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34년 전 야권 분열의 수순을 밟고 있다

대권욕에 사로잡힌 34년 전의 양김(兩金)과 현재의 윤석열·최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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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10월 12일 김영삼씨와 이민우 신민당 총재가 김대중씨 자택을 방문, 민주화운동에 대한 논의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선DB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보고 있으면, 34년 전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1985년 1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명야당’ 신한민주당(신민당)은 ‘관제야당’이던 민주한국당(민한당)을 누르고 제1야당으로 급부상, 전두환 정권에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왔다. 1987년 김영삼(YS)·김대중(DJ) 양김씨는 자신들이 만든 신민당을 깨고, 독자적인 신당 창당에 나섰다. 


양김씨로부터 신민당 운영을 위탁 받았던 이민우 총재가 전두환 정권이 추진하던 내각제 개헌에 동조하는 듯한 움직임(이른바 ‘이민우 구상’)을 보이자 양김씨가 이에 불만을 품고, 신민당을 깨버린 것이다. 이런 분열의 저변엔 양김씨의 대권욕이 깔려 있었다. 신민당을 깬 두 사람은 통일민주당이란 신당을 창당했지만, 다시 갈라섰고 1987년 대선에서 양김씨는 독자 출마를 하고 말았다. 이후 모두가 아는대로 정권교체는 실패했다.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도 34년 전 신민당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은 현재 윤석열계, 최재형계로 나뉘어져 있는 형국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대여(對與) 투쟁보다는 야권 대권주자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그런 윤석열 전 총장 견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윤(尹)·최(崔) 이외의 후보들은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두 사람을 끌어 내리기에 여념이 없다.


이런 사분오열 속에서 과연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을지, 이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절박한 정권교체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권 주자라는 이들과 당 대표 모두 자기 정치에 여념이 없다. 정책다운 정책을 내놓는 후보는 보이지 않고, 당 대표가 정권교체를 위한 당의 진로를 모색하는 모습 역시 보기 힘들다.


정권교체는 정쟁(政爭)이 아닌 정책 대결에서 시작해야 한다. 단순히 문재인 정권과 맞섰다는 전력만으로 정권교체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정치란 정책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사는 일인데, 국민의힘 유력 후보나 당 대표 모두 엉뚱한 곳에 한눈을 팔고 있다.  


신민당이 1985년 첫 발을 내디뎠을 때만해도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양김씨의 욕심과 신민당 지도부의 판단 미스로 당이 허물어지는 데에는 2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그 전철을 밟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이미 그 수순을 밟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준석, 윤석열, 최재형, 그리고 그 외 여러 후보들은 34년 전 신민당의 소멸 과정과 그 해 대선에서 국민들이 왜 야당을 외면했는지 다시 한 번 상기해보기 바란다. 강산은 변했어도 국민의 매서운 눈초리와 판단력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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