농촌문제입니다. 『산업으로서의 농업은 시장경제 원리로 풀고, 농촌 문제·농민 문제는 사회정책 풀어나가겠다』고 해요. 언뜻 농어촌 부채탕감을 연상시켜요. 그 동안 농업 구조조정한다면서 수십조원을 쏟아부었는데도 별 성과가 없었잖습니까.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또 수십조원의 예산을 투자하겠다는 것인지 얘기가 없어요. 大選에서 정책토론이 된다면 문제가 될 거예요.
盧후보는 포퓰리즘 色彩가 강렬
辛貞錄 포퓰리즘이란 게 예산의 합리적 배분보다는 대중의 욕구를 추종하는 정책성향을 말하잖아요. 盧武鉉 후보가 얘기해온 것들 가운데 이런 부분이 많아요. 농어촌 문제·복지분야…. 논쟁이 붙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적지 않습니다. 이른바 「색깔론」으로 불리는 이념 문제는 우리 국민이 북한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영향이 없을 겁니다.
金杏 저는 이념하고 정책이 같은 선상에 있다고 봐요. 이념성향을 보면 그가 취할 정책을 거의 짐작할 수 있으니까요. 盧후보는 정책이나 이념이나 左(좌)로 봐야죠. 정책대결이 盧武鉉 후보에게 큰 짐이 되겠지만, 大選을 팽팽한 정책대결로 끌고 갈 만큼 인기 있는 후보가 한나라당에서 나올 수 있을까요.
사회 金대표는 시종일관 『李會昌이 나오는 한 한나라당은 희망이 없다』는 假說(가설)을 견지하는군요.
金杏 李會昌 후보는 盧후보와 이미지, 개성 싸움을 할 수가 없으니까요.
사회 한나라당쪽에서는 「李會昌 대 盧武鉉 구도」로 가더라도, 盧武鉉씨가 과거에 한 과격한 발언, 급진 성향의 정책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정책대결로 가면 勝算(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 아닌가요.
尹楨淏 4월13일 仁川 경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의원들과 전화통화를 많이 했습니다. 한나라당 대의원들은 『李會昌이 본선에 나가면 이길 수 있다. 盧武鉉이 李仁濟보다 쉬운 상대다』고 얘기를 해요. 盧風(노풍)이 大選까지 이어질 거냐에 대해 회의적이었구요. 『李會昌 후보는 지난 대선 이후 끊임없이 검증을 받았지만, 盧후보는 아무런 검증을 받지 않았지 않느냐. 언제든지 추락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구요.
사회 李富榮 崔秉烈 후보측은 『국민경선이 사실상 봉쇄된 불공정 경선』이라고 주장합니다. 두 사람이 중도 사퇴한다면, 李會昌씨는 당내 競選에서까지 개인 이미지가 구겨지는 부담을 안게 되는 것 아닙니까.
尹楨淏 민주당은 7명의 후보가 자기 세력을 확장시키기 위해 연고 있는 사람들을 국민경선에 경쟁적으로 끌어들였어요. 한나라당은 끌려가다시피 국민경선을 받아들였고, 끝까지 후보가 누가 나올지 불투명했습니다. 일정이 촉박했습니다. 민주당은 석 달 동안 전국을 돌며 주말마다 경선을 하지만, 한나라당은 4월13일 시작해서 5월9일까지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열두 개 지역을 다 돌아야 하거든요.
한나라당이 과거의 여당 스타일을 벗어나지 못하는 측면도 있어요. 일반 국민들의 참여를 얼마나 흡인하느냐, 한계가 있어요. 인천 경선에 네 명의 후보가 나왔지만, 국민선거인단 모집에 적극적이었던 사람이 없었어요. 지구당 위원장들이 사람들을 통해서 원서를 받는 정도였습니다.
裵振榮 정당은 국민의 참여를 동원하는 채널입니다. 민주당에서는 시민 선거인단 모집 경쟁률이 100대 1에 이르는 곳도 있었다고 합니다. 한나라당은 지구당 위원장들이 동원한 사람들이 국민경선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야당은 돈과 조직이 아니라 시민의 참여와 바람으로 선거를 해야 합니다. 한나라당이 국민 동원을 할 수 없는 허약한 야당이라는 사실도 李會昌씨에게는 큰 짐이 될 겁니다.
尹楨淏 한나라당은 兩金이 이끌어온 야당과 다른 조직입니다. 조직의 뿌리는 과거 민정당에 닿아 있어요. 한나라당 최고위원 경선이 끝나면 대표 등 주요 당직이 과거 민정계 인물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한나라당은 20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민정당 뿌리로 살아남았습니다. 競選에 참여한 사람들의 규모만 놓고, 한나라당 조직이 허약하다고는 할 수 없어요. 나름대로 기존 여당의 조직이 건재합니다. 한나라당 경선이 흥행이 안되는 근본 이유는 결과가 뻔하기 때문입니다. 인천지역의 한 위원장은 『솔직히 李會昌 李富榮 崔秉烈 李祥羲 네 후보가 나와서 얼마만큼 국민들의 관심을 끌겠나. 李會昌 朴槿惠 金德龍이 나왔다면 흥행이 됐을 거다』고 해요.
사회 崔秉烈 李富榮씨가 요구한 「국민경선 분위기 조성」을 李會昌씨가 받아들이고 좀 공을 들였어야 했던 것 아닌가요.
尹楨淏 두 후보가 인천 경선에 불만을 갖고 계신 것은 일리가 있어요. 당 사무처에서는 『시간이 촉박해서 그런 걸 어떡하느냐』고 해요.
사회 경선을 한 달 정도 미뤄도 되는 것 아닙니까.
尹楨淏 한 달 더 미루면 지방선거와 월드컵이 겹쳐요.
金杏 지방선거 뒤로 미뤄도 되잖아요.
