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번잡한 서울을 떠나 지리산에 들어온 詩人 이원규는 「저물녘의 푸릇푸릇한 섬진강변에서 대나무들 사이로 범람하는 물소리를 듣고 脫서울을 결행했다」고 밝힌다
지리산은 언제나 民草(민초)들의 가슴을 쓸어안은 산이었다. 그 지리산녘 아래로 다시 섬진강이 유려하게 흐르는 구례는 예부터 세 가지가 크고 아름답다고 했다. 지리산과 섬진강, 들녘이 3大요, 경관과 소출(산물) 인심이 3美라고 했다. 李重煥(이중환)의 「택리지」를 비롯 수많은 도참비기들은 구례를 살기 좋은 곳으로 지목해왔다. 외지인들이 명당을 찾아 든 것이 일제시기까지 이어졌다면, 요즘은 脫서울인이 이곳에 찾아와 새로운 둥지를 트는 경우가 심심치 않다.
詩人 이원규는 1998년 지리산과 섬진강의 품으로 찾아들었다. 번잡한 서울을 벗어나 자연이 숨쉬는 곳으로 「결행」을 했다. 「저물녘의 푸릇푸릇한 기운에 휩싸인 섬진강변에서 대나무들 사이로 범람하는 물소리를 듣고」, 「툇마루에 날아든 산까치들이 낮잠을 깨워 일어나면 동네 노총각들과 투망으로 잡은 은어회에 막걸리를 마시고 모처럼 취해보기도 하고」, 「참선을 한답시고 바위 위에 앉아도 코끝을 간지럽히는 꽃내음이 결국은 재채기를 부르고」 하는 무위자연식 생활을 그는 「지리산에서 온 편지, 벙어리 달빛」(실천문학사)이라는 책에서 읊조리고 있다.
물론 그만이 지리산을 찾은 것이 아니었다. 얼마 전 여고생과 선생님의 사랑을 그린 텔레비전 드라마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그의 책에는 여고생과 선생님의 사랑이 현실로 나온다. 노고단 아래 골짜기인 「하늘 아래 첫 동네」라는 심원마을에 살고 있는 한 부부를 詩처럼 그리고 있다.
『지금도 남편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안주인은 정말로 예전에는 그의 제자였습니다. 나이 차이는 자그마치 23년이었습니다. 친척과 세상 이목의 벽을 실감한 그들은 지리산의 깊고도 깊은 심원마을로 숨어들 수밖에 없었지요. 식도 못 올린 신혼의 아내는 첫 발령난 초등학교 교사직을 석 달 만에 버렸고, 나이 많은 남편은 대학강단을 떠나 하늘 아래 첫사랑을 선택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온 왜군을 피해 들어온 구례 사람들이 숨을 곳을 찾아들어 목숨을 겨우 부지했다는 萬壽洞(만수동)이 지리산녘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과는 전혀 연고가 없는 번역가와 공예 전공 부부는 7년 전 서울 살림을 정리하고 이곳으로 찾아들었다. 그 부부는 된장을 만들어 생활의 방편으로 삼고 있지만, 기자가 만나본 그들 부부는 너무도 행복해보였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이곳의 한 공무원은 『지리산 품으로 찾아들어와 사는 외지인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며 『지리산과 섬진강이 있는 한 구례는 明堂(명당)자리가 계속되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지리산은 언제나 民草(민초)들의 가슴을 쓸어안은 산이었다. 그 지리산녘 아래로 다시 섬진강이 유려하게 흐르는 구례는 예부터 세 가지가 크고 아름답다고 했다. 지리산과 섬진강, 들녘이 3大요, 경관과 소출(산물) 인심이 3美라고 했다. 李重煥(이중환)의 「택리지」를 비롯 수많은 도참비기들은 구례를 살기 좋은 곳으로 지목해왔다. 외지인들이 명당을 찾아 든 것이 일제시기까지 이어졌다면, 요즘은 脫서울인이 이곳에 찾아와 새로운 둥지를 트는 경우가 심심치 않다.
詩人 이원규는 1998년 지리산과 섬진강의 품으로 찾아들었다. 번잡한 서울을 벗어나 자연이 숨쉬는 곳으로 「결행」을 했다. 「저물녘의 푸릇푸릇한 기운에 휩싸인 섬진강변에서 대나무들 사이로 범람하는 물소리를 듣고」, 「툇마루에 날아든 산까치들이 낮잠을 깨워 일어나면 동네 노총각들과 투망으로 잡은 은어회에 막걸리를 마시고 모처럼 취해보기도 하고」, 「참선을 한답시고 바위 위에 앉아도 코끝을 간지럽히는 꽃내음이 결국은 재채기를 부르고」 하는 무위자연식 생활을 그는 「지리산에서 온 편지, 벙어리 달빛」(실천문학사)이라는 책에서 읊조리고 있다.
물론 그만이 지리산을 찾은 것이 아니었다. 얼마 전 여고생과 선생님의 사랑을 그린 텔레비전 드라마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그의 책에는 여고생과 선생님의 사랑이 현실로 나온다. 노고단 아래 골짜기인 「하늘 아래 첫 동네」라는 심원마을에 살고 있는 한 부부를 詩처럼 그리고 있다.
『지금도 남편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안주인은 정말로 예전에는 그의 제자였습니다. 나이 차이는 자그마치 23년이었습니다. 친척과 세상 이목의 벽을 실감한 그들은 지리산의 깊고도 깊은 심원마을로 숨어들 수밖에 없었지요. 식도 못 올린 신혼의 아내는 첫 발령난 초등학교 교사직을 석 달 만에 버렸고, 나이 많은 남편은 대학강단을 떠나 하늘 아래 첫사랑을 선택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온 왜군을 피해 들어온 구례 사람들이 숨을 곳을 찾아들어 목숨을 겨우 부지했다는 萬壽洞(만수동)이 지리산녘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과는 전혀 연고가 없는 번역가와 공예 전공 부부는 7년 전 서울 살림을 정리하고 이곳으로 찾아들었다. 그 부부는 된장을 만들어 생활의 방편으로 삼고 있지만, 기자가 만나본 그들 부부는 너무도 행복해보였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이곳의 한 공무원은 『지리산 품으로 찾아들어와 사는 외지인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며 『지리산과 섬진강이 있는 한 구례는 明堂(명당)자리가 계속되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