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눈 녹은 산골짜기 양지바른 언덕이나 밭둑을 거닐다보면 어느덧 피어난 들꽃들이 눈에 띈다. 낙엽 속에서 꽃대를 먼저 내밀고 핀 노루귀, 양지바른 밭둑에서 겨우내 푸르름을 잊지 않고 있다가 앙증맞게 짙은 하늘색 꽃을 피운 봄까치꽃, 군데군데 잔설이 남아 있는 산기슭에서 맨 먼저 꽃방울을 터트린 복수초. 애잔한 아름다움을 간직하지 않은 꽃들이 없다.

4월은 들꽃산행 계절이다. 무조건 산을 오르기보다 메마른 풀숲에서 강인하게 꽃을 피어 낸 들꽃의 아름다움을 눈여겨보는 즐거움도 함께 한다.
이른 봄에 피는 들꽃들은 무리 지어 피어난 들꽃들이 아니면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다. 이러한 들꽃들은 한 발작씩 힘들여서 산을 오를 때 눈에 잘 띈다. 오르막길에서 잘 보이나 산을 내려 올 때는 잘 보이지 않는다. 힘들이지 않고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는 것처럼 어떤 목표를 향해 정진을 하다보면 어느덧 정상에 다다르고 그과정에서 얻는 것들이 많다. 너무 편하게 산행을 하다보면 들꽃들이 눈에 잘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우리네 인생살이에서 보고 느끼는 것과 똑 같다.
계절마다 피고 지는 들꽃의 종류와 생태를 공부해 두면 관찰하기 쉽다. 아는 것만큼 들꽃들이 보인다. 1천m가 넘는 큰산 아래 자락에는 신록이 물들었어도 오를수록 기온이 4-5도 낮아져 산 윗자락 골짜기에는 겨울이 그대로 머물고 있다. 이런 산에서는 초여름에서 이른봄에 피는 들꽃들을 두루 관찰할 수 있다. 그냥 보고 지나칠 것이 아니라 들꽃의 자태와 생태-꽃잎과 잎사귀와 줄기와 서식 환경을 사진 찍어두면 좋은 교육자료도 된다. 그뿐만 아니라 들꽃의 아름다움을 담은 멋진 예술 작품도 된다. 먼저 클로즈업을 해서 꽃모양을 잘 나타내고 다른 커트는 주변 서식 환경이나 배경도 잘 나오게 찍는다.

꽃잎의 빛깔과 모양을 잘 나타내려면 햇빛을 등지고 찍기보다는 빗겨오는 햇살을 이용해서 찍어야 한다. 들꽃 무리는 배경이 되는 주변 산세도 모든 다 잘 나오도록 초점을 맞추고 조리개를 조여서 찍는다. 카메라 앞에 놓인 꽃들을 명확하게 나오게 찍고 맨 앞이나 뒤쪽의 꽃들은 흐릿하게 보이도록 찍어서 원근을 자연스럽게 나타내기도 한다. 바람에 산들거리는 들꽃은 사진에서 흔들려서 흐릿하게 나온다. 바람이 잦아지기를 기다리거나 배낭등을 이용한 바람막이를 세워서 꽃이 흔들리지 않게 한 다음 사진을 찍는다. 산들거리는 들꽃 무리는 느린 셔더로 흔들리는 모습 그대로 지연스럽게 나타내기도 한다. 색다른 느낌을 주기는 들꽃사진이 된다. 덤불속의 들꽃은 꽃을 잘 보이게 한다고 깨끗이 주변 정리를 하다 보면 들꽃의 본래의 모습과 다른 자연스럽지 못한 연출 사진이 되기 쉽다. 가능하면 있는 그대로 서식지의 자연 환경도 함께 보여주는 들꽃 사진이 자연스워 보기 좋다. 흐린 날이나 산그늘이나 나무 그늘속에서 후래쉬 불빛으로 들꽃을 찍을 수 있다. 태양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꽃 모양이 달리 보이듯 후래쉬 불빛으로 찍을 경우 불빛의 방향을 비스틈이해서 들꽃의 모양이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한다. 그늘이나 흐린 날 들꽃을 찍을 경우 부족한 광량 때문에 조리개 수치를 조이다 보면 셔다 스피드가 느려지게 된다. 이때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게 삼발이 위에 카메라를 고정시켜 놓고 찍는다. 아니면 주변의 지형 지물을 이용해서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게 기대놓거나 카메라를 잡은 팔을 기대여 안정된 자세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 그래야만 꽃잎과 잎사귀와 줄기와 배경 모두 선명하게 찍히는 들꽃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산과 들에서 만나는 들꽃들을 보고 무심히 지나치지 않는 마음은 예술가나 과학자의 마음가짐과 다 같다. 휘귀한 들꽃을 발견했을 때의 큰 기쁨은 말할 것도 없고 짜증나는 일상을 떠나 잠시나마 자연속에 안길 때 우리의 몸과 마음은 더욱 건강해진다. 화창한 봄날 무리지어 핀 들꽃을 찾아나서자. 의외의 장소에서 찾아낸 들꽃과의 만남, 그기쁨을 사진에 담아보자. 심호흡을 하고 나서 숨을 멈추고 하나, 둘, 셋. 찰칵! 이러다 보면 건강에 좋다는 단전호흡이니 명상이니 국선도를 따로 할 필요가 없다.
도심의 길가 정원에 산이나 들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답고 병 충해에 이겨내며 잘 자라는 야생화들을 심어 놓은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들꽃의 어린 꽃잎이나 뿌리는 공해병을 치유하는 약재도 된다. 그뿐만 아니라 나물도 된다. 멸종위기에 맞아 이 땅에서 사라져가고 있거나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 들꽃 식물들은 하루 빨리 약용이나 식용, 관상용으로 개발하여 자원화 해야한다. 요즈음 우리 들꽃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들꽃들을 마구 채취하여 시장에 내다 파는 상인들이 늘고 있어 멸종 위기에 놓인 들꽃들이 많다.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들꽃들은 씨를 채취하여 육성 재배해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등산객들의 발길에 허물어져 가는 산 등성이나 골짜기에서 마구 짓밟혀 죽어 가고 있는 들꽃들의 무리들. 이러한 들꽃들의 군락지는 나무판자를 깔거나 보호망을 설치하여 더 이상의 훼손을 막는 일도 또한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