尹楨淏 지방선거 뒤로 미루는 것에 대해서 李會昌 총재쪽에서는 『지방선거를 후보없이 치른다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는 논리를 내세웁니다.
사회 李會昌 후보는 극복하기 어려운 이미지, 개성상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됩니다. 앞으로 8개월이 남았는데 극복이 안될까요.
裵振榮 李會昌씨가 인천 경선 전날 서민적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모텔에서 잤다고 합니다. 망가진 이미지를 복구하기 위한 몸부림인데, 앞으로 8개월 동안 이렇게 노력하면 개인 이미지를 개선할 여지가 있을 겁니다.
金杏 지난 4년 동안 못했잖아요. 8개월 남겨놓고 그게 될까요. 국민들에게 가까이 갈 좋은 여건이 있었는데, 4년 동안 하나도 못했잖아요.
사회 50%대의 지지율을 자랑하던 李會昌씨의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한 게 大選 4개월 전입니다. 그렇다면 8개월은 긴 시간 아닐까요.
金杏 여론조사를 해보면 응답자들이 李會昌하면 연상하는 언어가 세 가지입니다. 「가족 문제」, 「귀족 이미지」, 「비전(Vision) 不在(부재)」예요. 지난 4년 동안 회복하려는 노력이 全無했고, 앞으로 남은 8개월 동안 해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尹楨淏 가족문제, 귀족 이미지, 비전부재가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걸 한나라당도 잘 알고 있습니다. 『4년 동안 못한 사람이 8개월 만에 고치겠느냐』는 의문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모텔에서 잤다는 게 당장 우스워 보이더라도, 이미지가 바꿔질 때까지 바닥을 기겠다는 게 李會昌 총재 본인의 결심입니다.
사회 한나라당 경선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尹楨淏 李會昌 압승입니다. 민심과는 유리될지 모르지만 한나라당 대의원들은 『李會昌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세 사람 가운데 본선에 갔을 때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겁니다.
金杏 저는 한나라당 국민 경선이 끝까지 안 갈 것 같아요. 결국은 중간에 李富榮 후보나 崔秉烈(최병렬)씨가 중대 결심을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경선이 아니고 줄을 세워서 찍는 것이 돼서 국민경선의 의미가 없잖아요.
尹楨淏 李富榮 후보는 『중대결심을 할 수 있다』고 얘기했지만, 측근들은 지지율이 2%든 3%든 끝까지 가면서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는 생각입니다. 李富榮 후보는 끝까지 갈 걸로 보입니다. 崔秉烈 후보는 蔚山대회가 기점이 될 겁니다. 나름대로 자신의 지지기반이라고 자신했던 지역에서 표가 안나온다면, 결심을 하겠죠. 어떤 상황이 되건 경선의 앙금은 남을 것 같아요.
사회 盧武鉉 후보가 1997년 李會昌 후보가 그랬던 것처럼 大選을 3~4개월 두고 지지율이 폭락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노무현 지지도 추락 가능성 있다
尹楨淏 李會昌씨가 50% 이상 지지를 받다가 떨어진 것이 도덕성 때문이잖아요. 가장 꼿꼿한 사람 같았는데 아들 병역 문제 터지고 대처를 잘못하면서 확 떨어졌죠. 어떻게 보면 盧武鉉 후보도 그런 위험을 안고 있어요. 지금 盧武鉉 후보가 뜨고 있는 데 대해 한나라당은 별로 걱정하지 않고 있어요. 지금 바람이 불고 있지만 盧武鉉 후보에 대해 몇 가지 弱點을 자기들이 쥐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터뜨리느냐에 대해 금방 급전직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 같아요.
사회 한나라당이 뭘 쥐고 있다는 겁니까.
尹楨淏 장인 문제, 여자 문제, 재산 문제…. 자료를 엄청나게 모으고 있습니다. 李仁濟 진영에서 이미 공격한 부분이지만, 黨內 競選에서 공격할 때하고, 후보로 확정돼서 상대 후보가 공격할 때하고는 파괴력이 다를 거라고 보는 거죠. 盧武鉉 후보에게 이미지 상의 타격이 몇 번 가해졌을 때 어떻게 될지에 대해 자신을 한다고 할까…. 「盧武鉉은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한나라당 안에 있어요.
辛貞錄 李會昌 후보의 경우처럼 엄청난 뭔가가 나와서 지지율이 急轉直下(급전직하)하는 경우가 없다고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盧風의 震源地(진원지)가 변화에 대한 욕구라면, 盧風이 꺾이는 지점도 바로 거기 있다고 봅니다. 변화의 욕구를 실현시킬 적임자로 盧武鉉을 지목하고 도와줬는데, 알고 보니 적임자가 아니라는 판단, 즉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든가, 정치적으로 아이덴티티가 너무 불분명해서 믿기 어렵다든가 유권자들이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되겠죠.
하지만 單發的인 공격을 가지고는 꺾일 것 같지 않아요. 총체적으로 봐서 盧武鉉이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 국민들이 생각하는 변화를 잘 수용하고 있습니다.
사회 민주당 金元吉(김원길) 前 정책위 의장은 「盧武鉉의 정책이 민주당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黨에서 정책 조율을 좀 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辛貞錄 민주당으로서는 정책조율을 하려고 할 겁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고…. 盧후보의 정책이 精製(정제)돼 있지 않으니까요. 盧武鉉 후보가 金元吉 전 의장에게 『정책을 종합적으로 관리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해요.
세계화 흐름에서 보면 盧武鉉은 너무 왼쪽에 가 있다
사회 정치개혁이 우리 시대의 큰 흐름이라면 세계화는 또 다른 시대의 대세입니다. 세계화된 경제체제 속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과 盧武鉉씨가 표방하는 정책 사이에는 큰 乖離(괴리)가 있습니다. 물론 IMF 이후 「글로벌 스탠더드」를 추구하면서 계층간의 소득격차가 커졌다든지, 소외된 계층이 많아져 盧후보의 사회통합 호소가 서민과 근로자에게 먹혀들 여지가 넓어진 점은 있습니다.
