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꼽는 우리나라 명문장 3개

  • 이상흔 월간조선 기자 hanal@chosun.com
  • 업데이트 2004-02-11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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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철의 관동별곡 2. 최남선의 독립선언서 3. 김구의 백범일지 저는 이 세가지 글을 좋아하며 자주 읽습니다. 이 세개의 글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관동별곡은 우리 말을 어쩌면 이처럼 자유자재로 부리면서 희롱할 수 있을까 감탄을 절로 자아내게 하는 글입니다. 정철은 언어의 마술사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이런 느낌은 저만 갖는 것이 아니라, 이미 수백년 전 구운몽을 지은 김만중도 정철의 글에 대해 극찬을 한 바 있습니다. 한문만 최고라고 생각하던 당시에 김만중 같은 사람이 정철의 가사를 극찬을 했으니 문장가는 문장가를 알아 보나 봅니다. 그리고 최남선의 독립선언서는 아마 우리 역사에서 두번다시 나오기 힘든 천하명문으로 남을 것입니다. 독립선언서는 글에 군더더기가 없고, 박력이 있고, 조리가 분명하며, 남녀노소의 가슴을 뜨겁게 끓어 오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세번째 김구의 백범일지는 한마디로 감동적입니다. 자신의 일생을 이처럼 감동스럽게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백범일지에서 나오는 감동은 단순히 글재주로 되는 것이 아니고 김구가 국가와 민족앞에 사심이 없었기 때문에 쓸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관동별곡과 백범일지, 독립선언서를 읽을 때마다 이런 문장가를 만들어낸 당대의 학문과 철학 수준을 높게 평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구는 아시다시피 스스로 상놈이고 못 배웠다고 누누히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놈 집안 출신의 백범 같은 사람이 고도의 애국심과 인품을 가진 인물이 될 정도면 그런 인물을 길러낸 당시 시대를 조금은 존경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후손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최남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문장가가 나올 수 있는 것도 당시 사회의 지식 축적과 교양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천년을 남길 글을 쓸 수 있는 문장가가 이 땅에서 많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사회가 워낙 바탕이 얇고 감각적인 사회로 바뀌는 지라, 우리 시대에서 정철이나 최남선 같은 대 문장가를 만날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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