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容湖 G&G 그룹 회장
가난한 농민의 장남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장본인 G&G 그룹 회장 李容湖(43)씨는 서울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벌이기 전까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의 인생의 분기점은 「광주에서 서울로」의 엑소더스였다.
李씨는 농촌생활(고교 1년까지)→광주 학창생활(商高로 전학)→광주에서 회사원, 건설회사 운영→上京 이후 사업체 운영→각계 로비와 검찰 구속의 과정을 겪었다.
그는 1958년 전남 영광군 군남면 동간리 395번지 벼농사를 짓는 평범한 집에서 장남으로 출생했다. 그 밑으로 남동생과 여동생이 각각 한 명씩 있다. 그가 태어난 동간리 2구는 지금도 집이 60여 호가 될 정도로 비교적 큰 마을로, 한때는 80호 가량 되었다. 田畓(전답)은 많은 편이 아니었다고 마을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그는 마을에서 3㎞쯤 떨어진 군남면 소재지의 군남국민학교(현재 군남초등학교)까지 걸어서 다녔다. 이어 군남중학교를 거쳐, 영광 남종합고등학교(당시 실업계와 인문계 병합 체제, 현재 영광 남정보산업고등학교)에 다녔다. 이 학교에서 1년을 마치고, 2학년 때인 1976년 3월 광주상고 야간부로 전학했다. 당시 동일계(실업계) 학교로의 전학이었다.
고교 성적은 중간 정도
李容湖씨의 동갑친구이자 이장인 이용만(43)씨는 『마을에서 같은 나이 친구들은 남녀 모두 합해서 10여 명이었다』며 『이 중 李容湖가 전학이었지만 유일하게 영광지역을 벗어나 고등학교를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커온 평범한 친구였다』며 『容湖가 사업을 한다는 말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명절 때나 한 번씩 집에 왔다 가는 정도여서 자세히 알 수 없었다』고 했다.
현재 고향에는 어머니(64)가 홀로 살고 있다. 아버지는 10여 년 전 사망했다. 어머니는 1000여 평의 田畓을 갖고 있지만, 임대해 주고 직접 농사는 짓지 않고 있다.
광주상고 전학은 나름대로의 인생에 획을 그었다. 그가 다닌 곳은 광주상고 야간부. 당시 주간부는 10개 학급, 야간부는 8개 학급이었다. 당시 광주상고는 지역을 대표하는 명문 상업고교였다. 광주와 전남지역 市·郡 단위 중학교에서 최상위권 학생들이 이 학교에 지원했었다. 특히 주간부의 경우, 경쟁이 치열했다.
광주상고는 올해 인문계로 전환하면서 校名(교명)을 광주동성고교로 바꾸었다. 김용현 광주동성고 교장은 『李容湖가 학교에 다녔을 무렵, 야간부의 경우는 가정생활이 어려워 고학하면서 공부를 통해 꿈을 키워가던 학생들이 많았다』며 『李容湖가 구체적으로 당시 어떻게 생활했는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고교 담임교사는 현재 퇴직하고 근무하지 않았다.
金교장은 그러나 『당시 일반적인 학생이었다면 지금까지도 자신의 머리와 노력만으로도 잘 살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뉴스를 접하면서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李容湖씨는 광주상고 27회(1978년 졸업). 그의 주·야간 졸업 동기생은 모두 1055명이다.
영광 군남종고를 다닐 때 그의 꿈은 엔지니어였으나, 광주상고로 전학하면서 「계리사」로 수정했다. 부모가 희망한 직업은 공무원. 상고시절 그의 성적 순위는 야간부에서 55~65% 선으로, 중위권이었다. 상고에서 강조했던 실기였던 부기는 3급, 주산은 1단이었다. 지능지수는 보통이었다.
광주상고를 졸업한 이후, 상고생들의 정통코스였던 은행권 入行(입행)은 하지 못했다. 광주에 있는 한 버스회사에 입사했다. 담당 업무는 경리. 이후 자리를 옮겨 역시 광주에 소재한 한 신용협동조합에 취업했다. 이곳에서 그는 채권·채무 관련 「非제도권」 실물경제 업무를 다루면서 경험을 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信協에서 몇 년 간 근무한 그는 직접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벌였던 사업 분야는 가스충전소, 택시회사, 건설회사 등이었다. 이 중 주력이 건설회사였다. 그의 사업 무대는 광주였다. 그러나 이들 사업을 벌이면서 그는 「不渡와 실패」를 연속적으로 경험했다. 가장 먼저 벌인 사업은 가스충전소로 알려져 있다. 다음에 택시회사도 운영했다. 택시 석 대로 시작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부도가 났다.