세계화라는 큰 흐름에서 보면 盧武鉉씨의 정책은 농민 소득보전이라든지, 평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너무 왼쪽으로 가 있어요. 정치개혁의 흐름은 잘 타고 있지만, 세계화의 흐름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 盧武鉉씨에게 엄청나게 큰 짐이 아닐까요.
辛貞錄 그것이 相衝的(상충적)인 것인지, 함께 갈 수 있는 것인지는 상당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 지금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金杏 權座(권좌)에 앉은 정치인들은 굉장히 프로보커티브(Provocative-도발적) 해요. 민주당 경선이 성공한 것은 등장 인물들이 굉장히 도발적인 캐릭터를 가졌기 때문이에요. 언론관이 나와도, 勞使(노사)문제가 나와도 盧武鉉은 늘 도마에 올라요. 정치인은 일단 남의 입에 올라야 하는데 그럼 점에서 盧武鉉은 굉장히 도발적이예요.
그런데 李仁濟나 李會昌은 그 사람들에 대해서 할 얘기가 없어요 (모두 웃음). 李會昌씨가 그동안 무슨 얘기를 했는지 생각나세요. DJ는 엄청나게 많은 논쟁거리를 던지는 후보였고, YS도 마찬가지였어요. 盧泰愚씨가 예외적인 경우였고….
사회 까칠까칠한 면이 남아있어야 한다는 얘기죠.
민주당이 양 손에 떡을 쥔 형국
金杏 그 사람을 갖고 술안주를 삼건, 뭐를 하건 도발적인 것이 있어야 해요. 학자들이나 언론계에 있는 사람들은 선거를 굉장히 분석적으로 보잖아요. 하지만 선거처럼 감성적인 것이 없는 것 같아요. H.O.T를 좋아하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하겠어요.
사회 盧武鉉, 李會昌 두 사람이 양당의 후보로 확정돼가는 걸로 보입니다. 그 사람들 말고 大選에 뛰어들어 선거결과를 좌우할 사람은 없을까요. 李仁濟, 朴槿惠, 李富榮이라든가….
辛貞錄 (웃으며)그걸 누가 알겠습니까. 예측불허죠.
尹楨淏 朴槿惠 의원 얘길 하셨는데 별로 준비가 없었던 것 같아요. 나오면 뭐든지 다 될 것처럼 생각했던 것 같은데…. 밀어주려고 했던 사람들이 너무 기반이 없으니까 손을 빼버렸어요.
金杏 한나라당은 盧風을 바람이라고 하는데, 바람이란 표현은 야당 후보에게 쓰는 거 아닌가요. 한나라당은 지금 자기가 여당인 줄 착각을 하고 있어요.(모두 웃음)
裵振榮 한나라당은 「野性(야성)」이 없는 야당이고, 민주당은 여당이긴 한데 아직 옛날의 「野性」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점에서 한나라당이 엄청나게 불리해요. 조직도 없고, 자금도 없고, 野性도 없고, 바람도 없고….
辛貞錄 그에 비해 민주당은 조직과 자금이 있고, 野性도 있는 거예요. 국민경선해서 엄청난 바람을 등에 업었지, 거기에 嶺南(영남) 출신인 「도발적 캐릭터」의 후보까지 갖췄으니, 가질 건 다 가진 셈이죠. 한나라당은 지역구도에 매달릴 수밖에 처지입니다. 민주당은 지역구도를 깨자는 명분을 앞세우면서, 지역구도로 가도 좋다는 배짱입니다.
사회 현 시점에서 평가하자면, 大選(대선) 정국은 민주당이 양 손에 떡을 쥔 형국으로 전개되고 있군요. 정신없이 바쁠텐데 나와주신 네 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회 盧武鉉 돌풍의 사회경제적 배경은 뭔가요. 盧후보를 지지하는 특정한 연령-지역-계층이 있는 건가요.
金杏 盧武鉉 후보 지지율이 50%를 넘어섰고, 지지가 全(전)계층에서 고르게 나옵니다. 연령-이념-계층-지역을 넘어섰어요. 우리 국민들은 「고도」를 기다리듯이, 이 정치판을 새롭게 바꿔줄 누군가를 기다려 왔습니다. 그 바람을 盧武鉉씨가 탈 줄은 아무도 몰랐던 거죠. 정치변화의 뜨거운 열망을 민주당이 先占(선점)한 겁니다.
裵振榮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노무현 팬 클럽)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盧風의 원인이 무엇이냐」는 설문에 대해, 노사모의 역할을 꼽은 사람은 10%대이고 80% 이상이 민주당의 「국민경선」을 꼽았습니다. 국민경선이 盧風 突發(돌발)의 계기가 됐다고 봐야죠.
金杏 맞아요. 민주당 경선은 엄청난 「블록 버스터」였습니다. 순서가 濟州(제주)에서 蔚山(울산) 全南(전남)으로 이어졌는데 이게 기가 막혔어요. 韓和甲 고문이 助演(조연)역할을 너무 잘했고요. 만일 민주당 경선이 수도권에서 시작했다면 이런 극적인 결과는 안 나왔을 거예요.
사회 한나라당 경선은 어떻게 보십니까.
金杏 한나라당 경선은 블록 버스터가 터지고 나서 뒤따라 만든 2부작 같아요. 민주당 경선을 뛰어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李會昌 후보가 55% 정도만 가져가도 되는데 무엇하러 그렇게 표를 싹쓸이하는지 모르겠어요. 흥행도 생각을 해야지.
