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小考

  • 이상흔 월간조선 기자 hanal@chosun.com
  • 업데이트 2003-07-0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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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盧泰愚 정부 시절 인신매매가 번지고, 무역수지는 적자에서 벗어날 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상황은 총체적 난국』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조폭과의 전쟁을 하고, 경제를 살리자는 캠페인도 일어 났습니다. 내각은 경제를 살릴 방편을 의논한다며 연일 대책회의를 했습니다. 그러더니 내 놓은 결론이 「노는 날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한글날과 국군의 날은 다음해인 1991년부터 국정 공휴일에서 제외됐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한글날 만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며 그 부당성을 주장했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면서 한글날은 잊혀진 날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정책 결정자들은 국경일을 포함, 한글날을 단순히 하루 「노는 날」로 인식했던 모양입니다. 한글날은 1970년 공휴일로 지정 되었습니다. 그때 우리 현실은 「노는 날」을 걱정하는 것은 고사하고, 보리죽도 귀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달러 한푼 벌기 위해 우리의 누님들의 머리카락까지 잘라서 내다 팔던 때였습니다. 그렇게 배고픈 시절에도 조상들은 다 깊은 뜻이 있어서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해놓고 특별하게 기념을 했던 것입니다. 한글의 우수성과 중요성은 많은 석학들이 이미 충분히 언급해 놓았습니다. 한글은 문자역사상 만든 날짜와 만든 사람, 만든 목적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문자입니다. 한글은 제자 원리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문자입니다. 한글은 일점 일획도 소리의 법칙을 벗어나지 않아 인류가 만든 문자 중 경제성 면에서 단연 앞선 문자입니다. 한글은 소리 생성원리만 잘 연구하면 앞으로도 수많은 소리를 더 만들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이고 과학적인 문자입니다. 한글은 天地人의 조화를 표현하여 문자에 철학을 담고 있는 유일의 문자입니다. 공기가 소중함을 잘 모르듯이 우리는 한글이 없이 단 하루도 우리의 삶을 살 수가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정보화의 강국 대열에 든 것도 한글이란 훌륭한 표기 수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자랑스러운 글자는 아무리 찬양을 받아도 모자람이 있습니다. 한글날의 공휴일 지정은 위대한 문자와 이를 만든 세종대왕에 대해 인류가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경의와 예의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1990년 당시 한글날의 공휴일 제외에 대한 반발이 거제자 정부 는 『이번 조치는 임시적인 것』이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언제 이 임시적인 조치가 끝이 날 지 두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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