그가 세웠던 주택건설 업체는 3개社. 그러나 모두 부도 처리돼 민원을 야기했다. 1990~1992년 무렵, 그는 가든주택을 경영했다. 당시 광주 북구 동림동에 6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다 부도가 나는 바람에, 다른 회사가 공사를 이어받아 마무리한 다음해 가까스로 입주했으나 현재 근저당 문제로 준공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후에도 건설회사를 운영했다. 1996년 1월 부도 처리된 반도종합건설이 광주지역에서의 마지막 회사였다. 반도종합건설에 공동투자했던 투자자 측의 한 관계자는 『당시 회사의 경리상태를 점검해 보았더니 「이런 회사도 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엉망이어서 투자손실을 감수하고 빠져나오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한 대로 빠져나오자, 5개월 뒤에 부도가 났다』고 말했다. 당시 부도로 건설 협력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광주에서 사업을 마감하고, 서울로 올라간 때가 1996년. 그와 사업관계를 가졌던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李容湖가 상경했을 때 가진 돈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광주에서 사업을 같이했거나 그가 아는 사람들에게서 종자돈을 받아서 그것을 가지고 부도 직전의 대우벨브(인터피온의 전신)를 인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 「李容湖가 서울에서 돈을 크게 벌었다」고 하니 믿지 않았다. 돈도 없이 올라갔는데 무슨 돈을 가지고 어떻게 벌었다는 것인지 의아해 했다』
광주시 남구 백운동에 있는 지상 10층(지하 2층), 객실 93실 규모의 프라도 호텔은 李容湖씨의 소유로 알려져 있다. 이 호텔은 현재 정간산업개발 대표 呂運桓(47)씨가 「20억원에 3년 간 임대하는 조건」으로 지난해 12월26일 계약, 운영 중이다. 현재 이 호텔의 소유법인은 미조투자개발㈜. 이 회사는 지난해 설립되었으나 지난 8월 주주와 주식변동 과정을 거쳐 李容湖씨의 측근인 김신의씨가 법인 대표로 등재됐고, 나머지 주주들도 李容湖씨의 주변 인물로 채워져 프라도 호텔 실소유주는 李容湖씨라고 프라도 호텔 관계자 등 주변사람들이 말하고 있다.
上京할 무렵부터 呂運桓의 도움받았다
李容湖씨가 呂運桓씨와 가깝게 하기 시작한 것은 呂씨가 검찰, 정치권 인사들과 오랜 친분을 다져 인맥이 상당했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李容湖씨는 광주에서 건설업체를 운영할 때부터 呂運桓씨와 수시로 돈거래를 해왔고, 최근에는 呂씨의 주식계좌를 관리해 오는 등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2000년 5월 李容湖씨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呂運桓씨가 『검찰에 아는 사람들을 통해 李회장을 돕겠다』고 나섰고, 李씨는 결과적으로 무혐의 처분으로 풀려났다는 것이다.
◈呂運桓 정간산업개발 대표
▲ 여운환
同鄕 출신 司正기관원, 정치인과 交分
呂運桓(47)씨는 지난 9월14일 李容湖 G&G 그룹 회장으로부터 2000년 5월 李씨가 서울지검의 수사를 받을 당시, 사건을 무마해 주겠다며 20억원, 같은 해 7월 轉換社債(전환사채) 발행을 위한 로비 자금조로 10억4000만원 등 30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의해 특가법상 사기, 횡령,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1954년 전남 곡성군 오산면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집안은 농촌 기준으로 볼 땐 비교적 집안이 여유로웠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동성중, 옥과종합고등학교 등 중학교와 고교를 몇 군데 옮겨 다니다 졸업했다고 주변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광주를 주먹으로 평정한 후, 지역사업가로서 변신하며 동향 출신 검찰·경찰·국세청 등 司政기관과 정치인은 물론, 고향은 다르지만 정권의 實勢급 인사들과 오랫동안 「형님, 동생」으로 호칭하며 폭넓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한다.
呂씨는 1991년 1월, 광주지검 강력부(당시 수사검사 洪準杓·前 국회의원)에 의해 광주지역 최대의 폭력조직인 「국제PJ파」의 두목으로 지목돼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呂運桓은 「국제PJ파」를 결성, 두목으로 행세하는 한편으로 목포市 소재 백제관광 호텔과 슬롯머신장 두 곳, 주택건설회사 등을 경영하면서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조직원 100여 명을 거느리고 있다』며 기소했다.
검찰은 이에 앞선 1990년 10월 그를 수배하면서 『광주·전남 지역의 유력 인사들과 교분을 두텁게 가짐으로써 자신들이 위 폭력조직의 우두머리임을 은폐해 왔고, 조직폭력배임을 모르는 유력인사들을 자신들의 보호막으로 이용해 왔다』고 수사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자금지원 등 범죄단체와의 연계는 인정되나 두목이라는 직접 증거가 없다』며 그에게 징역 4년 4개월을 선고, 복역했다. 洪準杓 검사는 당시 『국회의원 서너 명을 포함한 상당수 인사들로부터 로비를 받았다』고 수사비화를 밝혀, 呂씨의 인맥이 상당했다는 것을 시사했다.
洪準杓 검사가 呂씨를 구속할 당시,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광주시 북구 우산동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 그것도 같은 동 같은 라인에서 거주했으며, 두 사람의 자녀가 한 초등학교 같은 반을 다닌 奇緣(기연)을 갖고 있다.