사회 盧후보에 대한 55%의 지지가 情緖的(정서적) 지지입니까, 아니면 단단한 정치적 지지입니까.
金杏 저는 이미 정치적 지지로 전환됐다고 봐요. 사실 국민들이 「兩李(이회창, 이인제)」를 다 싫어했어요. 李후보는 개인 지지율이 18%를 넘어본 적이 없고, 李仁濟 후보는 13%를 넘어본 적이 없었어요. 국민들은 둘 다 싫었던 겁니다.
「누군가 이 판을 깨는 사람이 안 나타나나」 하는 기대가 朴槿惠(박근혜) 의원에게 모아졌어요. 朴의원은 가능성이 꽤 있었는데, 민주당 경선에서 「대박」이 터져 盧武鉉씨가 스타가 됐어요. 국민들은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를 바꾼 것이 아니고, 자신들이 지지할 새로운 후보를 찾고 있었던 거지요.
사회 盧風이 가능했던 민주당 당내의 역학구도가 궁급합니다. 『李仁濟 후보가 민주당 舊派의 지지를 받는다』는 얘기는 實體(실체)가 없었던 겁니까.
辛貞錄 舊派(구파)의 지지는 엄연히 존재했었지만, 그것이 의미가 없는 양상으로 국민경선이 진행돼 버린 거죠.
민주당 경선을 기획한 사람은 스필버그보다 뛰어난 감독
사회 李仁濟 후보를 떠받치던 黨內(당내) 세력, 지구당 위원장이 어떻게 하루 아침에 사라져 버릴 수가 있나요. 그래서 「陰謀論(음모론)」이 나오는 거죠.
辛貞錄 현장을 쭉 지켜본 기자로서, 『陰謀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을 정밀하게 봐야 합니다. 작년 말부터 지난 2월까지 여론조사에서 盧후보의 지지율은 하락 추세에 있었어요. 李會昌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10%대로 벌어졌고, 이 무렵 盧후보는 실책을 연발했어요.
「개혁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弱體(약체)후보들을 지나치게 압박한 것이 그 하나입니다. 金槿泰(김근태) 후보쪽에서 『노무현이는 이상한 사람』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어요. 다른 하나는 盧후보가 權魯甲(권노갑) 고문에게 지원을 요청한 것입니다. 盧武鉉 후보가 걸어온 길을 보았을 때, 그것이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해도 잘 부합이 안 되는 부분이죠.
그리고 盧후보에게는 적극적인 득표 요인이 없었어요. 盧후보에 대한 지지는 두 개의 정치 이벤트를 통해 폭발했습니다. 한나라당 朴槿惠(박근혜) 의원이 2월28일 탈당했고, 3월5일 李會昌(이회창) 총재의 「빌라 게이트」가 터졌습니다. 민주당 경선은 3월9일 시작됐습니다. 3월9일 濟州, 3월10일 蔚山까지만 해도 「李仁濟 大勢論(이인제 대세론)」이 약간 흔들리는 정도였습니다. 3월13일 SBS와 문화일보의 여론조사에서 최초로 盧후보가 李會昌씨를 누르는 逆轉(역전)이 일어났습니다. 이 결과가 光州 競選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盧武鉉이면 李會昌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光州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겁니다.
사회 朴槿惠 의원의 脫黨이 정치개혁, 새로운 대안에 대한 희망을 촉발시킨 걸로 봐야 하나요.
金杏 朴槿惠 의원이 「바꾸자」는 性感帶(성감대)를 건드린 거죠. 李會昌·李仁濟 두 사람의 지지율이 10%대이고, 李仁濟가 뒤지는 상황이 2년 가까이 계속된다면, 정권측에서는 고민하지 않았겠어요. 질 게 뻔할 후보를 내세우겠습니까? 내가 金大中 대통령이라면 代案을 찾았을 거예요.
光州 경선을 전후해 방송 3社가 경쟁적으로 여론조사를 보도했어요. 여론조사는 엄청난 「밴드 웨건(여러 사람이 올라타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다 줘요. 방송 3社가 아침저녁으로 『盧후보가 李會昌씨를 앞선다』고 보도하니 상승효과가 생긴 겁니다. 거기서 게임이 끝났어요. 방송사의 경쟁적인 여론조사 보도가 盧武鉉 지지를 불러 일으켰어요. 1997년 신한국당 경선 때 李仁濟를 띄워올린 건 신문사들의 여론조사 보도였어요.
사회 李仁濟 후보측은 『盧風을 불러일으킨 「보이지 않는 손」이 느껴진다』고 합니다.자기를 지원해줘야 할 지구당 위원장들이 競選에서 일제히 손을 놓았다는 겁니다. 아무리 국민 競選이지만 지구당 위원장의 대의원 장악력은 대단하지 않습니까.
辛貞錄 음모론이 확산된데는 濟州 상황이 큰 요인이에요. 李후보는 濟州에서 네 표차로 2등을 했는데 그 결정적 이유가 聯靑(연청)이라는 거죠. 競選 전날 聯靑 초대 의장인 文喜相(문희상)의원이 濟州에 가서 聯靑 간부들을 모아놓고 『韓和甲(한화갑) 후보를 도와달라』고 이야기했어요. 60표쯤 되는 聯靑 표가 李仁濟 지지였는데, 그 중 절반 가까이가 韓和甲 후보쪽으로 이동했습니다. 聯靑이 제주 競選의 결과를 바꾸었다는 李仁濟 후보의 주장에 일리가 있지만, 그 자체가 기획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일단 韓和甲을 제주에서 1등을 만들고, 光州에서 盧武鉉을 띄운다」 이런 시나리오를 갖고 달려든 건 아니라는 거죠.
사회 李仁濟 후보의 시각을 떠나, 민주당의 입장에 서서 본다면 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는 건 당연한 정치적 선택이라고 봐야겠죠.
