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사진으로, 아내는 글로, 풍경과 역사를 담아내는 부부가 있다. 윤상구-황인희 부부가 그들이다. 그동안 부부는 사진과 글로 협업(協業)을 하면서 《역사가 보이는 왕릉 기행》 《궁궐, 그날의 역사》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한 권으로 읽는 유엔참전국 이야기》 《하라쇼 러시아》 등의 책을 내왔다. 펜앤마이크에 연재하고 있는 ‘황인희의 철길 따〜라서 일본 인문 기행’도 부부가 글과 사진으로 함께 써가는 작품이다.
이 부부가 책을 새로 냈다. 《꽃과 역사, 이야기꽃을 피우다》(양문 출판사)라는 책이다. ‘꽃의 역사’가 아니라 ‘꽃과 역사’다. 꽃에 얽힌 역사와 인문 이야기다.
황인희 작가는 아직은 싱싱해 보이는데 땅에 떨어져버린 목련 꽃잎을 보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수많은 ‘베르테르’들을, 제비꽃을 보면서 근위병들을 사열하면서 “나는 제비꽃이 만발할 때 돌아올 것”이라며 엘바섬으로 떠났던 나폴레옹을, 연꽃을 보면서 수련을 사랑했던 인상파 화가 모네를 이야기한다. 개양귀비꽃을 보면서 1차 대전에서 전몰한 군인들을, 해바라기를 보면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을 향해 “주머니에 해바라기씨나 넣어줘라, 네가 이 땅에 쓰러지면 해바라기가 자랄테니…”라고 쏘아붙이던 우크라이나 할머니를 떠올린다. 그런가하면 복숭아꽃은 도원결의(桃園結義)했던 유비·관우·장비를, 에델바이스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생각나게 하고 붉은 카네이션은 러시아 혁명을 비롯한 혁명과 저항의 상징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우리 역사나 문학 속의 꽃도 등장하는데, 수로부인이 탐냈던 절벽 위의 철쭉꽃, 설총의 <화왕계> 속에서 직간(直諫)하는 충신의 모습으로 나왔던 할미꽃이 그 예이다.
황인희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마치 손자 손녀를 앞에 두고 “이 꽃과 관련해서는 이런 이야기가 있단다. 옛날에 옛날에 말이지~”라면서 조근 조근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 이야기보따리는 60꼭지의 이야기꽃, 아니 이야기꽃다발이 되어 피어난다.
이 책에서는 윤상구 작가의 사진들도 빼놓을 수 없다. 혹은 화려하고 혹은 소박한 꽃 사진들은, 사무실이나 지하철에 갇혀 지내느라 겨울이 가는지, 봄이 오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준다. 꽃 사진이 하도 좋아 152 × 225 mm의 책으로 보는 것을 못내 아쉬워할 분들도 있을 듯 하다. 그런 분들을 위해, 부부는 출판기념회를 겸해 사진전도 열었다. ‘윤상구 사진전- 꽃과 역사, 이야기꽃을 피우다’라는 전시회이다. 사진전은 3월 5일(목) ~ 3월 30일 (월)까지 서울 명동의 갤러리 카페 안나아트 (서울 중구 명동 8길 8-10 보성빌딩 4층)에서 열린다. 3월 10일(화) 오후 3시에는 ‘작가와 함께 하는 출판 기념 다과회’가 있다. 일요일은 휴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