당시 洪검사는 『呂運桓으로부터 독일제 쌍둥이칼을 배달받았다』며 『이것은 수사검사에 대한 조폭 두목의 협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呂씨는 『다른 층에 갈 것이 잘못 배달된 것이며 洪검사의 오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주장은 지금까지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洪準杓 검사와 惡緣
「국제PJ파」는 삼청교육으로 범죄 조직이 대부분 와해된 이후인 1980년대, 광주시 동구 충장로 국제당구장과 PJ음악감상실을 거점으로 결성된 광주의 대표적인 단체. 1980년대 충장로 등 도심에서는 폭력조직들끼리의 유혈충돌이 잦았다. 전남경찰청은 국제 PJ파의 조직원 규모를 70여 명 가량으로 파악하고 있다.
呂씨가 구속됐을 당시, 呂씨를 면회한 정치인들이 구설수에 올랐다. 그러나 이들의 명단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검찰 주변에서 흘러나온 얘기들은 있었다. 광주지역 국회의원 일부가 거론됐다. 趙洪奎 관광공사 사장(前 의원)의 경우는 최근 呂運桓을 면회한 정치인이 누구냐는 것이 문제가 되자,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趙사장은 『呂運桓의 형과 절친한 친구 사이여서 집안 사람들끼리도 잘 알고 지내왔다. 呂運桓이 구속 중일 때 呂의 어머니를 모시고 면회를 했다. 앞으로도 呂運桓의 면회를 가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呂運桓씨는 복역 중이던 1993년 다시 한 번 世人의 입에 올랐다. 鄭德珍씨 등의 슬롯머신 사건과 관련, 검찰 내부의 비호 세력을 검찰(당시 洪準杓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이 수사하던 때였다. 이때 洪검사는 광주지검 강력부에서 서울지검 강력부로 전근,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다. 슬롯머신 등에 지분을 투자한 사람들을 파악, 검찰의 비호 세력을 규명하고자 했다. 그러던 중 1993년 5월, 전남 순천시 주암호에서 광주지검 수사과장 崔모(당시 44세)씨가 자살한 시체로 발견됐는데, 崔씨가 쓴 유서에 呂運桓씨가 언급됐기 때문이다.
崔씨는 유서에 「呂運桓이 조직폭력배인 줄 모르고 사귀게 됐고, 호텔영업에 투자하라고 해 1억1500만원을 투자했다」고 적었다. 崔씨는 당시 呂씨가 소유한 전남 목포市 소재 백제관광 호텔의 슬롯머신에 투자, 매월 일정 금액을 받아오고 있었다. 슬롯머신 지분 조사에 들어간 검찰에 의해 呂씨와의 관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한 그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었다.
당시 呂씨의 인맥이 문제가 되었다. 이 때 불거진 것이 그가 洪準杓 검사로부터 수배된 이후 구속 직전인 1990년 12월 광주 지검장 앞으로 보낸 편지였다. 이 편지에서 呂씨는 『나는 사업가이지 폭력조직의 두목이 아니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자신이 알고 지낸다는 검찰과 경찰인사 총 다섯 명을 편지에서 거론했다. 당시 광주지검 강력부는 편지에 거론된 인사를 밝혔다. 부장급 검사와 경찰청장, 崔모 수사과장 등이었다.
광주지역에서 呂씨의 이름이 오르내린 것은 작년 12월, 광주市 동구 백운동 소재 프라도 호텔을 인수하고서였다. 이때까지 광주에서는 呂씨의 활동은 그렇게 알려진 바가 없었고, 별다른 주목을 받지 않았다.
出所 후, 사업가로 변신
1996년 5월23일 만기복역 후 출소한 그는 정간산업개발, 정간건설 등을 설립, 再起에 나섰다. 광주와 전남, 경기도 등에 사두었던 땅이 크게 뛰어 돈을 벌었고, 서울지역에서 부도 난 공장의 제품을 헐값에 사서 가격을 높여 되파는 방법으로 축재를 하며 정치권과의 인맥도 지속적으로 다져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呂씨의 존재가 부각된 것은 공사 중 부도로 수차 주인이 바뀐 끝에 새로 문을 연 프라도 호텔을 개장 두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인수, 경영에 나섰기 때문이었다.
呂運桓씨가 李容湖씨를 알게 된 것은 대략 1997년 무렵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李容湖씨가 서울에서 호남지역 사람들을 모아놓고 사업설명회를 할 때였다고 한다. 呂씨의 인맥이 李容湖씨의 사업에 로비 역할을 제공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金亨允 前 국정원 경제단장
▲ 김형윤
보물선 사업으로 李容湖와 연결
金亨允 前 국정원 경제단장은 1948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광주상고와 중앙大 정외과를 졸업했다. 1976년 중앙정보부에 들어간 그는 이 정권들어 고속 출세한 국정원內 호남 인맥의 실세였다. 주로 호남지역에서 근무해 오다 1997년 국가안전기획부 광주지부 정보과장으로 보임되면서 3급(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金大中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초, 국정원內 요직으로 꼽히는 본부 경제과장으로 발탁돼 중앙으로 진출했으며, 3급으로 진급한 지 3년 만에 2급 보직인 경제단장 직에 올랐다. 보통 5~6년 걸리는 진급 기간을 반으로 단축한 「고속 승진」이라 당시 화제가 됐다고 한다.