辛貞錄 정치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뭔가 바꾸어야 한다는 커다란 욕구가 있었는데, 여론조사에서 盧武鉉을 통해 그런 변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순간 지지가 폭발한 것이죠.
李會昌은 保守 대연합에 관심없다
사회 민주당 서울·경기 競選(경선)은 어떻게 끝날 것 같습니까?
辛貞錄 서울은 盧武鉉에게 압도적인 지지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선은 끝났다고 봐야죠.
사회 李仁濟 후보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요즘 보면 李후보가 보수세력의 리더가 된 느낌이에요. 그가 보수대연합에 가세하지 않을까요.
尹楨淏 李會昌씨가 保守(보수)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中道(중도)에요. 정확하게 표현하면 「中道 改革」입니다. 保守는 다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하니까 약간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지만 보수대연합에 적극적이지 않아요. 보수표라는 게 어차피 盧후보에게 갈 표는 아니잖아요. 그 표는 다 차지한다는 가정 하에 李會昌 후보는 젊은 표와 진보세력을 껴안을 수 있게 가운데에서 약간 왼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싶어요.
사회 민주당 競選을 두고 일부 언론에서 「정치혁명」이라고 하는데, 초반에는 투표율이 80%를 넘다가 요즘 50%로 내려갔는데, 이유가 뭔가요.
辛貞錄 판세가 굳어져 굳이 나올 필요를 못 느끼는 거죠. 중도사퇴한 韓和甲·金重權(김중권)씨가 등록시켰던 사람들도 나올 필요를 못 느낄 것이고요.
사회 한나라당에서는 金大中 정부의 失政, DJ 아들 3형제의 비리를 집중 공략하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계산이죠.
金杏 金大中 대통령 주변에서 비리가 계속 터지는데도 盧후보의 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반면 李仁濟 후보의 지지율은 DJ 失政의 직접적 영향권 아래에 있습니다.「李仁濟는 DJ가 만든 사람」이란 인상이 유권자들에게 강하지만 盧후보는 그렇지 않아요. DJ의 지지도가 지금도 26%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합니다.
사회 그렇더라도 金大中 대통령의 아들이 사법처리되는 상황이 오면 盧후보도 金大中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겠죠.
辛貞錄 노사모 홈페이지에 가면 盧武鉉을 좋아하는 이유가 나열되어 있는데, 첫머리에 나오는 것이 「원칙과 상식」입니다. 盧후보가 걸어온 길이 거기에 상당히 부합된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盧후보의 입장은 『金大中 대통령의 정책은 부분적으로 수정이 되어야 되지만, 기본적으로는 계승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金대통령이 경제를 살렸고, 복지 정책의 틀을 만들었고, 남북화해의 기반을 다졌다는 인식인데, 그런 부분들은 DJ와 차별화하지 않을 겁니다.
한나라당 大選전략, 「盧武鉉은 金大中의 계승자. 정권교체할 거냐, 안할 거냐」
尹楨淏 한나라당은 盧武鉉 후보가 金大中 정책의 계승자를 자부하고 나올 걸로 짐작하고 있어요. 한나라당 大選 전략의 골간은 「DJ의 失政」을 공격하면서, 정권교체에 포인트를 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권교체를 할 사람은 李會昌밖에 없다고 호소하는 거죠. 거기에 정책적인 문제로 가면 의약분업, 교육문제 등 국민이 불만을 갖는 요인이 적지 않습니다. 「盧武鉉은 金大中의 계승자다. 정권교체할 거냐 안할 거냐」 이게 한나라당의 선거 캐치프레이즈가 될 거예요.
金杏 우리 국민은 지역감정에 휘둘리면서도 지역통합을 원해요. 모순적이죠. 지역감정에 호소하든, 지역통합을 얘기하든 盧武鉉은 굉장히 좋은 후보입니다. 그런데 李會昌 후보는 본전(지역적 기반)이 없는 후보에요.
사회 6월의 지방선거가 지역구도를 복원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金杏 영남은 한나라당이, 호남은 민주당이 먹는 것이 지역구도입니다.민주당 競選이 4월27일 끝나면 盧武鉉의 인기가 폭발하고, 지방선거는 그로부터 한 달 뒤에 치르는 선거입니다. 「盧風」으로 치르는 선거죠. 지역구도가 확인되겠지만, 강화야 되겠어요?
辛貞錄 盧武鉉이 어떤 직책으로 지방선거를 지휘할지 모르겠지만 부산·경남·울산 세 군데에 전력을 기울일 겁니다. 광역단체를 얻지 못한다 해도 40% 정도의 득표율만 기록해도 盧후보로서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는거죠.
尹楨淏 경남의 경우 한나라당인 金爀珪(김혁규) 지사가 樂勝(낙승)할 걸로 예상됩니다. 蔚山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요. 한나라당은 釜山(부산)을 가장 경계하는데 黨力을 기울이면 盧風을 꺾을 수 있다고 낙관합니다. 한나라당은 忠北(충북)은 확실하고, 大田(대전)은 기대해 볼 만하다는 계산이에요. 현재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서울-인천-경기 광역 단체장 가운데 孫鶴圭(손학규) 의원이 나선 경기는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도면 한나라당이 大選까지 기세가 꺾이지 않고 갈 수 있지 않을까요.
盧武鉉은 정책 검증을 무사히 통과할까
裵振榮 盧武鉉씨가 후보로 확정되면 大選 때까지 정책과 이념을 검증받아야 합니다. 盧후보가 그걸 견뎌낼 수 있을까요. 저는 大選이 정책대결로 갈 걸로 봅니다.
金杏 우리 국민들은 이율배반적인 정치 속성을 갖고 있어요. 平等(평등)개념이 강한 반면, 南北(남북) 대치 상황이기 때문에 굉장히 보수적이에요.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IMF를 겪으면서 시장경제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확실하게 받았고, 거기에 적응도 됐어요.
