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의 ‘장동혁 사퇴’ 요구 이후 다음 행보는?

2006년부터 네 차례나 경험한 서울시장 직에 미련이 없을 수 있다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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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DB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뒤, 정치권의 시선은 그의 다음 수로 옮겨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당 지도부와의 기 싸움처럼 보이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장면을 지방선거 불출마를 암시하는 신호로 해석한다.

 

경일대 특임교수인 정치평론가 김철현 씨는 장동혁 대표가 쉽게 물러날 가능성은 없다그걸 알면서도 사퇴 요구를 던졌다면, 이는 전쟁을 앞둔 적장의 태도라기보다 전장을 피해 물길을 트는 행보에 가깝다고 진단한다.

 

오 시장의 정치 이력은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그는 2004년 총선에서 강남 지역구 출마를 포기했고, 2011년에는 단계적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서울시장 직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2006년부터 네 차례나 경험한 서울시장 직에 더는 미련이 없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치권에서는 의외의 오세훈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 브로맨스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면 충돌 대신 긴장 관리 국면으로 들어가며, 장동혁 체제와의 정면 승부를 뒤로 미루는 선택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오 시장의 계산은 복잡하다. 출마해 승리하면 5선 시장으로 차기 대선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지만, 패배할 경우 타격은 치명적이다. 특히 대통령실의 뒷배 화력이 결집된 구도에서 밀린다면 정치적 재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김철현 씨가 대선 잠룡은 절대 대선이 아닌 무대에서 무너지면 안 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과거 원희룡 전 장관이 명룡대전에 무모하게 나섰나가 정치적 힘을 잃은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최근 오 시장이 장동혁 대표의 이른바 결별 없는 사과에 호응하며 돌연 부드러운 제스처를 취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정면전이 아닌, ‘여우사냥을 위한 준비된 덫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여우사냥의 덫이란, 상대를 몰아붙여 도망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움직이게 하되 그 끝에 선택지가 없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장동혁 체제가 내부 반발 없이 유지된다면 오 시장은 이미 할 말은 다 했다는 명분을 쥔 채 출마·불출마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만약 시간이 지나 내부 균열이 생기면 그 책임은 오 시장이 아닌 장동혁 대표 체제에 돌아가게 된다. , 공격을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적 책임의 방향을 미리 설정해 둔 셈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장동혁 대표의 행보를 두고 원내 의원 가운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인물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장 대표를 적극적으로 엄호하거나 비호하는 기류도 뚜렷하지 않다. 비토도, 결집도 없는 이 정적은 정치권에서 기괴하다는 평가를 낳는다.

 

결국 오세훈 시장의 행보는 장동혁 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한 정치적 공세라기보다, 당내 무반응 속에서 스스로 출구를 찾으려는 신호에 가깝다는 관측이다. 그 선택이 불출마를 통한 체급 유지인지, 아니면 더 큰 판을 염두에 둔 전략적 후퇴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지금 이 국면에서 움직이는 사람은 오 시장뿐이고 침묵하는 쪽은 당 전체라는 사실이다. 그 불균형이야말로 이번 사태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일지 모른다.

 

이제 정치권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오 시장의 다음 연결 고리로 옮겨가고 있다. 그의 다음 행보가 한 전 대표, 혹은 제3지대에서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어떤 식으로든 맞닿게 될지에 시선이 쏠린다. 직접적인 연대나 제휴를 거론하기는 이르지만, 적어도 당내 권력투쟁의 프레임을 벗어난 바깥 정치를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해석은 가능하다.

 

특히 한 전 대표는 여전히 보수 진영 차기 구도의 한 축으로 거론되고 있고,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 바깥에서 세대·노선 균열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오 시장이 서울시장 재도전이라는 좁은 링 대신, 이들과의 관계 설정을 통해 중장기 정치 지형을 재구성하려 한다면, 이번 사퇴 요구유화 제스처침묵 관망의 흐름은 그를 당내 선수라기보다 판을 읽는 플레이메이커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단순하다. 오 시장의 다음 수가 다시 한 번 서울시장 선거판으로 돌아오는 선택인지, 아니면 한동훈·이준석 등과 얽힌 더 큰 정치적 좌표를 향한 우회로 설정인지다. 지금처럼 혼자 움직이고 당은 침묵하는 국면이 이어질수록, 그의 다음 행보는 선거보다 정치의 판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에 가까워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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