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아랍영화제가 오는 15일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개막작으로는 레바논과 이집트 합작 영화인 ‘아르제(Arzé)’가 선정됐다. 싱글맘이 도난당한 스쿠터를 되찾기 위해 도시를 누비는 과정을 통해 종교와 종파가 혼재한 레바논 사회의 복잡한 현실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아랍 12개국에서 선정된 장편 9편과 단편 3편, 총 12편의 영화가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아랍의 삶 속으로 한 걸음 더’라는 주제 아래 모로코·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소말리아·아랍에미리트·오만·요르단·이집트·카타르·튀니지·팔레스타인 등 다양한 국가의 작품들이 한국 관객과 만난다. 

특히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 가운데 신진 감독들의 참신한 시선이 돋보이는 데뷔작들도 다수 포함됐다.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는 ▲폭격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에서 파쿠르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통해 팔레스타인 청년 세대의 혼란과 생존을 조명한 ‘폐허에서 파쿠르’(Yalla Pakour) ▲급진적 종교분파에 빠진 아들을 둔 어머니의 내면 갈등을 그린 ‘내가 속한 곳은 어디인가’(Who Do I Belong To) ▲도망자 신세의 청년과 개의 유대를 그린 ‘람보가 쉴 곳을 찾아서’(Seeking Haven for Mr. Rambo) 등이 있다. 

또 세 명의 여성이 불편한 진실로 얽히며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공존을 모색하는 ‘살마의 집’(Salma's Home)은 복잡한 인간관계를 감각적으로 풀어내며 기대를 모은다. 

한국-아랍소사이어티가 주최하고 아랍영화제·영화의 전당·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영화제는 외교부와 주한아랍외교단이 후원한다. 상영일정은 서울에서 7월 15일(화)부터 20일(일)까지, 부산에서 7월 18일(금)부터 23일(수)까지, 광주에서 7월 25일(금)부터 27일(일)까지 열린다. 

온라인 상영은 7월 28일(월)부터 8월 3일(일)까지 네이버 TV 아랍영화제 채널을 통해 일주일간 진행된다.

글=백재호 월간조선 기자