경제단장이라는 자리는 정부 경제부처, 주요 경제단체, 공기업과 대기업의 주요 정보를 총괄하는 직책. 金亨允씨는 사교술이 좋아 국정원內 마당발로 통하며, 광주상고 재경동창회 소속 등산클럽인 산우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동문 관리도 철저히 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李容湖도 알게 됐다고 한다.
金亨允씨는 李容湖씨가 보물선 인양사업을 하고 이를 이용해 株價를 조작, 수백억원의 시세 차익을 올리는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은 1999년 말, 해저보물에 대한 사전답사까지 벌였으나 작년 1월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고, 李容湖씨는 이 사업을 추진하던 오모씨와 손을 잡고 작년 말부터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金亨允씨가 모종의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그가 경제단장으로 재직할 때, 보물선 조사가 실시된데다 李容湖씨의 고교 11년 선배로 평소 친분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또하나 제기되는 의혹은 金亨允씨와 대통령 처조카인 李亨澤 예금보험공사 전무와의 연계 여부다. 李亨澤씨는 『해저 보물 발굴사업을 하던 최모씨와 오모씨 측에서 자금난을 겪고 있으니 동업자를 알아봐 달라는 요청을 받고 前 직장인 동화은행 후배 동료인 許玉錫(許南錫 총경의 사촌동생)씨를 통해 許씨의 광주상고 동기 李容湖씨를 소개해 줬다』고 國監에서 증언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金亨允씨가 무엇인가 연결고리 역할을 하지 않았겠느냐는 개연성이 있다. 許玉錫씨 역시 金亨允씨의 고교 후배이기도 해 金亨允→許玉錫→李亨澤→李容湖의 연결고리가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동방금고 부회장에게서 5500만원 받은 혐의
金亨允씨의 이름이 일반에 거론된 것은 2000년 12월. 李容湖씨를 불입건 조치해 말썽을 빚은 서울지검 특수2부는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정현준 게이트)」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인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으로부터 『金亨允에게 5500만원을 주었다』는 진술을 받아냈으나 사법처리하지 않았다.
검찰은 두 사람 간에 돈을 전달하는 과정에 개입한 세 명 중 한 명이 외국으로 출국하고 두 명은 나중에 검거돼 수사가 미진했기 때문이며, 이후 金亨允씨를 출국 금지시켜 왔기 때문에 사건을 덮으려 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10월5일 발부된 영장엔 이경자씨가 金亨允씨를 두 번 만나 직접 5500만원을 건넸으며 제3者들이 개입한 부분에 대해선 아무런 내용도 없어 검찰의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검찰의 해명과 달리, 오히려 당시 수사팀 주변에선 이경자의 진술내용을 입수한 국정원(당시 원장 林東源) 측이 검찰 수뇌부에 구명 로비를 벌여 수사를 막았다는 얘기가 파다하게 퍼졌다. 金亨允씨의 국정원內 비중을 감안한 국정원 고위간부들이 검찰 수뇌부에 선처를 부탁하면서 수사검사들이 반발하는 등 수사팀과 수사 지휘부 사이에 내부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국정원과 검찰 주변에선 정설로 통했다.
당시 수사 라인은 검찰총장 朴舜用(대검차장 愼承男)→서울지검장 金珏永 現 대검차장→서울지검 3차장 李棋培 現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서울지검 특수2부장 李德善 現 군산지청장→부부장검사 張容碩 검사(헌법재판소 파견) 등이었다.
이에 대해 담당 검사였던 張검사는 金씨를 조사하지 않는 데 반발, 지검장을 찾아가 울분을 터뜨렸다고 한다. 수사책임자였던 李德善 지청장은 『이경자씨의 진술을 받았지만 물증이 없어 중간에서 개입한 사람들에 대한 보강조사를 하기 전에 金씨를 소환하기 어려웠을 뿐 비호는 없었다』고 했다. 보통 受賂혐의의 경우, 돈을 주었다는 사람의 증언이 있을 경우, 공무원은 아무리 부인해 봐야 무조건 일단은 구속되는 것이 상례다.
金亨允씨는 이 사건의 여파로 辛建 국정원장 취임 후인 지난 6월 경제단장에서 국정원 부설 정보학교 교수로 좌천당했다.
민주당 趙舜衡 의원은 지난 國監에서 『당시 일선 수사팀은 金亨允을 특가법상 알선수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검찰 지휘부의 반대로 좌절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수사 검사들은 국정원 국장급 하나 제대로 처리 못 하면 무슨 특수부 검사냐고 사직 불사를 외치며 반발했다는데 사실이냐』고 崔慶元 법무장관에게 질문해서 눈길을 끌었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장본인 G&G 그룹 회장 李容湖(43)씨는 서울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벌이기 전까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의 인생의 분기점은 「광주에서 서울로」의 엑소더스였다.
