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동네 친구 중에 메뚜기를 날로 먹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메뚜기를 호주머니에 가득 담아 다니면서 과자 먹듯이 먹었습니다. 메뚜기를 먹을 때는 날개와 머리를 뗀 후 먹습니다.
우리도 몇 번 먹어 봤지만 맛이 영 비릿해서 무슨 맛인지 모르겠는데 이 친구는 『고소한 맛이 난다』고 말합니다.
이 친구가 날로 먹는 메뚜기는 누렇고 눈이 없고, 맛없게 생긴 문둥이 메뚜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종류는 가리지 않았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것은 나락메뚜기였습니다.
하루는 이 친구와 길을 가다가 누에 고치를 하나 주었습니다. 이 친구가 갑자기 연필 깎는 칼을 꺼내서 고치를 자르고 번데기를 끄집어 내더니 입에 똑 털어 넣는 것입니다. 그 친구 하는 말이 『번데기가 메뚜기보다 훨씬 더 맛있다』는 것입니다. 그 후 제가 집에 있는 누에 고치를 여러 번 그 친구 갖다 준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친구는 학교를 마치고 오는 길에 도랑에서 잡은 붕어 한 마리, 미꾸라지 한 마리 소홀하게 버리지 않습니다. 잡은 놈을 곱게 집에 싸 가지고 와서는 불어 구워 먹습니다.
동네 친구 중에 이렇게 이상한 친구가 하나 있으면, 다른 동네 아이들은 우리 동네 아이들전체를 이상하게 보게 됩니다.
이 친구 때문에 우리 동네 아이들은 학교에서 메뚜기 날로 먹는 동네 아이들로 낙인이 찍혔습니다.
심지어 학교 외곽 청소를 하다가 풀밭에서 메뚜기를 잡으면 학교 친구들은 꼭 우리동네 아이들에게 잡은 메뚜기를 밀며 『너 동네 아이들은 메뚜기를 생것으로 먹는다며 자, 먹어봐라』하고 깔깔 웃습니다.
우리는 『당연하지, 그 맛있는 메뚜기를 왜 구워먹냐』며 큰 소리를 친 후 메뚜기 날로 먹는 친구를 불러와 먹게 해서 동네아이들의 체면을 유지하곤 했습니다.
하기야 우리도 메뚜기를 잡으면 날로 먹는 그 친구에게 꼬박꼬박 갖다 주었으니 할 말은 없습니다. 시골동네에서 자랑거리가 별로 없는데 메뚜기 날로 먹는 친구라도 우리 동네에 있다는 것이 학교에서 큰 자랑거리가 되곤 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하루는 동네 야산에서 죽은 지 얼마 안된 고양이를 발견했습니다. 묻어 줘야 한다, 버려야 한다는 등 의견이 분분했지만 호기심 많은 우리의 결론은 『고기가 아까우니 한번 먹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고양이 껍질을 벗기고 볏짚에 올려 놓고 구웠습니다. 이왕 먹는 김에 뱀과 개구리도 몇 마리 잡아 덤으로 같이 구웠습니다.
다 익은 고양이 고기를 동네 아이들이 달려들어 한 점씩 맛을 보았습니다.
입에서 몇 번 씹지 않아 전부 『왝 왝』 거리며 도로 뱉어 내었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영웅심에서 꾸역 꾸역 맛있게 먹는 친구도 있었으나, 대체로 맛이 없어 못 먹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양념과 소금도 없는 데다가 노린내가 나서 도저히 먹기가 힘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왜 고양이는 잡아 먹지 않은지 알 것 같았습니다. 반면 뱀 고기는 명태 맛이 나기 때문에 그런대로 먹을 만 합니다.
후기: 얼마전 메뚜기 날로 먹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지금도 메뚜기를 날로 먹을 수 있겠느냐'고 물어보니 '왜 못먹겠냐'고 대답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