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 캘리포니아주 포스터시티의 한 슈퍼마켓에서 주민들이 물건을 사고 있다. 사진= 뉴시스
미국 경제가 다시 ‘고물가 쇼크’에 흔들리고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뛰었고 소비 둔화와 증시 하락 우려까지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인들은 주유소와 마트에서 체감하는 생활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상승했다고 13일 밝혔다. 전달 대비 상승률은 0.6%였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한 달 새 5.4% 오르며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휘발유 가격 상승 폭은 더 가파르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현재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5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약 44% 높은 수준이다.
도매물가도 심상치 않다.
노동부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기 대비 6% 상승했다고 14일 발표했다. 2022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1.4%로 2022년 3월 이후 최대 폭이었다. 에너지 가격은 한 달 새 7.8% 뛰었고, 휘발유 가격은 무려 15.6% 급등했다. 물류 운송에 주로 쓰이는 디젤 가격도 12.6% 올랐다.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높아진 비용을 결국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유가 여파는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0.5%로 집계됐다. 증가세는 유지됐지만, 3월(1.6%)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된 수치다. 주유소 판매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0.3%에 그쳤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소비자들이 기름값 부담 때문에 의류·가구 같은 비필수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시장 침체도 이어지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4월 기존주택 판매는 연율 기준 402만 채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나마 모기지 금리는 소폭 내려갔다. 미 주택금융업체 프레디맥은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6.36%로 전주보다 0.01% 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고용시장은 아직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 1000건으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경제학자들은 현재 미국 노동시장을 ‘저 채용·저해고(low-hire, low-fire)’ 국면으로 진단하고 있다.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신규 채용에는 소극적이지만 동시에 대규모 감원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구직자들은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 백재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