李씨는 농촌생활(고교 1년까지)→광주 학창생활(商高로 전학)→광주에서 회사원, 건설회사 운영→上京 이후 사업체 운영→각계 로비와 검찰 구속의 과정을 겪었다.
그는 1958년 전남 영광군 군남면 동간리 395번지 벼농사를 짓는 평범한 집에서 장남으로 출생했다. 그 밑으로 남동생과 여동생이 각각 한 명씩 있다. 그가 태어난 동간리 2구는 지금도 집이 60여 호가 될 정도로 비교적 큰 마을로, 한때는 80호 가량 되었다. 田畓(전답)은 많은 편이 아니었다고 마을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그는 마을에서 3㎞쯤 떨어진 군남면 소재지의 군남국민학교(현재 군남초등학교)까지 걸어서 다녔다. 이어 군남중학교를 거쳐, 영광 남종합고등학교(당시 실업계와 인문계 병합 체제, 현재 영광 남정보산업고등학교)에 다녔다. 이 학교에서 1년을 마치고, 2학년 때인 1976년 3월 광주상고 야간부로 전학했다. 당시 동일계(실업계) 학교로의 전학이었다.
고교 성적은 중간 정도
李容湖씨의 동갑친구이자 이장인 이용만(43)씨는 『마을에서 같은 나이 친구들은 남녀 모두 합해서 10여 명이었다』며 『이 중 李容湖가 전학이었지만 유일하게 영광지역을 벗어나 고등학교를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커온 평범한 친구였다』며 『容湖가 사업을 한다는 말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명절 때나 한 번씩 집에 왔다 가는 정도여서 자세히 알 수 없었다』고 했다.
현재 고향에는 어머니(64)가 홀로 살고 있다. 아버지는 10여 년 전 사망했다. 어머니는 1000여 평의 田畓을 갖고 있지만, 임대해 주고 직접 농사는 짓지 않고 있다.
광주상고 전학은 나름대로의 인생에 획을 그었다. 그가 다닌 곳은 광주상고 야간부. 당시 주간부는 10개 학급, 야간부는 8개 학급이었다. 당시 광주상고는 지역을 대표하는 명문 상업고교였다. 광주와 전남지역 市·郡 단위 중학교에서 최상위권 학생들이 이 학교에 지원했었다. 특히 주간부의 경우, 경쟁이 치열했다.
광주상고는 올해 인문계로 전환하면서 校名(교명)을 광주동성고교로 바꾸었다. 김용현 광주동성고 교장은 『李容湖가 학교에 다녔을 무렵, 야간부의 경우는 가정생활이 어려워 고학하면서 공부를 통해 꿈을 키워가던 학생들이 많았다』며 『李容湖가 구체적으로 당시 어떻게 생활했는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고교 담임교사는 현재 퇴직하고 근무하지 않았다.
金교장은 그러나 『당시 일반적인 학생이었다면 지금까지도 자신의 머리와 노력만으로도 잘 살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뉴스를 접하면서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李容湖씨는 광주상고 27회(1978년 졸업). 그의 주·야간 졸업 동기생은 모두 1055명이다.
영광 군남종고를 다닐 때 그의 꿈은 엔지니어였으나, 광주상고로 전학하면서 「계리사」로 수정했다. 부모가 희망한 직업은 공무원. 상고시절 그의 성적 순위는 야간부에서 55~65% 선으로, 중위권이었다. 상고에서 강조했던 실기였던 부기는 3급, 주산은 1단이었다. 지능지수는 보통이었다.
광주상고를 졸업한 이후, 상고생들의 정통코스였던 은행권 入行(입행)은 하지 못했다. 광주에 있는 한 버스회사에 입사했다. 담당 업무는 경리. 이후 자리를 옮겨 역시 광주에 소재한 한 신용협동조합에 취업했다. 이곳에서 그는 채권·채무 관련 「非제도권」 실물경제 업무를 다루면서 경험을 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信協에서 몇 년 간 근무한 그는 직접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벌였던 사업 분야는 가스충전소, 택시회사, 건설회사 등이었다. 이 중 주력이 건설회사였다. 그의 사업 무대는 광주였다. 그러나 이들 사업을 벌이면서 그는 「不渡와 실패」를 연속적으로 경험했다. 가장 먼저 벌인 사업은 가스충전소로 알려져 있다. 다음에 택시회사도 운영했다. 택시 석 대로 시작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부도가 났다.