이런 것들이 국민들의 머리에 「짬뽕」이 돼 있어요.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70%는 보수고, 30%가 진보예요. 정책을 놓고 조사해보면 다 보수인데, 조사가 끝나고 「당신은 보수냐 진보냐」고 물으면 대개 진보라고 해요.
이런 점은 盧후보에게 큰 부담이죠. 하지만 상대가 李會昌 후보라면 견뎌낼 거예요. 국민들이 李후보를 너무 싫어하니까요.
裵振榮 우리 국민들의 70%쯤이 보수적 정책 성향을 가지고 있고, 大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이라는 사람들이 60%쯤으로 나타납니다. 우리 유권자의 보수 성향, 정책 중시를 감안하면, 盧武鉉씨가 정책검증에서 덫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닙니까.
金杏 盧후보와 같은 정도의 개인적인 인기가 있으면서, 盧武鉉씨와 재벌개혁, 언론정책, 복지정책을 놓고 조목조목 따질 사람이 상대편에 있다면 그렇게 되겠죠. 李會昌씨는 개인 이미지가 너무 안좋아요.
辛貞錄 이번 大選이 극단적인 左右 대결로 가지는 않을 겁니다. 盧후보는 구체적인 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할 겁니다. 노사모나 盧武鉉 후보 개인 홈페이지에 가보면 거기에 실린 글들이 대단히 정서적입니다. 예를 들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만들자」는 식인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려면 무얼 해야 하는지, 어떤 일들이 이뤄져야 하는지 토론이 없어요. 盧후보는 경선 연설에서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걸 강조하고 있지만, 어떻게 평등한 사회를 만들지 얘기는 하지 않습니다.
사회 盧후보는 평등과 복지, 사회통합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左派的」이라고 분류할 수 있겠죠.
辛貞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농촌문제입니다. 『산업으로서의 농업은 시장경제 원리로 풀고, 농촌 문제·농민 문제는 사회정책 풀어나가겠다』고 해요. 언뜻 농어촌 부채탕감을 연상시켜요. 그 동안 농업 구조조정한다면서 수십조원을 쏟아부었는데도 별 성과가 없었잖습니까.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또 수십조원의 예산을 투자하겠다는 것인지 얘기가 없어요. 大選에서 정책토론이 된다면 문제가 될 거예요.
盧후보는 포퓰리즘 色彩가 강렬
辛貞錄 포퓰리즘이란 게 예산의 합리적 배분보다는 대중의 욕구를 추종하는 정책성향을 말하잖아요. 盧武鉉 후보가 얘기해온 것들 가운데 이런 부분이 많아요. 농어촌 문제·복지분야…. 논쟁이 붙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적지 않습니다. 이른바 「색깔론」으로 불리는 이념 문제는 우리 국민이 북한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영향이 없을 겁니다.
金杏 저는 이념하고 정책이 같은 선상에 있다고 봐요. 이념성향을 보면 그가 취할 정책을 거의 짐작할 수 있으니까요. 盧후보는 정책이나 이념이나 左(좌)로 봐야죠. 정책대결이 盧武鉉 후보에게 큰 짐이 되겠지만, 大選을 팽팽한 정책대결로 끌고 갈 만큼 인기 있는 후보가 한나라당에서 나올 수 있을까요.
사회 金대표는 시종일관 『李會昌이 나오는 한 한나라당은 희망이 없다』는 假說(가설)을 견지하는군요.
金杏 李會昌 후보는 盧후보와 이미지, 개성 싸움을 할 수가 없으니까요.
사회 한나라당쪽에서는 「李會昌 대 盧武鉉 구도」로 가더라도, 盧武鉉씨가 과거에 한 과격한 발언, 급진 성향의 정책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정책대결로 가면 勝算(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 아닌가요.
尹楨淏 4월13일 仁川 경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의원들과 전화통화를 많이 했습니다. 한나라당 대의원들은 『李會昌이 본선에 나가면 이길 수 있다. 盧武鉉이 李仁濟보다 쉬운 상대다』고 얘기를 해요. 盧風(노풍)이 大選까지 이어질 거냐에 대해 회의적이었구요. 『李會昌 후보는 지난 대선 이후 끊임없이 검증을 받았지만, 盧후보는 아무런 검증을 받지 않았지 않느냐. 언제든지 추락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구요.
사회 李富榮 崔秉烈 후보측은 『국민경선이 사실상 봉쇄된 불공정 경선』이라고 주장합니다. 두 사람이 중도 사퇴한다면, 李會昌씨는 당내 競選에서까지 개인 이미지가 구겨지는 부담을 안게 되는 것 아닙니까.
尹楨淏 민주당은 7명의 후보가 자기 세력을 확장시키기 위해 연고 있는 사람들을 국민경선에 경쟁적으로 끌어들였어요. 한나라당은 끌려가다시피 국민경선을 받아들였고, 끝까지 후보가 누가 나올지 불투명했습니다. 일정이 촉박했습니다. 민주당은 석 달 동안 전국을 돌며 주말마다 경선을 하지만, 한나라당은 4월13일 시작해서 5월9일까지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열두 개 지역을 다 돌아야 하거든요.
한나라당이 과거의 여당 스타일을 벗어나지 못하는 측면도 있어요. 일반 국민들의 참여를 얼마나 흡인하느냐, 한계가 있어요. 인천 경선에 네 명의 후보가 나왔지만, 국민선거인단 모집에 적극적이었던 사람이 없었어요. 지구당 위원장들이 사람들을 통해서 원서를 받는 정도였습니다.
