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大中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고위직을 지냈던 한 人士를 만났습니다. 저녁 식사 겸 소주 한 잔 했습니다. 안주는 감자탕, 술은 소주였습니다. 소주 세 병을 마시는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개인적인 일부터 정치 현안까지.
그 분은 필자에게 몇 가지를 주문했습니다. 月刊朝鮮이 그동안 金大中 前 대통령과 金大中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비교적 많이 보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분은 月刊朝鮮에 대해 개인적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月刊朝鮮이 그동안 구축해온 역사적 역할을 인정하고, 향후 月刊朝鮮이 풀어야할 과제 등을 제시했습니다. 그 분은 月刊朝鮮에 대해 애정어린 비판을 한 것입니다.
소주 잔이 몇 잔 돌았습니다. 취기도 올랐습니다. 대화의 소재는 자연스럽게 탄핵정국으로 옮아갔습니다.
-도대체 대한민국의 정치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당분간 힘들지 않겠어요. 청와대와 국회가 서로 싸우고 있으니』
-탄핵안이 가결됐는데 잘잘못을 따지는 건 의미가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더 잘못한 겁니까.
『대통령이 잘못한 건 사실이죠. 그런데 대통령에게 뺨 한 대 때리면 될 일을 국회가 총을 쏜 겁니다. 문제는 그 총알이 엉뚱한 데 가서 꽂힌 겁니다. 대통령은 목숨을 건진 것은 물론이고 자기 집안을 살리고 도와주는 사람까지 얻은 셈입니다』
-일부에서는 盧대통령이 탄핵안 가결사전에 계획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탄핵을 앞두고 어떤 전략을 짜지는 않았을 겁니다. 아마도 盧대통령은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 안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자기 방식대로 11일날 기자회견을 하고 사과도 안했습니다. 설령 탄핵안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憲裁에서 통과되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을 겁니다. 이 과정에서 盧대통령 자신은 이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탄핵정국에서 나는 잃을 것이 별로 없다. 잘되면 잘 되었지 손해는 안본다」고 말입니다. 대선과 총선은 다르다고 하지만, 이번 총선은 지난 2002년 대선의 닮은 꼴, 연장선상이라고 보면 됩니다』
-총선 이후를 어떻게 예상합니까.
『새로운 정치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봅니다. 전체적으로 열린당이 승리할 것입니다. 물론 한나라당은 현재 여론조사와 달리 완전한 참패는 하지 않을 겁니다. 영남을 기반으로 살아남을 겁니다. 문제는 민주당이죠. 민주당에서 열린당으로의 대 이동을 볼 수 있을 겁니다』
-盧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하고 난 다음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청와대 형국을 보세요. 盧대통령은 혼자입니다. 청와대에는 자신을 보좌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외로움과 동시에 자신만의 독특한 정치스타일 이른바 「盧武鉉式 정치」를 강도 높게 펼 가능성이 높습니다. 걱정됩니다. 재신임 발언, 탄핵까지 거쳐 살아남은 것에서 보는 것처럼 「내 방식이 맞다」는 식으로 할 겁니다. 문제는 국민입니다』
-왜요?
『국내적으로는 경제, 국제적으로는 외교에 문제가 있습니다. 盧대통령은 정치개혁만 하면 다른 것이 다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는 사이에 경제와 외교가 망가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金大中 대통령이 만들어 놓은 국제적 위신을 現 정부가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물론 대통령도 사람입니다.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어요. 盧대통령은 정치개혁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개혁이 자신만이 옳다는 식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탈권위를 하겠다고 하는데 탈권위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감성에 호소하는 정치의 폐해가 나타날 것입니다』
-열린당의 공천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교하지 못한 「어슬픈 386 의원」의 아류가 16대보다 더 많을 겁니다』
이 人士는 盧武鉉 정부에 대해 비판적이었습니다. 여기서 밝힐 수 없지만 수위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필자에게 건네는 한 잔의 술에서 대한민국을 걱정하고 盧대통령이 국정을 잘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충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