그가 세웠던 주택건설 업체는 3개社. 그러나 모두 부도 처리돼 민원을 야기했다. 1990~1992년 무렵, 그는 가든주택을 경영했다. 당시 광주 북구 동림동에 6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다 부도가 나는 바람에, 다른 회사가 공사를 이어받아 마무리한 다음해 가까스로 입주했으나 현재 근저당 문제로 준공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후에도 건설회사를 운영했다. 1996년 1월 부도 처리된 반도종합건설이 광주지역에서의 마지막 회사였다. 반도종합건설에 공동투자했던 투자자 측의 한 관계자는 『당시 회사의 경리상태를 점검해 보았더니 「이런 회사도 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엉망이어서 투자손실을 감수하고 빠져나오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한 대로 빠져나오자, 5개월 뒤에 부도가 났다』고 말했다. 당시 부도로 건설 협력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광주에서 사업을 마감하고, 서울로 올라간 때가 1996년. 그와 사업관계를 가졌던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李容湖가 상경했을 때 가진 돈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광주에서 사업을 같이했거나 그가 아는 사람들에게서 종자돈을 받아서 그것을 가지고 부도 직전의 대우벨브(인터피온의 전신)를 인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 「李容湖가 서울에서 돈을 크게 벌었다」고 하니 믿지 않았다. 돈도 없이 올라갔는데 무슨 돈을 가지고 어떻게 벌었다는 것인지 의아해 했다』
광주시 남구 백운동에 있는 지상 10층(지하 2층), 객실 93실 규모의 프라도 호텔은 李容湖씨의 소유로 알려져 있다. 이 호텔은 현재 정간산업개발 대표 呂運桓(47)씨가 「20억원에 3년 간 임대하는 조건」으로 지난해 12월26일 계약, 운영 중이다. 현재 이 호텔의 소유법인은 미조투자개발㈜. 이 회사는 지난해 설립되었으나 지난 8월 주주와 주식변동 과정을 거쳐 李容湖씨의 측근인 김신의씨가 법인 대표로 등재됐고, 나머지 주주들도 李容湖씨의 주변 인물로 채워져 프라도 호텔 실소유주는 李容湖씨라고 프라도 호텔 관계자 등 주변사람들이 말하고 있다.
上京할 무렵부터 呂運桓의 도움받았다
李容湖씨가 呂運桓씨와 가깝게 하기 시작한 것은 呂씨가 검찰, 정치권 인사들과 오랜 친분을 다져 인맥이 상당했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李容湖씨는 광주에서 건설업체를 운영할 때부터 呂運桓씨와 수시로 돈거래를 해왔고, 최근에는 呂씨의 주식계좌를 관리해 오는 등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2000년 5월 李容湖씨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呂運桓씨가 『검찰에 아는 사람들을 통해 李회장을 돕겠다』고 나섰고, 李씨는 결과적으로 무혐의 처분으로 풀려났다는 것이다.
◈呂運桓 정간산업개발 대표
▲ 여운환
同鄕 출신 司正기관원, 정치인과 交分
呂運桓(47)씨는 지난 9월14일 李容湖 G&G 그룹 회장으로부터 2000년 5월 李씨가 서울지검의 수사를 받을 당시, 사건을 무마해 주겠다며 20억원, 같은 해 7월 轉換社債(전환사채) 발행을 위한 로비 자금조로 10억4000만원 등 30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의해 특가법상 사기, 횡령,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1954년 전남 곡성군 오산면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집안은 농촌 기준으로 볼 땐 비교적 집안이 여유로웠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동성중, 옥과종합고등학교 등 중학교와 고교를 몇 군데 옮겨 다니다 졸업했다고 주변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광주를 주먹으로 평정한 후, 지역사업가로서 변신하며 동향 출신 검찰·경찰·국세청 등 司政기관과 정치인은 물론, 고향은 다르지만 정권의 實勢급 인사들과 오랫동안 「형님, 동생」으로 호칭하며 폭넓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한다.
呂씨는 1991년 1월, 광주지검 강력부(당시 수사검사 洪準杓·前 국회의원)에 의해 광주지역 최대의 폭력조직인 「국제PJ파」의 두목으로 지목돼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呂運桓은 「국제PJ파」를 결성, 두목으로 행세하는 한편으로 목포市 소재 백제관광 호텔과 슬롯머신장 두 곳, 주택건설회사 등을 경영하면서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조직원 100여 명을 거느리고 있다』며 기소했다.
검찰은 이에 앞선 1990년 10월 그를 수배하면서 『광주·전남 지역의 유력 인사들과 교분을 두텁게 가짐으로써 자신들이 위 폭력조직의 우두머리임을 은폐해 왔고, 조직폭력배임을 모르는 유력인사들을 자신들의 보호막으로 이용해 왔다』고 수사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자금지원 등 범죄단체와의 연계는 인정되나 두목이라는 직접 증거가 없다』며 그에게 징역 4년 4개월을 선고, 복역했다. 洪準杓 검사는 당시 『국회의원 서너 명을 포함한 상당수 인사들로부터 로비를 받았다』고 수사비화를 밝혀, 呂씨의 인맥이 상당했다는 것을 시사했다.
洪準杓 검사가 呂씨를 구속할 당시,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광주시 북구 우산동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 그것도 같은 동 같은 라인에서 거주했으며, 두 사람의 자녀가 한 초등학교 같은 반을 다닌 奇緣(기연)을 갖고 있다.