裵振榮 정당은 국민의 참여를 동원하는 채널입니다. 민주당에서는 시민 선거인단 모집 경쟁률이 100대 1에 이르는 곳도 있었다고 합니다. 한나라당은 지구당 위원장들이 동원한 사람들이 국민경선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야당은 돈과 조직이 아니라 시민의 참여와 바람으로 선거를 해야 합니다. 한나라당이 국민 동원을 할 수 없는 허약한 야당이라는 사실도 李會昌씨에게는 큰 짐이 될 겁니다.
尹楨淏 한나라당은 兩金이 이끌어온 야당과 다른 조직입니다. 조직의 뿌리는 과거 민정당에 닿아 있어요. 한나라당 최고위원 경선이 끝나면 대표 등 주요 당직이 과거 민정계 인물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한나라당은 20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민정당 뿌리로 살아남았습니다. 競選에 참여한 사람들의 규모만 놓고, 한나라당 조직이 허약하다고는 할 수 없어요. 나름대로 기존 여당의 조직이 건재합니다. 한나라당 경선이 흥행이 안되는 근본 이유는 결과가 뻔하기 때문입니다. 인천지역의 한 위원장은 『솔직히 李會昌 李富榮 崔秉烈 李祥羲 네 후보가 나와서 얼마만큼 국민들의 관심을 끌겠나. 李會昌 朴槿惠 金德龍이 나왔다면 흥행이 됐을 거다』고 해요.
사회 崔秉烈 李富榮씨가 요구한 「국민경선 분위기 조성」을 李會昌씨가 받아들이고 좀 공을 들였어야 했던 것 아닌가요.
尹楨淏 두 후보가 인천 경선에 불만을 갖고 계신 것은 일리가 있어요. 당 사무처에서는 『시간이 촉박해서 그런 걸 어떡하느냐』고 해요.
사회 경선을 한 달 정도 미뤄도 되는 것 아닙니까.
尹楨淏 한 달 더 미루면 지방선거와 월드컵이 겹쳐요.
金杏 지방선거 뒤로 미뤄도 되잖아요.
尹楨淏 지방선거 뒤로 미루는 것에 대해서 李會昌 총재쪽에서는 『지방선거를 후보없이 치른다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는 논리를 내세웁니다.
사회 李會昌 후보는 극복하기 어려운 이미지, 개성상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됩니다. 앞으로 8개월이 남았는데 극복이 안될까요.
裵振榮 李會昌씨가 인천 경선 전날 서민적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모텔에서 잤다고 합니다. 망가진 이미지를 복구하기 위한 몸부림인데, 앞으로 8개월 동안 이렇게 노력하면 개인 이미지를 개선할 여지가 있을 겁니다.
金杏 지난 4년 동안 못했잖아요. 8개월 남겨놓고 그게 될까요. 국민들에게 가까이 갈 좋은 여건이 있었는데, 4년 동안 하나도 못했잖아요.
사회 50%대의 지지율을 자랑하던 李會昌씨의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한 게 大選 4개월 전입니다. 그렇다면 8개월은 긴 시간 아닐까요.
金杏 여론조사를 해보면 응답자들이 李會昌하면 연상하는 언어가 세 가지입니다. 「가족 문제」, 「귀족 이미지」, 「비전(Vision) 不在(부재)」예요. 지난 4년 동안 회복하려는 노력이 全無했고, 앞으로 남은 8개월 동안 해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尹楨淏 가족문제, 귀족 이미지, 비전부재가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걸 한나라당도 잘 알고 있습니다. 『4년 동안 못한 사람이 8개월 만에 고치겠느냐』는 의문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모텔에서 잤다는 게 당장 우스워 보이더라도, 이미지가 바꿔질 때까지 바닥을 기겠다는 게 李會昌 총재 본인의 결심입니다.
사회 한나라당 경선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尹楨淏 李會昌 압승입니다. 민심과는 유리될지 모르지만 한나라당 대의원들은 『李會昌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세 사람 가운데 본선에 갔을 때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겁니다.
金杏 저는 한나라당 국민 경선이 끝까지 안 갈 것 같아요. 결국은 중간에 李富榮 후보나 崔秉烈(최병렬)씨가 중대 결심을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경선이 아니고 줄을 세워서 찍는 것이 돼서 국민경선의 의미가 없잖아요.
尹楨淏 李富榮 후보는 『중대결심을 할 수 있다』고 얘기했지만, 측근들은 지지율이 2%든 3%든 끝까지 가면서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는 생각입니다. 李富榮 후보는 끝까지 갈 걸로 보입니다. 崔秉烈 후보는 蔚山대회가 기점이 될 겁니다. 나름대로 자신의 지지기반이라고 자신했던 지역에서 표가 안나온다면, 결심을 하겠죠. 어떤 상황이 되건 경선의 앙금은 남을 것 같아요.
사회 盧武鉉 후보가 1997년 李會昌 후보가 그랬던 것처럼 大選을 3~4개월 두고 지지율이 폭락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노무현 지지도 추락 가능성 있다
尹楨淏 李會昌씨가 50% 이상 지지를 받다가 떨어진 것이 도덕성 때문이잖아요. 가장 꼿꼿한 사람 같았는데 아들 병역 문제 터지고 대처를 잘못하면서 확 떨어졌죠. 어떻게 보면 盧武鉉 후보도 그런 위험을 안고 있어요. 지금 盧武鉉 후보가 뜨고 있는 데 대해 한나라당은 별로 걱정하지 않고 있어요. 지금 바람이 불고 있지만 盧武鉉 후보에 대해 몇 가지 弱點을 자기들이 쥐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터뜨리느냐에 대해 금방 급전직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 같아요.
사회 한나라당이 뭘 쥐고 있다는 겁니까.
