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호주제 논란에 관한 글을 읽고

  • 이상흔 월간조선 기자 hanal@chosun.com
  • 업데이트 2003-09-17  14:24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아래 호주제에 관한 글을 읽고 독자분이 편지를 보내 왔습니다. 참고로 아래 편지를 보낸 독자분은 미국에 거주하는 여성으로 연세가 드신분입니다. 글을 일부 편집해서 실었습니다. --------------아래----------------- 이상흔 기자에게 오랫만입 니다. 호주제에 관한 글 잘 읽었읍니다. 요즈음 호주제 문제로 시끄럽고, 마침 추석이라 각 언론에서 명절 때면 시댁가서 제상 준비 하면서 노예처럼 일하기 싫다면서 목소리 드높이는 며느리들의 글로 넘쳐납니다. 나의 상식으로는 어안이 벙벙한 이야기입니다. 호주제 문제로 한국이 하도 시끄럽기에 인터넷을 뒤져서 관련 글을 자세히 읽어 보았으나 호주제에 대해 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호주제를 꼭 폐지 하여야만 하는 나쁜 제도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읍니다. 만약 법적으로 여자에게 불이익이 있다면 고쳐 나가면 호주제 자체를 폐지하여 생기는 복잡함과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모든 제도나 법이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요. 요즘 여권 운동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워낙 드세다 보니 국회의원이나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은 그들의 의견과 자신의 소신이 다른 것이 있어도 표 떨어 질까 봐 숨 죽이고 있는 현실을 보는 것도 웃기는 일입니다. 호주제가 완전 폐지되고 성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면 반 작용으로 보학(족보학)이 성하여 가족의 승계를 알려주는 족보 만드는 일이 더 극성을 부리리라 짐작됩니다. 역사란 것이 당장은 생산적이지 못한 듯 보이지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나라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가족의 역사 또한 중요한 게 아닐까요? 호주제 폐지와 함께 한 가족의 역사가 거의 말살될 것 같아 걱정입니다. 어려서 사랑방에 할아버지 심부름하며 익히 들어온 우리집의 내력과 외갓집 이야기, 진외가, 외외가 그 윗대 이야기들, 대추나무에 연 걸리 듯한 안동, 예천, 봉화, 영양 등 경북 북부 지방 양반가의 혼맥... 이런 것들이 내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저의 할아버지 돌아가신 지 사십 여년이 다 되었지만 소중한 나의 정신적인 유산이며 내 영혼을 풍요롭게 하고 있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것만이 인간사의 모든 것은 아니지 않겠어요? 조상에게 드리는 제사가 싫다고하고, 여자들만 노역한다고 하는 불만은 그야말로 대꾸할 가치조차 없는 일이라 생각 됩니다. 제사와 명절에 여자들이 부엌에서 일하는 것은 볼썽 사납게 여권까지 들먹이며 아우성치지 않아도 각 가정의 형편에 맞게 자연스럽게 변화할 것은 당연한 흐름이 아닐까요? 우리 내외도 추석이라 주과포에 간단한 제수 차려놓고 선영을 생각하며 고향에 계시는 일가분들이 벌초는 잘 하였는지 염려하면서 함께 절을 올렸습니다. 이런 것이 미국 타향에서 얼마나 오래 계속될지... 아마도 내 평생에 그만 두지는 않을 것이나 미국에서 자란 아이들에게는 바라지도 않고 있습니다. 풍속과 풍습은 세월의 변화와 흐름에 자연스럽게 맡기는 게 순리인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mrs lee
  • 스크랩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많이 본 뉴스
  • 세계속 코이카'
  • 배진영의 '어제 오늘 내일'
  • 김태완 'Stand Up Daddy'
  • 권세진 ‘별별이슈’
  • 정혜연 ‘세상 속으로’
  • 박희석 ‘시시비비’
  • 이정현 ‘블루오션을 찾아서’
  • 박지현 ‘포켓 저널리즘’
  • 하주희 ‘블루칩’
  • 이경훈 현장으로’
  • 김광주의 뒤끝
  • 백재호의 레이더
  • 고기정의 特別靑春
  • 슬기로운 지방생활
  • 이상곤의 흐름
  • 서봉대의 되짚기
  • 국제상인 장상인의 세계, 세계인
  • 취재본부는 지금’
  • 조갑제 기자의 최신정보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