당시 洪검사는 『呂運桓으로부터 독일제 쌍둥이칼을 배달받았다』며 『이것은 수사검사에 대한 조폭 두목의 협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呂씨는 『다른 층에 갈 것이 잘못 배달된 것이며 洪검사의 오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주장은 지금까지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洪準杓 검사와 惡緣
「국제PJ파」는 삼청교육으로 범죄 조직이 대부분 와해된 이후인 1980년대, 광주시 동구 충장로 국제당구장과 PJ음악감상실을 거점으로 결성된 광주의 대표적인 단체. 1980년대 충장로 등 도심에서는 폭력조직들끼리의 유혈충돌이 잦았다. 전남경찰청은 국제 PJ파의 조직원 규모를 70여 명 가량으로 파악하고 있다.
呂씨가 구속됐을 당시, 呂씨를 면회한 정치인들이 구설수에 올랐다. 그러나 이들의 명단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검찰 주변에서 흘러나온 얘기들은 있었다. 광주지역 국회의원 일부가 거론됐다. 趙洪奎 관광공사 사장(前 의원)의 경우는 최근 呂運桓을 면회한 정치인이 누구냐는 것이 문제가 되자,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趙사장은 『呂運桓의 형과 절친한 친구 사이여서 집안 사람들끼리도 잘 알고 지내왔다. 呂運桓이 구속 중일 때 呂의 어머니를 모시고 면회를 했다. 앞으로도 呂運桓의 면회를 가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呂運桓씨는 복역 중이던 1993년 다시 한 번 世人의 입에 올랐다. 鄭德珍씨 등의 슬롯머신 사건과 관련, 검찰 내부의 비호 세력을 검찰(당시 洪準杓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이 수사하던 때였다. 이때 洪검사는 광주지검 강력부에서 서울지검 강력부로 전근,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다. 슬롯머신 등에 지분을 투자한 사람들을 파악, 검찰의 비호 세력을 규명하고자 했다. 그러던 중 1993년 5월, 전남 순천시 주암호에서 광주지검 수사과장 崔모(당시 44세)씨가 자살한 시체로 발견됐는데, 崔씨가 쓴 유서에 呂運桓씨가 언급됐기 때문이다.
崔씨는 유서에 「呂運桓이 조직폭력배인 줄 모르고 사귀게 됐고, 호텔영업에 투자하라고 해 1억1500만원을 투자했다」고 적었다. 崔씨는 당시 呂씨가 소유한 전남 목포市 소재 백제관광 호텔의 슬롯머신에 투자, 매월 일정 금액을 받아오고 있었다. 슬롯머신 지분 조사에 들어간 검찰에 의해 呂씨와의 관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한 그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었다.
당시 呂씨의 인맥이 문제가 되었다. 이 때 불거진 것이 그가 洪準杓 검사로부터 수배된 이후 구속 직전인 1990년 12월 광주 지검장 앞으로 보낸 편지였다. 이 편지에서 呂씨는 『나는 사업가이지 폭력조직의 두목이 아니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자신이 알고 지낸다는 검찰과 경찰인사 총 다섯 명을 편지에서 거론했다. 당시 광주지검 강력부는 편지에 거론된 인사를 밝혔다. 부장급 검사와 경찰청장, 崔모 수사과장 등이었다.
광주지역에서 呂씨의 이름이 오르내린 것은 작년 12월, 광주市 동구 백운동 소재 프라도 호텔을 인수하고서였다. 이때까지 광주에서는 呂씨의 활동은 그렇게 알려진 바가 없었고, 별다른 주목을 받지 않았다.
出所 후, 사업가로 변신
1996년 5월23일 만기복역 후 출소한 그는 정간산업개발, 정간건설 등을 설립, 再起에 나섰다. 광주와 전남, 경기도 등에 사두었던 땅이 크게 뛰어 돈을 벌었고, 서울지역에서 부도 난 공장의 제품을 헐값에 사서 가격을 높여 되파는 방법으로 축재를 하며 정치권과의 인맥도 지속적으로 다져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呂씨의 존재가 부각된 것은 공사 중 부도로 수차 주인이 바뀐 끝에 새로 문을 연 프라도 호텔을 개장 두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인수, 경영에 나섰기 때문이었다.
呂運桓씨가 李容湖씨를 알게 된 것은 대략 1997년 무렵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李容湖씨가 서울에서 호남지역 사람들을 모아놓고 사업설명회를 할 때였다고 한다. 呂씨의 인맥이 李容湖씨의 사업에 로비 역할을 제공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金亨允 前 국정원 경제단장
▲ 김형윤
보물선 사업으로 李容湖와 연결
金亨允 前 국정원 경제단장은 1948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광주상고와 중앙大 정외과를 졸업했다. 1976년 중앙정보부에 들어간 그는 이 정권들어 고속 출세한 국정원內 호남 인맥의 실세였다. 주로 호남지역에서 근무해 오다 1997년 국가안전기획부 광주지부 정보과장으로 보임되면서 3급(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金大中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초, 국정원內 요직으로 꼽히는 본부 경제과장으로 발탁돼 중앙으로 진출했으며, 3급으로 진급한 지 3년 만에 2급 보직인 경제단장 직에 올랐다. 보통 5~6년 걸리는 진급 기간을 반으로 단축한 「고속 승진」이라 당시 화제가 됐다고 한다.