尹楨淏 장인 문제, 여자 문제, 재산 문제…. 자료를 엄청나게 모으고 있습니다. 李仁濟 진영에서 이미 공격한 부분이지만, 黨內 競選에서 공격할 때하고, 후보로 확정돼서 상대 후보가 공격할 때하고는 파괴력이 다를 거라고 보는 거죠. 盧武鉉 후보에게 이미지 상의 타격이 몇 번 가해졌을 때 어떻게 될지에 대해 자신을 한다고 할까…. 「盧武鉉은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한나라당 안에 있어요.
辛貞錄 李會昌 후보의 경우처럼 엄청난 뭔가가 나와서 지지율이 急轉直下(급전직하)하는 경우가 없다고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盧風의 震源地(진원지)가 변화에 대한 욕구라면, 盧風이 꺾이는 지점도 바로 거기 있다고 봅니다. 변화의 욕구를 실현시킬 적임자로 盧武鉉을 지목하고 도와줬는데, 알고 보니 적임자가 아니라는 판단, 즉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든가, 정치적으로 아이덴티티가 너무 불분명해서 믿기 어렵다든가 유권자들이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되겠죠.
하지만 單發的인 공격을 가지고는 꺾일 것 같지 않아요. 총체적으로 봐서 盧武鉉이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 국민들이 생각하는 변화를 잘 수용하고 있습니다.
사회 민주당 金元吉(김원길) 前 정책위 의장은 「盧武鉉의 정책이 민주당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黨에서 정책 조율을 좀 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辛貞錄 민주당으로서는 정책조율을 하려고 할 겁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고…. 盧후보의 정책이 精製(정제)돼 있지 않으니까요. 盧武鉉 후보가 金元吉 전 의장에게 『정책을 종합적으로 관리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해요.
세계화 흐름에서 보면 盧武鉉은 너무 왼쪽에 가 있다
사회 정치개혁이 우리 시대의 큰 흐름이라면 세계화는 또 다른 시대의 대세입니다. 세계화된 경제체제 속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과 盧武鉉씨가 표방하는 정책 사이에는 큰 乖離(괴리)가 있습니다. 물론 IMF 이후 「글로벌 스탠더드」를 추구하면서 계층간의 소득격차가 커졌다든지, 소외된 계층이 많아져 盧후보의 사회통합 호소가 서민과 근로자에게 먹혀들 여지가 넓어진 점은 있습니다.
세계화라는 큰 흐름에서 보면 盧武鉉씨의 정책은 농민 소득보전이라든지, 평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너무 왼쪽으로 가 있어요. 정치개혁의 흐름은 잘 타고 있지만, 세계화의 흐름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 盧武鉉씨에게 엄청나게 큰 짐이 아닐까요.
辛貞錄 그것이 相衝的(상충적)인 것인지, 함께 갈 수 있는 것인지는 상당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 지금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金杏 權座(권좌)에 앉은 정치인들은 굉장히 프로보커티브(Provocative-도발적) 해요. 민주당 경선이 성공한 것은 등장 인물들이 굉장히 도발적인 캐릭터를 가졌기 때문이에요. 언론관이 나와도, 勞使(노사)문제가 나와도 盧武鉉은 늘 도마에 올라요. 정치인은 일단 남의 입에 올라야 하는데 그럼 점에서 盧武鉉은 굉장히 도발적이예요.
그런데 李仁濟나 李會昌은 그 사람들에 대해서 할 얘기가 없어요 (모두 웃음). 李會昌씨가 그동안 무슨 얘기를 했는지 생각나세요. DJ는 엄청나게 많은 논쟁거리를 던지는 후보였고, YS도 마찬가지였어요. 盧泰愚씨가 예외적인 경우였고….
사회 까칠까칠한 면이 남아있어야 한다는 얘기죠.
민주당이 양 손에 떡을 쥔 형국
金杏 그 사람을 갖고 술안주를 삼건, 뭐를 하건 도발적인 것이 있어야 해요. 학자들이나 언론계에 있는 사람들은 선거를 굉장히 분석적으로 보잖아요. 하지만 선거처럼 감성적인 것이 없는 것 같아요. H.O.T를 좋아하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하겠어요.
사회 盧武鉉, 李會昌 두 사람이 양당의 후보로 확정돼가는 걸로 보입니다. 그 사람들 말고 大選에 뛰어들어 선거결과를 좌우할 사람은 없을까요. 李仁濟, 朴槿惠, 李富榮이라든가….
辛貞錄 (웃으며)그걸 누가 알겠습니까. 예측불허죠.
尹楨淏 朴槿惠 의원 얘길 하셨는데 별로 준비가 없었던 것 같아요. 나오면 뭐든지 다 될 것처럼 생각했던 것 같은데…. 밀어주려고 했던 사람들이 너무 기반이 없으니까 손을 빼버렸어요.
金杏 한나라당은 盧風을 바람이라고 하는데, 바람이란 표현은 야당 후보에게 쓰는 거 아닌가요. 한나라당은 지금 자기가 여당인 줄 착각을 하고 있어요.(모두 웃음)
裵振榮 한나라당은 「野性(야성)」이 없는 야당이고, 민주당은 여당이긴 한데 아직 옛날의 「野性」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점에서 한나라당이 엄청나게 불리해요. 조직도 없고, 자금도 없고, 野性도 없고, 바람도 없고….
辛貞錄 그에 비해 민주당은 조직과 자금이 있고, 野性도 있는 거예요. 국민경선해서 엄청난 바람을 등에 업었지, 거기에 嶺南(영남) 출신인 「도발적 캐릭터」의 후보까지 갖췄으니, 가질 건 다 가진 셈이죠. 한나라당은 지역구도에 매달릴 수밖에 처지입니다. 민주당은 지역구도를 깨자는 명분을 앞세우면서, 지역구도로 가도 좋다는 배짱입니다.
사회 현 시점에서 평가하자면, 大選(대선) 정국은 민주당이 양 손에 떡을 쥔 형국으로 전개되고 있군요. 정신없이 바쁠텐데 나와주신 네 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