경제단장이라는 자리는 정부 경제부처, 주요 경제단체, 공기업과 대기업의 주요 정보를 총괄하는 직책. 金亨允씨는 사교술이 좋아 국정원內 마당발로 통하며, 광주상고 재경동창회 소속 등산클럽인 산우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동문 관리도 철저히 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李容湖도 알게 됐다고 한다.
金亨允씨는 李容湖씨가 보물선 인양사업을 하고 이를 이용해 株價를 조작, 수백억원의 시세 차익을 올리는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은 1999년 말, 해저보물에 대한 사전답사까지 벌였으나 작년 1월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고, 李容湖씨는 이 사업을 추진하던 오모씨와 손을 잡고 작년 말부터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金亨允씨가 모종의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그가 경제단장으로 재직할 때, 보물선 조사가 실시된데다 李容湖씨의 고교 11년 선배로 평소 친분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또하나 제기되는 의혹은 金亨允씨와 대통령 처조카인 李亨澤 예금보험공사 전무와의 연계 여부다. 李亨澤씨는 『해저 보물 발굴사업을 하던 최모씨와 오모씨 측에서 자금난을 겪고 있으니 동업자를 알아봐 달라는 요청을 받고 前 직장인 동화은행 후배 동료인 許玉錫(許南錫 총경의 사촌동생)씨를 통해 許씨의 광주상고 동기 李容湖씨를 소개해 줬다』고 國監에서 증언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金亨允씨가 무엇인가 연결고리 역할을 하지 않았겠느냐는 개연성이 있다. 許玉錫씨 역시 金亨允씨의 고교 후배이기도 해 金亨允→許玉錫→李亨澤→李容湖의 연결고리가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동방금고 부회장에게서 5500만원 받은 혐의
金亨允씨의 이름이 일반에 거론된 것은 2000년 12월. 李容湖씨를 불입건 조치해 말썽을 빚은 서울지검 특수2부는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정현준 게이트)」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인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으로부터 『金亨允에게 5500만원을 주었다』는 진술을 받아냈으나 사법처리하지 않았다.
검찰은 두 사람 간에 돈을 전달하는 과정에 개입한 세 명 중 한 명이 외국으로 출국하고 두 명은 나중에 검거돼 수사가 미진했기 때문이며, 이후 金亨允씨를 출국 금지시켜 왔기 때문에 사건을 덮으려 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10월5일 발부된 영장엔 이경자씨가 金亨允씨를 두 번 만나 직접 5500만원을 건넸으며 제3者들이 개입한 부분에 대해선 아무런 내용도 없어 검찰의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검찰의 해명과 달리, 오히려 당시 수사팀 주변에선 이경자의 진술내용을 입수한 국정원(당시 원장 林東源) 측이 검찰 수뇌부에 구명 로비를 벌여 수사를 막았다는 얘기가 파다하게 퍼졌다. 金亨允씨의 국정원內 비중을 감안한 국정원 고위간부들이 검찰 수뇌부에 선처를 부탁하면서 수사검사들이 반발하는 등 수사팀과 수사 지휘부 사이에 내부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국정원과 검찰 주변에선 정설로 통했다.
당시 수사 라인은 검찰총장 朴舜用(대검차장 愼承男)→서울지검장 金珏永 現 대검차장→서울지검 3차장 李棋培 現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서울지검 특수2부장 李德善 現 군산지청장→부부장검사 張容碩 검사(헌법재판소 파견) 등이었다.
이에 대해 담당 검사였던 張검사는 金씨를 조사하지 않는 데 반발, 지검장을 찾아가 울분을 터뜨렸다고 한다. 수사책임자였던 李德善 지청장은 『이경자씨의 진술을 받았지만 물증이 없어 중간에서 개입한 사람들에 대한 보강조사를 하기 전에 金씨를 소환하기 어려웠을 뿐 비호는 없었다』고 했다. 보통 受賂혐의의 경우, 돈을 주었다는 사람의 증언이 있을 경우, 공무원은 아무리 부인해 봐야 무조건 일단은 구속되는 것이 상례다.
金亨允씨는 이 사건의 여파로 辛建 국정원장 취임 후인 지난 6월 경제단장에서 국정원 부설 정보학교 교수로 좌천당했다.
민주당 趙舜衡 의원은 지난 國監에서 『당시 일선 수사팀은 金亨允을 특가법상 알선수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검찰 지휘부의 반대로 좌절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수사 검사들은 국정원 국장급 하나 제대로 처리 못 하면 무슨 특수부 검사냐고 사직 불사를 외치며 반발했다는데 사실이냐』고 崔慶元 법무장관에게 질문해서 눈길을 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